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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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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novel oleh 바다오렌지

별은 대답하지 않는다

별은 대답하지 않는다

세상은 그를 악마라 불렀다. 그녀만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서로를 구원이라 믿은 두 사람은, 끝내 가장 잔인한 선택 앞에 선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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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9
⁠ “아… 아…?”⁠소년은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보였다. 소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가자, 소년은 본능적으로 나를 밀치며 가까이 다가오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성이 아닌 본능으로 보였다. 지금 소년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베가?”⁠소녀의 몸, 정확히 심장 부근이 소녀의 눈동자와 같은 금빛으로 빛이 났다. 강한 눈부심에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눈을 찌푸리며 소녀에게 초점을 맞추자, 소녀의 뺨 위로 붉은 피가 떨어졌다.아니, 피가 아닌 소년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었다.⁠“거짓말. 야, 장난치지 마.”⁠소녀의 몸에서 나온 금빛은 소년의 손가락을 타고 소년의 몸을 물들였다. 소년은 그 순간에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평소 소년이 가지고 다니던 총이 떨어져 있었다.⁠“베가… 가지 마.”⁠소년은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보채는 것처럼 어느새 금발 머리로 변한 소녀의 시신을 끌어안고 울었다.⁠“나를 두고 가지 마.”⁠소녀는 정말로 잔인했다. 소년이 처음으로 불쌍해 보였다. 지금 저 모습을 정말로 ‘악마’라고 할 수 있을까?⁠“나를 혼자 두지 마….”⁠붉은 눈물이 쉼 없이 뚝뚝 떨어졌다. 한참 동안, 뚝뚝 떨어졌다. 그동안, 소년은 내가 알던 소년이 아닌 어느새 인간의 형태를 점점 잃어 가는 건지 왼쪽 날개뼈에서 나온 검은 날개는 소녀의 시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카인.”
Terakhir Diperbarui: 2026-08-23
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8
⁠⁠ “너, 내가 헛소리 그만하라고 했지?”⁠소년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했지만, 표정은 핏기 없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 때문인지, 소년의 붉은 눈동자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 붉게 타오르는 빛은 자신의 앞에 있는 금빛을 모조리 태울 것만 같았다.⁠“나는 네가 밖의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어.” “뭐? 너… 지금 나를 내쫓겠다는 의미냐?”⁠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표정과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내가 있으면 그럴 수가 없잖아.” “웃기지 마! 그게 무슨 헛소린데!? 둘이서 여태 잘 지냈잖아! 너야말로 지금 내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잖아!”⁠소녀는 힘없이 미소 지으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소년을 안쓰럽게 바라봤다.⁠“애썼어.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 애썼어. 그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그런 너를 내가 묶고 있다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고.” “시끄러워! 헛바람이 들렸네! 또 이상한 책 보고 잔 거지? 돌아가.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서….” “나는 분명히 기억해.”⁠소녀는 잠깐 시선을 주며 곤란한 표정을 하면서도 말했다.⁠“처음 나를 봤을 때, 나를 구해주겠다고 했지?” “뭐…?” “카인, 너와 내가 어떻게 만나게 된 것 같아?” “기억이 흐릿하지? 그럴 거야. 내가 아직 어렸을 적, 제단에 쓰러져 있는 널 발견한 거야. 왜 이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넌, 그렇게 내게 왔어.”⁠머릿속이 쪼개질 듯 아파졌다. 지금 나는 외부인이다. 저 두 사람의 세
Terakhir Diperbarui: 2026-08-22
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7
