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Por:  YuImAtualizado 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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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살렸을 뿐인데, 마피아 보스의 주치의가 되어버렸다. 의사 차서우에게만 상처를 드러내는 남자, 백단우. 모두를 명령으로 움직이던 그가 그녀의 손길을 기다린다. 가까워질수록 위험한 남자라는 걸 아는데, 상처가 아물어가는 게 아쉽다. 이제 그를 만질 핑계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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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ítulo 1

1화. 내 조카를 살려

“서명 안 합니다. 제가 지시한 약이 아니니까요.”

차서우는 사직서 옆에 놓인 경위서를 밀어놓았다. 마지막 줄에는 그녀가 투약을 잘못 지시해 아이가 숨졌다고 적혀 있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강시혁이 웃었다.

“네 이름으로 끝내주겠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선생님이 집도한 수술이죠. 원본부터 대조해요.”

“차 선생. 여기 말고 널 받아줄 병원이 있을 것 같아?”

해림대학병원 이사장의 아들. 서우보다 먼저 그 수술실을 나갔던 의사. 그가 남긴 것은 아이의 사망 원인을 확인할 자료가 아니라, 서우 혼자 책임을 지라는 종이였다.

서우는 자기 이름이 인쇄된 자리를 펜으로 짚었다.

“그건 제가 알아볼게요.”

통화를 끊었다. 손이 떨려 전화기를 한 번에 내려놓지 못했다.

새벽 2시 14분. 서하공화국 해림대학병원. 퇴근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당직실에 남은 건, 자신이 작성한 경과를 다시 읽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화면에는 이미 접근이 제한됐다는 문구가 떠 있었다. 소아심장 수술을 배우고 환자를 보던 자리에서 하루 만에 쫓겨날 참이었다.

보름 전 숨진 아이는 다섯 살이었다. 수술 뒤 출혈이 멎지 않았고, 나중에는 뇌출혈까지 확인됐다. 서우가 발견한 것은 투약 시각과 사용량이 맞지 않는 기록이었다. 누구의 잘못으로 아이가 죽었는지 밝히려면 원본이 필요했다.

그걸 요구한 다음 날부터 자신이 범인이 됐다.

서우는 알고 있는 경과를 봉투에 넣었다. 수술실에서 아이의 입술색이 바뀌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때 놓친 것을 밝히려면, 강시혁이 내민 경위서에는 서명할 수 없었다.

봉투를 서랍에 넣고 가운을 걸쳤다. 함께 일하는 친구 윤아에게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물으려던 순간, 당직실 불이 꺼졌다.

문밖에서 발소리가 멎었다.

“누구세요?”

대답 대신 문이 열렸다. 회색 우비를 입은 남자가 출입카드를 주머니에 넣었다. 뒤따라 들어온 사람은 서우의 휴대전화부터 집었다.

“내려놔요.”

서우가 손을 뻗자 남자의 재킷이 벌어졌다. 안쪽에 권총이 있었다.

문을 향해 벌렸던 입이 다물렸다. 복도 건너에는 아이들이 자고 있었다. 남자는 그녀가 주춤한 사이 책상 위로 방수 서류철을 내밀었다.

“차서우 선생. 이 아이를 봐주셔야겠습니다.”

6세 남자아이. 이름은 레오.

부모를 잃은 뒤 악몽과 자해가 반복됐다는 설명 아래로 투약 기록이 붙어 있었다. 서우는 첫 장을 넘기다 멈췄다. 진정제를 추가한 시각 바로 뒤에 호흡이 느려졌다는 메모가 있었다.

“아이가 지금 어디 있어요?”

“가시면 됩니다.”

“추가 투약 멈춰요. 지금 아이 곁에 의사 있어요?”

남자가 무전기를 들었다. 서우는 마지막 기록을 읽었다. 아이가 약을 먹고 잠든 뒤에도 제대로 숨을 쉬는지, 지금 곁의 의료진에게 직접 묻고 싶었다. 무전기에서는 울고 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말씀대로 전했습니다. 차가 기다립니다.”

“저도 같이 통화하게 해주세요. 아이를 병원으로—”

남자가 팔을 잡았다.

