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영이 미끈한 몸을 뒤로 젖히면서 웃었다.“이동혁, 이 사람들은 모두 사씨 가문에서 큰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보낸 경호원들이야.”“전 선생님을 비롯한 4대금강 분들이 직접 훈련시켰지.”“너 혼자 블루라곤 별장에 온 건 그렇다고 쳐! 감히 도련님 앞에서 설치다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이르자, 경인영은 동혁이 오늘 완전히 자기 무덤을 팠다고 느꼈다.‘3대 금강에 백 명이 넘는 경호원들!’‘한 사람 한 대씩만 때려도 이동혁을 산 채로 고깃덩어리로 만들 수 있어!’동혁은 경인영의 말에는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백 명이 넘는 경호원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동혁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사정태를 바라보면서 동혁이 말했다.“사정태, 저 사람들에게 내게 손을 쓰라고 시키는 거 확실한 거지?”사정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동혁은 왜 아직도 태연한 거지?’“이동혁, 네 심적 자질은 정말 강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어. 제대로 쓰기만 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텐데.”“아쉽네...”고개를 저은 사정태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나를 위해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너는 파괴될 운명이야.”“내 인내심은 이미 충분히 보여줬어. 네 자신이 기회를 잡지 않았으니, 나를 탓하지 마!”말을 마치고 뒤돌아선 사정태는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는 레드와인 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던 사정태가 무심코 한 마디를 내뱉었다.“손을 써.”경인영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냉소가 피어났다.‘도련님의 인내심이 마침내 바닥이 났어. 더 이상 이동혁 저 쓰레기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된 거야.’“이동혁, 먼저 네 팔을 부러뜨릴까? 아니면 다리를 부러뜨릴까?”흉악한 미소를 드러낸 세 금강도 주먹을 휘두르면서 손을 쓸 준비를 했다.백 명이 넘는 경호원들도 천천히 포위망을 좁혔다.‘이제 이동혁은 정말 날개가 달렸어도 도망칠 수가 없어!’여전히 평온한 표정의 동혁이 비웃듯이 말
세 사람은 하나같이 듣기 거북하고 악랄한 말을 외쳤다.설사 동혁이 사정우의 휘하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사이가 될 수 없을 정도로!사정태는 그런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윗사람은 당연히 부하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필요해.’‘수하들 사이에 무너지지 않는 철벽이 존재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서로 경쟁하면서 어느 정도 균열이 생기는 게 가장 좋아.’이 패거리들의 극한의 압박에 직면하고도 동혁은 여전히 평온한 모습이었다.그저 고요한 호수처럼 상대방을 바라볼 뿐.“사정태, 그럼 나도 네게 말해 주지.”“내 인내심이 다하기 전에, 너와 네가 데리고 있는 개들은 입을 다무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사정태는 멍해졌다. 동혁이 감히 자신을 향해 때리고 죽이겠다고 소리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처럼!위아래로 동혁을 훑어보던 사정태는 웃긴다는 듯한 모습이었다.“이동혁, 나한테 얘기한 거 맞아?”“이동혁,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는 건 아니겠지?”경인영도 피식 웃으면서 소리쳤다.“하찮은 벌레 주제에 감히 발악을 하다니! 그런 말을 하면서,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이게 바로 무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겠지?’‘고작 H시의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명문 사씨 가문의 큰 도련님에게 입을 다물라고 하다니!’‘그 뿐만 아니라 죽이겠다고 위협까지 했어.’경인영은 사정태의 곁을 오랫동안 따라다녔지만, 정말 이렇게 죽고 싶어 환장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동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나도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손을 대지 않으면, 어쨌든 누군가는 내 말이 우습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야.”“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뒤에야 비로소 입을 다무니까 말이야.”“나도 너희 같은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똑같은 지 모르겠어. 왜 그렇게 천박한지!”경인영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동혁의 무심한 말투. 그리고 말하면서 자신을 한 번도 보지 않은 모습! 경인영은 마치 동혁이 자신을 내려다