⁠⁠ “느낌이 좋지 않아. 빨리 베가를 찾아야 된다고!”⁠그저 하는 말은 아닌 듯했다. 소녀의 방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서둘러 소년의 뒤를 따랐다.⁠“베가! 베가!! 대답하라고!!”⁠초조한 소년을 보니 얼마 전 일도 있고 하니, 갑자기 어디선가 쓰러진 건가 싶은 생각에 마음이 달았다. 하지만 이미 저택 주위를 다 돌아본 소년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문득 등골을 타고 내려가는 감각과 함께 머릿속에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던 낡은 제단이 떠올랐다.⁠“제단! 제단으로 가!” “제단?”⁠소년은 금시초문인 얼굴을 했다. 그 모습에 마른세수하며 헛웃음을 쳤다. 이 와중에 소녀는 소년에게 제단을 알려주지도 않았다니. 정말이지 눈물겨운 애정이다.⁠⁠***⁠⁠소년은 입술을 깨물면서도 자신이 모르는 곳을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 여간 수상한지 나를 힐끔힐끔 바라보면서도 발걸음은 거침없이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 역시 서둘러 거친 줄기를 가르며 제단에 도착하자, 우거진 이끼들이 지독한 냄새를 뿜고 있었다. 안으로 다급하게 들어오자, 역시나 소녀는 이곳에 있었다. 제단 한 가운데 낡아서 부서지기 일보 직전인 동상을 멍하니 바라보며.⁠“베가!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소년이 거칠게 소녀의 어깨를 잡아당기자, 소녀는 속절없이 소년의 의도대로 움직였다.⁠“… 카인,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알아?” “뭐? 그딴 거 알 바냐! 얼른 돌아가,
Terakhir Diperbarui: 2026-08-21
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6
⁠⁠“아가씨?”⁠대낮에 소녀의 문을 거칠게 툭툭 치자, 소녀는 역시 잠들지 않았는지, 조금은 지쳐 보이는 얼굴로 문을 열었다.⁠“이야기 좀 하지?” “싫다면요?”⁠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이자, 소녀는 대화를 피할 생각은 없는지 안으로 들어오라 손짓했다.넓은 공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침대, 그리고 침대 위에 엉망으로 쌓여 있는 책더미.⁠“어제 일은 정말 드문 일이에요. 애초에 신부님이 카인에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억울한데,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 애가 갑자기 들이닥친 거라고.” “카인이요?” “너희의 세상에서 빠져 달라는군. 조용히 살겠다고.”⁠소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곧 사랑스럽게 미소 지었다.소년의 그 말이 퍽 기쁜가 보다.⁠“평범한 인간은 악마를 죽인다고 표현하지 않아.” “네?” “악마를 죽인다는 표현은… 소년이 처음 썼지.”⁠창밖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멈추고 침묵을 유지했다.⁠“아가씨, 진짜 악마 맞아?”⁠소녀는 말뜻을 이해한 건지, 못한 건지 표정이 오묘하게 구겨졌다.⁠“아니, 매개체는 맞겠지. 내가 묻고 싶은 건… 네 속에 그 악마가 봉인되어 있냐는 거야.” “… 있겠죠.” “어릴 때 폭주한 것도, 아가씨 맞아?”⁠소녀는 그 말에 이마를 짚으며 깊게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소년의 중얼거리는 말이 신경 쓰였다. 마치 그 중얼거림은 소녀가 아닌 자신이 모두를 죽였다고 말하고 있었다.
Terakhir Diperbarui: 2026-08-20
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5
⁠⁠잠을 들 수 없었다. 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소녀는 어느새 다가온 소년과 아무렇지 않게 까르르 웃으며 장난을 쳤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년은 분명 우리 사이의 기묘한 분위기를 분명 눈치챘지만, 역시 아는 척하지 않았다. 낡은 리볼버를 만지며 어느새 새벽이 된 정원을 바라보다 손에 쥔 담배도 두 동강을 냈다.똑똑이 시간에 내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이다. 들어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소년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조심스레 문을 닫고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땅에 처박고 있었다.⁠“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돌아가.” “뭐?” “당신의 세상으로 돌아가, 돌아가요. 신부님.”⁠고개를 겨우 든 소년의 두 눈은 부릅뜨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져 붉은 눈동자가 더욱 핏빛을 돌며 빛이 났다.⁠“나랑, 베가는… 여기서… 원래대로 없던 사람들처럼 살 테니까…. 그냥,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가. 돌아가요.”⁠소녀는 참 잔인했다. 이런 소년을 두고 그런 악랄한 계획을 꾸미고 있다니.⁠“우리 쥐 죽은 듯이 살게. 내가 베가를 잘 감시할 테니까. 혹여나 악마가 폭주한다고 해도 내가 죽일 테니까…!!” “죽일 수는 있고?” “있어. 죽일 수 있어.”⁠소년의 눈은 강렬하게 불타고 있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인 듯했다. 소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소년은 결국 둘만의 세상에 들어온 나를 내보내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나는 악마를 퇴치하는 신부. 악마를 보고 그냥 돌아갈 수 없었다. 소녀가 악마의 매개체인 이상 나는 분명 확실
