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Chapter 11 - Chapter 20

30 Chapters

11화. 괜찮다고 해야 하니까

10일째 저녁, 서우는 다음 날 원격 면담에 낼 자료를 정리했다. 레오가 숟가락을 든 채 문을 보고 있었다.“삼촌은?”단우가 들어와 의자에 앉자 아이는 다시 먹기 시작했다. 서우는 그 짧은 확인에 풀리는 남자의 입가를 봤다. 그러나 허리를 굽힐 때에는 다른 표정이 스쳤다.사흘 전부터 식사 중에도 먼저 일어나곤 했다. 통증을 물으면 잠을 못 잤다고 했고, 간호사의 재진 권유에도 일정을 바꾸지 않았다.레오가 잠들 때 곁에 있을 사람을 확인한 뒤 서우는 방을 나왔다. 단우가 계단 앞에서 벽을 짚었다.“당신도 쉬어요.”“확인할 게 있다. 선생은 사무실에서 버티지 말고.”마르코가 부르자 그가 먼저 내려갔다. 난간에서는 손을 떼지 않았다.***밤 9시 무렵, 면담 준비를 마친 서우가 사무실을 나왔다. 모퉁이에서 기침이 나다가 신음으로 바뀌었다.단우의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아 있었다. 다른 손은 오른쪽 옆구리를 누르고 있었다.“백단우 씨.”그가 고개를 들었다. 이마가 땀에 젖어 있었다. 서우는 곁에 앉아 셔츠 위의 손을 잡았다.“손 치워요. 봐야겠어.”젖은 드레싱 가장자리가 붉게 부어 있었다.“언제 다친 거예요?”“총상이다. 치료는 받았어.”남자가 벽에서 손을 떼자 몸이 기울었다. 서우는 그의 등을 받칠 곳을 찾으며 복도 끝을 향해 마르코를 불렀다.물린 팔에 무게가 실려 서우가 이를 악물었다. 단우는 몸을 세우려다 다시 벽에 기댔다.“레오는.”“자고 있어요. 이제 당신 차례예요.”마르코가 달려오다 슬리퍼 한쪽을 떨어뜨렸다. 서우가 의료진과 이송을 요청하자 그는 무전부터 들었다. 단우가 눈을 떴다.단우가 눈을 떴다.“섬 안에서…….”“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도 여기서는 몰라요.”그의 시선이 서우에게 닿았다. 그녀는 젖은 드레싱을 더 들춰보지 않았다. 복도 바닥에서 짐작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이동 침대가 왔다. 의사가 상처를 살피는 동안 마르코가 이전 병원에 연락했다. 항구에서 총격을 당한 지 3주쯤 됐고, 수술 뒤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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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와줘서 좋았다

서우는 의자에 놓아둔 가방을 들었다. 아침 면담 전에 숙소에서 자야 했다.손가락이 소매 끝에 닿았다.“선생. 가지 마.”서우는 그 손을 봤다. 단우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를 빼서 담요 위에 내려놓았다.“붙잡지 마요. 난 지금 나가야 해.”남자가 눈을 떴다. 서우는 침대 옆으로 한 걸음 돌아왔다.“내일은 당신이 날 어떻게 데려왔는지 말해야 해요. 지금 곁에 있으면, 아팠다는 말부터 해주고 싶어져서 싫어요.”그의 손이 담요 안으로 들어갔다. 서우는 닫히는 병실 문을 보지 않고 복도를 걸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면담 메모를 열어 첫 줄을 다시 읽었다. 거절했는데도 차에 태웠다.숙소에서 샤워하고 자료를 읽었다. 납치당한 밤의 기억을 적을 때, 병실에 누운 남자의 얼굴을 끼워 넣지 않았다. 두 장을 끝내고도 전화기를 한 번 더 봤다. 병원에서 온 연락은 없었다.서우는 새 잠옷을 꺼냈다가 외투를 집었다. 물병과 전화기만 챙겨 가방을 닫았다. 병원은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이번에는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걸음이 빨라져, 횡단보도 앞에서 한 번 속도를 늦췄다. 병실로 돌아왔을 때는 자정이 지나 있었다.단우가 눈을 떴다. 빈 의자가 먼저 보였다가, 그 앞에 선 여자를 봤다.“아침에 할 일은.”“준비했어요. 2시간만 있다 갈 거예요.”알람을 맞추고 앉자 단우가 병실 불을 가리켰다. 서우는 문 쪽 작은 등만 남겼다. 남자는 그녀가 코트를 벗지 않는 것을 봤다.“편하게 앉아.”“그러면 나도 잘 것 같아서요.”그가 웃었다. 레오 앞에서 눈치를 보던 웃음과 달랐다. 서우는 그 얼굴을 보려고 자기도 모르게 몸을 기울였다가 등을 폈다.“잘 거면 자요. 내가 온 거 확인하느라 버티지 말고.”“와놓고 자라고만 하는군.”“멀쩡하게 쳐다보니까 내가 괜히 돌아온 것 같잖아요.”단우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괜한 짓이어도 좋아.”서우는 그 말에 준비한 대답을 잊었다. 병실의 작은 등이 남자 눈가를 비췄다. 그는 아직 이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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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가운 밖에서 만날 약속

