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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Penulis: 월야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29 01:40:28

사진만으로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의사가 설명해 준 위치를 연필로 작게 표시해 두었다. 남편이 식사를 마치고 나면 보여 줄 생각이었지만, 어쩌면 그가 들어오자마자 참지 못하고 꺼내 버릴지도 몰랐다.

서희는 웃으며 서랍을 닫았다.

여덟 시가 지나고 아홉 시가 되도록 재헌은 돌아오지 않았다.

국을 한 번 더 데우는 사이 따뜻했던 반찬은 점점 식어 갔고, 재헌이 좋아하는 고기도 표면이 굳어 가고 있었다. 서희는 음식이 더 식기 전에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몇 번이나 현관 쪽을 살폈지만, 집 안에는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아직 회사야? 저녁 준비해 놨어.*

읽음 표시는 한참 뒤에야 사라졌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서희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식탁의 수저를 다시 정리했다. 재헌은 원래 바쁜 사람이었으므로 조금 늦는다고 해서 마음이 변할 이유는 없었고, 오늘만큼은 기다리는 시간마저 행복하게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열 시가 가까워졌을 때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거실 소파에 앉은 서희는 초음파 사진을 다시 꺼내 두 아이의 작은 형체를 바라보았다. 손바닥을 아랫배에 올리자 아직 아무런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안에 두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아빠가 많이 바쁘시네.”

아직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아이들이었지만, 서희는 사진을 가슴 가까이 가져오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조금만 기다리자. 오늘은 꼭 같이 기뻐해 주실 거야.”

그 말을 마치자마자 현관 쪽에서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서희는 서둘러 사진을 봉투에 넣고 일어났다.

현관문이 열리고 재헌이 들어왔다.

검은 코트와 짙은 정장을 입은 남편은 평소처럼 단정했지만, 표정은 유난히 굳어 있었다. 서희는 그가 피곤한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다가갔다.

“여보, 왔어?”

그녀가 코트를 받아 들려고 손을 내밀자 재헌은 익숙하게 벗어 건넸다.

“아직 안 잤어?”

“당신 기다렸지.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

재헌은 식탁 쪽을 잠깐 바라보았다.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서희는 조금 아쉬웠으나 웃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래도 국은 조금 먹을래? 당신 좋아하는 거 끓였는데.”

“됐어. 할 이야기가 있어.”

재헌은 거실로 걸어가 서류 봉투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희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중요한 회사 일을 이야기할 때와 비슷한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서늘해졌다.

“나도 당신한테 할 말 있어.”

그녀는 식탁 서랍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 정말 놀라운 일이 있었거든. 당신이 들으면…….”

“서희야, 먼저 앉아.”

재헌이 말을 끊었다.

서희가 잠시 멈췄다가 소파에 앉자 그는 맞은편에 앉지도 않은 채 봉투에서 서류를 꺼냈다. 몇 장의 종이가 테이블 위에 놓였고, 첫 장에 적힌 글자가 서희의 눈에 들어왔다.

이혼 협의안.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읽었다고 생각했다. 눈을 깜빡인 뒤 다시 보았지만 글자는 달라지지 않았고, 서희는 종이 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이게 뭐야?”

재헌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오래 미뤄 둔 업무를 처리하려는 사람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하자.”

서희는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움직이지 못했다.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받아들이기도 전에, 재헌은 이미 결론이 내려진 일을 통보하듯 이혼 조건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서로 더 힘들어지기 전에 정리하는 게 좋겠어. 필요한 조건은 최대한 맞춰 줄 생각이야.”

서희는 그의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분명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었는데도 머릿속에서는 아무런 의미로 이어지지 않았고, 한참 만에야 자신이 무엇을 들었는지 확인하듯 되물었다.

“뭐라고?”

“이혼하자는 말이야.”

재헌은 같은 말을 조금 더 분명하게 반복했다.

“내 결정은 끝났어. 네가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결론까지 바뀌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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