서우는 쥐고 있던 만년필로 그 손등을 그었다. 손이 떨어졌지만 다른 남자가 뒤에서 손목을 비틀었다. 입을 막는 장갑에서 젖은 가죽 냄새가 났다.

“환자를 보여주겠다면서 왜 이래요!”

대답은 없었다. 책상 모서리에 어깨가 부딪쳤고, 서류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자는 차트만 주워 들었다.

비상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서우는 문 번호와 얼굴을 외우려 했다. 뒤따르는 남자가 책상 옆에 있던 그녀의 가방까지 들고 있었다. 승용차 안에서 눈이 가려지기 직전, 자기를 잡은 남자의 손등에 피가 맺히는 것이 보였다.

만년필은 좌석 아래로 밀어 넣었다. 누구든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헬기 안이었다.

손목은 묶여 있었고 그 위로 안전벨트가 채워져 있었다. 서우는 창밖의 해안을 보다가 맞은편 남자의 무릎으로 시선을 옮겼다. 자신의 전화기가 있었다.

“돌려주세요. 병원에 연락해야 해요.”

남자는 화면을 뒤집었다. 서우는 화가 나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참았다. 울고 나면 앞이 흐려질 것 같았다. 지금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봐야 했다.

“아까 그 아이. 마지막 약 이후에 숨은 잘 쉬어요?”

남자가 무전으로 확인했다. 그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전화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다 가운데 불빛이 나타났다. 절벽 위 콘크리트 건물과 방파제, 창고가 붙어 있는 작은 섬이었다. 헬기가 내려가는 동안 서우는 부두에 묶인 배를 세었다. 두 척. 육지로 나갈 길은 저곳일 것 같았다.

문이 열리자 비가 얼굴을 때렸다. 남자가 팔을 잡아 내리려 하자 서우는 묶인 손을 들었다.

“이걸로 아이를 만지라고요?”

남자는 통로 끝을 돌아봤다. 거기 서 있던 사람이 손을 들고서야 끈을 풀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였다. 비에 젖은 셔츠 깃에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경비들이 그가 걸어오는 길에서 한꺼번에 비켜섰다.

“차서우.”

처음 듣는 목소리가 이름을 불렀다. 서우는 아픈 손목을 소매로 가리지 않았다.

“당신이 시켰어요?”

“내가 데려오라고 했다.”

“이름부터.”

옆의 경비가 움직였다. 남자가 고개를 조금 돌리자 다시 멎었다.

“백단우.”

서우는 그 이름을 기억했다. 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내려다봤다가 눈을 맞췄다.

“벨루아에서는 단테 벨라크라고 부르지.”