오전 7시, 병원 상담실에서 면담을 준비했다. 서우는 소매를 올려 손목 자국을 확인한 뒤 단우가 보낸 지시자와 연락처를 자료 앞에 붙였다.면담에서는 거절한 뒤에도 차에 태워진 순서부터 말했다. 직접 보지 못한 이동 구간은 비워두었다. 팔의 경과를 확인받고 병실로 올라갈 때까지 자료 첫 줄을 고치지 않았다.단우는 침대에 앉아 전화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낮아지자 문밖의 경비가 자세를 고쳤다.“예약 취소한 손실은 내 계정에서 빼. 선원한테 돌리지 마.”상대의 말이 길어졌다. 단우는 듣다가 전화를 조금 떼었다. 서우를 발견하고도 통화를 끊지는 않았다.“내가 막은 배다. 무슨 일이었는지 알면서 돈을 받겠다면 그 이름으로 청구해.”그는 전화를 내려놓았다. 서우는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았다.“부두에서 끝난 일이 아니었네요.”“배는 떠났지. 돈은 남았고.”그가 막은 배의 취소료는 아직 남아 있었다. 단우는 처리를 재무 담당자에게 맡긴 뒤 서우에게 돌아왔다.“팔은 어떻지?”“관리하면 괜찮대요.”단우가 자기 약 봉투를 들어 보였다. 들어온 간호사에게 마지막으로 아팠던 시각을 직접 말했다. 서우는 의자를 비켜주고 물을 마셨다.“이번엔 선생이 할 말이 없겠군.”그가 웃었다. 서우는 입가에 닿아 있던 물병을 조금 내렸다.남자가 웃는 얼굴을 오래 보자 서우가 먼저 웃음을 거뒀다. 왜 그렇게 보느냐고 묻고 싶었는데, 대답을 들으면 더 당황할 것 같았다.“어젯밤에는 왜 돌아왔지.”단우가 물었다. 서우는 이유를 하나만 고르면 편할 것 같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궁금했어요.”“뭐가.”“잠은 자나. 나 없을 때도 남의 말은 듣나.”“듣기 싫은 말이 많더군.”“익숙해져요.”단우의 눈길이 그녀의 입가에 머물렀다. 서우는 물병을 받쳐 쥔 채로 눈을 마주쳤다. 이번에는 먼저 말을 고치지 않았다.의자에 걸린 재킷에서 담뱃갑이 조금 나와 있었다. 단우는 그것을 꺼내다 서우의 눈길을 받았다.“피우러 나갈 얼굴이에요.”“전화 받으러 나가려던 얼굴인데.”“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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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내가 쫓아냈는데

