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제72화. ‘풀필먼트 물류창고 강제 입고 및 장기 보관료·폐기 수수료 폭탄’의 덫체험단 바이럴 마케팅 대행사의 거품과 악성 후기 테러라는 야비한 평판 공작까지 깔끔하게 하수구로 쓸어버린 다음 날. 나의 1평 약재상은 다시금 100% 현금 직거래 오가닉의 한없이 정직한 평화를 되찾고 있었다.서버는 이미 파쇄되었고, 종이 수표, 프랜차이즈 가맹 수탈, 가짜 인증 스티커, 특허 알박기, 바이럴 수수료까지 차례대로 파괴당했다. 이제 대륙의 귀족들과 권력자들은 나에게 감히 어설픈 시스템적 사기나 명예 훼손을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21세기 e커머스 및 물류 시장에서 뼈가 굵은 셀러라면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는, 셀러의 목줄을 실물 그대로 죄어오는 최종 단계의 악질 수법이 남아있었다. 바로 ‘풀필먼트(3PL) 물류창고 강제 입고, 장기 재고 보관료 폭탄 및 임의 폐기 수수료 덤터기 사기 콤보’다.‘셀러님은 매장에서 편히 쉬기만 하세요! 모든 약재 재고를 제국 중앙 거점 물류창고에 대량 강제 입고시켜 두면, 그리폰 보물 마차로 대륙 전역에 24시간 당일 배송을 대신해 드리겠습니다’라는 풀필먼트 업체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속아 재고를 창고로 넘기는 순간, 셀러는 거대한 물류 감옥에 갇히게 된다. 창고업자는 초기 입고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입고비, 포장비, 자재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고, 30일이 지난 재고에는 백 배에 달하는 '장기 재고 보관 징벌 수수료'를 때린다. 억울해서 재고를 회수하려 하면 "출고 수수료 및 보관 연체료"를 내놓으라며 물리적으로 재고를 인질로 잡고, 끝내는 셀러의 동의도 없이 ‘재고 임의 폐기 처리’를 단행하며 폐기 비용까지 수만 실버를 청구하는 '물류창고 재고 인질 수탈 사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오늘도 내 1평 약재상 카운터 위에서 빛나는 ‘자체 물리 창고 100%, 외부 물류 보관료 0실버’ 지표를 확인하며 약재 상자를 손으로 닦고 있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물류유통청의 거대한 시커먼 강철 마차들과 대형 수화물 컨테이너들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마차 문이 열리며 대륙의 모든 물류망과 수송
Last Updated: 2026-08-11
Chapter: 제71화. ‘체험단 바이럴 마케팅 및 악성 별점 테러 합의금 갈취’의 덫상표권 알박기와 특허 C&D 경고장이라는 무시무시한 IP 브로커의 공갈 협박까지 하수구에 던져버린 다음 날. 나의 1평 약재상은 다시금 100% 현금 직거래 오가닉의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서버가 박살 나고 가짜 수표, 프랜차이즈 수탈, 가짜 인증 스티커, 특허 알박기까지 차례대로 파쇄당하자, 이제 대륙의 귀족들과 권력자들은 나에게 함부로 '시스템적 사기'를 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e커머스 및 소상공인 시장에서 뼈가 굵은 셀러라면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가장 야비하고 불쾌한 사기 수법이 아직 하나 남아있다. 바로 ‘체험단·파워블로거 바이럴 마케팅 대행사의 월 정액 수수료 갈취 및 악성 별점 테러·사이버 렉카 합의금 사기 콤보’다.‘당신의 1평 약재상을 대륙 전역에 소문내줄 테니 매달 수천 실버의 마케팅 대행 수수료를 내고, 제국 고위 리뷰단에게 무료 시음용 허브를 대량으로 협찬하라’는 홍보 대행사의 번지르르한 꼬드김에 넘어가 계약을 맺는 순간, 셀러는 피가 말라죽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작 마케팅 대행사는 영혼 없는 복사-붙여넣기식 매크로 리뷰 몇 개만 남긴 채 매달 수수료만 뜯어가고, 계약을 해지하려 하면 부계정을 동원해 매장에 '위생 불량, 가짜 약재'라는 악성 소문과 1점 별점 테러를 퍼부은 뒤, "리스크 관리 및 악성 후기 삭제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수만 실버의 합의금을 추가로 갈취하는 '바이럴 대행사 및 악성 후기 인질 사기'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오늘도 내 1평 약재상 선반 위에 오롯이 빛나는 ‘마케팅비 0실버, 진성 손님 100% 현 현물 교환’ 지표를 확인하며 빗자루질을 하고 있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홍보처의 거대한 화려한 깃발 마차들과 소문 확성기 마도구들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마차 문이 열리며 대륙의 모든 여론과 소문, 상점 평판을 틀어쥐고 흔드는 최고 권력자, ‘제국 최고홍보처장 겸 대륙 리뷰평가원장, 발렌타인 후작’이 자신의 화려한 여론 주작관 예복을 갈갈이 찢어발긴 채 허
Last Updated: 2026-08-10