서하와 바다를 사이에 둔 나라, 벨루아. 그곳 항구의 마피아 조직을 이끄는 보스였다. 서우가 차트를 내려다봤다. 외국까지 의사를 끌고 갈 사람이 왜 자기를 골랐는지는 나중에 물어야 했다. 지금은 그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내 조카를 살려. 아이가 회복할 때까지는 못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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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내 조카를 살려
“서명 안 합니다. 제가 지시한 약이 아니니까요.”차서우는 사직서 옆에 놓인 경위서를 밀어놓았다. 마지막 줄에는 그녀가 투약을 잘못 지시해 아이가 숨졌다고 적혀 있었다.전화기 너머에서 강시혁이 웃었다.“네 이름으로 끝내주겠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선생님이 집도한 수술이죠. 원본부터 대조해요.”“차 선생. 여기 말고 널 받아줄 병원이 있을 것 같아?”해림대학병원 이사장의 아들. 서우보다 먼저 그 수술실을 나갔던 의사. 그가 남긴 것은 아이의 사망 원인을 확인할 자료가 아니라, 서우 혼자 책임을 지라는 종이였다.서우는 자기 이름이 인쇄된 자리를 펜으로 짚었다.“그건 제가 알아볼게요.”통화를 끊었다. 손이 떨려 전화기를 한 번에 내려놓지 못했다.새벽 2시 14분. 서하공화국 해림대학병원. 퇴근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당직실에 남은 건, 자신이 작성한 경과를 다시 읽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화면에는 이미 접근이 제한됐다는 문구가 떠 있었다. 소아심장 수술을 배우고 환자를 보던 자리에서 하루 만에 쫓겨날 참이었다.보름 전 숨진 아이는 다섯 살이었다. 수술 뒤 출혈이 멎지 않았고, 나중에는 뇌출혈까지 확인됐다. 서우가 발견한 것은 투약 시각과 사용량이 맞지 않는 기록이었다. 누구의 잘못으로 아이가 죽었는지 밝히려면 원본이 필요했다.그걸 요구한 다음 날부터 자신이 범인이 됐다.서우는 알고 있는 경과를 봉투에 넣었다. 수술실에서 아이의 입술색이 바뀌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때 놓친 것을 밝히려면, 강시혁이 내민 경위서에는 서명할 수 없었다.봉투를 서랍에 넣고 가운을 걸쳤다. 함께 일하는 친구 윤아에게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물으려던 순간, 당직실 불이 꺼졌다.문밖에서 발소리가 멎었다.“누구세요?”대답 대신 문이 열렸다. 회색 우비를 입은 남자가 출입카드를 주머니에 넣었다. 뒤따라 들어온 사람은 서우의 휴대전화부터 집었다.“내려놔요.”서우가 손을 뻗자 남자의 재킷이 벌어졌다. 안쪽에 권총이 있었다.문을 향해 벌렸던 입이 다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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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보스가 문밖으로 밀려난 밤
“레오가 조카예요?”“죽은 형의 아들이다.”피 냄새가 났다. 서우는 그의 옷깃을 봤다. 말라붙은 자국 아래로 아직 젖은 부분이 있었다. 남자가 다가오자 그녀는 턱을 들었다.“아이 앞에도 그 옷으로 갔어요?”남자의 시선이 멎었다.“지금 내 옷을 따지는 건가?”“아이도 그 피를 봤어요? 옷부터 갈아입어요. 약 준 사람은 어디 있어요?”가까운 경비의 손이 총집으로 갔다. 서우는 그 손을 봤다. 한 발 뒤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조금 전 전화로 전달받은 대답이 마음에 걸렸다. 약을 추가로 주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깨서 다시 몸을 해친다고 했다.“오늘 무슨 약을 얼마나 줬죠?”단우가 대답하지 않았다.“투약한 사람을 불러요. 마지막으로 준 약부터 확인해야겠어요.”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눈높이가 가까워지자 서우의 턱이 굳었다.“겁은 나는군.”“네. 당신이 납치했으니까요.”단우는 옆의 경비를 보았다.