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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상한 양아치.

Penulis: 바다오렌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9 16:00:19

‘너 뭐냐?’

분명 선생님께 허락받고 쓰는 음악실이었다.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늘 피아노를 두드리며 곡을 쓰거나, 연주하던 곳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음악실에 들어선 어느 날, 머리를 금발로 물들인 양아치처럼 생긴 녀석이 피아노 위에 벌렁 누워 얼굴에는 음악책을 덮고 자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자리를 빼앗길까 노려봤다.

눈매가 몹시 매서워 순간 움찔했지만, 나 역시 엄연히 허락받고 쓰는 곳이기에 꿋꿋하게 자리를 잡았다. 양아치를 무시하고 마저 다듬고 싶었던 멜로디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나는 나와 피아노, 멜로디에 빠져들어 그 양아치가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내 세상에 빠졌다.

‘오, 너 좀 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의 집중력을 깬 것은 낯설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음색을 가진 목소리였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내 옆으로 와 나와 악보를 보며 감탄사를 내뱉는 양아치였다.

‘무, 뭐야!? 보, 보지 마!’

‘뭐야? 왜 그렇게 비싸게 굴어? 어차피 난 이미 다 들었는데?’

그 말에 대꾸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 멜로디 좀 부자연스럽네.’

‘어, 어디?!’

‘여기. 너무 갑자기 리듬이 바뀌는 느낌이랄까?’

‘… 너 음악 해?’

‘뭐냐, 너, 나 몰라?’

‘내가 널 어떻게 알아?’

나의 대답에 상당히 놀란 표정을 한 양아치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뭐 그렇다고 쳐 줄게.’

뭘 그렇다고 쳐?

이거 영 웃기는 양아치네.

이 학교에 입학한 지 겨우 한 달이다. 아직 반 애들 얼굴도 덜 익혔는데, 다른 반으로 보이는 이 녀석을 내가 어떻게 안 단 말인가? 게다가 흐트러진 교복과 귀에 꽂힌 피어싱들, 인상도 진하고 목걸이며 팔찌며 반지도 몇 개나 끼고 있었고, 딱 봐도 질 좋은 녀석은 아닌 듯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며 슬쩍 거리를 뒀다.

이런 녀석은 이쪽에서 사양이고, 거절이다.

‘진짜 모르거든.’

괜히 중얼거리며 뱉은 말에, 이번에는 충격받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 얼굴에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대로 짐을 싸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

⁠⁠

그때의 나는 어렸다.

그래서 배짱도 좋았다.

어제의 양아치가 무서워서 그렇게 도망쳐 놓고 다음 날 또 당당하게 음악실로 향했다. ‘양아치니까, 학교에 매일 나오지는 않겠지.’라는 요즘 유행하는 소설이나 TV 드라마에서 얻은 우스운 정보로 인한 자신감이었다.

당연히 터무니없는 바보 같은 생각이었고, 엉터리 정보다. 그 양아치는 이번에는 아예 피아노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것이 만약 소설 속 이야기 혹은 드라마, 영화였다면 사람을 홀리는 목소리로 나는 저 양아치에게 한눈에 반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역시나 엉터리 정보다.

⁠⁠

목소리는 좋지만, 그 좋은 목소리로 음정 없이 빡빡 소리만 지르는 것이 영 사람이 들어줄 만한 소리가 아니었다.

‘뭐, 뭐야! 너 왜 또 왔어!?’

‘여기… 네 것 아니잖아…!’

‘드, 들어올 거면 노크하고 들어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들킨 것이 퍽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져서 큰소리를 쳤다. 자신의 상판대기와 영 안 어울리는 말을 하는지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교실도 내 귀도 윙윙 울렸다.

아무래도 성량도 좋은 것 같았다.

그런데 노래 실력은 왜 이렇지?

아무래도 저 모습을 보아하니, 오늘은 멜로디를 만드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았다. 작사 연습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제일 뒷자리로 가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열심히 멜로디와 가사를 수정하고 있었다.

옆에서 시선이 느껴지기 전까지.

‘… 뭐, 뭐야?’

‘나… 노래 부르는 거 어땠어?’

괜히 민망한 건지 우물쭈물 묻는 것이 시선은 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최소한의 양심은 있나?

‘솔직하게 말해?’

‘어.’

‘완전 못해.’

‘하… 씨발!’

아니, 그럼 그 노래 실력으로 잘한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건가?

양심도 없는 새끼 아냐?

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지만, 겨우 속으로 꼭꼭 씹어 삼켰다.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어진 모습에 슬쩍 눈길을 옆으로 돌리자, 두 손으로 상처받은 얼굴을 감싸며 땅으로 꺼질 듯이 한숨을 쉬었다.

‘진짜 바라는 것도 더럽게 많아! 그 춤을 추면서 어떻게 라이브를 하라는 거야?!’

무슨 소리를 하나 했다.

벌써 축제를 생각하는 건가?

하긴, 얼굴은 반반하니 인기는 있겠구나 싶었다.

‘맞지? 다 잘날 필요는 없잖아! 특히 이 얼굴인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 집에는 실력도 얼굴도 잘난 이도진이 있기에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다.

‘둘 다 하면 더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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