서우는 물병 뚜껑을 닫다가 손을 멈췄다. 남자가 그 반응을 숨김없이 보는 게 얄미웠다. 그녀는 병실 바깥을 한 번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우는 경비를 부르지 않았다. 문이 있는 쪽으로 가는 그녀만 눈으로 따라갔다.서우는 가방을 들고 먼저 문으로 갔다. 코트를 걸치고도 복도의 찬 바람에 한쪽 어깨가 닿았다. 그녀는 단추를 다 잠그지 않았다.“걸을 수 있게 되면 연락해요. 내가 시간 정할게.”“그날은 내 말 좀 들어줄 건가.”“재미있게 해봐요.”문밖의 경비가 비켜섰다. 서우는 문을 잡은 채 돌아봤다. 단우가 전화기로 향하던 손을 멈췄다.“다음엔 내가 고른 옷 입고 나갈 거예요. 당신도 옷 좀 골라 입고 나와요.”그가 자기 셔츠를 보고 웃었다. 서우는 그 시선 앞에서 코트를 여몄다. 복도에 나온 뒤에도 가슴께가 덥게 느껴졌다.서우는 식당으로 갔다.그와 함께라면 무엇을 고를지 메뉴판을 들여다보다가 오늘 먹으려던 것을 주문했다. 식사 뒤 숙소에서 가운을 벗고 가져온 옷을 꺼냈다. 단우와 만날 때 입을 것을 고르다가, 아직 날짜도 정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옷걸이를 놓았다.그의 경위서에 관한 추가 질문에는 자신이 본 것까지만 답해 보냈다.오후에 병실로 가니 단우는 취소료를 두고 통화 중이었다. 돈을 내면 다음 물량을 먼저 빼주겠다는 말을 그가 잘랐다.“안 받은 사람까지 받았다고 해줄 생각은 없어. 네가 한 일만 청구해.”그가 끊은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서우는 비어 있는 의자에 앉았다.“다시 골라도 같은 쪽이에요?”“그렇지. 그 돈이 내 부두 열쇠는 아니니까.”창밖에 작은 가게가 보였다. 서우는 물을 마시다가 그쪽을 가리켰다.“또 병실에서만 봤네요.”단우는 창가까지 와서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옆구리가 당겨 몸을 조금 굽혔지만, 다음 말은 먼저 했다.“나가면 저기서 보지. 선생이 앉을 자리부터 골라둬.”“마음에 안 드는 자리면요?”“옆으로 옮겨 앉으면 되겠군.”서우는 창에 비친 남자를 보고 웃었다.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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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부두에 도착한 사진

요새에 돌아오자 단우는 마르코에게 짐을 넘기고 레오 방으로 갔다. 엘리베이터에서 한 번 옆구리를 받쳤지만 진료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는 않았다.복도에서 기다리던 부하가 다가왔다. 그가 손으로 멈추게 하고 아이에게 들릴 만큼만 문을 두드렸다. 서우는 병원 가게에서 자기 다리를 피해주던 구두가 아이 문 앞에 멎는 것을 봤다.2층, 창가의 작은 방.가림막 한쪽을 걷자 레오가 고개를 들었다. 서우는 먼저 들어가지 않고 삼촌이 돌아왔다고 말했다.아이는 마르코가 가져다준 헝겊 인형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귀퉁이를 오래 만졌는지 한쪽 귀에 구김이 잡혔다.레오는 문가의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단우는 아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무릎을 꿇었다.빈 두 손을 무릎에 올렸지만, 레오는 가림막을 놓지 않았다. 단우는 아이가 볼 수 있도록 손바닥을 폈다.“레오야.”아이가 흠칫 몸을 떨었다.하지만 이전처럼 머리를 찧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레오는 삼촌이 앉는 모습을 보았다. 무릎을 낮추다 잠깐 멈춘 것도, 옆구리를 손으로 받친 것도 놓치지 않았다.벌어진 셔츠 틈으로 하얀 드레싱이 보였다.아이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서우가 레오의 곁에 앉아 손을 잡았다. 아이가 삼촌의 상처를 보기에 함께 고개를 돌렸다.“레오야. 삼촌도 많이 아팠대. 레오처럼 상처를 치료받고 왔어.”레오가 서우를 돌아봤다. 그녀는 아픈 곳이 있어 병원에 다녀왔고 다시 치료받으러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여기서 먹을래? 삼촌은 저 의자에 앉을 거야.”서우가 식탁을 가리켰다.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손을 내밀었다.침대에서 내려온 레오는 천 바깥을 보았다. 가림막을 걷고 나오는 것은 여전히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서우는 발을 재촉하지 않았다.아이가 먼저 한 발을 내디뎠다. 뒤를 보았을 때 천이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발을 옮겼다.단우는 아이가 닿을 만큼 팔을 낮췄다. 레오는 서우의 가운 자락을 쥔 채 다가왔다. 코앞에서 멈춰 선 아이의 눈이 붕대로 내려갔다.레오가 내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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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그것뿐이면 벌써 나갔겠죠

