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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Author: 애니
강서이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

그날 노아리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

아침에 나온 기사 하나로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영승반도체 주가는 며칠째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추고 큰 폭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상승세가 쉽게 꺾일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노아리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주주들도 더 이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날 노아리를 피했던 유진욱 대표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다.

말투도 꽤 공손했다. 지방 출장을 마치고 막 돌아왔는데, 노아리가 어제 회사를 다녀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연락했다는 설명이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노아리도 속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굳이 따지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유진욱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노아리는 잠깐 생각하다 성이남에게도 함께 식사하자고 연락했다. 전날 약속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욱이 전에는 자신을 가볍게 봤던 게 아닌가.

그렇다면 자신에게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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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6화

    이예수의 말을 들은 노아리는 곧바로 핸드폰으로 국내 최대 포털을 열었다. 메인 화면에서 이예수가 말한 기자회견 영상을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영상을 누르자 가장 먼저 들린 건 장재영의 공식 해명이었다.[오늘 아침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영승반도체와 협력을 논의하거나 결정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영승반도체는 충분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훌륭한 기업이고, 업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그 한마디는 노아리의 체면을 정면에서 깎아내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사업이나 언론 흐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아침의 기사가 의도적으로 띄운 홍보성 기사였다는 걸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노아리가 그런 식으로 기사를 내보낼 수 있었던 건, 영승반도체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업계에 없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미리 기사를 내보낸 건 장재영에게 사실상 공개적으로 협력 의사를 내민 것과 같았다.노아리는 장재영이 거절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전에 기사가 나간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장재영이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노아리 입장에서는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인터넷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뻔했다.노아리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다.성이남은 바로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선배, 무슨 일 있어?”노아리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차갑게 굳은 얼굴로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오늘 식사는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아.”“괜찮아. 급한 일이면 먼저 가도 돼.” 성이남이 배려하듯 말했다.“여기는 내가 계산할게.”노아리는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성이남은 노아리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무슨 일이 생긴 건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노아리와 이예수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노아리의 식사 자리는 예정과 달리 일찍 끝났다.이예수 쪽 모임도 분위기가 틀어져서 흐지부지 끝나 버렸다.노장훈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5화

    강서이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그날 노아리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아침에 나온 기사 하나로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영승반도체 주가는 며칠째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추고 큰 폭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상승세가 쉽게 꺾일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그동안 노아리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주주들도 더 이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심지어 전날 노아리를 피했던 유진욱 대표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다.말투도 꽤 공손했다. 지방 출장을 마치고 막 돌아왔는데, 노아리가 어제 회사를 다녀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연락했다는 설명이었다.미안하다는 말도 몇 번이나 반복했다.노아리도 속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굳이 따지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유진욱은 흔쾌히 받아들였다.노아리는 잠깐 생각하다 성이남에게도 함께 식사하자고 연락했다. 전날 약속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유진욱이 전에는 자신을 가볍게 봤던 게 아닌가.그렇다면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인맥과 자원이 있는지 직접 보여 주면 됐다.이예수에게도 전날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던 사모님 몇 명이 먼저 연락하면서 약속을 잡자고 했다.물론 변수린은 그 안에 없었다.이예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 기분 좋게 옷을 고르고 외출 준비를 했다.막 집을 나서려던 때 노장훈이 돌아왔다.“내일 온다며?” 이예수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일이 일찍 끝나서 그냥 왔어.” 노장훈은 겨드랑이에 경제 잡지 두 권을 끼고 있었다. 이예수를 한번 훑어보더니 물었다. “약속 있어?”“응. 사모님들이랑 차 마시기로 했어.” 이예수는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까지 한 번 정리했다.“그럼 다녀와.” 노장훈은 신발을 갈아 신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저녁은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부탁해 놨어.”“알았어.”노장훈은 서재로 들어가서 가져온 잡지 두 권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표지 인물은 모두 강서이였다.노장훈은 먼저 잡지를 한 번 훑었다.강서이와 관련된 인터뷰 부분만 골라 읽었다.다 읽고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4화