Chapter: 제70화. ‘상표권 무단 선점 및 특허 브로커의 합의금 갈취’의 덫정부 공식 인증마크라는 허울 좋은 수수료 갈취와 배합 비법 강탈 공작까지 깔끔하게 하수구로 수거해 버린 다음 날. 나의 1평 약재상은 다시금 평화로운 아날로그 오가닉의 성지로 돌아왔다.서버는 박살 났고, 종이 수표는 재가 되었으며, 프랜차이즈 가맹 수탈과 가짜 인증 스티커까지 전부 차단당했다. 이제 실물 현금 8실버만을 건네며 정직하게 약재를 교환해 가는 시스템은 완벽히 안착한 듯 보였다. 그러나 21세기 e커머스 및 소상공인 시장에서 뼈가 굵은 셀러라면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는 최후의 온·오프라인 불법 수탈 수법이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상표권·특허권 무단 선점(알박기), 침해 경고장(C&D) 발송 및 합의금 갈취 콤보’다.‘당신이 사용하는 상점 이름과 약재 명칭이 이미 제국 특허청에 타인의 권리로 등록되어 있으니, 당장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를 폐기하거나 수만 실버의 합의금 및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놓으라’는 특허 브로커의 공갈 협박에 쫄아서 서명을 하는 순간, 셀러는 완벽한 합의금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 브로커는 매년 말도 안 되는 상표 사용료를 올리고, 거부하면 합의금 청구 소송을 걸어 매장 계좌와 실물 자산을 압류해 한순간에 길거리로 쫓아내는 'IP(지식재산권) 브로커 및 상표권 알박기 사기'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오늘도 내 1평 약재상 선반 위에 오롯이 빛나는 ‘독자 상표 주권 100%, 합의금 지출 0실버’ 지표를 확인하며 약재 상자를 정돈하고 있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특허상표청의 거대한 붉은 마차와 무시무시한 법정 압류 도판들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마차 문이 열리며 대륙의 모든 상표권과 특허 출원 등록을 틀어쥐고 흔드는 최고 권력자, ‘제국 최고특허청장 겸 상표권 관리위원장, 레이놀즈 자작’이 자신의 검은 특허관 예복을 갈갈이 찢어발긴 채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대륙의 모든 상점 이름에 알박기를 해두고 합의금을 갈취하던 특허 황제 역시, 전생의 업보에 피눈물을 흘리며 돌아온 지독한 회귀자였다.자작
Last Updated: 2026-08-07
Chapter: 제69화. ‘제국 공식 오가닉 인증마크 수수료 강매 및 불합격 강제 몰수’의 덫단일 직영점 원칙을 고수하며 프랜차이즈 가맹 수탈 공작까지 깔끔하게 수거함으로 던져버린 다음 날. 나의 1평 약재상 카운터는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청결한 오가닉 기운으로 차 있었다.서버가 터지고 종이 수표와 가맹점 문어발 확장까지 모조리 차단당하자, 이제 대륙의 권력자들은 내가 구축해 놓은 ‘1평 현금 직거래 오가닉 주권’을 침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e커머스 셀러들의 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 내는 실물 경제의 진짜 악질적인 상술은 따로 있다. 바로 ‘필수 안전·품질 인증마크(KC/유기농 인증) 수수료 강매, 핵심 배합 비법 강제 제출 및 불합격 시 재고 몰수 콤보’다.‘당신의 제품이 진짜 100% 오가닉인지 제국 정부가 검증해 줄 테니, 수천 실버의 검사 수수료를 내고 영입한 약재 배합 비율 및 제조 공정 서류를 제출하라’는 검증 기관의 번지르르한 요구에 속아 서류를 제출하는 순간, 셀러는 지옥을 맛보게 된다. 검사 기관은 차일피일 인증 발급을 미루며 추가 심사비를 뜯어내고, 핵심 영업 비밀인 배합 비법을 대기업 상단에 몰래 유출하며, 끝내 ‘성분 미달’이라는 자의적인 판정을 내려 매장 안의 모든 정품 재고를 시커먼 법정 몰수품으로 압류해 버리는 '인증 갑질 및 영업비밀 강탈 사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오늘도 내 1평 약재상 선반 위에 오롯이 빛나는 ‘독자 배합 사수 100%, 외부 인증 수수료 0실버’ 지표를 확인하며 빗자루를 닦고 있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품질검증원의 거대한 검은 마차와 황금 시약 병들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마차 문이 열리며 대륙의 모든 농산물과 약재의 등급을 매기는 최고 권력자, ‘제국 최고품질검사원장 겸 오가닉 인증위원장, 가브리엘 자작’이 자신의 검사관 예복을 갈갈이 찢어발긴 채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대륙의 모든 상점 약재를 '비인증 불법 유통품'으로 몰아 수수료를 갈취하던 검정 황제 역시, 전생의 업보에 피눈물을 흘리며 돌아온 회귀자였다.자작은 나를 보자마자
Last Updated: 2026-08-06
Chapter: 제68화. ‘1평 약재상 프랜차이즈 전국 가맹점화 및 인테리어 강제 리모델링’의 덫종이 수표 및 선불 상품권 폰지 사기 공작(?)까지 완벽한 당일 실물 8실버 직거래 오가닉 지표로 깔끔하게 파쇄해 버린 다음 날. 나는 카운터에 앉아 정품 8실버를 영롱하게 닦으며 깊은 이커머스 및 아날로그 자영업적 평온함을 만끽하고 있었다.서버가 터진 후 실물 현금만 받아먹는 내 1평 약재상이 제국 유일의 경제 구원투수로 떠오르자, 이제 대륙의 귀족들과 상단주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탐내기 시작했다. 실물 화폐 거래 판으로 전환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최후의 자영업자를 가장 완벽하게 도륙 내는 최후의 실물 경제 지뢰밭은 바로 ‘1평 프랜차이즈 전국 가맹점화, 인테리어 강제 리모델링 및 원자재 폭리 콤보’다.