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누나, 문 잠가. 들키면 우리 둘 다 끝장이니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의붓남매, 윤설주와 기태건. 부모가 잠든 집. 남매라는 호칭 뒤에 감춘 위험한 욕망이 기어이 터졌다. 낮에는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밤에는 서로의 체온을 탐했다. 입술이 떨어지면 의심했고, 몸이 멀어지면 미친 듯이 집착했다. 질투, 감시, 거짓말, 그리고 끊어 내지 못하는 육체적 갈망. 헤어지자며 욕을 퍼붓던 날에도 결국 서로를 찾아갔다. 그러다 마침내, 부모가 그들의 비밀을 목격했다. 가족은 산산조각 났고, 둘 사이엔 돌이킬 수 없는 흔적까지 남았다. 벗어나려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조여 오는, 가장 지독하고 위험한 욕망의 올가미.
Lihat lebih banyak“씨발, 누나. 남의 방 훔쳐보는 취미까지 있었어?”
윤설주는 뒤로 물러나려다 발뒤꿈치로 걸레받이를 찼다. 문틈 사이로 기태건이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방 안에서는 선풍기 소리와 함께, 태건이 자기 좆을 빠르게 쓸어 올리며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만 들렸었다. 지금은 그 모든 게 멈춰 있었다.
그가 자위를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설주는 돌아섰어야 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문틈에 붙어 서서 침을 삼켰다. 태건의 손이 아직도 자기 좆을 감싼 채 멈춰 있었고, 귀두 끝에 맺힌 투명한 액이 빛났다. 수건 찾으러 왔다는 변명은 이미 개소리였다. 수납장은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아니, 난…….”
“말 골라. 괜히 나까지 더러워지게 하지 말고.”
태건은 문을 완전히 열지 않았다. 손바닥으로 문짝을 짚은 채, 방과 복도 사이의 좁은 틈만 허락했다. 설주는 그의 턱을 바라봤지만 시선은 자꾸 아래로 떨어졌다. 그가 아직도 단단하게 선 좆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는 게 눈에 밟혔다.
“수건 가지러 왔어.”
“그럼 수건이나 가져가.”
태건이 고갯짓한 곳에 수납장이 있었다. 설주는 위에 놓인 수건을 낚아챘다. 손끝에 닿은 천은 말라 있었지만, 방 안에서 나던 정액 냄새가 아직 코를 찔렀다.
“그만 쳐다봐.”
“네가 지금 내 좆 보고 있잖아.”
“누나가 내 문에 붙어 있었잖아.”
“붙어 있긴 누가 붙어 있어. 지랄하지 마.”
그녀는 수건을 안고 돌아섰다. 그때 1층에서 정옥이 불렀다. 계단이 삐걱거리며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설주가 걸음을 멈추자 태건이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순간, 방금까지 그 틈에 있던 그의 숨소리와, 손으로 쓸던 좆의 형태가 복도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설주야, 거기 있니?”
“응.”
“이불은 찾았어?”
설주가 대답을 찾는 사이 태건이 다시 문을 열었다. 이미 바지를 입고 단정하게 옷을 추린 그는 수납장에서 이불을 꺼냈다. 그의 바지 안쪽에 아직도 반쯤 선 좆의 윤곽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제가 드릴게요, 엄마.”
정옥이 계단 중간에서 웃었다. 설주는 그 웃음을 보지 못했다. 조금 전 자기 앞에서 좆을 만지작거리던 남자가, 어머니 앞에서는 그저 착한 아들로 서 있는 게 견딜 수 없었다.
“태건아, 네 누나 오랜만에 왔으니까 좀 잘해 줘.”
어렸을 때. 설주는 그 말을 속으로 씹었다. 그녀가 스물넷, 태건이 스무 살 때 처음 만났고, 부모 결혼 후에야 누나 동생이라 불렀다. 그 사실이 오늘은 더더욱 변명처럼 느껴졌다.
