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이모가 조용히 움직이며 태준의 물건을 내려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 모습을 본 세린이 깜짝 놀라 병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자, 눈치 없이 태준이 아직 잠이 덜 깬 듯 그녀의 허리에 두 팔을 감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세린아, 더 자자.”“자긴 뭘 더 자! 빨리 일어나, 바보야.”이모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에 괜히 태준에게 화를 내며 흔들어 깨우자, 이모는 괜찮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호호호! 너희 둘이 같이 잔 거 이 이모가 하루 이틀 봤니? 괜찮아. 너희 둘이 속옷만 입고 잔 모습도 본 적 있는데.”한태준이 누굴 닮아서 저렇게 짓궂은가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모를 닮은 게 분명했다.붉어진 얼굴을 식히려 어색하게 웃으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그 모습을 본 한태준이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뜨리자, 화가 난 세린은 그대로 그의 볼을 쭉 늘리며 말했다.“정신 차렸으면 빨리 세수나 하고 와. 한.태.준!”태준이 씻으러 가자 세린도 대충 씻으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세상에.머리는 사방으로 뻗쳐 있었고, 어제 겨우 양치만 한 상태로 잔 탓에 얼굴 꼴도 말이 아니었다. 옷 역시 잠옷이 아니라 꾸깃꾸깃 주름이 져 있었다.거지도 이런 거지가 없겠다는 생각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클렌징폼으로 대충 화장을 지우고 병실로 나오며 선전포고하듯 태준에게 말했다.“나 이제 진짜 집에 갈 거야!”맨얼굴에 앞머리까지 야무지게 똑딱이 핀으로 올린 세린의 모습에 태준이 물을 마시다가 뿜어내더니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풉! 크크큭. 아, 뭐야. 아침부터 나 웃겨 주는 거야?”비웃음을 당했다는 생각에 세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새초롬한 표정으로 노려보자 태준은 그저 귀엽다는 듯 세린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집에 다녀와.”“뭐?”집에 다녀오라니.우리 집이
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