‘마마의 1평 약재상 브랜드를 제국 전역에 1,000개 가맹점으로 확장해 주고, 마마는 가공만 한 원자재를 본사로서 공급하며 가만히 앉아 천문학적인 가맹비와 로열티를 챙기게 해주겠다’는 악질 가맹 사업 연합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속아, 의심 없이 프랜차이즈 본사 설립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가는, 그 즉시 본사가 유령 가맹점주들을 모아 부실 공사를 진행한 뒤 셀러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2년마다 멀쩡한 매장의 인테리어 강제 교체 비용을 수탈하며, 시중가보다 5배 패닉 가격으로 원자재 공급을 강매하다가 가맹 해지 시 천문학적 위약금 폭탄을 때려 상점의 모든 자산을 감옥에 가두는 골목상권 프랜차이즈 수탈의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오늘도 내 1평짜리 약재상 선반 위에 오롯이 빛나는 ‘단일 직영점 100%, 가맹점 제로(0%) 청정 지표’를 지키며 평화롭게 차를 마시고 있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가맹사업총괄청의 거대한 황금 가맹 마차들과 시뻘건 프랜차이즈 표준 계약서가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들이닥쳤다. 마차 문이 열리며 대륙의 모든 골목 상권과 점포 상표권을 쥐고 흔드는 최고 권력자, ‘제국 최고가맹원장 겸 대륙 상표권 총괄, 바질 공작’이 자신의 화려한 점포 지도 예복을 갈갈이 찢어발긴 채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Last Updated: 2026-08-05
Chapter: 제67화. ‘종이 상품권 돌려막기 및 수표 가치 폭락’의 덫서버가 박살 나고 대륙이 100% 아날로그 현금 경제로 복귀한 지 일주일째. 나의 1평 약재상 카운터는 그야말로 ‘실물 화폐의 대홍수’를 맞이하고 있었다.디지털 잔고가 통째로 날아간 귀족들과 상단주들이 제국 전역의 수레와 마차를 동원해 영롱한 실버 동전 자루를 무더기로 실어 나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카운터 위에 쌓인 실버 동전 산더미 때문에 정작 내가 약재를 조달할 1평 남짓한 공간조차 가득 차버릴 지경이었다.그때, 삼베옷을 입고 며칠 동안 줄을 서서 기어들어 온 전직 무역협회장 맥시밀리언과 플랫폼 의장 알렉산더가 품속에서 번쩍이는 황금 테두리의 고급 양피지 다발을 바쳐 들었다."성녀 마마……! 아니, 1평 오가닉 마스터 엘리아나 마마! 실버 동전이 너무 무겁고 물리적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여 마마의 1평 약재상이 마비될 지경이나이다! 이에 저희가 대륙 금융 협의회를 동원하여, 마마의 약재를 1:1로 보증하는 ‘엘리아나 1평 오가닉 전용 황금 수표 및 선불 상품권’을 발행해 왔나이다!"알렉산더가 눈물을 흘리며 양피지 수표 다발을 내밀었다."이 종이 수표만 들고 다니면 무거운 실버 동전을 들고 올 필요도 없고, 미리 1000박스 분량의 금액을 선불로 결제해 두었다가 원할 때 언제든 교환해 갈 수 있나이다! 무거운 실버 대신 무한히 편리한 이 황금 상품권을 도입해 주시옵소서!"양피지에는 [본 수표 소지자에게 엘리아나 1평 약재상 허브 1박스를 영구 보증함 - 제국 금융연합]이라는 문구가 오색 마법 문양으로 새겨져 있었다.하지만 그 종이 수표를 보는 순간, 나의 21세기형 ‘이커머스 및 자영업 뇌’는 머릿속에서 시끄러운 경보음을 울려댔다.‘와…… 소름 돋는다. 서버를 때려부수니까 이번엔 21세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선불 상품권 돌려막기 및 머지포인트식 대규모 폰지 사기’ 덫을 들고 왔구나.’실물 재고는 1평 약재상에서 내가 손수 조달할 수 있는 하루 몇 박스가 전부인데, 종이 수표와 선불 상품권을 수천, 수만 장 발행해서 돈을 미리 챙기겠다
Last Updated: 2026-08-04
Chapter: 129화 — 회장실의 아이N-00 다음은 N-01입니다.그 아이는 아직 태성 안에 있습니다.Possible position: Chairman’s Office.그 문장이 지하 기록보관소 화면 위에 떠 있는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회장실.태성의 가장 높은 자리. 강무진이 수십 년 동안 앉아 있던 방. 서아가 처음 자신의 피를 의심했고, 회장이 끝내 숨겼던 이름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곳.그곳에 N-01이 있었다.도윤이 빠르게 기록을 뒤졌다.“N-01 파일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출생 기록, 산모 청구, 입양 경로 전부 가려져 있습니다. 다만 현재 위치 추정값이 회장실로 남아 있습니다.”태준이 낮게 물었다.“사람이 회장실에 있다는 뜻이야, 아니면 기록이 회장실에 있다는 뜻이야?”도윤은 화면을 확대했다.“둘 다 가능하지만… 여기 ‘active proximity’라는 표시가 있습니다.”지연이 숨을 삼켰다.“그럼 살아 있다는 뜻이네.”스피커 너머 회장의 목소리가 흔들렸다.“회장실에… N-01이 있다고?”서아는 차갑게 물었다.“정말 몰랐어요?”회장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침묵만으로도 서아의 눈빛이 굳었다.“또 몰랐다고 할 거예요?”“아니다.”회장이 낮게 말했다.“몰랐다는 말로 숨지 않겠다. 하지만 정말 N-01이라는 건 몰랐다.”한재욱의 목소리가 들어왔다.“회장실 인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비서실, 경호, 수행기사, 전략실 파견 인력. 장기 근무자 중 신원 기록이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도윤이 바로 명단을 띄웠다.Chairman’s Office — Current StaffChief Secretary: Seo Moon-taeExecutive Aide: Nam Gyu-riSecurity Liaison: Park Jin-ohRecords Clerk: Lee Sun서아의 시선이 마지막 이름에 멈췄다.“이선.”도윤도 같은 부분을 보고 있었다.“기록 담당 직원입니다. 최근 8년간 회장실 문서 보관을 맡았습니다.