태건이 이불을 설주 쪽으로 건넸다. 정옥이 돌아서자, 태건은 설주의 손에서 수건을 빼앗아 이불 위에 올려놓았다. 손가락이 스치지도 않았는데 설주의 팔이 움츠러들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짐 풀다가 좀 피곤해서.”
정옥의 발소리가 사라지자 태건은 이불을 설주 방 안에 내려놓았다. 방 안은 여행 가방 두 개뿐이었다. 설주는 여기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첫날부터 남의 문 앞에서, 그것도 동생이라는 새끼의 자위 장면을 훔쳐보고 말았다.
“나가.”
태건은 움직이지 않았다.
“누나가 먼저 남의 방 기웃거렸잖아.”
“그 얘기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죽여 버린다.”
“말로는 사람 열 번도 죽이겠다.”
그는 문가로 물러났다가, 문손잡이를 잡은 채 멈췄다.
“내가 뭘 했는지 묻지도 않네.”
“알 필요 없으니까.”
“그럼 왜 안 갔어?”
설주는 대답하지 못했다. 태건이 웃거나 빈정거렸다면 욕을 했을 텐데, 그는 그냥 그녀를 오래 바라봤다. 마치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리는 듯했다.
태건이 문을 닫으려다 다시 열었다.
“누나, 하나만 알아 둬.”
설주는 수건을 쥔 채 서 있었다.
“나, 누나가 복도에 있는 거 처음부터 알았어.”
그는 문고리를 돌리다 말고,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누나가 오기 전에 문 닫을 시간은 충분했어.”
문고리가 다시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근데 그냥 뒀어. 누나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설주는 숨을 죽였다. 그가 문을 닫지 않은 이유가, 그녀가 그 좆을 보고 어떤 얼굴을 할지 보고 싶어서였다는 게 더 끔찍했다.
“그래, 나간다. 나가면 될 거 아니야, 이 개자식아.”설주는 203호 문턱을 넘어선 뒤에야 자신이 정말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복도는 여전했다. 문마다 번호판이 붙어 있고, 멀리서 청소 카트 바퀴가 타일 틈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등 뒤가 계속 따가웠다. 태건이 따라 나올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적어도 이름이라도 부르지 않을까.그 생각 자체가 역겨워서 설주는 구두 뒤축으로 바닥을 세게 찍었다. 방 안에서는 공구 부딪히는 소리만 나더니, 이내 203호 문이 닫혔다.그게 끝이었다.설주는 멈춰 서서 203호 문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림자 하나 비치지 않았다. 나가라 해놓고는 정말로 자기가 떠난 자리를 확인하러 오지도 않는 놈이었다. 가서 따질까 싶었지만, 곧 몸을 돌렸다.“허, 지랄하고 있네.”붙잡지 말라고 한 건 자기였다. 가족이라는 선을 넘지 말자고 먼저 떠든 것도 자기고, 태건이 길을 막지 않은 걸 안도해야 하는 것도 자기였다. 그런데 그 새끼는 그대로 해 줬고, 설주는 입안에 씹어 뱉을 욕부터 찾았다.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일부러 발걸음을 늦췄다. 난간에 말라붙은 걸레 자국이 손에 묻었고, 1층에서는 정옥이 손님에게 체크아웃 시간을 설명하고 있었다. 태건의 작업화 소리가 계단을 밟으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날에도, 새벽에 화장실 내려갈 때에도 익숙했던 그 발소리.그런데 끝내 들리지 않았다.설주는 프런트를 지나 세탁실로 들어갔다. 빨랫감 바구니를 발로 밀어 문을 가렸지만,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누가 지나가면 알 수 있게 틈을 남겨 뒀다. 그 짓을 하고 나서야 자기가 얼마나 구차한지 깨달았다.세탁기 두 대가 번갈아 돌아가며 바닥을 울렸다. 벽에 붙은 종이에는 세제 비율이 적혀 있었고, 바구니마다 객실 번호가 달려 있었다. 설주는 분류 끝난 수건을 다시 펼쳐 길이를 맞췄다. 접었다 펴고, 또 접었다. 손으로 일을 하면 머리가 조용해질 줄 알았다.수건 다섯 장을 정돈하고 여섯 번째를 집어 들었을 때, 그게