서우는 화면에 뜬 자기 사진을 보았다. 병원에서 쓰던 증명사진이었다. 가운의 단추를 잘못 잠가 다시 찍을까 망설였던 날이 떠올랐다. 그 사진이 왜 섬의 부두까지 왔는지 먼저 물어야 했다.“누가 가져온 거예요?”“숙부가 보낸 사람이다.”단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오의 손이 그의 소매로 갔다가 멈췄다. 단우는 그것을 보고 다시 몸을 낮췄다. 아래층에 다녀오겠다고 말하자 아이는 언제 오느냐고 물었다.“전화할 수 있게 해두마.”서우는 간호사에게 아이를 맡기고 가방을 챙겼다. 레오가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자 항구에서 온 사람을 만나고 오겠다고 답했다. 화면에 뜬 자기 사진 아래 재단 이름이 있었다. 그녀는 전화기를 손에 든 채 단우를 따라 나섰다.엘리베이터 앞에서 단우가 그녀를 봤다.“위에 있어도 된다.”“내 서류면 같이 볼게요. 누가 보냈는지도 알아야겠고.”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단우가 먼저 나갔다. 보폭은 배에서 내릴 때보다 짧았다. 서우가 곁에 서자 그는 계단 대신 부두로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가리켰다. 마르코에게는 무장한 사람을 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라고 먼저 전했다.***선착장에는 작은 선실을 단 배가 한 척 묶여 있었다.안드레아는 부두의 젖은 부분을 피해 서 있었다. 함께 온 남자 넷은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한 사람이 재킷을 고쳐 여밀 때 허리에 찬 총집이 드러났다. 마르코는 자기 사람들에게 가까이 붙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단테 도련님. 몸이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용건부터.”안드레아가 서류 가방을 열었다. 서우는 봉투에 적힌 병원 재단 이름을 보고 앞으로 나섰다.“내 서류네요. 이쪽에 줘요.”안드레아는 단우를 봤다. 서우가 내민 손을 조금 더 앞으로 뻗었다.“그 사람한테 줄 거면 내 이름은 왜 써왔어요?”단우는 팔짱을 낀 채 안드레아를 보고 있었다. 봉투가 서우에게 넘어왔다.환아 사망과 연구비 사용에 관한 재단의 주장, 조사에 응하라는 요청, 비공개 합의에 관한 제안이 순서대로 들어 있었다. 공식 기관의 출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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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온실에 두고 온 약속

단우는 그제야 커피를 마셨다. 서우의 전화기에서 알림이 울렸다.서우의 전화에 발송됐다는 표시가 떴다. 답변 밑에 적힌 이름은 차서우뿐이었다.“내 이름이 있으면 더 빨리 읽을 텐데.”단우가 말했다. 서우는 통화가 끝난 방의 문을 열어놓았다.“그쪽 서명은 그쪽 일에 써요. 빌릴 일 생기면 내가 말할게요.”그녀가 커피를 마시다 얼굴을 찌푸렸다. 단우가 자기 잔을 밀자 서우는 고개를 저었다. 새 음료를 부탁하고 옆 의자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단우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내 이름 빌릴 일은?”“지금은 없어요. 그런데 커피는 같이 마실 수 있죠.”그가 그녀 옆 의자에 앉았다. 서우는 다른 쪽으로 옮겨 앉지 않았다. 새 잔이 도착하고도 마시기 전에 남자를 한 번 더 봤다.점심 무렵 레오가 씨앗을 가져왔다. 마르코가 떠올린 뒤뜰 온실은 유리가 깨지고 자재가 쌓여 있었다. 단우는 시설 담당자가 안을 살핀 뒤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레오가 씨앗을 주머니에 넣었다. 서우는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와 창가에 화분을 놓았다. 먼저 나는 잎은 여기서 보자고 했다.뒤늦게 온 단우의 바지 위로 흙이 쏟아졌다. 서우가 작은 삽으로 걷어내는 동안 그가 무릎을 움직이지 않았다. 레오는 삽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항구로 돌아가는 배에서 안드레아가 전화를 걸었다. 강시혁은 왜 문서를 두고 왔느냐고 따졌다.“돌아오게 만들라더니, 그 여자 손에 남길 문서를 보내셨잖습니까.”“본인이 조사받으면 달라질 겁니다.”전화 너머에서 약품 거래 명세를 찾는 소리가 났다. 안드레아가 선실 문을 닫았다.“지난번 반품은 어느 병동으로 갔습니까.”강시혁의 목소리가 멎었다. 베르칸에서 들여온 약품 중에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풀어버린 물량이 있었다. 안드레아는 다음 납품 날짜를 펴놓았다.“그 기록까지 차서우 손에 들어가면 곤란하겠군요.”그가 말하자 이번에는 강시혁이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안드레아는 아직 대답할 수 없었다. 어느 병동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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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내가 데려다주고 싶어