    “살 빠졌네. 밥 제대로 안 먹어?”민도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딱히 걱정하는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예의상 한마디 던진 것처럼 들렸다.강서이는 뜬금없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민도하도 뒤따라서 탔다.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민도하의 핸드폰이 몇 번 짧게 울렸다. 누군가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었다.민도하는 고개를 숙여 화면을 확인했다. 꽤 진지하게 보고 있었다.강서이는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왜 이렇게 느린지 답답해하면서 층수 표시를 올려다봤다.거울처럼 반짝이는 엘리베이터 벽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또렷하게 비쳤다.민도하가 들고 있는 핸드폰 화면까지도.강서이가 정말 우연히 한 번 흘끗 봤을 뿐인데, 익숙한 프로필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노아리였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강서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나갔다.두 사람은 약간의 간격을 두고 차례로 호텔을 빠져나왔다.마침 성이남이 탄 차도 호텔 앞에 도착했다.성이남은 장재영을 만나러 온 길이었다.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호텔에서 앞뒤로 나오는 강서이와 민도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예상 밖의 광경에 성이남의 발이 멈추면서 미간을 바로 찌푸렸다.장소가 하필 호텔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기에는 오해하기 좋은 상황이었다.잠시 망설인 끝에 성이남은 노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노아리가 전화를 받자 성이남이 물었다. “선배, 지금 어디야?”[집이야.]성이남은 잠깐 침묵했지만 결국 방금 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대신 B시에 왔다며 언제 시간이 되는지, 함께 식사라도 하자고 물었다.[내일 시간 돼. 내일 볼까?]“좋아.”성이남은 따로 볼 일이 있어서 통화를 길게 이어 가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강서이가 사라진 방향을 다시 바라봤다. 차가운 눈에 비웃음이 번졌다.이전의 일들은 우연이라고,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넘길 수도 있었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3화

    “괜찮은 편이에요.”“여기까지 왔으니 진맥도 한번 봅시다.” 장유솜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강서이가 거절할 새도 없이 바로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장유솜은 맥을 살피며 말했다. “요즘은 그래도 잘 챙겨 드신 모양이네요. 맥도 전보다 안정됐고 기운도 좀 돌아왔습니다.”“다만 음식만 잘 챙겨 먹는 걸로는 부족해요. 지난번에 몸이 너무 많이 상했으니 한약으로 한동안 조절하는 게 좋겠습니다.”강서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장유솜이 자신이 유산했던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강서이의 몸이 저도 모르게 굳으면서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민도하 쪽을 향했다.민도하는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쪽의 대화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어쩌면 원래부터 자신의 몸 상태 같은 건 궁금하지 않았는지도 몰랐다.오히려 그 사실이 강서이에게는 다행이었다.장유솜도 지금은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린 듯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남들 앞에서 꺼낼 만한 개인사는 아니었다.“시간 되는 날 병원으로 오세요. 그때 다시 제대로 맥을 보고 약도 맞춰 드리겠습니다.”장유솜은 마지막으로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기지 마세요.”“네.”강서이는 얌전히 대답했다.강서이가 장유솜을 아래층까지 모셔다드리려고 하자, 민도하가 자신이 가겠다고 나섰다.대신 강서이에게 남아서 장재영에게 고약 사용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강서이는 장재영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고약은 굳어 있는 상태라 미지근한 물로 살짝 데워서 부드럽게 만든 뒤 붙여야 했다.장재영은 발목을 다쳐서 움직이기가 불편했다. 강서이는 그냥 앉아 계시라고 하고는 자신이 직접 준비했다.“강 대표한테 계속 신세를 지네요.”“무슨 말씀이세요, 회장님. 낯선 곳에서는 서로 돕고 지내는 게 친구 아닌가요?”장재영은 원래도 강서이를 좋게 보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강서이가 양정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2화