Terakhir Diperbarui: 2026-08-19
Chapter: 3부. 붉은 빛과 황금 빛 - 04
⁠⁠멱살을 움켜쥔 소년의 손아귀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갔다.⁠“그리고 이건 내 예감인데, 자신이 죽고 난 이후… 너를 내게 맡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뭐라고…?” “아가씨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나?”⁠소년은 대답이 없었다.⁠“모르는 척한 거지?”⁠일부로 자극했다. 소녀와 달리 소년은 자극하는 대로 반응이 오니까.⁠“그, 그럴 리…!!” “충분해. 애초에 하나뿐인 가족이 늘 자신을 죽일 준비를 하고 있다면, 아가씨의 처지도 이해는 돼.” “그런 게…! 그딴 게 아니라고!!”⁠소년은 분노했다.이번에는 내게 한 방 먹일 기세로 주먹을 뻗었다.물론 그 주먹은 막판에 힘이 빠져 내 손바닥으로 향했지만 말이다.고개를 푹 숙인 소년은 말도 안 된다고 중얼거리면서도 그 눈은 어느 정도 외면했던 사실을 마주한 것 같이 흔들렸다.⁠“그래서 나는 이 일에 대해 너와 아가씨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그딴 걸 왜…!? 당신은 정말로 베가를 죽일 생각이야!?” “아가씨 안에 악마가 있다고 한 건, 처음 만난 순간 총을 겨눴던 건 너야.” “그건…!!” “그러면 묻지, 넌 아가씨 속에서 악마가 나온다면 아가씨를 망설임 없이 죽일 수 있나?”⁠그 말에 소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래, 이 행동에 확신했다. 죽일 수 있도록 노력은 했다. 하지만 소년은 소녀를 죽일 수 없다.⁠“그럼, 당신은!! 베가는 당신을 잘 따랐는데, 그렇게 쉽게
Terakhir Diperbarui: 2026-08-18
AGAPE : 우리는 그랬다

AGAPE : 우리는 그랬다

사랑은 늘, 가장 잔혹한 얼굴로 찾아온다. 서로 다른 상처를 지낸 세 사람. 애증과 우정, 희생과 용서가 교차하는 끝에서 그들은 비로소 자신들만의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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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8. 미련한 아이.
⁠⁠⁠나는 정말로 한심했다. 내 말이 끝나고 바라본 얼굴에는 다정한 눈빛이 형용할 수 없는 눈빛이 되어, 음악실에는 서늘한 공기만 맴돌았다. 한참의 침묵 끝에 홍시혁은 ‘허!’ 소리를 내더니, 자기 머리를 넘기며 도진이와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나의 미련한 짓으로 나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도 잃었다. 그 일 이후, 아마 활동도 없는 홍시혁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토록 오던 연락도 끊겼다. 나는 겉치레로 인사하는 반 아이들 사이에 앉아 종일 멍하니 앉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수업을 듣고, 음악실에서는 기계처럼 도레미만 반복해서 건반을 눌렀다.정말로 내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렴풋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생각과 생각했음에도 생각보다 더 외롭다는 감정이 몸속에서 요동쳤다. 마른세수하며 오늘도 아무도 없을 집에서 나갈 방법을 떠올리며 소파에 앉아 있는 와중에 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홍시혁과 사이가 틀어진 지금, 그 이름을 빌려서 오디션을 보는 게 맞나 싶었지만, 도움을 청할 곳은 없었고 나도 필사적이었다. 게다가 연락까지 줬는데, 이제 와서 안 간다고 하기에도 뻘쭘했고 거절할 용기도 내게 없었다. 통보식으로 받은 약속은, 아무래도 내 노래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역시 홍시혁의 이름값을 보고 연락한 듯,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나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요즘 데뷔하기 굉장히 어려운 거 알죠?’ ‘아… 네에….’⁠확실히 신생 엔터답게 번쩍번쩍한 건물에서 나온 관계자는 나를 위아래로 훑더니, 노래 한두 곡을 듣고는 나를 따로 불러내 이러쿵저러쿵 떠들었지만… 사실 그때까지도
Terakhir Diperbarui: 2026-08-31
Chapter: 47. 나약한 마음.
