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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작가: 낙화
정루아는 돌연 덮친 뜻밖의 상황에 짧게 신음을 흘렸다.

남자의 무거운 몸이 그대로 그녀를 압박했다. 마치 그녀를 통째로 녹여버릴 것만 같은 뜨거운 체온이 전해졌다.

“뭐 하는 거야!”

정루아는 잔뜩 분노한 얼굴로 애써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남자의 몸은 너무나 무거워 도저히 밀어낼 수가 없었다.

“루아야.”

구태윤의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

“나 너무 아파.”

정루아의 호흡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그녀는 무력하게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비웃듯 말했다.

“이러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

구태윤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대신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끌어안았다.

결혼기념일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무척이나 다정했다.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주기도 했고, 뜨겁게 키스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모든 게 이 지경으로 변해버렸다.

꿈을 꾸는 것마냥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녀를 다시 품에 껴안으니 가슴 속 텅 비어 있던 곳이 단번에 채워지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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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구태윤이 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라고?”정석주는 흠칫 놀라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런데 왜 정루아를 말리지 않은 거야?”구태윤의 매서운 눈매에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형수님이 오해한 게 발단이었죠. 루아는 받은 만큼 돌려준 것뿐이고. 아버님도 루아 성격을 잘 아시잖습니까. 본인이 한 일도 아닌데 억지로 뒤집어씌우려 하면, 기어이 진짜로 저지르고 만다는 걸.”정석주의 안색이 한층 더 험악해졌다.“그렇다고 해도 네가 옆에서 뜯어말렸어야지. 사람을 때리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이내 고개를 돌려 정루아를 매섭게 쏘아보았다.“당장 네 언니한테 사과해!”정루아는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구태윤을 가만히 응시했다.그가 제 편을 들어줄 줄은 정말 몰랐다.그렇다고 해서 차갑게 식어 버린 심장이 다시 뛰지는 않았다.“정시연이 죽으면 그때 가서 절하고 국화꽃 한 송이 정도는 올려놓을게요.”정루아가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했다.“정루아!”정석주가 억눌린 목소리로 포효하듯 소리를 질렀다.순간 정시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흑... 애초에 내가 이 집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우리 부모님만 살아 계셨어도 나를 이렇게 함부로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을 텐데...”그 한마디가 정석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정루아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짙은 실망감이 일렁거렸다.“이 빌어먹을 년, 네가 감히...!”이제는 정루아를 몰아세울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어떤 비난을 퍼부은들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정석주는 고개를 돌려 정시연을 바라보았다.“시연아, 그만 울어. 루아가 잘못한 게 맞으니 이 아비가 대신 사과할게.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내가 방금 결정을 내렸다. 정원 그룹 지분 5%를 너한테 주마. 그리고 나중에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회사는 네가 승계하도록 해라.”“전 반대예요!”무표정한 정루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고작 입양아일 뿐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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