의료진이 아이를 살피는 동안 서우는 수술 기록을 읽었다. 원문의 약어를 현지 언어로 옮긴 부분에서 멈췄다. 닫은 범위를 다르게 읽으면 뒤쪽에 고인 것이 첫 영상에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퇴원 뒤에 숨차다고 하기 시작했나요?”“그때는 감기인 줄 알았어요. 병원에서도 지켜보면 된다고 해서…….”어머니가 아이의 등을 받쳤다. 괜찮다고 말하려던 아이는 끝을 잇지 못했다. 서우는 담당 의사에게 수술한 범위를 그려 설명했다. 그가 원문을 다시 읽고 검사자를 불렀다.“이 그림만으로 지금 상태를 알 수는 없지만, 봐야 할 자리는 여기입니다.”어머니는 서우가 설명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다.“이번에도 기다려야 하나요?”“지금 다시 보겠습니다. 아이가 누우면 더 힘들어했다는 말도 전할게요.”담당 의사가 검사를 다시 시작하게 했다. 서우는 수술 뒤에 고인 것이 심장 뒤편에 몰렸을 가능성을 짚었다. 화면을 보던 의료진이 각도를 바꾸자 목소리가 짧아졌다. 현재 상태와 심장이 눌리는 소견을 함께 확인하고 있었다.침대 주변이 바빠지자 어머니가 서우를 붙잡았다.“선생님도 같이 가세요.”서우는 수술 기록을 담당 팀에 넘겼다. 보호자는 문 앞에 남았다. 안에서 아이가 누우면 힘들어했다는 말이 되풀이된 뒤에야 그녀도 어머니 곁으로 돌아왔다.항구에서 돌아온 단우가 복도 끝에 서 있었다. 어머니는 그를 지나 문 앞으로 갔다.“그때 병원에 더 있었으면 달랐을까요.”서우는 어머니가 앉을 의자를 찾았다.“지금은 그 말씀에 답할 수 없어요.”“선생님도 모르시는 거네요.”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담당 의사가 나와 경과를 설명한 뒤에도 어머니는 바로 웃지 않았다. 안에서 아이가 부르자 서우에게 짧게 인사하고 먼저 갔다.다음 기록 검토에도 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서우는 레오와의 약속이 적힌 날짜를 보고 가능한 날을 답했다. 오늘 맡은 일이 적힌 사본을 가방에 넣고 나서야 단우에게 갔다.***돌아가는 배에서 단우가 먼저 물었다.“점심은.”“조금 전에 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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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비워둔 자리의 값