⁠⁠⁠“남자 친구?” “아니야.” “될 가능성은?” “없어.”⁠내 대답이 내심 마음에 들면서도 걱정은 됐는지, 이마를 ‘탁’ 치며 들뜬 목소리로 분한 듯 말했다.⁠“우리 딸은 연애 안 해?” “그런 거 안 해.” “아니! 이 사내 놈들이, 보는 눈이 없네, 우리 딸이 얼마나 괜찮은데. 바로 모셔가야지! 얼마나 괜찮은 앤데 싫다고 해!?” “내가 차인 전제야?”⁠장난스러운 말에 괜히 톡 쏘아붙이자, 호쾌하게 웃으며 다시 한번 홍시혁의 무대 영상을 힐끗 바라봤다.⁠“정말 아니야…?” “아니야.” “우리 도진이만큼은 아니지만, 이놈도 좀 생겼는데… 뭐, 이놈이 얼굴값 해? 성격이 더러워?” “아니야. 아빠도 생각해 봐. 이도진이 옆에 있는데, 웬만한 얼굴이 눈에 차겠어?”⁠그 말이 뭐가 그리 좋은지, 표정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환하게 웃는 모습에 잘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 아닌가.⁠“그런데 딸, 이 노래는 이 녀석보다는 딸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어, 어…?”⁠나를 보며 자글자글하게 웃는 얼굴에 당황한 얼굴이 나왔다.⁠“어… 왜, 왜 그런 말을… 해?” “아빠는 슬슬… 우리 딸이 부르는 노래가 듣고 싶어.” “못 불러.” “아니야, 할 수 있어.”⁠너무 갑작스러운 말에, 입을 꾹 닫았다. 그리고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손등이 빨갛게 물들었다.⁠“율이가 노래 부르는 건~ 아빠도~ 엄
Terakhir Diperbarui: 2026-08-30
Chapter: 46. 상처 받을 거야.
⁠⁠⁠<홍시혁>⁠“으, 술 냄새.”⁠홍지혁은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는 발로 나를 툭툭 치며 나를 깨웠다. 찬바람이 방 안으로 훅 들어오는 느낌에 몸을 벌떡 세우자, 자연스럽게 냉수를 건넸다.⁠“형.” “뭐.” “진짜 복귀해? 안 한다며.” “방송은 안 할 건데.”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닌 거 알면서.”⁠나를 보는 시선에 할 말이 없었다. 분명 그렇게 말했지.⁠“은율이 누나 때문에?” “율이는 내가 노래 불렀으면 좋겠다더라.” “형… 혹시 누나랑 잘해보려고?” “뭐래.” “그렇지? 형도 양심은 있지?”⁠홍지혁의 심장을 꾹 찌르는 말에 입을 꾹 닫았다. 술기운이 순식간에 달아났다.⁠“하이고야, 누나도 참 불쌍하다. 불쌍해. 어쩌다가 이런 놈에게 걸려서는.” “야, 이 새끼야.” “또 상처받을지 몰라.”⁠ 주어를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걱정하지 마.”
Terakhir Diperbarui: 2026-08-29
Chapter: 45. 너무 서툴러.
⁠⁠<홍시혁>⁠“뭐야? 왜 혼자 들어와?”⁠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헬렐레 나갔던 모습과 다르게 멍한 표정으로 들어온 나의 모습에 한껏 흥에 취해 신이 났던 룸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때 어기적거리던 모습은 취할 때만 나오는 건지, 뒤따라가기도 전에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았다.⁠“싸웠냐?”⁠마지막 율이의 모습에 당황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나름대로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있는데, 그간 너의 온갖 표정을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숨겨 놓은 표정이 있었다니. 그 사실을 쉬이 인정할 수가 없었다.⁠“형, 내가 아저씨 같아?” “취했냐?” “아니… 왜 그런 표정을 했지?” “무슨 표정?” “너 또 인상 썼냐? 넌 인상이 험하니까, 늘 표정 관리를 하라고 지금은 할아버지가 된 우리 전 대표님이….” “아!! 진짜!! 저 형을…!!”⁠머리를 긁적이며 괜히 휴대폰으로 얼굴을 확인했다. 얼굴은 멀쩡한데. 갑자기 가라앉은 분위기는 다시 흥이 올랐고, 나 역시 아무렇지 않게 다시 술을 마시면서도 폰을 놓지 못했다. 지금 연락해도 괜찮을까? 지금 연락했다가 괜히 또 이도진과 싸우는 건 아닐까?⁠“시혁아.”⁠옆에서 들리는 하늘이 형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맞추자, 이 형은 술을 그렇게 마시고 취하지도 않는지 멀쩡한 얼굴과 올곧은 자세와 눈빛으로 나를 압도했다.“너는 그때도, 지금도… 너무 서툴고 급해.”⁠⁠
Terakhir Diperbarui: 2026-08-28
Chapter: 44. 어려운 남자.
