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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Author: 송진
그 사람은 원래 계속 소리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근처 이웃들을 다 불러 모을 기세였다. 그러나 박한빈은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소리를 지르는 여인은 박한빈을 ‘도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원래는 불안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박한빈이 그녀를 쳐다볼 때 눈동자에는 냉기가 돌고 있었다.

그 눈빛은 여인의 입에서 나올 말까지 삼켜버리게 만들었다. 그때, 표현숙이 물건을 들고나왔다.

할머니는 박한빈을 보자마자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이 개자식, 또 왔어? 정말 죽고 싶은 거구나. 그래, 지금 당장 너를 지옥에 보내주지.”

말하면서 표현숙은 박한빈에게 위험해 보이는 도구를 들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마치 예전처럼.

하지만 이번에는 박한빈이 표현숙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무표정하게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그때만 해도 박한빈의 한 손에는 아직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렇지만 한 손만으로도 표현숙의 손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강한 힘에 할머니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성유리도 안에서 나왔고 박한빈을 보자 그녀도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다가갔다.

“엄마, 물건 먼저 내려놔요.”

“안 돼! 이 자식이 분명히 너를 괴롭히려고 했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 있어. 엄마가 널 지켜줄게.”

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리고 박한빈을 다시 쓱 쳐다보았다.

그리고 박한빈은 아무 말 없이 표현숙의 손을 밀쳐냈다.

그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았기에 표현숙은 밀려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가 얼마나 사납고 강한 사람인지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당하는 건 처음이었다.

표현숙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고 계속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성유리가 그녀를 막아섰다.

“엄마, 이제 그만하시고 들어가세요.”

“안 돼.”

표현숙은 바로 단호하게 대답했다.

“내가 들어가면 너는 어쩌려고?”

“저분은 저를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성유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우리 집 바로 맞은편에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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