그때 마르코가 문을 두드렸다. 서쪽 회의실에 안드레아가 왔다고 했다. 단우는 아이에게 삽을 돌려주고 벤치에서 재킷을 집었다.“깃발 세울 때 불러. 금방 돌아오마.”레오는 깃발을 아직 세우지 않은 성벽 옆에 꽂았다. 단우는 물에 손을 씻고 젖은 손가락을 수건으로 닦았다. 회의실로 가는 계단에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안드레아는 의자에 앉지 않은 채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단우는 문을 닫고 그 맞은편에 섰다. 마르코는 탁자 끝에 얇은 서류철을 놓았다.“숙부 서명은.”“원로님께서는 지난번 말씀을 그대로 전하라고 하셨습니다.”공동부두를 예전 순서로 쓰고 싶으면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뜻이었다. 안드레아는 가방에서 새 종이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차서우의 귀환에 관해 재단과 협의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단우는 그 얘기는 본인 앞에서 하라고 답했다.단우가 서류철을 폈다. 안드레아가 말을 멈췄다. 섬으로 들어오려다 돌려보낸 배의 승선 명단이었다. 그 밑에는 같은 배의 출입을 신청한 서류가 붙어 있었다.“네가 내 이름으로 손님을 태웠더군.”“중개인이 잘못 이해한 모양입니다. 저는 물건을 받는다고만—”단우는 전화기를 탁자에 놓았다. 중개인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원 외의 사람을 태워도 된다고 누구에게 들었는지, 그가 항구에서 했던 답이었다. 안드레아의 이름이 나오자 단우가 녹음을 멈췄다.“서명도 잘못 이해했나.”안드레아는 종이를 집으려다 손을 거뒀다. 단우가 그 귀퉁이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었다. 마르코가 문 쪽으로 한 걸음 움직이자 그의 눈이 따라갔다.“나갈 길은 거기야. 서류는 두고 가.”단우가 말했다. 안드레아는 가방의 손잡이를 더 세게 잡았다.“제게 이러셔도 공동부두를 여는 분은 원로님입니다.”“알아. 그래서 네가 내게 와 있는 거지.”단우는 항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드레아가 한발 다가왔다.“원로님께 물으셔도 조건은 같습니다.”“숙부한테 거는 전화 아니야.”그는 의료진 배도 일반 화물 뒤에 서야 하느냐고 물었다. 보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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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서로 하나씩 고쳤군

서우는 온실 밖에서 안드레아가 나오는 것을 봤다. 그는 가까이 와서 인사하려다 단우가 문가에 선 것을 보고 배 쪽으로 갔다.“저 사람은 웃으면서 왔는데.”“할 말을 다 못 했겠지.”“내 얘기도 했고요?”“하려고 하더군. 본인 앞에서 하라고 했어.”서우는 방 안의 전화기를 봤다.“그럼 저것도 듣고 갈게요. 당신 목소리까지.”단우가 전화를 들어 건넸다. 온실에서 레오가 두 사람을 불렀다. 서우는 녹음을 자기 쪽으로 보낸 뒤 먼저 아이에게 갔다. 단우는 의료진 배가 열렸다는 연락을 마르코에게 넘겼다. 레오가 삽을 내밀 때에도 그의 전화에서는 다른 물량을 묻는 말이 흘러나왔다.세 사람은 양동이에 물을 조금 더 넣었다. 단우가 아래를 받치고 서우가 모래를 눌렀다. 레오가 작은 막대를 꽂으니 깃발이 기울었다가 섰다.“됐다.”단우가 말했다. 레오는 손뼉을 쳤다. 서우는 깃발의 그림자가 어디까지 닿는지 보고 아이를 불렀다. 레오는 모래 위에 작은 손을 펼쳐 그림자 길이를 쟀다.1시간 넘게 성을 쌓고 물을 뿌리자 아이의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서우가 몸을 가까이 당기니 어깨로 무게가 기울었다. 그녀는 무릎을 세워 레오를 안았다.“하암…….”작은 손이 가운의 옷깃을 붙들었다. 서우는 모래 묻은 발이 치마에 닿지 않게 아이를 고쳐 안다가 그 말을 들었다.“엄마…….”서우가 숨을 멈췄다. 단우는 벤치 옆에서 수건을 접던 손을 내렸다.“엄마…… 냄새 나…… 좋아…….”레오는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서우는 아이 얼굴을 보려고 몸을 돌렸지만 목에 감긴 팔 때문에 끝까지 보이지 않았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잠든 아이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단우가 레오의 발밑에 수건을 댔다. 잠깐 뒤 서우가 일어서자 그가 팔꿈치 아래를 받쳤다. 아이의 무게가 둘 사이에 실렸다. 온실 문을 나갈 때까지 어느 쪽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2층 방으로 돌아와 레오를 침대에 눕히고 가림막을 반쯤 걷어두었다. 아이의 손이 가운을 놓지 않아 서우는 단추 옆을 조금 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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