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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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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8화
어떤 남자길래 이렇게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손에 넣었는지 의문이었다가 이내 눈독을 들이던 먹잇감을 뺏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졌다.안다혜는 그들이 뭘 토론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안다고 해도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떠들어댄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뒤에서 이렇게 수군거리는 게 너무 우스웠지만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다.한편 안소현은 사람들이 안다혜를 토론하는 걸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었다. 프로젝트를 따낸 지 한참 지났지만 안다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줄어들기는커녕 나날이 늘어만 갔다. 화가 난 안소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황슬기. 황슬기는 어디 갔지? 내가 시킨 일은 다 끝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아직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거야. 이러다가 안다혜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겠어.’‘그때가 되면 사람들이 안다혜만 알지 나는 알겠냐고.’안소현은 이 상황을 두고 보기 힘들었다.‘똑같은 안씨 가문 딸인데 왜 나만 차별 대우하는 거야.’숨을 크게 들이마신 안다혜는 찌라시가 빨리 터지길 바랐다.‘찌라시를 듣고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네.’이렇게 생각한 안소현은 곧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기 시작했다.“그러면 뭐해요. 아무리 예뻐도 형부를 꼬시려 드는 속물인데.”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다혜가 이뤄낸 성과를 토론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던 사람들은 갑자기 들려온 이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흐름을 끊는 목소리에 안소현도 잠깐 넋을 잃었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그래. 이제 좀 재밌어지겠는걸.’‘안다혜. 엄마가 이번에는 너를 어떻게 지켜낼지 두고 볼 거야.’뜨악 소리가 나가는 내용에 사람들이 목소리를 낮추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석여있던 민초연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도대체 누가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민초연은 당연히 친구인 안다혜를 믿었다. 찌라시는 들을 가치도 없었기에 아예 귀담아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7화
황슬기는 안소현을 챙길 겨를이 없이 도망치듯 밖으로 달려갔지만 안소현은 이를 오히려 좋은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녀가 시킨 일 외에 더 많은 일을 고려하는 모습이 퍽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앞으로 더 많은 걸 나눠줘야겠어. 그러면 더 충성할 거 아니야.’이렇게 생각한 안소현은 기분이 좋아졌다....두 사람이 무엇을 속삭이는지 알 리가 없는 안다혜는 모든 정신을 인맥을 쌓는 데 썼다. 업계 거물들과 소통하면서 요즘 제일 핫한 게 무엇인지 토론했고 태안 그룹의 미래 계획도 살짝 예고했다.오프 숄더 드레스를 입고 느긋하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안다혜는 그야말로 매력적이었다.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에게 시선을 뺏기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었다.“대박. 어떻게 저렇게 예쁜 여자애가 다 있지?”“그러게요. 능력도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요즘 새롭게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직접 따냈다잖아요.”“그것뿐이겠어요? 남자보다도 능력이 더 뛰어나대요. 태안 그룹 대표까지 오른 걸 보면 말 다했죠.”뒤에서 수군거리던 사람들은 안다혜가 여자임에도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에 그녀를 우러러보기 시작했다. 예쁜 것도 모자라 돈까지 잘 버니 입을 모아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특히 돈을 잘 번다는 얘기를 듣고 수많은 재벌 자제, 특히 남자들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왜 전에는 안다혜 씨가 이렇게 예쁜지 몰랐을까요? 게다가 돈도 잘 번다는 거잖아요.”“그러게나 말이에요. 이런 여자를 두고 설레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어요.”“아직 솔로겠죠.”“됐어요. 쓸데없는 생각 그만해요. 안다혜 씨와 안다혜 씨 뒤에 서 있는 회사를 보고 말해야죠.”이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그 말 무슨 말이에요?”“안씨 가문에 규칙이 있는 거 몰랐어요?”이 말에 사람들이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을 빙 둘러보던 남자가 막연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웃음이 터질 뻔했다.“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 같으니라고.”고개를 든 남자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6화
