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대부분은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었다!한지훈의 지시 없이는, 용오 같은 자들이 어찌 감히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베르사유궁?”한지훈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용오를 바라보았다.“듣자 하니, 그 안에는 오륙 위세 가문의 세자들이 여럿 모여 있다고 합니다. 우리 용국의 이씨 가문 세자인 이청도처럼 말이죠. 게다가, 그들 사이에선 오륙의 기운을 차지하기 위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또 기운인가?!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신룡전의 정보망은 이미 세계 각지에 뻗어 있었고, 그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비밀들 또한 알아냈다.용오의 말을 다 들은 뒤, 진우는 비로소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번 일이 정말 베르사유궁과 관련되어 있다면, 꽤 골치 아픈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이번에 용월과 용형 두 사람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떠났던 것이다.이번 오륙행은 그저 한지훈을 위해 고성의 소유권을 되찾아오려는 목적이었으며, 그래서 함께 간 고수들도 거의 없었고 오직 둘만이 단독으로 떠난 상황이었다.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것은 바로 두 사람의 안위였다.진우의 생각에 따르면, 두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면 오륙에서 쫓겨났더라도 그 자체는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나는 의문이 드는군. 그들이 왜 우리 용국 사람이 오륙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는 걸까?”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용오와 진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이것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핵심이었다.과거에도 용국 사람들은 오륙을 자주 오갔고, 최근 5년 사이에도 많은 무사들이 오륙을 방문한 바 있었다.하지만, 이전에는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그 말인즉슨, 이번 일에는 뭔가 수상한 내막이 있다는 뜻이었다!“사실상 기운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오륙의 기운은, 그들이 말하는 성역에서 형성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오륙의 기운은
이청도도, 모씨 노인도 속으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한지훈이 은거한 지난 5년 동안, 오대 명산과 무종이 조정과 무난히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더더욱 세속의 어떤 세력을 의식해서도 아니었다!그들의 눈에 세속의 이른바 세력들이란 것은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고, 특히 반보 인왕계 강자들이 귀환한 이후로는, 그런 세속의 힘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그들이 오랜 시간 참아온 이유, 이는 다름 아닌 민심이었다.민심과 민의는 겉으로 보기엔 하찮아 보일지 몰라도,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것은 제왕의 기운과 맞먹는 신비한 힘이 되었다.누구든 이 민심과 민의를 손에 쥘 수 있다면, 산하를 개척하고 무상의 패업을 이룰 수 있다!심지어 어떤 인황계 강자들에게는, 민심이 바로 그들의 강약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했다.결국 누가 민심을 얻느냐에 따라, 천하의 주인이 결정되는 것이다.오대 명산이 계속해서 음모를 꾸민 것도, 결국은 국왕과 민심을 두고 다투기 위한 것이었다.그런데 지금,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한지훈의 존재는 이미 대체 불가능한 위상에 올랐고, 이 자체가 바로 역외 세력에 대한 정면 도발이었다.단지 천도맹약에서 그를 최대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을 넘어서, 아직 역외에서 귀환하지 않은 인왕계의 강자들조차 한지훈을 증오하고 당장이라도 없애고 싶어 할 것이다!이 때문에 예로부터 모든 왕들은 국교라는 것을 세워, 이를 통해 천하의 백성을 다스려 왔다.말하자면, 국교를 통해 민심과 민의를 자신의 손에 쥐는 것이다.그리고 이 민심을 국가의 기운과 결합시켜야만, 한 왕조의 장기적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실제로 한지훈도 진기를 깨우친 이후, 민심과 민의의 존재를 감지하기 시작했다.그건 진기나 원기와는 다른, 완전히 별개의 기운이었다.그조차도 그것을 단지 느낄 수 있을 뿐, 아직 다룰 수는 없었다.그러나 천생서문에는 민심에 관한 기록이 있었다.이는 천도의 의지를 좌우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이며, 고인들은 이 힘을 더욱 중시했다!왜
