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도 짠맛도 거세된 텁텁한 단백질 덩어리가 여린 혀끝에 내려앉았다. 간이 전무해 헛구역질이 일렁이려는 찰나, 태혁의 커다란 손이 턱 밑을 파고들었다. 그의 단단한 엄지와 검지가 도희의 턱관절을 지그시 감싸 쥐며 저작 속도를 통제했다. “30번 씹어라. 천천히.”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박자를 세듯 귓전을 울렸다. 도희는 그 리듬에 얽매인 채 턱을 움직여 살점을 부수었다. 씹을수록 생선 본연의 미세한 단맛이 침과 뒤섞여 은근하게 배어 나왔고, 거칠던 살점은 부드러워져 식도를 타고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연이어 태혁은 찐 밤고구마를 한 입 크기로 쪼개어 도희의 입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 오랜 결핍 끝에 닿은 고구마의 달착지근한 온기. 혀끝을 감도는 단맛에 도희의 귓가와 뺨 위로 옅은 열감이 번져 올랐다. 식사가 절반쯤 비워졌을 무렵, 태혁이 슬랙스 주머니에서 두툼한 서류 봉투를 꺼내 식탁 위에 툭 얹었다. “읽어봐라.” 의아한 낯으로 봉투를 연 도희의 시선에 가장 먼저 닿은 것은 상단에 찍힌 선명한 법원의 붉은색 관인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1부 결정][사건: 접근금지 등 가처분][채권자: 윤도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강)][채무자: 이옥순, 윤민호] * 채무자들은 채권자의 주거지, 직장 및 펜트하우스 반경 100미터 이내로의 접근을 금한다.*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전화, 문자, SNS, 제3자를 통한 일체의 연락을 금한다.* 위반 시 1회당 금 5,000,000원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그리
Last Updated : 2026-11-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