황슬기도 안소현의 분노를 알아챘다. 비록 안소현과 싸울 때도 많았지만 따라다니면 좋은 점이 꽤 많았다. 기분이 좋을 때면 안소현이 갓 나온 신상도 서슴지 않고 마구 선물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황슬기는 그동안 안소현을 여러모로 많이 도와줬다. 가끔은 안소현이 이용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큰일만 아니면 어느 정도 모른 척 눈감아줬다.“슬기야. 이따가...”안소현이 한 말을 듣고 황슬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역시. 안소현 대단해. 어쩜 생각하는 게 이렇게 다르지.”황슬기가 그런 안소현을 감탄했다. 원래는 그저 꽃병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능력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 특히 안다혜를 대할 때면 그 능력이 배로 증가하는 것 같았다.이렇게 생각한 황슬기는 안소현을 우러러보기 시작했다.“됐고 내가 시킨 일이나 빨리 해. 여기 멍하니 서 있지만 말고.”안소현이 가볍게 기침하며 황슬기를 재촉했다. 여기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안소현의 걱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정말 무슨 변수라도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웠다. 다만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안다혜를 보며 순간 그 걱정은 전부 불만으로 바뀌었다.‘왜 안다혜는 매번 이런 관심과 주목을 받는데 나는 안 되는 거야?’안소현은 어떻게 해야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몰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다혜만 돋보이는 게 싫어도 너무 싫었다.“안다혜. 네가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 보자.”얼마 지나지 않아 황슬기가 우쭐거리며 자리로 돌아오더니 이렇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네 말대로 다 했어.”안소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이번이 둘도 없는 기회야.”일이 커지면 모임에 나온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이번에는 절대 지지 않을 거야.’안소현은 새로 한 네일이 살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황슬기도 이런 안소현은 처음이었다. 부드럽던 평소와는 달리 매섭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이에 두려워진 황슬기는 안소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5화
아무래도 요즘 태안 그룹이 잘 나가니 하나둘 들러붙고 싶어 했다.안소현이 약속했다.“엄마, 이번 모임은 내게 맡겨요. 예전과 다름없이 훌륭히 해내겠다고 약속할게요.”이 말에 김미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친절한 딸을 뒀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어. 괜찮아.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돼. 다른 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친척들은 조금만 이점을 줘도 쉽게 만족하는 편이었다. 그들은 평소 기여가 필요할 때는 잘만 숨어있다가 무슨 일이 터지면 하나같이 도망가기 바쁜 사람들이라는 걸 김미진도 잘 알고 있었다.안소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어쩔 수 없이 김미진에게 말하려고 했던 건 꾹꾹 눌러 담아야만 했다. 가족 모임이 있는 날 보는 눈이 많을 때 까밝히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러면 안다혜가 아무리 빠져나가려 발버둥 쳐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프로젝트를 두 개 따냈으면 뭐 해? 쪽팔리는 짓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김미진은 그런 안소현의 눈동자를 보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딱히 뭐라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이에 비해 안소현은 자신의 계획에 자신감이 넘쳤다.‘그래. 안다혜. 곧 철저히 무너트려 주마. 황슬기는...’‘살짝 부실한 것 외에 그래도 써먹기는 좋잖아.’황슬기는 가끔 안소현이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더없이 좋은 칼이 되어줬다. 이렇게 생각한 안소현은 일단 속내를 숨기고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황슬기를 향해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그러자 황슬기가 바로 안소현에게 다가갔다. 서로의 귓불을 깨물고도 남을 정도로 가깝게 선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 인것처럼 알콩달콩해 보였다.하지만 안다혜는 아니꼬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천년 먹은 여우가 따로 없네. 뭐 전설의 고향 찍어?’안다혜는 안소현이 황슬기를 이용하고 있음을 잘 알았다. 두 사람 사이는 감정이랄게 없이 톡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았다.그때 김미진이 활짝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래.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너희들처럼 젊은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4화
