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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랑의 끝
10년 사랑의 끝
Autor: 복덩이

제1화

Autor: 복덩이
나는 신혼집 밖에 서 있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서로를 집어삼킬 듯 키스하고 있는 강도준과 윤영미가 보였다.

강도준은 윤영미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고 있었다.

그 키스도 조급하고 거칠었다.

평소 차갑고 절제된 사람처럼 굴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폭설 속을 걸어온 탓에 내 옷도 신발도, 머리카락도 몽땅 다 젖어 있었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차가운 기운이 팔다리를 타고 내 뼛속까지 파고들면서 속이 뒤집혔다.

그 두 사람이 내가 정성껏 고른 신혼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자, 나는 핸드폰을 들고 짧게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토하고 말았다.

몇 년을 함께했어도, 강도준은 침대에서조차 내게 입을 맞춘 적이 없었다.

결벽증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알고 보니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었을 뿐이었다.

강도준은 가장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입을 맞추는 사람이었다.

방 안의 두 사람이 소리를 들었는지 동시에 창밖을 바라보았다.

바람을 피운 쪽은 강도준과 윤영미인데, 나는 그때 저도 모르게 몸을 숨겼다.

눈 녹은 물에 젖은 채 온몸이 덜덜 떨렸다.

나는 윤영미가 나간 뒤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안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재채기가 터졌다.

나는 굳은 몸을 억지로 움직여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

신혼집 안은 따뜻했다.

평소 물 한 방울 손에 묻히지 않던 강도준이 주방에서 저녁을 만들고 있었다.

손놀림이 익숙했다.

처음 하는 솜씨가 아니었다.

후드가 윙윙 울렸지만, 고추기름과 양념 냄새가 거실까지 퍼져 왔다.

나는 위가 약해서 매운 음식은 거의 먹지 못했다.

“배고팠어? 아직 찌개 다 안 됐...”

인기척을 소리에 강도준이 웃으며 돌아보았다.

하지만 나를 확인하자, 강도준의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너였어? 온몸이 다 젖었잖아. 빨리 씻고 갈아입을 생각은 안 하고 왜 돌아다녀? 바닥 더러워졌잖아.”

“미안해.”

나는 축축하게 젖은 패딩 자락을 쥐고 습관처럼 사과했다.

강도준은 불쾌한 얼굴로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안방 문이 열리고 윤영미가 나왔다.

윤영미의 입술은 붉게 부어 있었고 뺨도 달아올라 있었다.

누가 봐도 방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내 시선이 닿자 윤영미는 옷깃을 급히 끌어당겼다.

“가인아, 오해하지 마. 나, 나는...”

강도준이 윤영미의 말을 끊었다.

“오해할 게 뭐가 있어? 오늘 눈도 많이 오고 길도 불편하니까 형수님은 여기서 자고 갈 거야.”

윤영미는 강도준의 형과 사귀던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하기 전 사고로 헤어졌다.

강도준의 형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강도준은 윤영미를 계속 ‘형수님’이라 불렀다.

밥상이 차려지자 강도준은 윤영미를 불러 앉혔다.

윤영미가 맛있게 먹자 강도준도 따라 웃었다.

맨밥만 씹고 있는 나를 강도준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자 윤영미는 잠을 자러 들어갔다.

이곳은 내 신혼집이었다.

그런데 강도준은 윤영미에게 안방을 내주고, 나를 작은방으로 보냈다.

“작은방은 정리가 안 돼서 형수님이 불편해할 거야. 오늘 하루만 네가 참아.”

신혼집의 안방이었다.

나도 아직 자 본 적 없는 방이었다.

다른 여자를 그 방에서 재우는 게 말이 되나?

반박하고 싶었다.

그러나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강도준은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안방에서 나와 작은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찬바람을 맞은 데다가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온몸이 아팠다.

머릿속에는 강도준과 윤영미가 입 맞추던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강도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나는 정말 모든 걸 내던지고 묻고 싶었다.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왜 결혼하려고 했냐고.

결혼을 앞두고 어떻게 다른 여자와 입을 맞출 수 있느냐고.

내가 같은 집에 있는데도 어떻게 윤영미와 그렇게 당당하게 가까울 수 있느냐고.

온갖 질문이 목 안에서 한꺼번에 엉켰다.

그러나 내가 꺼낸 말은 쓴웃음 섞인 한마디뿐이었다.

“마음이 바뀌었으면 말해. 나랑 결혼하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괜찮아.”