Last Updated: 2026-08-11
Chapter: 128화 — 침묵한 목격자“윤서가 죽던 날…”회장의 목소리가 지하 기록보관소 스피커를 타고 낮게 흘렀다.“나는 사고가 아니란 걸 알았다.”그 한마디에 모두가 굳었다.서아는 숨을 멈춘 채 스피커를 바라봤다.강무진.그는 서아의 아버지였고, 태성의 회장이었고, 너무 오래 침묵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열린 기록은 그가 단순히 몰랐던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D-02 / Suppressed Witness억눌린 목격자.도윤이 조심스럽게 파일을 열었다.Witness Event: S-02 Accident ProtocolWitness: Kang Mu-jinStatus: Statement drafted / never submitted한재욱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진술서 초안이 있습니다.”회장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아가 물었다.“왜 제출 안 했어요.”대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서아는 그 침묵이 싫었다.이 집안의 남자들은 늘 침묵했다. 침묵으로 지켰다고 믿었고, 침묵으로 사람을 잃었다.“대답하세요.”서아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이번엔 숨지 말고.”회장은 낮게 숨을 들이켰다.“그날 윤서는 형님을 만나러 왔다. 태성 본관 지하에서.”도윤이 화면을 넘겼다.낡은 CCTV 캡처가 떴다.젊은 강윤서. 흰 블라우스에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파일 봉투가 들려 있었다.그리고 몇 분 뒤, 강도현이 복도 끝에서 나타났다.회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나는 우연히 그 장면을 봤다. 윤서가 형님에게 소리치고 있었어. ‘나는 오류가 아니다’라고.”서아의 손끝이 차가워졌다.너는 오류가 아니라고.윤서가 죽기 전 남긴 말은, 그날 이미 자신의 아버지에게 던졌던 말이었다.회장은 계속 말했다.“형님은 조용했다. 늘 그렇듯이. 화내지도 않았고, 밀어내지도 않았다. 그냥 윤서에게 물었다.”짧은 침묵.“네가 이걸 공개하면, 네 어머니도 무너진다는 걸 아느냐고.”윤정원의 숨이 흔들렸다.회장은 말했다.“윤서는 대답했다. ‘무너지는 건 진실 때
Last Updated: 2026-08-10
Chapter: 127화 — 한이서의 아들First claimant personal access request received.Name: Han Jae-wookCode: Y-01지하 기록보관소 안에 긴 침묵이 내려앉았다.한재욱.법으로 사람들의 입을 막았던 사람. Core-1이었고, 동시에 Y-01이었다. 남의 이름을 봉인하는 문서에 서명해온 사람이, 이제 자기 이름이 봉인된 문 앞에 섰다.스피커 너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열람하겠습니다.”도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한재욱 이사장님, 확인합니다. 이 기록은 개인 출생과 모계 기록, 초기 법무 구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열람 중 중단할 수 있습니다.”“압니다.”목소리는 차분했다.그러나 서아는 그 안의 떨림을 들었다.도윤이 키를 눌렀다.Y-01 / Personal Access ModeClaimant: Han Jae-wookMother: Han I-seo파일이 열렸다.첫 장에는 오래된 흑백 사진이 있었다.젊은 여자.단정한 머리, 굳은 입술, 그러나 눈빛만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사람.한재욱이 숨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그 한마디는 법률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아이가 처음 사진 속 엄마를 만나는 목소리였다.화면 아래 기록이 이어졌다.Han I-seoStatus: Founder maternal lineClaim: child recognition deniedChild: Han Jae-wookAction: absorbed into collateral Han family한재욱은 한참 말이 없었다.서아는 조용히 기다렸다.이번엔 아무도 설명을 먼저 하지 않았다. 이 기록은 한재욱의 것이었다. 누가 대신 읽어주거나, 대신 의미를 정할 수 없었다.한재욱이 낮게 말했다.“저는 늘 제가 한씨 집안의 빚으로 태성에 들어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짧은 숨.“아버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배웠고, 어머니는 병약해서 저를 맡겼다고 들었습니다.”도윤이 다음 장을 넘겼다.Maternal Petit
Last Updated: 2026-08-08
