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의 어린 아내가 도망쳤다: Chapter 31 - Chapter 32

32 Chapters

31화

“그럼…… 제가 차이헌 씨도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요?”이헌의 손가락이 멈칫했다.그는 서아를 바라보다 결국 낮게 웃었다.“그건 아니고.”“그럼요?”“그냥 물어본 거다.”이헌은 다시 정면을 향했다.서아는 그가 웃는 모습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뭐라고 부르면 좋겠어요?”이헌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서아가 처음 저택에 들어왔을 때부터 자신을 차이헌 씨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둘 사이에는 스무 살의 나이 차이가 있었고, 결혼 역시 특별한 사정으로 이루어졌다.그런데 선재가 등장한 뒤로는 그 호칭이 지나치게 멀게 느껴졌다.“지금은 그대로 불러.”이헌이 말했다.“나중에 네가 편해지면 바꿔도 되고.”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헌도 운전에 집중했다.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서아가 선재를 부르던 목소리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오빠.자신에게는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편안한 목소리였다.***분식집에 들어선 뒤에도 이헌은 자신도 모르게 선재를 떠올렸다.서아는 메뉴판을 보며 한참 고민하다 떡볶이와 김밥을 골랐다.“이 집은 제가 학교 다니면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에요.”“와본 적은 없고?”“네. 친구들이 맛있다고 해서요.”“강선재 씨도?”서아가 메뉴판에서 고개를 들었다.“네?”이헌은 자신이 또다시 그 이름을 꺼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 사람도 여기 자주 오나 해서.”“아마 올걸요? 오빠는 학교 근처 식당을 많이 알아요.”이헌은 물컵을 집어 들었다.또 오빠였다.서아는 아무렇지 않게 메뉴판을 접었다.“오빠가 예전에 여기 튀김이 맛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저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어요.”이헌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 오늘은 그 사람이 추천한 걸 먹으러 온 셈이군.”“그렇게 되네요.”서아가 웃으며 대답했다.이헌은 잠시 말이 없다가 메뉴판을 다시 펼쳤다.“튀김도 주문하지.”“너무 많지 않을까요?”“맛있다니까 먹어봐야지.”그는 어묵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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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 서아는 밀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이헌을 돌아보았다.“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이렇게 늦게까지 기다려주시고 직접 데리러 와주실 줄은 몰랐어요.”“다음부터는 늦어질 때 미리 연락해.”서아의 어깨가 움츠러들자 이헌은 그녀가 무릎 위에서 두 손을 꼭 맞잡는 것을 보고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혼내려는 게 아니야. 기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일정을 알려달라는 뜻이지. 과제 때문에 늦는 건 아무 문제없어. 대학생이 공부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잖아.”서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손끝에 들어간 힘은 풀리지 않았다.창밖으로 가로등이 스쳐 지나가자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고등학생 때 학원 수업이 늦어져 이십 분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가방을 내던지며 소리쳤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 서아는 귀가 시간이 가까워지면 공부도 중단한 채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가곤 했다.“저는…… 늦으면 당연히 혼나는 줄 알았어요.”이헌은 신호등 앞에 차를 세우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서아야, 여기는 네가 늦었다고 벌을 받는 곳이 아니야. 넌 내 아내야.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네 일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공부든 친구든 네가 하고 싶은 일은 해. 다만 늦어질 때는 연락해 줘. 내가 걱정하지 않게.”서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사랑이 아닌 계약으로 시작된 결혼이었지만, 이헌은 그녀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유까지 당연한 권리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네. 다음부터는 꼭 연락드릴게요.”그제야 서아의 손에서 힘이 풀렸다.이헌은 차를 출발시키다가 선재가 서아의 가방을 챙겨주던 모습을 떠올렸다. 점심을 거른 사실까지 알고 있던 남자였다. 정작 자신은 그녀가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평소에도 식사를 자주 거르나?”“아니요. 오늘은 작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요.”“앞으로는 아무리 바빠도 챙겨 먹어. 학교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하고.”“지금도 충분해요.”서아가 웃으며 대답하자 이헌은 더 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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