결국 동혁은 마침내 사정태가 농담을 한 게 아니라고 확신했다.‘사정태는 진지하게 말한 거야.’동혁은 그저 웃기기만 했다.‘요즈음 머리에 문제가 있는 잘난 척하는 부잣집 도련님을 많이 보긴 했어도.’‘하지만 이 정도로 심한 건 역시 사정태 혼자밖에 없어.’“이동혁, 왜 웃어!”경인영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다.‘이 자식은 얼른 큰 도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지 않고, 뭘 계속 꾸물거려?’사성태가 책망할까 봐 안달이 난 경인영은 벌써 동혁의 따귀를 때릴 태세였다.경인영은 상대도 하지 않은 채 동혁이 눈을 들어 사정우를 바라보았다.“사정태, 나도 네게 기회를 주고 싶은데?”“무슨 소리야?”사정태가 멈칫하며 반문했다.발 밑을 가리키면서,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무릎을 꿇고 내게 굴복하면, 나도 네게 행운을 주겠어.”“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가볍게 미소를 짓고 있던 사정태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졌다.금방이라도 분노가 폭발할 듯이 어두워진 표정!“이동혁, 도련님이 네게 기회를 주셨는데, 감사는 고사하고 감히 이렇게 모욕을 해!”뒤에 있던 경인영도 발끈했다.‘이 작자가 감히 도련님께 이렇게 불경스럽게 굴다니!’전형우가 흉악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도련님이 원래 네 천한 목숨을 구해 주시려고 전례 없이 자비를 베푸셨어.” “결국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거야. 이젠 정말 우리를 탓하지 마!”“큰 도련님을 모욕했으니, 백번 죽어도 속죄할 수 없지!”곽치우와 진사황 두 사람도 살기등등한 태도였다.원래 동혁을 굴복시키려는 사정태의 행동에 불만은 가지고 있었지만, 감히 겉으로 드러내고 반대하지는 못했다.지금 동혁이 이렇게 사정태를 격노하게 만들자.세 사람에게 있어서, 동혁의 행동은 자신의 생명을 세 사람에게 바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세 사람이 살벌하게 소리쳐도, 동혁은 마치 시체를 훑어보는 것처럼 무표정하게 힐끗 쳐다볼 뿐이다.“이동혁, 역시 감히 심권호의 뺨을 때린 사람답네. 너의 이런 오만불순한 태도가
사정태의 말을 듣자, 뒤에 있던 경인영 등은 모두 놀랐다.‘결국 인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 도련님이, 이동혁을 굴복시켜서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거야.’‘게다가 그런 이유 때문에, 이동혁을 더 이상 추궁하지도 않겠다니.’‘지난번에 이동혁을 따라서 블루라군 별장에 왔던 수하를 넘겨주기만 하면, 그전에 있었던 일은 깨끗하게 없애겠다니!’“도련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3대 금강은 순간 조급해졌다.세 사람은 동혁을 병신으로 만들어서 나인홍의 복수를 하고, 4대 금강의 이름을 바로 세우려고 생각했다.‘만약 이동혁이 사정태의 수하가 된다면, 또 어떻게 손을 댈 수 있겠어?’사정태의 표정이 좋지 않자, 경인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세 분, 이건 도련님의 결정이라는 걸 주의하세요!”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세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전히 사정태의 결정에 불만은 있지만, 자신들과 사정태의 차이를 잘 알고 있기에.사정태가 일단 결정했다면, 세 사람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경인영의 시선이 다시 동혁에게 향했다. 여전히 무관심한 듯한 동혁의 모습을 보자, 경인영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경인영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이동혁, 도련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왜 아직도 멍청하게 서 있는 거야?”“빨리 무릎을 꿇고 능력을 알아주신 도련님의 은혜에 감사드리지 않고 말이야!”경인영은 사정태가 동혁의 자질에 대해서 높이 평가한 거라고 생각했다.‘이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해도,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겠지!’‘결국, 사정태는 명문 사씨 가문의 적통 후손일 뿐만 아니라, 미래 사씨 가문 가주의 강력한 후보이기도 해.’‘미래의 명문가 가주가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수하로 받아들인다는 건.’‘많은 사람들에게는 평생 한번 얻기도 힘든 대운이지.’‘기사회생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이런 좋은 기회를 잡았으면, 당연히 얼른 큰 도련님에게 고개를 숙이고 수하가 되겠다고 해야지!’‘아직도 멍청하게 뭐 하는 거야? 이