“내가 갈아입을 것 가져와. 아이 방에는 들어오지 말고.”“그래도 아이는 봐야겠어요. 비켜요.”좁은 철문 앞에서 남자가 비켜섰다. 경비가 먼저 들어가려 하자 그의 팔이 가로막았다. 서우가 지나간 뒤에야 나머지가 뒤따랐다.예전 검역소를 고친 시설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요새라고 불렀다. 서우는 비상구 표시를 찾았다. 왼쪽 통로 끝에는 철문, 반대쪽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단우는 문 앞에 섰다. 오른팔은 줄곧 몸 가까이에 붙어 있었다. 층 표시가 지하로 바뀌었다.문이 열리자 비명이 들렸다.단우가 먼저 달렸다. 서우도 가운 자락을 쥐고 뛰었다. 복도 끝에서 간호사가 빈 컵을 든 채 문을 보고 있었다. 옆의 의사는 두 사람이 나타나자 기록지를 덮었다.“또 약을 줬습니까?”서우가 묻는데 단우가 의사의 옷깃을 잡았다.“안정시켰다며.”그가 허리에서 권총을 꺼냈다. 의사가 벽에 등을 붙였다. 서우는 마른침을 삼키고, 총을 든 팔 옆에서 단우를 불렀다.“그 사람 놔요. 들을 게 있어.”“들었잖아. 아이를 저렇게 만들어놓고—”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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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나를 데려오라고 시킨 사람
마르코가 따라 나오려다가 패드를 받친 손을 다시 벽에 붙였다. 서우는 간호사에게 아이 옆에 들어올 자리를 내주었다.“마르코 씨도 잠깐 비켜주세요. 장비 들어와야 해요.”그가 패드를 고정하고 몸을 옮기자 장비가 들어왔다. 단우는 문틀에 선 채 침대 아래의 아이를 봤다. 웅크린 몸에서 빠져나온 맨발이 힘없이 바닥을 쓸었다.그 순간 아이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레오야.”서우가 부르는 소리가 바뀌었다. 아이의 가슴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단우는 문턱을 넘었다. 서우가 아이의 머리맡에 자리를 잡는 동안 간호사는 모니터를 연결했다. 뒤늦게 들어온 의사의 손에는 호흡 보조 장비가 있었다.“병원에 연락하세요. 이송이 필요합니다.”서우가 말하자 의사가 단우를 봤다.“보호자분이 외부 이송은 안 된다고—”“지금 이곳에서 더 기다릴 수 없어요.”단우가 안아 올리려던 팔을 거뒀다. 서우와 간호사가 아이의 머리맡을 차지했다. 의료진 뒤에서 그에게 보이는 것은 레오의 맨발뿐이었다.“레오가 왜…….”단우가 아이를 다시 불렀다. 입술색이 더 달라져 있었다. 레오는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단우의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살려줘. 차서우, 이 아이만은.”서우는 그의 얼굴을 오래 보지 않았다.“호흡을 도우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해요. 배는 지금 뜰 수 있어요?”단우는 경비를 더 태우겠다는 부하를 돌려보내고 이송팀이 쓸 배부터 비우게 했다. 그사이 서우와 의사는 아이의 호흡을 도왔다. 얼굴에 맞지 않던 마스크를 고쳐 잡자 작은 가슴이 올라왔다.병원에서 받겠다는 연락이 왔다. 간호사가 남은 약과 투약 시각을 챙겼다. 단우가 뒤따르던 의사를 불렀다.“누가 뭘 줬는지 병원에서 물을 거다. 너도 같이 가.”이동 침대가 문턱에 걸렸다. 단우가 바퀴 쪽으로 몸을 낮췄다. 아이 곁을 차지한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가 바퀴를 넘기자 서우는 간호사와 함께 다음 숨을 살폈다. 레오의 가슴이 잠깐 멎은 듯 보였다.“커헉.”아이에게서 짧은 기침이 나왔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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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그 틈은 당신이 만들었잖아