강도준이 결혼식을 취소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만 강도준이 결혼식 당일 도망쳐서 나를 바보처럼 식장에 버려두는 일만은 견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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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사랑의 끝   제9화

    나는 아무 표정도 없이 강도준을 바라보았다.“길게 말할 필요 없어. 내가 너를 떠난 이유는 하나야. 더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나는 걸음을 옮기려 했다. 강도준이 내 팔을 붙잡았다.남자의 눈은 잔뜩 붉어진 채 슬픔과 분노가 뒤엉켜 있었다.“너만 피해자인 것처럼 굴지 마. 우리 10년이 이렇게 된 데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나는 원래 설명을 좋아하지 않는다.하지만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우리 사이에는 끝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나도 생각해 봤어.”“우리는 갈수록 멀어졌어. 나는 우리 관계를 붙잡으려고 정말 애썼어. 그래도 네 태도는 점점 차가워졌지.”“네가 윤영미와 바람피우고 결혼식에서 도망치려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무너져서 울었어.”“거래처 대표들이 술자리에서 하던 말처럼, 우리가 너무 오래 만나 신선함이 없어져서 네가 바람을 피운 걸까 생각했어.”“직원들이 뒤에서 하던 말처럼, 회사 안에서 내 영향력이 네가 가진 것보다 커져서 네가 나를 불편하게 여긴 걸까 생각도 했어.”“아니면 어릴 때 윤영미를 좋아했고, 그 마음이 미완의 후회로 남아 끝내 놓지 못한 걸까도 생각했어.”“그런데 오래 생각한 끝에... 더는 이유를 파고들고 싶지 않아졌어.”“강도준, 바람을 피운 사람은 너야. 나를 아프게 한 사람도 너고.” “잘못한 사람이 반성해야지, 왜 내가 네 잘못의 이유를 찾아야 해?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건 내 잘못이 아니야.”강도준은 나를 바라보며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난 후회하고 있어.”“네가 저지른 일의 대가를 내가 감당할 필요는 없어.”나는 강도준을 밀어내고 집으로 들어갔다.강도준은 그래도 떠나지 않았다. 어디서 내 새 연락처를 알아냈는지 문자를 보냈다.[네 부모가 아들만 귀하게 여기고 너를 사람 취급도 안 했다고 했잖아. 우리는 15년을 알았고, 10년을 사랑했어.] [나는 네 유일한 가족이었잖아. 유일한 가족도 버릴 거야?]나는 답장을 보냈다.[진짜 가족도 버렸는데, 넌 더 말할 것도

  • 10년 사랑의 끝   제8화

    나는 가방으로 강도준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강도준을 밀어내고 백이준 앞을 막아섰다.“그만해, 강도준. 지금 뭐 하는 짓이야?”15년 동안 알고 지낸 강도준은 늘 절제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이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이었다.강도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악을 썼다.“저 자식이 왜 너한테 입을 맞추는 건데? 너랑 저 자식 무슨 사이야?”“내 일은 너와 상관없어.”“나는 네 남자친구야!”“결혼식 날부터 아니었어!”강도준은 화를 내려다가 억지로 참았다.“아직도 윤영미 때문에 화난 거야? 오늘 사람을 보내서 내 집에서 윤영미 짐을 전부 빼게 했어. 내가 준 카드도 회수했어. 앞으로 윤영미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어.”그러니까 오늘 아침 나를 찾아왔을 때까지도 윤영미는 강도준의 카드를 쓰고, 강도준의 집에 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강도준은 다른 여자와 얽혀 있으면서도 나를 사랑한다고 했고, 돌아가 결혼하자고 했다.강도준은 자신이 역겹다고 느끼지 않는 걸까?나는 눈살을 찌푸렸다.“우리는 이미 헤어졌어. 네가 다른 여자와 어떻게 지내든 내게 설명할 필요 없어.”“무슨 헤어져? 난 동의한 적 없어. 가인아, 내가 이렇게 사과까지 했잖아...”강도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백이준이 살짝 숨을 삼켰다.나는 더 이상 강도준을 상대할 마음이 사라져서 백이준을 부축해 집으로 들어갔다.강도준도 따라 들어오려 했지만, 문을 닫고 밖에 세워 두었다.집에 들어와 약상자를 꺼내서 백이준의 입가 상처를 닦았다.“누나, 너무 아파요.” 백이준은 눈물 고인 눈으로 어리광을 부렸다.나는 면봉을 잡고 백이준의 입가를 약간 세게 눌렀다.“엄살 부리지 마.”전국 격투기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이 강도준의 주먹 한 방에 바닥에 쓰러져 못 일어날 리 없었다.백이준이 조용히 중얼거렸다.“그 바람난 쓰레기가 누나 전 남자친구예요? 누나한테 하나도 안 어울려요. 차라리 체스터 같은 바람둥이가 더 나아요.”탁!나는 약상자 뚜껑을 닫았다.“

