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정루아는 냉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한쪽 구석을 보았다.그곳에는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정루아는 곧장 그쪽으로 걸어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제 허락도 없이 찍는 건 초상권 침해예요. 고소당하고 싶어요?”그 사람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저, 저는 정루아 씨를 찍은 게 아니에요. 저 자신을 찍은 거예요.”“그래요?”정루아는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만약 오늘 일과 관련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그건 당신이 한 거로 생각할 거예요. 그땐 바로 고소할 거고요.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니에요. 전 변호사팀을 통째로 의뢰해서 소송할 수 있고 시간도 많거든요.”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게다가 여기 있는 사람들 다들 꽤 한가해 보이던데 저랑 재판할 시간도 충분하겠죠?”사무실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었다.특히 사진을 찍던 사람은 몹시 당황했다.그는 그저 평범한 직원일 뿐, 그녀와 그렇게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다.그 순간, 그는 문득 한 가지를 떠올렸다.정루아와 구태윤의 관계.구태윤이 직접 퇴근할 때 그녀를 데리러 온 적도 있었다.구태윤은 구명 그룹의 대표였다.그런데도 그녀는 그에게 전혀 비위를 맞추지 않았다.이 정도면 관계가 보통이 아닐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급히 휴대폰을 열어 그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다 지울게요. 절대 안 올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완전히 꼬리를 내렸다.무릎을 꿇고 있던 사람도 그 모습을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정루아는 시선을 한 바퀴 돌려, 사람들 하나하나의 표정을 모두 눈에 담은 뒤 다시 무릎을 꿇었던 그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다 꿇었어요? 이제 비켜 줄 수 있죠?”그 여자의 얼굴은 최악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눈에는 분노와 굴욕이 뒤섞였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루아를 독하게 노려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정루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시비를 걸어도 상관없었다.이 일자리는 최악의 경우 관둬
‘정말 좋아했을까?’그건 비교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정시연과 비교하면 장옥경은 분명 그녀를 선택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이혼을 고집하니 장옥경은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며느리를 선택할 것이다.‘부디 성공하길...’다음 날, 정루아는 몸 상태가 조금 나아져 정상적으로 출근했다.회사에 도착하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정시연이 보였다.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보였지만 정루아는 알고 있었다.그건 자기기만에 불과하다는 걸.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다가가 물었다.“정시연 씨, 어디 아파요? 감기예요? 왜 마스크를 써요?”정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감기는 아니고요. 얼굴을 좀 다쳐서요. 괜히 놀라게 할까 봐 마스크 썼어요.”그 사람은 더 궁금해졌다.“얼굴을 어떻게 다쳤는데요? 심한지 한 번 봐봐요. 심하면 병원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그녀는 정시연의 마스크를 벗기더니 곧바로 외쳤다.“세상에! 이거 누가 때린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심하게 부었어요?”그 말에 더 많은 사람이 그녀를 바라봤다.정시연은 허둥지둥 마스크를 다시 쓰며 자기도 모르게 정루아 쪽을 힐끗 보고 말했다.“괜찮아요. 아무도 안 때렸어요. 다들 일 보세요. 저도 녹음실 가야 해서요.”그 시선은 아주 교묘했다.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정루아를 바라봤다.두 사람의 불화 소문은 이미 사무실에 퍼질 대로 퍼져 있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정해졌다.정시연의 얼굴은 정루아가 때린 것이다.정시연은 평소에 사람들에게 밀크티도 사고 디저트도 사주며 좋은 인상을 쌓아왔기에, 그 즉시 정루아를 못마땅하게 보는 사람들이 생겼다.정루아는 대본을 보고 있었는데 옆을 지나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휘청이며 들고 있던 커피를 그녀의 대본 위에 쏟았다.“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죄송해요!”그 사람은 급히 사과하며 대본을 닦아 주려 했다.하지만 닦을수록 더 번졌고 결국 몇 페이지는 아예 읽을 수 없게 됐다.정루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됐어요. 제가 할게요