“서우야. 네 옆에 있어?”“응.”“지금 떨어질 수 있어?”그제야 서우는 전화를 쥔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서리가 물린 팔에 닿아 아팠다. 침대에서 레오가 몸을 움직였다.“환자를 옮기고 있어. 나도 병원으로 갈 거야.”“환자 말고 너.”윤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함께 당직을 서며 서로의 끼니를 챙기던 친구였다. 오늘도 서우가 징계 통보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는 줄 알고 기다렸을 사람이었다.“어디를 다쳤어?”서우는 손목의 끈 자국과 왼쪽 팔 안쪽에 댄 거즈를 차례로 내려다봤다. 아이에게 물린 곳은 거즈 아래에서도 욱신거렸다.“팔을 조금. 병원에서 보일 거야.”“조금이라는 말 말고, 의사한테 보이고 알려줘.”서우는 알겠다고 했다. 대답을 하고 나니 갑자기 울고 싶었다. 눈을 감으면 방금 본 아이의 입술이 떠올라 다시 떴다.간호사에게 주소를 물었다. 바다를 건너온 벨루아, 루베나 항구 앞의 섬이었다. 서우는 나라와 항구 이름부터 나누어 불러주었다. 폐쇄된 검역소를 개조한 시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아가 받아 적는 소리가 났다.“우리 쪽에 신고하고 현지에도 알릴게. 네가 병원에 도착하면 거기서 통화해.”“응. 그리고 내 서랍에 있는 봉투—”“버리지 않을 거야. 네가 와서 가져가.”서우는 문밖을 봤다. 단우가 서 있었고, 그 뒤에는 총을 찬 경비들이 있었다.“내가 갈게.”통화가 끝나자 들것을 미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서우는 윤아가 마지막에 한 말을 떠올리며 겨우 발을 뗐다.새 거즈를 청하자 간호사가 다가왔다. 서우는 팔을 내밀었지만 떨림 때문에 다른 손으로 팔꿈치를 받쳐야 했다.“겁이 없다더니.”“누가 그래요?”서우는 단우가 다가오자 간호사 쪽으로 팔을 돌렸다. 드레싱에 닿은 손길에도 어깨가 올라갔다.“무섭죠. 당신 손도 저기서 보여요.”그녀가 옆 세면대를 턱짓했다. 단우는 피가 묻은 손등을 물에 대고 서 있었다. 간호사가 상처를 살필 때, 뒤에서 경비가 서우의 통화 상대를 물었다.“친구한테 알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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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돌아갈 곳은 내가 정해요
단우의 눈이 그녀에게 돌아왔다.“병원에 있었다면 이 종이부터 보여줬을 거예요. 지금은 왜 도망갔냐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하잖아요.”서우는 아이 쪽을 돌아보고 목소리를 낮췄다.“나 돕겠다고 사람 보내지 마요. 내가 뭘 말해도 당신이 시킨 거라고 할 테니까.”마르코의 전화 너머에서 병원으로 가겠다는 부하의 말이 들렸다. 단우가 전화를 받았다.“그 병원으로 가지 마. 내 지시를 받은 사람이 누군지는 내가 답한다.”그는 경비들을 반대 통로로 보냈다. 서우는 기사를 자기 전화로 옮기고 마르코의 것을 돌려줬다. 친구에게 갈 병원 이름을 보낼 때 화면에 제 얼굴이 남아 있었다. 혼자 책임지라던 종이에 서명하지 않았는데, 기사 속에서는 벌써 도망친 사람이 돼 있었다.침대가 움직이자 레오가 그녀를 찾았다. 서우는 다치지 않은 팔을 가까이 댔다. 단우가 반대편 손잡이를 잡으려다 아이에게 소매를 당겨지는 그녀를 보고 놓았다. 간호사가 보호자 설 자리를 짚어주었다. 그는 의료진 뒤로 갔다. 서우는 자기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고 아이 옆을 걸었다.***항구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옅어지고 있었다.접수대 옆 자동문이 열렸다. 서우가 한 걸음 다가서도 아무도 막지 않았다.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신 뒤에야 손목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폈다.담당 의사는 레오의 투약 기록부터 받았다. 서우는 자신이 본 상태와 이송 중의 변화를 설명했다. 끝까지 듣던 의사가 아이 곁을 맡겠다고 하자 무릎의 힘이 풀렸다.옆 처치실에서 팔을 씻어내는 동안 눈물이 났다. 아파서 나는 눈물이었다. 진료대를 짚은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 손톱 밑이 희어졌다. 