    ‘민도하가 왜 전화를 하지?’‘좋은 일일 리가 없지.’강서이는 받지 않고 핸드폰을 그대로 내려놨다.벨이 끝까지 울리다 끊어지자 민도하는 다시 전화하지 않았다.대신 잠시 후 고상만에게서 전화가 왔다. 장재영이 골프를 치다가 발목을 접질렸다는 이야기였다.고상만은 장유솜에게 연락해서 호텔로 와 줄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침 치료라도 받아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강서이는 시간을 확인했다. 장유솜은 이미 진료를 마쳤을 시간이었다.장유솜은 생활 패턴이 철저한 사람이었다. 퇴근하면 핸드폰을 꺼 두고 업무 전화는 받지 않았다.하지만 강서이는 장유솜의 집 주소를 알고 있었다.예전에 거래처 대표의 아내에게 급히 약을 전해줄 일이 있어서,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그 집 주소를 알게 됐다.강서이는 곧장 장유솜의 집으로 찾아가 사정을 설명한 뒤, 장재영이 묵고 있는 호텔까지 함께 이동했다.그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민도하도 와 있다는 걸 알았다.강서이가 들어오자 민도하의 시선이 잠깐 그녀에게 머물렀다.하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거뒀다.강서이 역시 민도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신경이 쓰이는 건 장재영의 발목 상태였다.겉으로 보기에도 꽤 심했다. 발목 전체가 형태가 달라 보일 만큼 퉁퉁 부어 있었다.장유솜은 곧바로 상태를 확인했다. 경험이 많은 만큼 손으로 몇 군데를 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손상됐는지 빠르게 파악했다.“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연부조직이 다친 거예요. 우선 냉찜질로 부기를 빼고 한방 고약을 붙여 드릴게요.”“급성기가 지나면 침 치료를 병행하면 됩니다. 사흘에서 닷새 정도면 많이 좋아질 겁니다.” 장유솜이 진단을 내렸다.그제야 모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강서이는 장유솜이 말하기도 전에 호텔 직원에게 얼음과 수건을 부탁했다.장유솜은 바로 이런 빠른 눈치를 좋아했다. 장재영의 발목에 냉찜질을 해 주면서 강서이에게 물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셨죠?”강서이는 갑작스러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1화

    그렇게 멀찍이 떨어져 있었는데도, 안쪽에서 고상만이 아프다며 고함치는 소리가 다 들렸다.“강 대표.”서태우는 서정송의 약을 받으러 한방병원에 왔다가 강서이를 보자 꽤 놀랐다. “어디 아파?”“아니. 어른을 모시고 왔어.”“아.” 서태우는 원래 강서이 앞에서 유난히 어색해했다.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건넨 것만 해도 그에게는 큰 용기였다.강서이 역시 길게 대화를 이어 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두 사람은 짧게 인사만 나눈 뒤 각자 할 일을 보러 갔다.서태우는 약을 받아 서정송의 병실로 돌아가다가 강서이를 만난 이야기를 꺼냈다.“그럼 강 대표한테 밥이라도 한 끼 먹자고 하지 그랬어?”“어른 모시고 병원에 온 거라니까요?”“누구 모시고 왔는지는 물어봤어? 네가 가서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 분인지 알아봤어야지.”서태우는 영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다. “아버지, 그런 건 그만 신경 쓰시고, 몸부터 잘 챙기세요.”서정송이 못마땅하다는 듯 아들을 노려봤다. “가르쳐 줘도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앞으로 회사 일 하면서 강 대표 도움을 받을 일도 있을 텐데 좀 센스 있게 굴어.”“알았어요, 알았어요.” 서태우는 대충 대답하고 소파에 몸을 던진 뒤 핸드폰을 들었다.노아리가 SNS에 새 글을 올린 게 보여 눌러 보니 민도하와 함께 골프를 치고 있었다.서태우는 단톡방에 노아리와 민도하를 태그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너희 둘만 골프 치는 거야? 나는 병원에 갇혀 있다가 곰팡이 피겠다.]노아리가 대답했다. [지금 와도 돼. 우리 방금 시작했어.][오케이!]서태우는 핸드폰을 챙기며 서정송에게 말했다. “아버지, 저 아리랑 도하 만나서 골프 좀 치고 올게요. 나중에 다시 올게요.”말을 하면서 이미 문 앞까지 갔지만 서정송이 버럭 불러 세웠다.“안 돼!”“왜요?”“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내가 몇 번을 말해? 그 노아리랑 거리를 두라고 했잖아. 내 말이 안 들려?”서정송은 흥분하자 곧바로 기침을 터뜨렸다. 숨이 넘어갈 듯 기침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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