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마을 어귀에 사람들이 모였다. 검은 차 한 대가 우식네 농장 앞에 서 있었다. 햇살의 짐은 많지 않았다. 작은 여행가방 하나. 그림 도구가 든 가방 하나. 그리고 품에 안은 스케치북. 태만이 트렁크에 짐을 싣는 동안 예주는 햇살의 옷깃을 몇 번이나 만졌다. “서울 가서 밥 잘 묵어야 혀.” “네.” “아프믄 바로 병원 가고.” “알았어요.” “아침 거르지 말고.” 햇살이 웃었다. “아줌마, 저 금방 올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예주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래. 금방 와.” 결국 햇살을 끌어안았다. “아이고, 이쁜 새끼.” 햇살도 예주의 허리를 꼭 안았다. 춘덕은 조금 떨어져 서 있다가 햇살이 다가오자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잘 갔다 와.” “네, 아저씨.”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네.” 춘식은 괜히 밝은 목소리를 냈다. “야, 서울 가서 촌년이라고 놀림받지 마라.” 햇살이 바로 받아쳤다. “나 원래 서울에서 왔거든?” 춘식이 머리를 긁었다. “아, 맞다.” 노향이 옆에서 웃다가 금세 입술을 깨물었다. 햇살이 먼저 팔을 벌렸다. “와.” 노향은 그대로 안겼다. “연락해.” “응.” “진짜로.” “응.” “편지 안 쓰면 내가 서울까지 간다.” “알았어.” 두 사람이 떨어지고 나자 잠깐 조용해졌다. 햇살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우식을 찾았다. 우식은 당산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늘 그렇듯 말없이. 햇살은 천천히 걸어갔다. “왜 혼자 거기 있어.” “그냥.” “나 간다.” “응.” 햇살은 우식을 올려다봤다. 몇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커진 얼굴이었다. 짙은 눈썹도, 찢어진 눈도 그대로였다. 말 없는 것도. 햇살이 웃었다. “나 갔다 올게.” 우식의 목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응.” 햇살은 기다렸다. 더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우식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게 끝이야?” 한참 뒤 낮은 목소리가 나왔다. “조심해.” 햇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2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