Chapter: 126화 — 빈칸의 주인Archive Lockdown: 00:02:10경고음이 지하 기록보관소 전체를 울렸다.어두운 코트 차림의 여자는 붉은 관리자 키를 쥔 채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유도현을 향해 있었지만, 사실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당신은 어머니를 만났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나는 열었고, 아무도 없었습니다.”유도현은 입을 다물었다.그 말 앞에서는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어머니를 만났다. 유서연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도하라는 이름도 되찾았다.하지만 저 여자는 아니었다.열었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서아가 조용히 물었다.“이름이 뭐예요.”여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게 중요합니까?”“네.”서아는 한 걸음 다가갔다.“당신이 기록을 닫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보여야 하니까요.”여자는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경고음은 계속됐다.00:01:48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문이린.”짧은 침묵.“지금 이름은 문이린입니다.”“진짜 이름은요?”문이린은 낮게 웃었다.“없었습니다.”서아의 눈빛이 흔들렸다.문이린은 손에 쥔 붉은 키를 들어 보였다.“내 파일을 열었을 때, 이름 칸은 비어 있었습니다. 산모 기록도 비어 있었고, 청구 기록도 없었습니다. 입양 기록은 가짜였고, 보호자 기록은 조작이었습니다.”그녀의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졌다.“그러니까 나는 알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돌아올 엄마도 없고, 지켜준 사람도 없고, 남겨진 이름도 없다는 걸.”도윤이 낮게 말했다.“이린 씨, 그 기록은 강도현 라인과 윤서 재단이 동시에 손댄 기록일 수 있습니다. 요약본만 보고 판단하면—”“봤습니다.”문이린이 날카롭게 끊었다.“요약본도, 원본도, 봉인본도 다 봤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차라온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린아…”문이린은 그녀를 보지 않았다.“언니는 늘 기다리라고 했어요. 언젠가 준비되면 열어보자고. 그런데 열어보니 빈칸이었어요.”짧은 숨.“그 빈칸을
Last Updated: 2026-08-07
Chapter: 125화 — 닫는 사람태성의료기록보관소는 병원 본관 뒤편, 오래된 연구동 지하에 있었다.겉으로는 폐쇄된 문서창고였다. 그러나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도윤의 태블릿 신호가 거칠게 흔들렸다.“내부 서버 살아 있습니다. 물리 보안도 켜져 있고요.”태준이 차를 세우며 말했다.“사람도 있겠지.”지연은 창밖을 보았다.불 꺼진 연구동 한쪽,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에 희미한 조명이 켜져 있었다.그 앞에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흰 가운 위에 회색 점퍼를 걸친 남자. 낯익은 얼굴이었다.도윤이 먼저 알아봤다.“신유찬 씨.”107화에서 제보 파일을 올렸던 사람. 태성의료재단 데이터보관실 직원.그가 바로 Protected Child B였다.신유찬은 서아 일행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오실 줄 알았습니다.”서아는 차에서 내렸다.“당신이 아카이브를 잠그려는 사람이에요?”“네.”그는 부정하지 않았다.유도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왜요.”신유찬의 시선이 유도현에게 향했다.“유도현 씨. 아니면 유도하 씨라고 불러야 합니까.”유도현의 얼굴이 굳었다.“그걸 당신이 정할 일 아닙니다.”신유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그래서 잠그려는 겁니다.”지연이 헛웃음을 쳤다.“말이 되게 좀 해봐요.”신유찬은 연구동 문을 돌아봤다.“저 안에는 이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출생, 산모, 입양, 사망 처리, 정신과 평가, 친자 추정, 양부모 정보, 지금 가족 정보까지 전부 있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낮았다.“한 줄만 잘못 열려도 누군가의 현재가 무너집니다.”서아는 그를 똑바로 봤다.“그래서 전부 닫겠다고요?”“네.”“그럼 강도현이랑 뭐가 달라요.”신유찬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는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저도 그 질문을 기다렸습니다.”짧은 정적.“저는 열 살 때 제 이름을 알았습니다. 누군가 친절하게 알려줬습니다. 네 엄마는 너를 버린 게 아니라 죽었다고. 네 아버지는 태성 사람이라고.”그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날부터 저는 지금 부모님을 똑바로 보
Last Updated: 2026-08-06
Chapter: 124화 — 돌려주는 방식“네, 엄마.”유도현의 그 한마디가 폐교 교실 안에 오래 머물렀다.유서연은 아들의 손을 놓지 못했다. 손가락 마디마다 힘이 없었지만, 그 손만큼은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었다.유도현도 피하지 않았다.유도현. 유도하.두 이름이 그의 안에서 부딪히는 대신, 처음으로 나란히 앉았다.서아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감았다.이름을 되찾는다는 건 누군가의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름과, 빼앗긴 이름이 서로를 죽이지 않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었다.그때 차라온이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유도현 씨.”유도현은 천천히 그녀를 보았다.