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만이 다녀간 뒤로 며칠이 흘렀다. 집 안은 전과 같은데도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아침이면 빛나는 여전히 햇살의 도시락을 쌌고, 저녁이면 국을 끓였다. 하지만 식탁에 앉는 시간은 점점 늦어졌고, 부엌 찬장 안쪽에 있던 술병은 어느새 식탁 한쪽으로 나와 있었다. 처음에는 한 잔이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만 조금. 그다음에는 저녁밥을 먹기 전에 한 잔.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해가 지기도 전에 잔에 술이 따라졌다. 햇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평소처럼 웃었다. “야, 오햇살! 이것 좀 봐.” 춘식이 체육복 주머니에서 개구리 한 마리를 꺼내 들자 햇살이 질색하며 뒤로 물러섰다. “미쳤어? 치워!” 노향이 춘식의 팔을 후려쳤고, 개구리는 운동장 풀숲으로 폴짝 뛰어갔다. 햇살은 배를 잡고 웃었다. 우식은 그 모습을 가만히 봤다. 웃음은 전과 같았는데, 방과 후가 되면 햇살은 집 쪽을 먼저 바라봤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농장 갈래?” 춘식이 묻자 햇살은 가방끈을 고쳐 멨다. “나 오늘은 집에 갈래.” “왜?” “그냥.” 우식이 햇살을 한번 봤다. “같이 가.” “됐어. 가까워.” 햇살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거실은 어두웠다. “엄마?” 대답이 없었다. 주방으로 들어가자 빛나가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빈 술병 하나와 반쯤 남은 병. 안주도 없이 잔만 놓여 있었다. 햇살의 걸음이 느려졌다. “엄마, 밥 안 먹었어?” 빛나는 대답 대신 잔을 들었다. 햇살은 가방을 내려놓고 냉장고를 열었다. “내가 계란 부쳐줄까?” “됐어.” 목소리가 낮았다. 햇살의 손이 멈췄다. “엄마.” “됐다고.” 빛나가 잔을 내려놓았다. 탁. 작은 소리였는데 햇살의 어깨가 움찔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햇살은 괜히 식탁 위에 놓인 스케치북을 펼쳤다. “오늘 미술 시간에 그린 건데 볼래?” 종이 위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 사이에서 손을 잡고 웃는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1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