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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Auteur: 웃음광란

제1화

Auteur: 웃음광란
추월녀가 선우원영을 처음 본 건 선우원영이 그녀의 정혼자인 유봉진을 암살하려 할 때였다.

선우원영의 암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잡히고 말았지만 유봉진은 벌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여인과 다른 기개를 지녔다고 여겼다.

“네가 선우재덕의 여식이냐?”

유봉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남루한 행색의 어린 계집을 쳐다보았다.

“고개를 들라. 얼굴 좀 보자.”

유봉진은 동릉의 전쟁의 신이었고 병사들은 그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복종했다. 하지만 눈앞의 여인은 그의 불같은 호통에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거라. 내가 눈 하나 깜짝한다면 대진 영웅의 여식이라 불릴 자격이 없을 것이다.”

선우원영의 굳건한 기개와 오만한 태도는 유봉진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유봉진은 그녀의 턱을 잡고 꾀죄죄한 얼굴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감히 내 앞에서 방자하게 굴다니, 죽음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놓지 못할까!”

선우원영은 뿌리쳐도 소용없자 씩씩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빌어먹을 놈, 죽일 테면 죽여 보거라.”

욕설을 들었는데도 유봉진은 화를 내지 않고 씩 웃었다.

“날 욕한 여인은 네가 처음이다. 아주 흥미롭군.”

추월녀는 저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조마조마해졌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녀가 제삼자가 된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후 유봉진의 행동은 그녀의 불안감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녀가 정말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얽힌 것이었다.

선우원영에게서 선우재덕의 잔당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유봉진은 선우원영을 옥에 가두고 직접 심문했다.

그 무렵 선우재덕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유봉진은 도성으로 돌아가려고 군대를 정비하고 있었다.

책사인 추월녀는 승전 후 딱히 할 일이 없어 매일 책을 읽거나 바느질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와 유봉진의 혼례는 다음 달 초하루로 정해져 있었다. 이는 부모님이 생전에 정해준 혼약이었다.

어릴 적부터 추월녀와 유봉진은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 칭송받으며 남들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추월녀는 혼례에 대한 기대가 몹시 컸다. 혼례복까지 손수 만들 정도로 말이다.

반면 유봉진은 최근 들어 무척이나 바빴다. 처음에는 매일 저녁 함께 식사했으나 후에는 종일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하인들은 그가 선우재덕의 잔당을 소탕하느라 매일 선우원영을 데리고 대진을 돌아다니면서 선우 가문 잔당의 은신처를 캐내고 있다고 했다.

듣건대 선우원영의 성격이 거칠고 사나워서 처음에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자가 어찌하여 갑자기 잔당을 불었단 말이냐?”

시녀 자운선의 얘기에 추월녀가 무심하게 물었다. 그러자 자운선이 대답했다.

“진왕 대군 나리께서 그 여인을 설득하셨다고 합니다. 변방 백성들을 해치는 자들이 나쁜 사람들인 걸 깨닫고 대의를 위해 가문도 배신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선우원영이 공을 세운 셈이네?”

추월녀는 잠깐 멈칫했다가 다시 바느질을 이어갔다. 자운선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비가 대역적이라 공을 세운다 해도 죄를 씻을 수 없을 겁니다. 허나 영웅이신 진왕 대군 나리께서 한낱 어린 계집에게 따질 리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계집이 잔당을 불어서 죄를 묻지 않으신 겁니다.”

추월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다스러운 성격인 자운선이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헌데 저 선우원영이란 계집의 성격이 너무 고약합니다. 대군 나리께서 가장 아끼시는 병서를 찢어버렸다지 뭡니까?”

“그래?”

추월녀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대군 나리께서 노하지 않으셨느냐?”

“처음에는 노하셔서 가두기까지 하셨다 합니다. 허나 나중에 어찌 된 영문인지 다시 풀어주셨답니다. 풀어주신 후에 어찌 되었는지 아십니까? 선우원영이 아비를 잡으러 간 병사에게 칼을 휘둘렀다 합니다.”

추월녀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수심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대군 나리께서는 어찌 처벌하셨느냐?”

어린 계집의 장난은 눈감아줄 수 있으나 병사를 다치게 한 건 중죄였다. 벌하지 않는다면 어찌 뭇사람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자운선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대군 나리께서는 그 계집의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서 감정이 격해져 그런 것이라 여기시고는 곤장 몇 대만 치시고 쉬게 돌려보내셨답니다.”

그 순간 추월녀는 마음속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당시 병사를 거느리고 선우재덕을 잡으러 간 장군이 바로 그녀의 큰오라비 추소하였다.

추월녀가 말을 꺼내기 전에 밖에서 누군가 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월녀 낭자, 큰일 났습니다. 추 장군님께 일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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