차라온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저는 당신과 어머니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선택을 빼앗았습니다.”교실 안은 조용했다.“강도현이 했던 짓을 증오하면서, 저도 같은 방식을 썼습니다. 다만 더 다정한 말로 포장했을 뿐입니다.”유서연이 낮게 말했다.“라온아.”차라온의 눈물이 떨어졌다.“저는 용서받으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늘부터 강윤서 기념재단의 모든 권한을 독립 보호 절차에 넘기겠습니다. 제가 숨긴 아이들 명단도, 보호 장소도, 감시 기록도 전부 제출하겠습니다.”지연이 차갑게 물었다.“그럼 ‘윤서의 후계자’는 당신이야?”차라온은 고개를 저었다.“처음엔 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서아의 눈빛이 굳었다.“그럼 누구예요.”차라온은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을 열었다.“3년 전, 재단 내부에서 갈라졌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천천히 돌려주자고 했고, 다른 사람은 끝까지 숨겨야 한다고 했습니다.”“다른 사람?”차라온은 화면을 돌렸다.Kang Yoon-seo Memorial FoundationDelegated Control: Protected Child BCurrent location: Taesung Medical Archive도윤의 얼굴이 굳었다.“Protected Child B. 태성의료기록보관소.”유도현이 물었다.“그 사람도… 우리 같은 사람입니까?”차라온은
Last Updated: 2026-08-05
Chapter: 제125화: 2학기 개학 첫날 — 은밀하게 당당하게, 스쿨존 호위 작전8월 중순의 어느 찬란한 아침. 셰어하우스 지붕 위로 들려오는 매미 소리에 서늘한 새벽바람이 살짝 섞여 드는 시간, 2학기 개학 첫날의 아침이 밝았다.여름이는 단정하게 다려진 노란색 유치원… 아니, 초등학교 2학년 책가방을 메고 거실로 나왔다. 방학 동안 키가 살짝 더 자란 여름이의 모습에 네 아빠의 눈시울이 괜히 시려왔다.“아빠, 나 다녀오겠습니다!”여름이가 힘차게 인사하며 신발을 신었다. 두부도 여름이의 가방을 코로 툭툭 치며 잘 다녀오라는 듯 꼬리를 흔들었다.“그래, 여름아.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오렴.” 태준이 다정하게 아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었다.하지만 여름이가 대문을 열고 활기차게 골목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평화롭던 셰어하우스 거실은 순식간에 [야전 지휘통제실]로 전환되었다.[작전명: Escort the Summer (2학기 개학 호위 작전)]“목표, 대문 통과. 현재 교문까지의 거리 850m. 위협 요소(급정거 차량, 사나운 들개, 스쿨존 미준수 차량) 탐지 및 제거 모드 전환.”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알겠다. α(알파) 팀, 정찰 및 선제 안전 확보 개시.” 이수가 무전 인이어를 단단히 고쳐 끼며 나지막이 선언했다.여름이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교문으로 향하는 850m 스쿨존 구간에는 이미 최정예 호위망이 은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포인트 1: 횡단보도 정찰원 (이수)]:이수는 깔끔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횡단보도 건너편 편의점 야외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는 척하며, 횡단보도로 접근하는 모든 차량의 속도를 눈빛으로 측정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 여름이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눈길로 차량들을 완벽히 통제했다.[포인트 2: 골목길 외곽 경호 (강태)]:강태는 커다란 화물차 뒤편에서 귀여운 동네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척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름이 뒤를 바짝 따라오는 낯선 인물이나 수상한 오토바이가 없는지 매서운 수색 모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Last Updated: 2026-08-11
Chapter: 제124화: 매미 소리와 개학의 예고 — 여름이의 방학 마무리 작전오일장에서 사 온 달콤한 제철 참외와 복숭아 향이 거실에 그득하게 퍼지던 8월 초순. 마당의 배롱나무에는 분홍빛 배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마치 여름의 막바지를 아쉬워하듯 더욱 힘차게 울려 퍼졌다.거실 툇마루에서 복숭아를 오물거리던 여름이가 달력을 바라보며 작은 한숨을 쉬이 내쉬었다.“아빠… 달력 보니까 이제 방학이 며칠 안 남았어. 개학하면 매일 일찍 일어나야 하고, 학교 가야 하잖아…”방학의 끝자락에서 찾아온 2학년 초등학생의 소소한 아쉬움. 두부 역시 여름이의 기분을 차분히 읽었는지, 아이의 무릎에 턱을 얹고 위로하듯 꼬리를 스르륵 흔들었다.여름이의 묵직한(?), 그러나 너무나 귀여운 고민에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가동되었다.“개학 증후군 및 생활 패턴 적응 장애 방지 프로그램 가동.” 태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일과 변화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개학 연착륙(Soft Landing) 작전’에 들어간다.”