평소라면 아이에게 먼저 설명했을 손길이었다. 자신이 참으면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어깨가 자꾸 올라갔다. 간호사가 팔꿈치를 받쳐주자 참았던 숨이 터져 나왔다.서우는 괜찮다는 말을 하려다 삼켰다. 자기가 진료받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다음 일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레오의 침대가 어느 문으로 들어갔는지, 윤아에게 전화는 했는지. 의사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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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보스의 방을 비우는 여자
단우는 아직 복도 반대편에 있었다.전화를 받던 그는 서우가 다가오자 상대에게 시간과 장소를 다시 물었다. 대답을 듣고 연결을 끊었다.“경찰에서 연락했다. 내일 내가 나오라고.”“제 쪽에도 왔어요.”서우가 수사관에게 답할 시각을 확인하는 동안 단우는 부두 쪽 전화를 받았다. 배에 경비를 태워 돌아올 거냐는 질문에 레오와 의료진부터 보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주소로 출석할 준비를 했다.담당 의사가 두 사람을 불렀다. 겹쳐 투여된 약물을 정리하고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진료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단우가 치료 기간을 묻자 아직 정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남자는 서우를 봤다. 그녀는 다른 답을 보태지 않았다. 단우가 다시 의사 쪽으로 돌아앉아 다음 진료일을 적었다.레오를 보러 들어갔을 때 아이는 천장을 보고 있었다. 서우가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단우가 가까이 가려 하니 이불 끝을 움켜쥐었다.남자는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멈췄다.“삼촌 여기 있다.”레오의 눈이 서우의 가방에 닿았다.“가?”서우는 침대 곁에 앉았다. 떠나지 않겠다는 말이 먼저 나오려는 것을 삼켰다.“지금은 이야기하러 왔어.”아이가 가방 끈을 잡아당겼다. 서우는 아픈 팔을 다른 쪽으로 빼고 아이와 눈을 맞췄다. 드레싱 가장자리가 들려 있는 것을 레오도 내려다보았다.“선생님도 팔이 아파. 이쪽은 조심해줘, 레오야.”아이가 손을 놓았다. 서우는 괜찮은 쪽 손을 침대에 올려두었다. 조금 뒤 작은 손가락이 거기에 닿았다.단우는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서우가 고개를 들자 먼저 눈을 맞췄다.“잠깐 나와요.”서우가 말했다.***“다음 전문 진료까지 6일이네요. 그동안 생활 환경을 살펴볼게요. 치료는 여기 의료진이 맡고.”서우는 다음 진료 날짜를 자기 전화에 넣었다. 단우는 마르코에게 부두 연락처를 넘기게 했다. 그녀가 자기 전화로 선장과 직접 통화하는 동안 끼어들지 않았다.“신고한 건 그대로 진행할 거예요.”“내일 조사받으러 가는 일도 그대로다.”서우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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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내가 지시했습니다
마르코가 열쇠를 받으려다 계단을 가리켰다.“그쪽을 비우면 출입 확인할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서쪽 회의실을 써. 바깥 손님은 거기서 받고, 이쪽에는 아이를 보러 올 사람만 보내.”사람들이 계단 바깥으로 움직였다. 마르코가 빈 침실에서 작은 의자를 들고 나오자 단우가 세웠다.“그건 레오 방에 둬.”“예전에 여기서 주무실 때 쓰시던 겁니다.”“알아.”의자 다리에 아이의 낙서가 남아 있었다. 서우는 마르코가 옮기는 의자를 따라 문을 받쳤다. 레오가 이 복도에서 편히 잔 적도 있었다.단우의 전화가 울렸다. 항만 쪽이었다. 오늘 협상에 오지 않으면 하역 순서를 넘기겠다는 말이 복도까지 들렸다.