황슬기는 속으로 못난 자신을 한탄했다.‘왜 이렇게 약해빠진 거야. 보는 눈도 많은데 안다혜가 뭘 할 수 있다고.’안소현은 씩씩대는 황슬기를 보고 자신이 조금 전 로비에서 어떤 표정이었을지 연상했다.‘참 쓸모없네. 안다혜만 보면 왜 아무 말도 못 하는 건지. 되레 사람들의 웃음거리나 되고 말이야.’아직 쓸모가 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진작 옆으로 뻥 차버렸을 안소현이다. 지금은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평소에는 그래도 꽤 쓸만한 도구였다.지금도 황슬기가 모든 짐을 들어준 덕분에 안소현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편하게 쇼핑할 수 있었다. 안소현에게 황슬기는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면서 편까지 들어주는 좋은 쇼핑 메이트나 다름없었다.황슬기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소현아, 아까는 보는 사람도 많았는데 안다혜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그랬어.”“아직 때가 아니야.”안소현이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그동안 여러 번 맞붙으면서 그녀는 이미 안다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데미지로는 절대 쉽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 정말 안다혜를 무너트리고 싶다면 이런 사소한 상황이 아닌 모든 사람 앞에서 한꺼번에 드러낼 자신이 있을 때 공격하는 게 제일 좋았다.다만 이 도리를 알 리가 없는 황슬기는 안소현이 지레 겁을 먹었다고 생각해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안소현, 언제부터 이렇게 겁이 많아진 거야? 전에는 뭐든 앞장서더니.’안소현은 그런 황슬기의 눈빛을 보고 무슨 생각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쓸모가 없었다면 정말 당장이라도 머리를 열어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숨을 크게 들이마신 안소현이 왜 아까 안다혜의 민낯을 까밝히지 않았는지 황슬기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황슬기는 그제야 안소현의 마음을 알고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역시 너는 달라. 네 말이 맞아.”안소현이 속으로 그런 황슬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멍청하기 그지없긴.’하지만 겉으로는 온갖 사이좋은 척은 다 했다.황슬기를 달랜 안소현이 성큼성큼 집으로 향했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303화
게다가 가끔은 체면 따위 봐주는 거 없이 사업을 하면서 쓰던 방법까지 다 동원했다.허종혁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안다혜의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안다혜. 이 빌어먹을 년이.”“이건 반칙이지. 어떻게 이런 비겁한 수를 쓸 수가 있어.”허종혁은 안다혜가 영상을 녹취했을 줄은 몰랐다. 매번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너무 싫었다. 예전에 당해보지 못한 건 아니지만 또 한 번 겪으니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안다혜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상대를 이기려면 무슨 수든 다 써야죠. 그게 정상 아니에요?”“게다가 당신 같은 사람을 대처하는데 무슨 좋은 수단이 필요하다고요.”안다혜가 하찮다는 눈빛으로 허종혁을 아래위로 훑었다. 이 남자가 안소현도 있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말로 욕할 줄은 몰랐다. 체면을 중히 여기는 그가 이렇게 나오니 살짝 의외기도 했다.허종혁이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허종혁이 안다혜에게 성큼 다가가는데 안소현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그만해.”그러자 안다혜와 허종혁의 시선이 동시에 안소현에게로 향했다. 안소현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사람들이 보는데 쪽팔리지도 않아?”그러고는 황슬기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취선각은 보는 사람이 많아 자칫하다간 내일 신문 일 면에 실릴 수도 있었다. 안다혜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 허종혁을 하찮은 눈길로 훑어보고는 따라서 자리를 떠났다.내일 헤드라인에 이 남자와 함께 오르는 건 죽어도 싫었다.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가 나는 일이었다.허종혁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자 더 남아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주변을 빙 훑어보니 사람들은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얼굴들을 마주한 허종혁은 너무 쪽팔려 빠른 걸음으로 취선각을 떠났다.당사자들이 떠나자 지켜보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여기 더 남아있어도 구경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돈 많은 사람들이 더 재밌게 논다니까.”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