[작전명: Back to School (2학기 개학 준비 작전)][이수 & 유준의 책상 정비 및 2학기 교재 세팅]:이수는 정밀 도구를 꺼내 여름이의 공부방 책상과 의자 높이를 아이의 한 달간 성장에 맞춰 오차 없이 다정하게 재조정했다. 유준은 2학기 교과서에 예쁜 캐릭터 네임 스티커를 깔끔하게 출력해 붙여주었다.[강태의 아침 기상 훈련 & 체력 단련]:“개학해서 제일 힘든 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거다!” 강태가 씩 웃으며 아침 7시 시원한 마당 산책 코스를 개설했다. 여름이와 두부를 이끌고 텃밭을 한 바퀴 돌며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는 기상 루틴을 만든 것.[의경의 개학 맞이 한정판 영양 도시락 및 간식]:의경은 2학기 첫날 가져갈 친구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아기자기한 수제 알록달록 쿠키와 영양 만점 아침 식단을 구상했다.“우와, 아빠! 내 책상이 키가 더 커졌어! 스티커도 진짜 예쁘다!”정돈된 공부방을 본 여름이의 눈이 반짝였다. 아쉬움으로
Last Updated: 2026-08-10
Chapter: 제123화: 오일장의 묘미 — 정겨운 시골장 수색 작전장날을 알리는 ‘4, 9’ 숫자가 달력에 찍힌 7월의 끝자락. 찌는 듯한 더위도 살짝 기세가 꺾인 평일 오전, 셰어하우스 식구들은 오랜만에 다 함께 근처 시골 오일장으로 나들이 채비를 마쳤다.“아빠! 시골장에 가면 뻥튀기 아저씨도 있어? 진짜 ‘뻥’ 하고 소리 나?”여름이가 알록달록한 챙모자를 눌러쓰며 신나서 물었다. 두부도 나들이를 눈치챘는지 여름이 곁에서 귀를 쫑긋거리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그럼, 여름아. 뻥튀기뿐만 아니라 도넛, 족발, 시원한 식혜까지 맛있는 게 천지란다.” 강태가 큼직한 장바구니 장바구니 세 개를 어깨에 가볍게 메며 씩 웃었다.하지만 밀집도가 높은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만큼, 아빠들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도 은근히 발동했다.“시장 내 인파 밀도 고려, 여름이 동선 확보 및 밀착 케어 조 편성 완료.” 이수가 무전기 스타일의 이어폰을 점검하며 나지막이 말했다.“두부 스트레스 방지를 위해 그늘진 외곽 동선 우선 탐색 및 인근 주차 구역 확보 완료입니다.”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로 시장 지도를 띄우며 브리핑했다.태준은 안경을 고쳐 쓰며 다정하게 여름이의 손을 꼭 쥐었다. “자, 그럼 우리 여름이의 첫 오일장 탐방을 시작해 볼까?”[작전명: Traditional Market Sweeping (전통시장 수색 작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왁자지살한 사람들의 활기와 함께 고소한 참기름 냄새, 노릇한 튀김 향이 코끝을 찔렀다. 천막 아래 줄지어 선 상인들의 활기찬 호객 소리에 여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어서 오세요! 방금 튀겨낸 바삭한 찹쌀도넛 있어요!”“싱싱한 파, 양파, 밭에서 방금 따온 참외 사 가세요!”가장 먼저 여름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장터 한구석에 자리 잡은 [추억의 뻥튀기 기계]였다.딸깍, 딸깍—검은 쇠통이 숯불 위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상인 아저씨가 호루라기를 입에 불었다.“자! 뻥이요-!”콰앙-!정겨우면서도 커다란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소한 옥수수 뻥튀기 냄새가 시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Last Updated: 2026-08-08
Chapter: 제122화: 시원한 여름의 맛 — 셰어하우스 수제 빙수 파티보양식으로 기운을 든든하게 채운 다음 날, 꺾이지 않는 무더위에 마당의 수국 잎사귀들도 살짝 고개를 숙인 오후.여름이는 거실 툇마루에 누워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중얼거렸다.“아빠… 몸은 불끈불끈 힘이 나는데, 입안은 너무 더워. 얼음 둥둥 떠 있는 시원한 얼음과자 먹고 싶다…”두부 역시 대리석 바닥에 배를 납작하게 붙인 채 ‘헥헥’ 소리를 내며 얼음 소리에 반응하듯 귀를 쫑긋거렸다.아이의 작은 아쉬움을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입안의 체온을 신속하게 낮추고 당분을 충전할 최적의 디저트 작전이다.” 태준이 안경을 지그시 누르며 차분하게 선언했다.“빙수 작전 가나요? 수동 빙수기는 감성이 없지. 빙질(氷質)을 눈꽃처럼 미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 수제 눈꽃 빙수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유준이 패드를 튕기며 신나게 제안했다.이수는 즉시 냉동실에서 꽁꽁 얼려둔 우유 블록을 꺼내왔고, 강태는 거대한 손으로 옛날식 얼음 분쇄기의 핸들을 가볍게 잡으며 씩 웃었다.[작전명: Ice Snowflake Party (눈꽃 빙수 대작전)]잠시 후, 셰어하우스 주방과 거실은 그야말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변신했다.[강태의 마하 핸들링]: 강태가 무지막지한 힘과 섬세한 속도 조절로 얼린 우유를 가볍게 갈아내자, 그릇 안으로 함박눈 같은 눈꽃 얼음이 소복하게 쌓였다.[의경의 수제 토핑 파이프라인]: 의경이 봄에 만든 달콤한 수제 팥앙금과 알록달록하게 썰어둔 멜론, 수박, 그리고 쫄깃한 인절미 떡을 완벽한 레이어로 세팅했다.[이수 & 유준의 에이드 에디션]: 초여름에 함께 담근 수제 매실청을 잘 숙성시켜 탄산수와 얼음을 섞은 쨍하게 시원한 [셰어하우스 표 매실 에이드] 완성.“우와아-! 아빠! 마당에 눈이 내린 것 같아!”여름이가 알록달록한 커다란 빙수 그릇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빙수 위에는 여름이가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젤리와 의경이 만든 고소한 인절미 가루가 가득 올라가 있었다.강태는 두부를 위해 간을 하지 않은 플레인