게다가 지금의 용국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기세였고, 그 중심에 선 한지훈은 말 그대로 천하의 권력을 손에 쥔 자였다.그런 인물을 그저 청한다고 해서 움직일 수 있겠는가?진심이 부족하면 무릎 꿇고 빌어도 그가 고개 한 번 돌려보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사실 이번 일은 우리 칸트 가문과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니 굳이 저희의 입장을 신경 쓰실 필요는 없을 듯하군요.”칸트 가문의 대표가 마침내 입을 열었고, 말문을 열자마자 칸트 가문을 이 자리의 다른 인물들과 선을 긋듯 분리시켰다.누가 봐도 이건 철저한 선 긋기였다.지금 칸트 가문은 이미 한지훈의 보호 아래로 다시 돌아갔다.설령 오륙의 왕실이 노여워하더라도 감히 그들에게 손을 대지는 못할 것이다.그러니 이번 회의에 대표를 보낸 것도 실상은 의리를 위해 얼굴만 내밀어 준 것이었다.비록 칸트 가문이 다른 아홉 가문과 같은 길을 가지 않아도, 그들은 여전히 무사할 수 있었다! 칸트 가문의 대표는 다른 사람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한지훈은 무종의 사람들을 이끌고 부상국으로 쳐들어가 그 나라에 두고두고 잊지 못할 교훈을 안긴 후, 그대로 다시 용경으로 돌아왔다.이때, 용경의 거리마다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가득 찼다.거의 모든 백성들이 천자각 앞에 모여, 한지훈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봐! 북양왕이 돌아왔다!”“북양왕이시다!”“박수로 그를 맞아히라!!”누군가 군중 속에서 소리쳤고, 곧이어 용경 전역에 천지를 뒤흔드는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천만 명의 박수 소리는 천둥처럼 울려 퍼졌고, 수많은 눈빛들이 희망을 품고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번에 한지훈이 무종을 이끌고 부상국을 쳐들어간 것은 단지 용국의 체면을 세운 것만이 아닌,전사한 장병들의 피의 원수를 갚은 것이기도 했다!게다가 이 행동은 세상에 선언하는 것이기도 했다.오늘부로 무종은 과거의 그 위세를 다시 되찾았고, 더 이상 일반인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말
입을 연 젊은 남자는, 오륙 십대 가문 중 하나인 로크 가문 출신의 로크 티스였다.그는 어릴 적부터 가문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인물로, 무도 방면에서도 두각을 드러내 어린 나이에 이미 삼성 총사령관 경지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오륙에서 병권을 쥐고 있었다. 만약 지금이 오 년 전이었다면, 그의 이 같은 경력만으로도 오륙 전역에서 어깨를 으쓱이며 거리낌 없이 활보했을 것이다.하지만 영기가 돌아온 이후, 수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그들과 비교해보면, 그의 존재감은 너무나도 미미해졌다.더욱이 역외에서 돌아온 자들 대부분은 천도맹약의 일원이었다.그들은 처음부터 세속을 장악하려는 목적을 갖고 돌아온 자들이었고, 자연스레 로크 티스를 비롯한 십대 가문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었다.이제는 거리에서 그들 문하의 제자나 심복들에게 따귀를 맞아도 항의 한마디 못 하고 꾹 참는 신세가 되었다.지금 오륙 전체가, 이 정세를 뒤집어줄 구세주 하나를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그러나 안드레가 죽은 이후, 오륙 전체를 둘러봐도 그런 인물은 다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하아… 안드레 대인이 돌아가신 이후, 우리 오륙엔 더 이상 역외 강자들과 맞설 자가 없네.”백발의 노인이 낮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도 지금 이 시점에서 한지훈을 오륙으로 불러들이는 건, 마치 늑대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천도맹약에게 모든 권력을 빼앗기느니, 차라리 한지훈의 발아래 짓밟히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적어도 한지훈은 평소 세속의 일엔 큰 관심도 없고, 오륙에 자주 들를 여유도 없다.말인즉슨, 한지훈에게 굴복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기존의 특권과 이익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십대 가문은 물론, 오륙 각국의 왕실까지 그야말로 국가 존망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었다.심지어 윌리엄 친왕이나 한궁마저도 그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었고, 당
