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건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민지는 걸음을 조금 늦췄다.‘와.’진짜 크네.자기가 설정해놓고도 어이가 없었다.높은 천장과 대리석 바닥, 바쁘게 오가는 직원들까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소설 속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사람들의 구두 소리가 들렸고 안내데스크 직원은 전화를 받았으며, 출입 게이트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전자음이 울렸다.민지는 저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앞서 걷던 강수가 멈췄다.하마터면 등에 부딪힐 뻔했다.“앞 봐요.”“아, 네.”짧았다.강수는 다시 걸었다.민지는 그 뒤를 따라가며 입술을 삐죽였다.‘성격 더럽게 없는 건 똑같네.’없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가 그렇게 만들었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강수를 발견하고 일제히 허리를 숙였다.“회장님, 다녀오셨습니까.”강수는 고개만 한번 움직였다.민지는 그 옆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회장님.역시 차강수는 이미 CH건설 회장이다.그건 시간대를 알아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강수가 먼저 들어갔고 민지도 따라탔다.문이 닫혔다.둘뿐이었다.민지는 거울처럼 비치는 벽을 보다가 그대로 굳었다.처음으로 김서희의 얼굴을 제대로 봤다.중단발.고양이처럼 살짝 올라간 눈매.깨끗한 피부.자기 얼굴과 전혀 달랐다.민지는 눈을 한번 깜빡였다.거울 속 여자도 똑같이 깜빡였다.‘미친.’진짜 김서희다.손으로 볼을 만지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강수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민지는 대신 눈동자만 굴려 자기 모습을 살폈다.‘젊긴 한데.’정확한 나이는 모르겠다.스물넷이라고 해도 충분히 저 얼굴일 것 같았다.띵.문이 열리자 강수가 내렸다.민지도 황급히 따라나갔다.복도를 걷는데 맞은편에서 한 남자가 다가왔다.큰 키에 단정한 정장 차림.민지는 그 얼굴을 보는 순간 걸음을 멈출 뻔했다.‘한정민.’차강수의 오른팔.CH건설 비서실장.자기가 만든 또 다른 인간이었다.정민이 강수에게 자연스럽게 다
Terakhir Diperbarui : 2026-10-09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