⁠⁠⁠그리고 너는 정말이지 쉽지 않다. 이도진, 정말로 어려운 남자다. 아예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기로 한 건지, 내가 무슨 심정으로 말을 거는 건데… 너는 그것을 모조리 무시하고 아예 방문을 닫아버리거나 연락을 씹었다. 아빠를 만나러 가도 내게는 말 한마디 먼저 하지 않았다.이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나는 도진이의 모든 부분을 사랑했다. 하지만 이럴 때는 자기감정에 솔직한 홍시혁이 생각났다. 몸의 수분이 바짝 말라버릴 것 같았다. 바쁜 홍시혁이 틈틈이 달래 줘도, 홍시혁의 그 노력에는 미안하지만 이도진과 홍시혁은 내게 다가오는 그 이름의 무게부터 달랐다.여러모로 패닉 상태였다. 이대로 나와는 영영 말하지 않을 생각인가?⁠> 이도진, 이번에는 멜로에 도전하다. > 배우 이도진, 배우 인생 첫 로맨스.⁠너와 함께, 같은 곳에서 사는 내가. 너의 소식을 TV 뉴스로 접해야 한다. 비참하다.하지만 갈수록 나의 화는 너에 대한 걱정으로 변하는 것에 나도 참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너는 새로운 영화 촬영에 들어가고 나는 한 학년이 올라갈 때까지 나를 철저히 무시했다.⁠‘도대체 왜 이래? 정말로 내가 홍시혁이랑 친해진 거 때문에, 아직도 이러는 거야?!’⁠그러다 우리 사이를 걱정한 아버지가 대표님께 언질을 한 건지, 겨우 마주할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 노력도 무시할 셈인지 여전히 대답 없이 시계만 바라보던 네가, 또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먼저 너의 막을 가로막았다.⁠‘못 가! 나, 이대로 영영 안 볼 거면 그대로 가
Terakhir Diperbarui: 2026-08-27
Chapter: 43. 무서워.
⁠⁠정말로 싫었다. 술에 한껏 취한 최 작곡가와 이제는 김(현우) 이사가 전화 와서는 회식이라며 다짜고짜 불러냈다. 한시고 거절했는데, 안 오면 안 된다느니, 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둥 찝찝한 말을 하는 터에 간만에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도진이를 떠올리고 잠시 얼굴만 비추고 오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아….”⁠이해는 했다. 그 사람들이 입지가 있는 편이라, 평범한 술집은 아닐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막상 룸으로 된 고급 술집을 바라보자,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았고, 문 앞에 있는 사람들도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힐끔힐끔 바라보는 것에 어찌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다.⁠“안 들어가세요?”⁠그런 내게 말을 건 것은, 박하늘 대표였다. 여전히 공손하게 존대하는 것에 나 역시 공손하게 인사하자, 가볍게 웃는 얼굴은 한창 활동 때 별명이던 박하사탕 위상 그대로였다. 이런 남자가 그 홍시혁을 꽉 잡고 있다니, 솔직히 보면 볼수록 놀라울 따름이다.⁠“그… 좀… 그래서….”⁠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얼버무리자, 술집을 바라보던 박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 그대로 들어간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뭐지?’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똥강아지처럼 헐레벌떡 뛰어나오는 홍시혁의 모습에 웃음을 꾹 참았다.⁠“왜, 왜 여기 있어!? 안 추워!? 들어오지!” “아, 아니 안 들어갈 건데…. 너, 너는 안 추워?” “왜! 그 짠돌이 영훈이 형이 쏘는 건데, 이럴 때 먹어야지!”⁠이 추운 날, 니트만 걸치고 나온 모습에 묻자, 이미 술을 한껏 마신 건지 얼굴이 빨개져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안은 안 봐도 어떨지
Terakhir Diperbarui: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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