이 순간, 전 세계가 모두 부상 해역의 전투에 주목하고 있었고, 부상 국내의 국민들 역시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들이 자국 무사들이 전멸하는 장면을 목격하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팔 대 가문의 세자들이 돌아오면, 그날이 바로 복수의 날이 될 것이다!”“용국 놈들! 감히 우리 무사 수만 명을 참살하다니! 이 원수는 절대 잊지 않겠다!”“기도해라, 팔대 가문의 세자들이 모두 돌아오기만 하면, 반드시 용국을 이 지구상에서 지워버릴 것이다!”잠시 충격에 빠졌던 부상 SNS에서는 곧장 수많은 의견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대놓고 위협하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북양왕님, 저희가 부상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무종 문파의 한 문주가 두 눈에 번뜩이는 광채를 띄운 채, 간절한 얼굴로 한지훈에게 물었다.이제 한지훈이 돌아왔으니, 이들 문주들은 더 이상 용국 내에서 멋대로 날뛰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은 용국의 영토가 아니었고, 부상에서 사람을 죽이고 약탈을 해도 그저 약간의 이자를 받는 정도일 뿐이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부상 내륙을 바라보더니, 뒤쪽의 문주들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너희 생각은 어떠한가?”“저희는 북양왕의 명을 따르겠습니다!”모든 문주와 종주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무고한 자를 함부로 죽이지 마라. 민간인 학살은 절대 금지다.”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문주들의 얼굴에는 일제히 활짝 웃음이 피어올랐다.“감사합니다, 북양왕님!”“북양왕의 만수무강을 빕니다!”“가자, 부상의 잔당들을 소탕하러 가자!”그들은 한지훈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 뒤, 한 문주가 손을 휘저으며 가장 먼저 부상으로 돌진해 나갔다.이때, 해상에는 자위대 군함 십수 척이 갓 도착했고, 곧이어 수많은 빛줄기가 그 위를 덮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폭음이 연달아 터졌다!“흥! 부상 놈들, 항복은커녕 감히 반항까지 하다니?! 모조리 사살하라!”초천홍이 손을 휘젓자, 무수한 검기가 하늘을 덮으며
호국 대진 속에는 온 부상의 국운이 응집되어 있었다!만약 호국 대진이 깨진다면, 부상국의 국운 전체가 타인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그렇다 해도 역사상 감히 한 나라의 국운을 조작해 그 나라를 멸망시킨 자는 극히 드물다!창산수뿐만 아니라 그가 입에 올린 조신 팔기대사조차도 국운이 빼앗기는 걸 견딜 수 없었다!원래 팔기대사는 이미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지만, 온 부상의 생기가 빼앗기면서 팔기대사의 부활은 이제 아득히 멀어져 버렸다!더 무서운 건, 생기와 죽음의 기운은 서로 맞닿아 공존한다는 것이다.생기가 빼앗기면 부상 전체가 죽음의 기운만 남게 되고, 전국의 모든 사람이 이 엄청난 변화를 피해 갈 수 없게 된다!모두가 40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바로 이것이 창산수가 이토록 절망적으로 발광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죽여라!”호국 대진이 사라지자 초천홍 등은 즉시 부담에서 벗어났고, 방금 전에 그들은 끔찍한 유성우에 겁을 먹었을 뿐이었다! 지금, 부상의 호국 대진이 깨지자 용국의 무종들이 순간적으로 본래의 전투력을 폭발시켰다!순식간에 무수한 부상 무사들의 목이 바다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창산수는 눈앞에 벌어진 끔찍한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상황을 바꿀 힘이 전혀 없었다!오하라 도프가 죽었는데, 그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한지훈과 모씨 노인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허! 한지훈, 너희 용국에는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네놈은 정녕 하늘의 천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창산수가 비통하기 짝이 없는 말투로 말했다. 눈앞에서 부상의 다음 세대의 희망마저 용국에게 모조리 죽임당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은 칼로 찢기는 듯 아팠다.“오?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 너희 부상인들이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건가?”“5년 전, 너희 부상의 역외에서 돌아온 무사들은 입버릇처럼 내 용국의 수억 생명을 멸하려 했고, 내 용국을 세상에서 지우겠다며 떠들었다!”“또 며칠 전에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