토요일 저녁 일곱 시.서면 대림참치.동팔이는 일곱 시 사십 분에 왔다.“늦었다.”“미안.”녀석이 자리에 앉았다.얼굴을 보고 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눈 밑이 검었다.작년 후쿠오카 공항보다 더.볼이 들어가 있었다.손등에 알코올 솜 자국처럼 거칠게 튼 피부.“야. 너 몰골이 왜 그래.”“몰골.”동팔이가 웃었다.웃음에 힘이 없었다.“어제 이브닝 끝나고 오늘 데이 했어. 너랑 약속 때문에 바꾼 거.”“이브닝 끝나면 밤 열한 시잖아.”“열두 시 반. 인계.”“데이는 아침 일곱 시.”“여섯 시 반까지 가야 돼.”나는 계산했다.집에 가서 씻고 자면.네 시간.“그렇게까지 바꿀 필요 없었잖아.”“약속했잖아.”“다음 주에 해도 되지.”“다음 주엔 나이트 연속이야.”사케가 나왔다.동팔이가 병을 들었다.손이 조금 떨렸다.* * *참치가 나왔다.붉은살.중뱃살.동팔이가 붉은살을 하나 집었다.“재협상 조건대로. 붉은살은 내가.”“야, 오늘은 내가 살게.”그 말이 나왔다.좋은 뜻이었다.녀석이 피곤해 보여서.무리해서 온 것 같아서.동팔이가 젓가락을 멈췄다.“왜.”“너 힘들어 보여서.”“그래서 네가 산다고?”“그냥 오늘만.”동팔이가 젓가락을 내려놨다.탁.작은 소리였다.그런데 나는 그 소리를 알았다.장성호가 볼펜을 내려놓을 때의 소리.참고 참다가 한계에 온 사람의 소리.“야, 김기리.”“어.”“너 나 왜 여기 나왔는지 알아?”나는 대답하지 못했다.“약속 때문에 나왔어. 근데 그 약속이 뭐야. 평생 참치. 1억 없던 걸로 해준 대가.”동팔이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옆 테이블 사람들이 쳐다봤다.“나 그거 갚으려고 나왔어. 네 시간 자고. 근무 바꿔서. 내가 갚을 게 있으니까.”“동팔아, 난 그런 뜻으로.”“알아. 네가 그런 뜻 아닌 거.”동팔이가 사케를 한 번에 마셨다.“근데 넌 모르잖아. 내가 매달 이 날짜 맞추려고 뭘 바꾸는지. 수간호사한테 몇 번 부탁하는지. 동기들한테 몇 번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