Last Updated: 2026-08-08
Chapter: 제121화: 무더위 속 계곡 백숙 작전 — 텃밭 수확과 여름철 보양한여름 밤의 캠핑이 지나고 7월 말에 접어들자, 셰어하우스 마당은 그야말로 찌는 듯한 폭염의 한가운데에 섰다.아침 일찍부터 매미들이 목청껏 울어댔고, 마당의 텃밭에는 아빠들과 여름이가 봄부터 공들여 가꾼 방울토마토와 가지, 애호박이 탐스럽고 무성하게 익어가고 있었다.“우와! 아빠, 이거 봐! 방울토마토가 진짜 엄청 빨개졌어!”여름이가 모자를 눌러쓰고 텃밭으로 달려가 수확 바구니에 탐스러운 방울토마토를 하나씩 담았다. 두부 역시 꼬리를 팽팽 돌리며 여름이 곁에서 열매 맺힌 가지를 코로 킁킁거렸다.그때, 주방에서 마당을 살펴보던 의경이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여름아, 텃밭 채소들 수확하느라 고생했어! 오늘은 폭염 특보도 내렸으니까 다 같이 기운 차릴 수 있는 여름철 보양식을 준비해 볼게요.”‘보양식’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아빠들의 안테나가 즉각 반응했다.“체력 유지를 위한 영양 공급 작전인가.” 이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차분히 덧붙였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메뉴를 추전하지.”“역시 여름 보양식 하면 삼계탕이나 백숙 아니겠습니까?” 강태가 팔뚝을 털며 씩 웃었다. “내가 장터 가서 제일 튼튼하고 신선한 토종닭으로 사 올게!”“잠깐, 그냥 백숙은 재미없지.”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신나게 제안했다. “여름이가 오늘 텃밭에서 수확한 싱싱한 야채들이랑 능이버섯, 전복까지 넣은 [셰어하우스 특제 전복 능이백숙]으로 가는 겁니다!”[작전명: Summer Health Food Project (여름 보양식 대작전)]그날 오후, 주방은 네 아빠와 의경의 일사불란한 분업으로 분주해졌다.강태는 신선한 토종닭을 깨끗하게 손질해 커다란 약선 약탕솥에 안쳤고, 이수는 완도산 전복의 껍데기와 이빨을 특수 솔로 오차 없이 말끔하게 세척했다.유준은 텃밭에서 방금 딴 애호박과 대파, 그리고 능이버섯을 먹기 좋은 크기로 정갈하게 손질했으며, 태준은 불 조절을 담당하며 한약재가 깊게 우러나도록 타이머를 맞췄다.여름이는 거실에서 두부에
Last Updated: 2026-08-07
Chapter: 제120화: 한여름 밤의 캠핑 — 마당 위의 별자리 수색여름방학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7월의 어느 날 밤. 산자락 끝에 자리 잡은 셰어하우스 주변은 풀벌레 소리로 가득 차 있었고, 밤하늘엔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밝은 별들이 쏟아질 듯 빽빽했다.식사를 마친 여름이가 거실 툇마루에 턱을 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아빠, 오늘 밤엔 별이 진짜 진짜 많다. 캠핑장 가서 밤하늘 보면서 자면 얼마나 좋을까…”아이의 작은 혼잣말은 언제나처럼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를 직격했다.“이동 및 외부 숙박에 따른 야간 경계 요소 계산… 불필요.” 이수가 나지막이 낮게 중얼거렸다.“그렇다면 최고의 솔루션은 하나다.”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미소를 지었다.[작전명: Yard Night Camping (마당 야간 베이스캠프 설치)]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평화롭던 마당은 최첨단 피서용 베이스캠프로 탈바꿈했다.강태와 이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튼튼한 대형 감성 텐트를 마당 중앙에 구축했고, 유준은 은은한 알전기 조명과 함께 야간 별자리 투영 빔 프로젝터를 텐트 내부에 세팅했다. 의경은 캠핑의 꽃인 야식용 장작 화로와 마시멜로, 옥수수를 준비해 나왔다.“우와아-! 아빠! 우리 마당이 진짜 멋진 캠핑장이 됐어!”여름이가 텐트 안으로 폭 뛰어들며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전용 캠핑 매트 위에 털썩 누운 두부도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펄럭였다.화로에서 장작이 토닥토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고, 알록달록한 마시멜로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한여름 밤.타닥거리는 장작불을 앞에 두고 감성 모드로 전환된 아빠들의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났다.“여름아, 저기 저 제일 밝게 빛나는 별 세 개 보이지? 저게 거문고자리 베가 별이란다.” 태준이 레이저 포인터로 밤하늘의 별들을 가리키며 다정하게 설명해 주었다.“우와, 아빠는 별자리도 잘 아네! 별들은 밤에 잠도 안 자고 하늘을 지키는 거야?”“그럼, 하늘의 별들이 여름이를 지켜주는 것처럼, 우리 삼촌들도 여름이 곁을 항상 지키고 있지.” 강태가 거대한 손으로 마시
Last Updated: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