“중요하니까.”그 말이 끝나자마자 설주는 창고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건 실은 카트가 복도를 지나가고, 정옥이 납품업자랑 수량 맞추는 소리가 들렸다. 몇 걸음 밖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데, 태건은 아무렇지도 않게 “네 말이 중요하다”고 했다.“씨발, 중요하면 뭐 해. 내 말이라면 다 들을 거야?”태건은 대답 대신 비뚤어진 수건 상자를 똑바로 세웠다. 조금 전 그가 다가왔을 때 설주는 물러서지 못했다. 선반 끝이 등을 찌른 것도 아닌데 발을 떼지 않았다. 그걸 스스로 깨닫자 괜히 상자 모서리를 잡아뜯었다. 종이 가루가 손톱 밑으로 파고들었다.“소개팅 안 나간 건 내 결정이야. 누나가 책임질 일 없다고.”“그래 놓고 왜 내 말이 중요하다고 지랄이야.”“그건 누나가 먼저 물었잖아.”설주는 잘린 포장 끈을 바닥에 내던졌다. 정옥이 문 앞에서 이름을 부르자 둘은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척했다. 태건은 납품서에 숫자를 적고, 설주는 수건 묶음을 다시 세었다.어머니가 203호 욕실 바닥에 물이 번졌다며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귀까지 달아오르던 설주는 그 말에 오히려 안도했다. 할 일이 생기면 저 새끼의 말이 잠시라도 잊힐 것 같았다.하지만 계단을 올라가면서부터 또 계산이 시작됐다. 태건이 따라올까. 혼자 가겠다고 하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배관 하나 확인하는 일에도 자기 마음이 먼저 들통 나는 게 이제는 버릇처럼 느껴졌다.난간에 물걸레 자국이 길게 나 있었고, 아래층에서 정옥이 식사 준비하는 소리가 났다. 설주는 매일 오르던 계단을 오늘은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걸었다. 그게 더럽게 겁이 났다.203호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객실에는 투숙객 흔적 대신 새 침구에서 나는 세제 냄새가 남아 있었고, 작은 냉장고가 불규칙하게 웅웅거렸다. 창문 없는 복도에서 들어온 불빛이 욕실 문턱까지만 닿았다.설주는 문을 열어 둔 채 바닥의 물 자국을 살폈다. 타일과 세면대 받침 사이에 얇게 물기가 번져 있었다.태건은 작업 가방에서 마른 휴지를 꺼내 연결부
“그 여자한테 전화하지 마, 씨발.”설주 입에서 먼저 튀어나온 말이었다. 본인도 놀랐다. 태건이 다른 년한테 전화하려던 순간, 벽시계는 11시 1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손에 쥔 수리 내역서는 이미 구겨져 있었고,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수화기 너머로 태건의 숨소리가 멎었다.“뭐라고?”태건은 웃지 않았다. 설주는 목소리를 낮췄다.“아니… 그냥. 엄마가 붙여준 년한테 밤늦게 전화하지 말라고. 귀찮게 하지 말고.”“그냥 나가지 마.”설주는 자신이 한 말을 되돌리기는커녕 더 깊게 박아버린 걸 깨달았다. 통화를 끊자마자 태건의 이름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프런트 냉장고 소음마저 멈춘 것처럼 조용해졌다. 설주는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발소리를 죽였다. 