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와서 다시 병원으로 가자고?”태준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하지만 세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팔짱을 단단히 낀 채 차 문 반대편으로 몸을 기울였다.“내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네가 멋대로 데려왔잖아. 그러니까 돌아가자고 하는 것도 내 마음이야.”“강세린, 진짜 끝까지 이럴래?”“응.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이제 좀 알겠어?”태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열린 문 안쪽으로 손을 뻗었다. 손목이 붙잡힌 순간 세린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지만, 태준이 조심할 틈도 없이 자신 쪽으로 당기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말았다.“야! 한태준, 뭐 하는 짓이야!”태준에게 부딪힌 세린은 그의 어깨를 짚었다. 십 년 전과 같은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익숙한 향까지 느껴지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태준이 장난스럽게 고개를 숙였다.“이렇게 가까이 오니까 이제 좀 말할 마음이 생겨?”“누가 네 품에 안기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당장 놓으라니까!”그때 운전석에서 기다리던 기사가 헛기침을 했다.“죄송한데 두 분, 애정 표현은 집에 들어가셔서 하시고 짐부터 내려 주시면 안 될까요? 저도 다음 손님을 태워야 해서요.”세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기사가 보는 앞에서 밀어내자니 소란이 날 듯했다. 세린은 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너 진짜 이러기야?”태준은 못 들은 척 미소만 지었다.“기사님, 오해예요. 저희 그런 사이 아니에요!”하지만 태준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여자친구가 저한테 단단히 화가 나서요. 금방 정리할게요.”“누가 네 여자친구야!”“아이고, 젊은 분들은 싸우면서 정든다더니 딱 그렇네.”세린은 더는 변명하지 못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에서 내려 짐을 챙겼다. 차가 떠나고 나자 두 사람 사이에는 다시 싸늘한 공기가 흘렀다.태준은 입술을 삐죽 내민 세린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여름휴가 못 가게 해서 화난 거야?”“누가 여름휴가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그럼 왜 그러는데? 아까부터 입이 댓 발은
آخر تحديث : 2026-10-1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