전형우가 벌컥 화를 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말을 하면서 곧바로 살수를 펼칠 자세를 취했다.곽치우와 진사황도 약속이나 한 듯이 앞으로 나섰다.세 사람은 비록 사씨 가문과 좋은 관계라서 늘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여태까지 자신들이 사씨 가문의 수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지금 쥐꼬리 만한 H시의 데릴사위가, 감히 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우리를 모욕하다니!’‘정말 죽고 싶어 환장한 거지!’세 사람의 살기가 순간 동혁을 뒤덮었다.주변에 있던 경인영 등은 모두 안색도 하얗게 변하면서 흠칫 몸을 떨었다.모두 배고픈 세 마리의 맹수가 노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러나 3대 금강의 이런 압박에도, 그 중심에 있던 동혁은 태산처럼 안색도 변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자, 세 사람은 모두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평상시에 우리가 화를 내면, 사람들은 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놀라는데.’‘일반인들은 4대 금강의 혁혁한 명성과 장기간 무예의 연마로 양성된 흉악한 기운을 전혀 견딜 수 없으니까.’‘그런데 이동혁은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기세를 막아냈어.’눈살을 찌푸렸던 전형우는 문득 뭔가 깨닫고 씩 웃었다.“이 자식, 어쩐지 감히 혼자서 도련님을 만나러 왔다 했더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멍청한 놈이었어.”“하지만 정말 실력이 대단한 건지, 아니면 무식해서 용감한 건지는 모르겠네!”손가락 마디를 우두둑 꺾으면서 전형우가 말했다.‘세상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던 멍청한 놈들은 많이 봤지.’‘암흑가에 있는 사람 중 그렇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그러나 심리적 자질이 아무리 강해도, 결국 중요한 순간이 되면 정체가 드러나는 법이야.’“전 선생, 서두르지 말아.”손을 쓰려던 세 사람을 제지한 사정태가 동혁을 바라보면서 웃었다.“그래도 칭찬할 만한 부분은 있네.”“이동혁, 너 그거 알아? 사람들은 너를 거들떠보지도 않아.”“네가 속임수를 써서, H시 3대 가문이 빤히 지켜보는 가운데 항난그룹을 재건했다고 말하지
“네 동생이 왜 졌는지 알고 싶어? 직접 한번 해봐.”동혁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드러났다.사정태가 경멸을 숨기지 않았지만, 동혁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설명하기도 귀찮았다.‘사정태처럼 잘난 척하는 인간들은 수도 없이 봤어.’‘이게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겠지.’‘하물며 사정태와 같은 명문가 자제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야.’‘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노력해도 사정태의 근처에도 이르지 못할 정도지.’‘오만하게 우쭐대도 지극히 정상인 거지.’동혁은 이렇게 잘난 척하면서 거들먹거리는 사정태의 모습이 그저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오만하게 우쭐대는 게 지극히 정상이라 해도, 내 앞에서 그러는 건 가소로울 뿐이야.’동혁이 자신에 대해 무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사정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집안의 어른들을 제외하고, 오직 동혁만 이런 모습으로 사정태를 대했다.다른 사람들은 불만을 품는 건 고사하고, 조심스럽게 비위도 맞춰야 했다.그런데 지금 동혁은 감히 사정태 앞에서 이런 도발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이동혁, 정태 도련님한테 어디서 그 따위 말투로 말을 하는 거야?”사정우의 불만을 감지하고 3대 금강중의 전형우는 즉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싸늘한 눈빛으로 동혁을 응시하면서, 전형우가 야단치듯이 말했다.“그리고 도련님이 네게 말씀하시는데, 당연히 무릎을 꿇고 대답해야 하는 거 아니야?”“이 코딱지 만한 H시 사람들은 모두 너처럼 이렇게 버릇이 없는 거야!”곽치우와 진사황도 싸늘한 눈빛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었다.미간에는 끊임없이 살기를 드러낸 채!사정태가 없었다면, 4대 금강은 동혁을 보는 순간 킬러의 본색을 드러냈을 것이다.사정태는 동혁에게 깊은 원한도 없고 심지어 원한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지만, 4대 금강과 동혁 사이에는 피맺힌 원한이 있다.며칠 전 4대 금강의 한 명인 나인홍이 폐인이 된 것이다.그 소식이 전해지자, S시의 암흑가에는 큰 파문이 일어났다.고진하의 제자인 4대 금강은 마치 형제처럼 굳게 뭉쳐서,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