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시야를 찔러 눈물이 솟았다. 손바닥 굳은살 아래로 피가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10미터, 20미터, 40미터…… 50미터.마침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터질 듯 부풀어 오른 패브릭 백이 20층 창틀 코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틈새로 훅 끼쳐오는 자극적인 매운내와 마요네즈의 기름진 온기.그것은 지난 사흘간 무미건조한 맹물과 비린 닭가슴살 셰이크로 혹사당했던 도희의 감각을 단숨에 유린하는 구원의 냄새였다. 온몸의 신경이 녹아내릴 만큼 황홀한 자극이었다.“잡았다…… 드디어 잡았어……!”울음 섞인 신음을 삼키며 가방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도희는 가방을 창틀 틈새에 단단히 밀착시킨 채 줄을 틀어쥐고, 그 좁은 틈으로 컵라면과 편의점 음식들을 하나씩 품 안으로 욱여넣었다. 마침내 홀쭉해진 가방까지 안으로 빼내어 온전한 음식들을 다시 끌어안자,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묵직한 온기에 아랫입술이 덜덜 떨려왔다.당장 비닐을 갈기갈기 찢고, 저 붉은 양념을 마른 혀끝에 사정없이 문지르고 싶었다.뜨거운 면발을 허겁지겁 밀어 넣고, 소금기 어린 밥알을 짓씹어 삼키고 싶다는 원초적인 갈증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바닥에 주저앉은 도희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컵라면 뚜껑의 비닐 랩을 벗겨내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탁.싸늘한 마찰음과 함께, 거실 천장의 주백색 조명이 단숨에 터져 나왔다.폭력적인 빛에 시야가 하얗게 탈색되는 순간, 맨발이 차가운 바닥재를 딛는 규칙적인 발소리가 뒤를 이었다. 도희의 전신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기이하게도, 품에 안긴 음식 냄새만이 코끝에서 더욱 짙고 잔인하게 요동치고 있었다.“새벽 3시에 20층 창문 밖으로 낚시질이라니.”낮게 긁히는 음성이 바닥을 타고 묵직하게 스며들었다. 도희는 반쯤 벗겨낸 랩의 끝자락을 쥔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가 누구인지, 뼛속까지 박힌 서늘함이 말해주고 있었다.“꽤나 부지런하군, 윤도희.”도희의 굳어버린 손가락이 컵라면 용기 위
Last Updated : 2026-11-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