“오늘 오전엔 경찰에 간다.”상대가 숙부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단우가 창가로 걸어갔다.“그럼 숙부 제안이라고 써. 선장들한테 보낸 조건도 같이.”그 뒤로는 목소리가 낮아졌다. 서우는 잘 듣지 못했지만 전화 너머의 말이 먼저 끊기는 것은 들었다. 단우는 연결을 끝내고 마르코를 불렀다.“다음 물량을 한곳에 몰지 마. 빈 배 돌아오는 편부터 잡아.”이미 낸 하역료는 못 돌려받는다고 했다. 단우는 양쪽 값을 치를 돈을 물었다. 전부 옮길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오자 상하기 쉬운 짐부터 골랐다.“못 싣는 건 오늘 알려. 그 배가 출항한 뒤에 말하지 말고.”서우는 잡고 있던 문을 더 열었다. 남자는 방금 자기 침실을 비운 사람의 얼굴로 돌아와 의자를 들어냈다.***레오는 밝아진 방에서도 이불을 끌어올렸다. 서우는 침대와 벽 사이에 아이가 직접 들 수 있는 천을 댔다. 단우가 지지대를 잡아주었다.천을 당기던 서우의 손등에 그의 손가락이 닿았다. 그녀가 잡은 자리를 바꾸자 단우도 힘을 옮겼다. 가까워진 얼굴을 보다가 서우가 먼저 아이를 불렀다.레오가 천 끝을 들었다 놓았다. 간호사가 안쪽을 살필 틈을 남기고 둘이 지지대에서 손을 뗐다.단우가 입구로 다가갔다.레오의 손이 멎었다. 서우는 그를 부르기 전에 아이를 봤다. 레오는 천을 다시 내렸다.남자는 천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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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한 사람의 취향
나왔을 때 협상은 끝나 있었다. 그의 배는 뒤로 밀렸다. 당장 돌릴 다른 배도 없었다. 단우는 상하기 쉬운 짐부터 나눠 싣게 하고, 못 받게 된 곳에는 직접 전화를 걸었다. 자기 이름을 듣고도 화를 내는 목소리를 끝까지 들었다.밤에 돌아온 침실에는 거절한 조건과 다음 출석 안내가 나란히 놓였다. 그는 어느 쪽도 치우지 않았다.***섬에 온 지 4일째 아침, 레오가 천을 들자 분홍색 곰이 먼저 보였다. 서우는 밤사이 달라진 반응을 간호사와 적고 있었다. 방을 옮겼다고 악몽이 사라지지는 않았고, 어젯밤에는 두 번이나 깨서 울었다.서우도 고개를 내렸다. 마르코의 발에서 슬리퍼 한쪽이 반쯤 벗겨져 있었다. 덩치 큰 경비대장이 뒤꿈치를 밀어 넣으려다 그만두었다.“창고에 이게 있었습니다.”“신발을 꼭 그걸로 바꾸라는 뜻은 아니었어요.”“가장 조용한 걸 가져오라고 했습니다.”뒤에 선 경비가 작게 말했다. 마르코가 돌아보자 그는 슬리퍼 앞코를 가리켰다.“곰이 조용해 보여서…….”설명을 끝낸 경비가 자기 검은 양말을 내려다봤다. 마르코는 그 발을 한 번 보고도 오늘은 더 따지지 않았다.서우는 입술을 눌렀다. 단우가 벽에 기대 고개를 돌렸다. 어깨가 한 번 움직였다.마르코가 슬리퍼를 벗으려다 멈췄다. 레오가 그 신발을 보고 있었다. 아이는 천을 걷은 손을 내리지 않은 채 곰의 얼굴을 들여다봤다.마르코는 발끝을 아이 쪽으로 돌렸다.“밖에서도 그걸 신을 건가?”단우가 물었다. 마르코가 발을 뒤로 뺐다.“안에서만입니다.”“발에 맞는 걸 신어.”“보스 것부터 구하느라…….”단우의 회색 실내화로 시선이 모였다. 서우가 웃음을 삼키는데 레오가 천을 더 들었다. 마르코는 슬리퍼를 벗으려던 손을 멈추고 곰의 얼굴을 아이 쪽으로 돌렸다.***점심에는 간호사가 레오의 식사를 맡았다. 아이는 단우가 보이는 만큼 천을 열어두었다. 남자는 한동안 그 틈을 보다가 서우가 나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서우는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빌린 옷의 소매를 접는데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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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내 부두에 대겠다고