그는 전화를 그대로 끊고 몸을 뒤집어 정루아를 눌렀다.“진심으로 널 목 졸라 죽이고 싶어.”이를 악문 채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는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정루아는 눈을 떴다.그가 이렇게 빨리 이런 상황에서 결혼반지 경매 소식을 알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두 눈에 동요도, 들킨 당황도 없이 그저 담담히 말했다.“결혼도 이미 껍데기뿐인데 결혼반지가 무슨 의미가 있어. 지금 값이 나갈 때 파는 게 당연하지.”“그건 내가 너한테 준 결혼반지야. 어떻게 내 허락도 없이 팔 수 있어?”구태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고 무거워졌다.“나한테 준 순간 내 거야. 내가 처분할 권리가 있어.”정루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반지 하나 가지고 왜 이렇게 화를 내? 내가 네 아이를 버리기라도 한 것처럼.”그러고는 웃으며 덧붙였다.“아, 맞다. 태윤 씨는 정관 수술했으니 애도 못 낳지.”조명이 더 어두워졌다.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녀의 눈에는 눈에 띄는 냉소와 무심함이 담겨 있었고, 그의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그 결혼반지는 단순한 반지가 아니었다.8년, 함께 걸어온 시간의 상징이었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그것을 팔아버렸다.구태윤은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침실을 나갔다.이불이 들추어지며 찬 공기가 밀려들어 정루아는 몸이 살짝 떨렸다.이 정도의 추위도 버거운 듯했다.그녀는 스스로 이불을 끌어당겨 다시 몸을 감쌌다.그렇게라도 온기를 조금 더 붙잡아 두고 싶었다.하지만 소용없었다.열원이 사라지자 남아 있던 온기는 금세 사라졌다.그녀는 창밖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평온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만약 이 신혼집이 그녀에게 완전히 넘어온다 해도 그녀는 역시 팔아버릴 것이다.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그를 자신의 세계에서 말끔히 없애는 것, 그게 가장 좋았다.잠시 누워 있다가 배가 고파진 그녀는 일어나 밖으로 나가 저녁을 먹으려 했다.거실에는 은은한 음식 냄새가 퍼져 있었
구태윤은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거실에서 기다리든지 아니면 위에 가서 쉬어.”몸이 힘든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을 더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말없이 위층으로 올라갔다.생리는 참 신기했다.올 거란 걸 인식하는 순간 허리 통증과 복통이 한꺼번에 밀려오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그녀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손을 아랫배에 얹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너무 아파서 식은땀이 나며 의식이 점점 흐릿해졌다.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그녀를 끌어안더니 숟가락을 입술 가까이 갖다 댔다.그녀의 귓가에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루아야, 국 마시면 좀 나아질 거야.”정루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어 마셨다.이 장면은 이미 수없이 반복됐었다.국 한 그릇을 다 마시자, 몸이 따뜻해지며 통증도 조금 가라앉았다.눈을 뜬 그녀는 구태윤이 그릇을 내려놓고 침대에 올라와 이불을 들치며 들어오는 걸 보았다.정루아는 온몸으로 거부했다.“오지 마. 나가.”“싫어.”구태윤은 그녀를 끌어안고 한 손으로 그녀를 안은 채, 다른 손을 옷 안으로 넣어 차가운 아랫배를 감쌌다.그의 손은 따뜻했다.아랫배에 닿자마자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정루아는 몸이 잔뜩 굳어진 채 입술을 깨물었다.“난 네가 필요 없어. 나가.”“나는 네가 필요해.”그는 그녀에게 밀착하며 말했다.“널 안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 잠도 못 자. 죽을 것 같아.”정루아는 잠시 할 말을 찾지 못했다.‘이 황당한 말솜씨는 대체 누구한테 배운 걸까?’그에게 꼭 안긴 채, 그녀는 더는 움직일 수 없어 결국 눈을 감았다.사방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이 몸의 냉기를 몰아내고, 통증을 멀리 밀어냈다.그녀는 그렇게 스르르 잠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어둑해진 저녁이었다.아랫배는 여전히 약간 아팠지만 아까보다는 훨씬 나아진 상태였다.옆에 있던 구태윤은 잠들어 있었지만 그의 손바닥은 여전히 그녀의 아랫배에 닿아 있었다.그를 올려다보는 정루아의 눈빛은 몹시 복잡했다.그때, 그의 휴대폰
그가 또다시 제정신이 아닌 걸 느끼며, 정루아는 차 안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두려워졌다.그녀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태윤 씨, 이러지 마. 나 내일 출근해야 해.”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에게 입을 맞출 뿐이었다.넓은 손바닥이 그녀의 옷 안으로 들어와 익숙한 선을 따라 움직였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정루아는 이를 악물고 입술을 깨물어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게 했다.그때, 아랫배에서 묵직한 통증이 내려앉았다.그녀는 순간 기뻐하며 말했다.“태윤 씨, 나 생리 중이야.”아니나 다를까 그의 움직임이 멈췄다.그는 살짝 몸을 일으켜 곰곰이 생각하다가 날짜를 떠올렸다.확실히 그럴 시기였다.그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녀 눈에 떠오른 안도감을 보았다.다음 순간, 그는 그녀의 턱을 잡고 다시 입을 맞추다가 입술이 거의 감각을 잃을 즈음에야 놓아주었다.마침내 차 문이 열렸다.정루아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내리기도 전에, 그가 그녀를 안아 들었다.정루아는 온몸이 긴장됐다.“뭐 하는 거야?”구태윤은 성큼성큼 별장을 향해 가며 담담히 말했다.“내가 짐승인 줄 알아?”‘아니야?’정루아는 이 한 마디를 거의 뱉을 뻔했지만 결국 참았다.요즘 그의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서 괜히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별장 거실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정루아는 눈빛이 흔들리며 가슴이 쓰라렸다.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그가 떠날 때마다 저 구석에서 그를 기다리던 자신을.하지만 구태윤은 늘 다른 여자에게 갔고 다른 여자의 아이를 보살폈다.그 생각에 자신이 너무 우스워 보였다.그래서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고, 몹시 거부감이 들었다.구태윤은 그녀를 안은 채 곧장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내려놓고 곧바로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돌아와 말했다.“집에 없어. 내가 사 올게. 여기서 움직이지 마.”정루아는 말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그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봤다.아랫배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이젠
