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이었다.서아는 조금 전 차에서 내렸다는 사실을 그가 어떻게 알았는지 의아했지만, 곧 기사가 연락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네. 지금 학교 들어가요.]답장을 보내자마자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수업 끝나면 연락하고. 점심 거르지 마.]서아는 화면을 내려다보다 작게 웃었다. 자신보다 훨씬 어린아이를 챙기는 사람처럼 느껴졌지만, 누군가 아침부터 자신이 밥을 먹었는지 걱정해 준다는 사실이 싫지는 않았다.그녀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강의실로 향했다.오랜만에 아무 걱정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점심 메뉴를 정하는 평범한 대학생의 하루가 다시 시작되는 듯했다.그러나 첫 번째 강의가 끝났을 무렵, 화면에 낯익은 번호가 떠오르면서 그 평온은 순식간에 무너졌다.아버지였다.서아는 진동이 멈출 때까지 휴대전화를 바라봤다. 전화를 받지 않자 곧바로 메시지가 도착했다.[어디야, 씨발년아.]입안이 바짝 말랐다.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무는 사이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고, 복도를 오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멀어졌다.잠시 뒤 두 번째 메시지가 이어졌다.[집에도 없고 전화도 안 받네. 어떤 놈 믿고 깝치는 거냐?]서아는 휴대전화를 움켜쥔 채 복도 끝 창가로 걸어갔다.아버지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언제나 비슷한 말을 했다.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고, 누구를 만났느냐고 캐물었으며, 조금이라도 대답이 늦어지면 거짓말을 한다며 손부터 올렸다.열세 살 겨울이었다.시험을 마치고 친구 집에서 늦게 돌아왔던 날, 아버지는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술 냄새가 진동하는 거실 바닥으로 끌려가면서도 서아는 시험을 잘 봤다는 말을 끝내 꺼내지 못했다.그날 아버지는 그녀의 머리를 벽에 밀어붙이며 누구 허락을 받고 돌아다녔느냐고 소리쳤다. 서아가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자 이번에는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목덜미를 움켜쥐었다.숨이 막혀 입을 벌렸을 때 보았던 누렇게 변색된 천장이 아직도 선명했다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9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