부모님 방 앞을 지날 때는 이유도 없이 숨을 참았다. 언제부터 남의 소개팅을 막는 일이 어머니에게 들키면 안 될 비밀이 된 걸까.방에 들어가자마자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자기 입에서 나온 한 마디가 계속 귓속을 맴돌았다. 누가 들으면 애인 잡는 소리처럼 들릴 텐데. 정작 둘은 가족사진 속에서 나란히 서 있는 사이였다. 그 사진 아래에서 혼자 질투로 발광하는 년이 자기라는 게 숨통을 조였다. 속옷 사이로 이미 축축하게 젖어가는 게 느껴졌다. 태건의 좆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씹이 간질거렸다.다음 날 아침, 정옥이 수건 수량을 적고 있을 때 설주는 식탁 앞으로 반찬 접시를 바짝 끌어당겼다.“쟤 어디 갔어?”“일찍 나가서 자재 정리한다던데. 왜?”“어제 보내라는 내역서가 틀려서.”거짓말이었다. 태건은 이미 다 보냈고, 설주는 그 서류를 어젯밤에 움켜쥐고 있었다. 어머니 앞에서조차 본능적으로 거짓말이 나왔다.창고에 들어서자 페인트 냄새와 축축한 종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설주는 수건을 풀면서도 계속 태건의 작업화 소리를 기다렸다. 아홉 개, 열 개… 숫자를 세면서도 머릿속은 태건의 손이 자기 가슴을 움켜쥐는 상상으로 가득했다. 보지가 이미 달아올라 있었다.태건의 작업화가 창고 입
“말해 보라고? 씨발, 엄마 앞에서도 똑같이 물을 수 있으면 해 봐.”설주가 이를 악물고 내뱉는 순간, 계단참에서 정옥의 발이 멈췄다.태건은 그녀의 방문에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채 돌아섰다. 설주는 파일을 품에 끌어안았다. 어머니가 나타나자 제일 먼저 그에게서 거리를 벌리는 자신이 지긋지긋했다.“이 시간에 둘이 왜 안 자니?”“내일 결재받을 장부 줬어요.”태건이 대답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정옥은 수납장에서 여분의 베갯잇을 꺼내며 설주에게도 일찍 자라고 했다.설주는 엄마가 계단을 내려갈 때까지 문을 붙들고 있었고, 태건은 그런 그녀를 다시 쳐다보지 않았다. 사소한 일 하나를 들고 밤늦게 제 방 앞까지 온 이유를 생각하다가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다음 날 아침, 정옥의 휴대전화가 식탁 위에서 두 번 울렸다.설주는 계란국에 뜬 파를 걷어 내고 있었다. 승표는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태건은 고장 난 객실 도어록 부품을 봉투에 담고 있었다.“태건아, 너 지난번 소개팅 싫다고 했지?”그릇을 잡은 설주의 손이 멈췄다.전에 정옥이 소개해 주겠다고 했을 때 설주는 가족방에 없던 여자친구까지 만들어 일을 망쳤다. 이번에는 제법 마음에 드는 상대가 생긴 모양이었다.“우리 단골 손님 조카래. 서른이고, 여기서 멀지 않은 데서 일한대. 사진도 보내 주셨네.”정옥이 화면을 태건 쪽으로 돌렸다.설주는 보지 않으려고 국에 밥을 말았다. 숟가락으로 바닥을 긁는 동안 화면의 빛이 맞은편 남자의 턱을 비췄다.누군지도 모르는 여자가 벌써 이 식탁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나이와 사는 동네, 정옥의 기대까지 갖춘 여자였다.“한 번 만나 봐. 이번엔 누나가 괜한 소리 안 하겠지?”정옥이 웃으며 설주를 돌아봤다.설주는 뜨거운 밥알을 제대로 삼키지도 못한 채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지난번 거짓말을 또 들먹이고 싶지 않았다. 태건 앞에서 화내는 이유도 설명할 수 없었다.“만나 봐. 나이 먹었으면 여자도 만나고 그래야지, 씨발.”승표가 신문을 내리며 말버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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