  • 10년 사랑의 끝   제7화

    나는 몸을 피했다.“우리는 끝났어.”“우리 10년이야.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포기해? 너 지금 화가 난 거잖아.” “내가 윤영미와 선을 긋겠다는 말을 못 믿어서 그런 거지? 내가 증명해 보일게.”강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달려 나갔다. 내가 더는 강도준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피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정말 자신이 넘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강도준이 떠나자마자, 내 고객 체스터가 커다란 빨간 장미 다발을 안고 나를 데리러 왔다.“로즈! 서프라이즈! 오늘은 제가 회사를 대표해서 당신과 계약을 논의합니다. 기쁘죠? 꽃은 당신에게 드릴게요. 로즈가 매일 웃었으면 좋겠어요.”체스터는 혼혈의 잘생긴 남자였다. M국 현지에서도 유명한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다.한 달 전 우연히 알게 된 뒤, 체스터는 나를 운명의 여자라 부르며 공개적으로 구애하기 시작했다.나는 장미를 받았다.“고마워요. 그럼 오늘 협상에서는 더 좋은 가격을 줄 건가요?”“로즈가 제 여자친구가 된다면요.”“그렇게 되면 적당한 가격이 아니라 물건을 전부 공짜로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하하, 농담입니다. 로즈는 역시 유머가 있어요. 그런데 정말 원한다면 이번 물량 정도야 나한테 큰일도 아니죠.”나는 웃었다.“그럼 맞춰 보세요. 제 자산으로 그 물량을 몇 번이나 살 수 있을까요?”체스터가 눈썹을 세웠다.“제 눈에 로즈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입니다.”“체스터 씨도 제 눈에는 아주 훌륭한 협력사 대표예요. 이번 물량 가격을 충분히 낮춰 준다면, 귀사의 공급 비중을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습니다.”체스터가 크게 웃었다.“로즈, 당신은 정말 뛰어나고 매력적인 여자예요. 연인이 될 수 없다 해도, 친구가 되는 것만으로도 행운입니다.”체스터는 나를 식사에 초대했다. 식사가 끝난 뒤 공급 계약서에 서명했다. 공급 가격은 최저 수준으로 맞춰 주었다.체스터가 이렇게 성의를 보였으니, 저녁에 새로 산 요트로 놀러 오라는 초대도 시원하게 받아들였다.

  • 10년 사랑의 끝   제6화

    체육 전공답게 백이준의 몸은 확실히 잘 다듬어져 있었다.하지만 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이준아, 너...”나는 연하를 만날 생각이 없었다. 나보다 일곱 살 어린 남자에게도 관심이 없었다.“미안해요, 누나. 제가 타월을 안 챙겨서 귀찮게 했죠? 저 쫓아내지만 말아 주세요. 아버지가 알면 저 혼나요.”백이준은 고개를 숙인 채 풀이 죽은 얼굴을 했다.그런 모습을 보니 거절의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골치가 아파진 나는 미간을 문지르면서 거실로 돌아왔다.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도준과 윤영미 얘기로 흘렀다.[너는 모를 거야. 윤영미가 강도준 수석비서로 들어간 뒤 얼마나 웃긴 일이 많았는지. 본인이 상간녀라 그런가, 회사 여자들을 전부 그런 식으로 봤대.][강도준 밑에서 일하던 여직원들 여럿 잘렸고, 강도준이 여자 고객이랑 협의하면 그 고객한테도 이상한 말을 해서 계약이 깨졌대.][강도준이 결국 윤영미를 해고했어. 둘이 크게 틀어졌대.][강도준은 아직도 널 찾고 있어. 처음엔 좀 찾다가 포기하겠거니 했는데 갈수록 더 심해져.] [다들 말하더라. 강도준은 윤영미랑 장난친 거고, 진짜 좋아한 건 너였던 거 아니냐고.][...]나는 친구의 긴 이야기를 들으며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러다 다른 화제로 돌렸다.부모님은 예전에 나를 욕하며 말했다. 짖지 않는 개가 더 세게 무는 법이라고. 평소에는 가련한 척하더니 독하게 마음먹으니 누구보다 매정하다고.듣기 나쁜 말이었지만 사실이었다.지난 10년 동안 나는 비참할 만큼 매달렸다. 강도준의 미미한 애정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낮췄다.강도준이 내 앞에서 윤영미와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서 내 자존심을 짓밟아도, 나는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결혼식에서 도망친 날부터, 나는 강도준을 향한 모든 사랑을 내려놓았다.친구와 통화를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 친구의 말은 마음에 오래 남기지 않았다.그런데 반년 넘게 지난 뒤, M국에서 강도준을 마주칠 줄은 몰랐다

