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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Author: 리치 사랑
안다혜의 말투가 점점 거만해졌다. 서진우는 밟고 있는 땅이 물컹해지는 듯한 느낌에 갑자기 바쁜 척했다.

“그게... 오늘은 내가 일이 있어서. 내가 다음에 다시 올게... 아니다. 너 시간 날 때 다시 올게.”

안다혜의 협박이 담긴 눈빛을 읽어낸 서진우가 바로 말을 고치며 찾아오겠다는 말을 못 했다. 안다혜는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심서아를 데리고 떠났다.

이에 주변 사람들이 안다혜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안다혜가 들고 있다는 리스트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리스트길래 서진우가 이렇게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는지 의문이었다.

특히 현장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질문을 던졌다.

“안다혜 씨, 리스트 내용을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기회가 된다면 꼭 공개하겠습니다.”

안다혜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그 리스트로 서진우를 구워삶아야 하는데 지금 공개해 버리면 잡고 있을 약점이 없어진다.

기자가 더 질문하려 했지만 안다혜는 기회를 주지 않고 그를 지나쳐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뒤따라가려던 기자는 안다혜의 뒷모습을 보고 결국 포기했다. 여기서 안다혜를 다그치기보다는 서진우를 찾아가 수고비를 달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오늘 이렇게 나왔는데 헛수고할 수는 없었다. 아무 소식도 얻지 못한 데다가 돈까지 잃는 건 그들도 원하지 않았다.

돈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기자들은 얼른 서진우를 찾아갔다. 조금이라도 더 지체했다가 돈이 그대로 날아가 버릴 것 같아 걱정이었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천천히 빠져나갔지만 구석에 점잖은 벤트리 하나가 서 있는 건 발견하지 못했다.

벤트리의 창문이 서서히 내려오자 안다혜를 주시하는 한 남자가 보였다. 예전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안다혜가 재밌다는 표정이었다.

“안다혜. 너희 언니보다 네가 더 재밌는데?”

그랬다. 차에 앉은 사람은 다름 아닌 허종혁이었다.

그날 안소현과 파티에서 안 좋게 끝난 후로 안소현을 대하는 허종혁의 태도도 예전처럼 열정적이지 않았고 슬슬 안소현이 거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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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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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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