그때 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윤아가 메시지를 보냈다. 재단의 기사에 나온 연구비 관련 날짜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다.서우는 윤아에게 바로 전화하겠다고 답했다. 병원에서 보낸 질문이었고, 친구도 곧 자기 일을 하러 가야 했다.단우는 아직 덜 먹은 그녀의 그릇을 제 쪽으로 당겨두었다. 서우가 일어나자 복도 안쪽 방을 열어주었다.“통화 끝나면 마저 먹어.”“연락부터 해야겠어요. 오늘 답을 보내야 해서.”방 안에서 윤아를 부르는 목소리가 났다. 단우는 돌아오는 배를 기다리는 선장에게 진료 배와 물건 배를 나누라고 했다. 추가 비용을 듣는 사이, 안에서 여자가 웃었다.그는 서우의 빵을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전화를 마치고 나온 그녀는 자리에 앉아 두 입을 더 먹었다. 곧 자기 서류를 보내러 가야 한다고 했다. 단우는 식탁에서 등을 떼려던 몸을 다시 기댔다.***섬에 온 지 7일째, 레오의 전문 진료를 마친 뒤 서우는 육지 숙소에 따로 묵었다. 아침에는 자기 사건에 답할 자료를 폈다.윤아가 보낸 연구비 사용일 가운데 다른 수술에 들어갔던 날이 있었다. 친구는 그 수술방에 함께 있던 사람을 기억했다.“내 이름으로 결재됐다는 원본을 봐야겠어.”“그건 내가 마음대로 가져올 수 없어.”“알아. 네가 빼오라는 얘기는 아니야.”윤아가 전화기를 옮겼다. 뒤에서 누군가 서우가 맡았던 당직을 물었다. 친구가 자기 일정부터 답하고 돌아왔다.“나한테 오는 네 전화는 네가 좀 받아. 내가 대신 할 수 없는 설명까지 계속…….”“내 번호 줘. 내가 답할게.”그녀는 윤아의 말을 끝내주지 못했다. 전화를 넘겨받을 번호를 보낸 뒤 가방에서 자기 사건의 서류를 꺼냈다. 빈 가운 주머니를 보자 수술실에서 이름이 불리던 때가 떠올랐다.“돌아갈 거야. 수술도 다시 하고.”“그 남자한테도 말해. 너 거기서 필요한 일만 하러 사는 사람 아니라고.”서우는 그 말부터 자기 수첩에 적었다.***오후에 섬으로 돌아왔다. 마르코가 작은 사무실을 열어주었다. 서우가 서류를 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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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오늘은 이 정도가 덜 무서운 건데
“하역 시간 잡아둔 돈은 못 돌려드립니다.”“그 돈 받으려고 사람까지 받으라는 거군.”단우는 필요한 짐만 옮기게 했다. 중개인이 뒤따르자 이번에는 마르코가 길을 막았다. 서우는 하역대 뒤에서 그들을 지켜봤다.“선원들 일한 몫은 다 줘. 중개인 수수료는 남겨두고.”선원들이 중개인 곁에서 흩어졌다. 단우가 선장에게 빈 승선로를 가리켰다. 남자는 명단에 없는 사람을 태운 것은 맞다고 했다.단우는 전화기의 녹음을 켰다.“사람도 태우라고 누가 말했지?”“안드레아 씨가…… 원로님 쪽에서 말씀하신 거라서.”그는 답을 저장하고 배를 돌리게 했다. 마르코에게는 이 배를 다음 운송의 대안에서 빼라고 했다. 직원이 다른 곳에서 잡아둔 자리를 이 배에 합치려던 참이었다. 단우는 하역료를 또 물더라도 갈라놓으라고 했다. 중개인은 다음 물량까지 잃게 되자 처음으로 선장보다 먼저 보스를 불렀다.서우가 부탁한 옷이 든 짐가방이 다른 상자들과 함께 내려왔다. 그녀가 손잡이를 잡자 남자가 이쪽을 한 번 봤다. 단우가 그 앞에 섰다.“그쪽 볼 일은 없다.”시선이 곧장 거둬졌다. 서우는 가방을 세우며 단우를 불렀다.“백단우 씨. 짐은 내가 받았어요.”단우는 배가 승선로에서 떨어진 뒤에야 돌아섰다. 서우가 계단에 서 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방을 받으려던 손을 거두고 먼저 올라가 길을 열었다.계단을 오르며 서우가 물었다.“돌려받을 돈도 그냥 포기하는 거예요?”“내 문을 여는 값을 남이 정하게 두면 더 비싸져.”“남의 문 여는 값도 좀 알았으면 좋겠네요. 내 병원 문도 그렇고.”서우는 먼저 계단을 올랐다. 난간을 잡으려던 팔이 아파 가방을 바꿔 들자, 단우가 한 단 아래에서 가방 바닥을 받쳤다. 그녀는 손잡이를 넘겨주지 않았다.“여기까지만.”그가 힘을 보태 가방을 계단 위에 올렸다. 서우는 혼자 끌고 복도로 갔다. 중개인이 아래에서 다시 불렀지만, 단우는 그녀가 통로를 빠져나간 뒤 따라 올라왔다. 아이 방문을 지나갈 때에는 목소리를 낮췄다.복도의 처치 공간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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