  • 10년 사랑의 끝   제5화

    그래도 백이준은 사람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누나, 부담 갖지 마세요. 우리 아버지가 원래 장난기가 많은 분이에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저를 가이드이자 같이 놀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백이준은 체육을 전공했다. 햇볕에 그을린 피부와 탄탄한 근육이 잘 어울리는 밝은 인상의 남자였다.평소에도 ‘누나, 누나’ 하고 불러서 동네 남동생처럼 편했다.백이준은 원래 나를 데리고 한 달 동안 해외여행을 하려고 했지만, 나는 국내를 더 보고 싶었다.어릴 때는 우리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어른이 된 뒤에는 강도준과 일에만 매달렸다. 어떤 도시에 가더라도 업무 때문이었고, 관광지에 들를 시간은 없었다.나는 고운시에 가서 오래된 고분 전시를 보고, 뜨끈한 갈비탕을 먹고 싶었다.주림시에서 매운 전골도 먹고, 밤의 미르담 야경거리를 걸어 보고 싶었다.라온령 산마을도 둘러보고 싶었다. 그곳의 풍경을 보고, 아름다운 정통 의상을 빌려 사진도 찍고 싶었다.강도준은 예전에 수없이 약속했다. 나와 전국을 여행하겠다고.하지만 강도준은 윤영미를 데리고 먼 나라의 오로라까지 보러 갔으면서, 나를 위해 궁담궁 한 번 갈 시간은 내지 않았다.이제는 더 이상 조심스럽게 강도준의 시간을 묻지 않아도 됐다. 백이준은 그날 바로 표를 예매하고 나와 함께 고운시로 향했다.도착하자마자 백이준은 친구 열댓 명을 불렀다.남자 여자가 섞여 있었다. 성격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보기 좋게 빛나는 청춘이었다.젊고 활기찬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누나’, ‘언니’라고 부르자, 기분이 나쁠 수가 없었다.내가 한가롭고 편해진 것과 달리, 강도준 쪽 사정은 엉망이라고 했다.친한 친구가 들뜬 목소리로 영상 통화를 걸어서 이야기를 쏟아냈다.[나 그날 몰래 네 결혼식장에 가서 구경했거든.][강도준이랑 윤영미가 바람피우는 영상하고 사진이 뜨자마자 둘 다 얼굴이 새파래졌어.][둘이 참 웃겨. 좋아하면 그냥 사귀면 되잖아. 누가 뭐라 해?][그런데 강도준은 강율그룹이 제일 힘

  • 10년 사랑의 끝   제4화

    전화와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핸드폰이 잠시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나는 전화는 전부 끊었다. 하지만 문자와 카톡 알림은 계속 울렸다.뜬 메시지의 대부분은 강도준이 보낸 것이었다.[서가인, 너 어디야?][네가 사람 시켜서 화면에 나랑 형수님이 신혼집에 있던 영상, 오로라 아래서 입 맞춘 사진을 띄운 게 무슨 뜻이야? 영상은 언제 찍은 건데?][그날 너 아래에 있었어?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돌아와. 설명할 수 있어.][또 네가 가진 지분을 왜 차민혁한테 팔았어? 그 지분 때문에 차민혁 지분율이 나보다 1% 높아졌어. 앞으로 회사에서 차민혁 말이 나보다 세질 거라고.] [나랑 차민혁 사이가 안 좋은 거 너도 누구보다 잘 알잖아!][널 탓하려는 게 아니야. 화내는 것도 아니고. 그날 형수님에게 입 맞춘 건 충동이었어.] [우리 10년이잖아. 난 진심으로 너와 결혼하고 싶었어. 너 이 결혼식 준비하느라 오래 애썼잖아. 돌아와서 마무리해 줄 거지?][...]강도준과 나는 15년을 알고 지냈고, 10년을 연애했다.강도준이 이렇게 많은 메시지를 보낸 것은 처음이었다.하지만 나는 몇 개만 대충 읽고 카톡 친구 목록에서 강도준을 삭제했다.강도준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생각한 걸까? 결혼 전 바람피우고 결혼식에서 도망칠 생각까지 한 남자에게, 내가 아직도 시집가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다니.내 사랑은 강도준이 반복해서 남긴 상처 속에서 이미 산산이 부서졌다.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헤어지자고 하면 됐다. 결혼하겠다고 해 놓고 도망쳐 나를 식장에서 모욕하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 강도준이 조금이라도 내 처지를 생각했다면, 나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핸드폰 소리가 지겨웠다.나는 강도준의 번호를 차단했다. 그러자 윤영미가 전화하기 시작했다. 날파리처럼 정말 귀찮았다.이미 새 유심을 발급해 뒀기에, 나는 낡은 유심을 꺼내 반으로 꺾었다. 카톡 계정도 새로 만들었다.6시간이 조금 지난 뒤 나는 상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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