점점 익숙해지는 길을 보며, 정루아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갔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이연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여보세요.”“루아야, 네 결혼반지 내일 저녁에 경매 나가. 후회되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이연희는 경매 일정을 다 정해 놓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확인 전화를 했다.“후회 안 해.”정루아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다.“그대로 진행해. 돈 들어오면 너 여행 보내줄게.”이연희는 전혀 기뻐 보이지 않고 오히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루아야, 정말 괜찮은 거야? 그 결혼반지는 너희가 함께 걸어온 시간을 증명하는 물건이잖아.”정루아의 손가락이 살짝 오그라들었다.아까까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손바닥이 따끔하며 화끈거렸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하지만 그 반지를 볼 때마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얼마나 우스운 사람이었는지만 떠올라.”이연희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정루아는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됐어. 그냥 진행해.”“알았어.”통화는 그렇게 끝났다.옆에 있던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누구랑 그런 얘기를 한 거야?”정루아는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구태윤은 이를 악문 채 얼굴빛이 몹시 안 좋아졌다.그녀는 그와 함께한 8년을 후회하고 있다는 걸까?하지만 처음 고백한 건 그녀였다.그녀가 먼저 그의 서랍에 연애편지를 넣었었다.차가 정수원에 도착했지만 그는 곧바로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잘생긴 두 눈으로 그녀를 그윽이 바라보며 말했다.“정루아, 너 정말 마음이 독하구나.”정루아는 비웃으며 대답했다.“어디 태윤 씨만 하겠어? 태윤 씨는 마음이 어찌나 넓은지 뭐든 다 품잖아.”조롱이 가득한 말투에 구태윤은 더 화가 났다.정루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여기까지 왔으면 문 좀 열어. 설마 차에서 하룻밤 재우려는 건 아니겠지?”그러자 그가 낮게 말했다.“예전에 안 잔 것도 아니잖아. 한 번 더 자면 어때.”예전...그들은 한 번 캠핑을 하러 갔었다.낮과 밤의 기온 차가
“왜? 저 천박한 인간들 때문에 이제 아내까지 때리려고?”서늘한 눈빛을 마주한 정루아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어젯밤의 다정함은 마치 한낱 꿈만 같았다.“이런 못돼먹은 것! 어떻게 승태 아이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무려 승태의 유일한 핏줄인데. 우리 집안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토록 심보가 고약한 며느리를 들였을까.”멀지 않은 곳에서 박정란의 악에 받친 비난이 쏟아졌다.한 마디 한 마디는 그녀를 향한 혐오가 고스란히 묻어났다.“그동안 너무 받아주기만 해서 네가 이렇게 변해버린 모양이군.”
결국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이 몽롱한 와중에 누군가 자신을 안아 들더니 포근한 침대에 눕히는 것이 느껴졌다.이윽고 무릎의 상처를 치료하려는 손길이 닿자 통증에 숨을 들이켰다.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설움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구태윤, 나 너무 아파...”그녀는 여전히 환상 속에 머물러 있었다.살갗만 긁혀도 부랴부랴 달려와 위로해주던 남자, 그리고 넓은 품에 안겨 마음껏 어리광을 피우던 여자.이미 그런 관계에 길든 상황이었다.꿈속에서 구태윤은 그녀를 감싸 안고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추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
정루아는 거의 발광하듯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렸다.한참 소동을 부린 끝에 그녀는 부서진 물건들 사이에 주저앉아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그러다가 돌연 벌떡 일어나 비틀거리며 술 창고로 가서는 안에 있는 술을 전부 꺼내 한 병 한 병 들이키기 시작했다.알코올이 신경을 빠르게 마비시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완전히 취해버렸다.그녀는 이 모든 게 꿈이기를 간절히 바랐다.눈을 뜨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길 빌고 또 빌었다.서로 사랑하던 시절로. 그의 눈에 오직 그녀만 있던 그때로.얼마나 잠들어 있었을까,
전화가 끊기자 정루아의 입가에 조소가 번졌다.어쩌면 하나같이 카드를 정지시키겠다는 소리뿐일까.돈줄을 쥐고 자유를 박탈해서 기어이 고개를 숙이게 하겠다는 속셈이 뻔히 보였다.하지만 그녀가 뭘 그리 잘못했지?남들이 제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기만하고 있는데, 실실 웃으며 잘한다고 박수라도 쳐줘야 한단 말인가?정루아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무릎이 끊어질 듯 아파 더는 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길가 벤치에 주저앉았다.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은 지금의 심정만큼이나 우중충했다.눈시울이 시리고 아려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