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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작가: 재인
구승훈은 사무실에 앉아 신임 마케팅팀장이 여름 기획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한참 동안 듣던 중 갑자기 손을 들어 멈추라는 제스처를 보내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윽고 남자의 눈가에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저녁 같이 먹을래? 거즈도 바꾸고.]

강하리는 조용히 구승훈이 보낸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차마 거절할 수 없었기에 한숨을 내쉬며 답장했다.

[그래요.]

구승훈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 올라갔다.

신입 마케팅팀장은 경악에 찬 얼굴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구 대표님이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차가운 염라대왕도 이럴 때가 있다니.

구승훈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가져가서 다시 하세요. 올해 여름 시장 테마에 대해 알아봤어요? 시장 조사는 해보셨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전에 있던 팀장에게 물어봐요.”

마케팅팀장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대답하며 기획안을 들고 사장실을 나섰다.

강하리는 구승훈의 전화가 왔을 때 아직 퇴근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강하리는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가고 안예서가 불러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부장님, 누구 생각하시는 데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강하리는 그녀를 힐끗 보고 대답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퇴근이나 해.”

안예서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 건가요? 아무리 봐도 이상한데요. 부장님 혹시 연애하세요?”

강하리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아니.”

안예서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안예서는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부장님 내일 경기장 가는 거 잊지 마세요.”

강하리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가 내려왔을 때 구승훈은 팔짱을 낀 채 차 옆에 기대어 있었다.

남자는 짙은 회색의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유난히 잘생기고 반듯해 보였다.

“뭐 먹고 싶어?”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아무거나요.”

구승훈은 피식 웃었다.

“그럼 프랑스 음식 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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