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뱉기 위해 애쓰는 와중에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뺨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며 그 날카로운 눈매를 크게 휘어 웃었다.그 모습은 여전히 강아지 같았다.“나는 진짜 보고 싶었는데.”그 말에 몸이 바짝 굳었다.문득 떠오른 생각은 ‘애초에 우리가 이렇게 살갑게 인사를 할 사이가 맞나?’ 였다.몸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지금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 건지 자각조차 할 수 없었다.나를 보며 웃는 저 얼굴은 진짜인가?“왜, 나보니까 엿같아?”“… 그런 거….”“나는 너 보니까, 진짜 좋은데.”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건 확실했다.“진심인데.”속에서 역한 기운이 올라와 장기를 뒤흔들었다.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나 진짜로….”“그, 그만.”“…… 율아.”“아, 알았으니까. 그, 그만….”“언제는 내 목소리가 좋다며.”그래.사실 지금도 듣기엔 좋다.하지만 아직은 듣는 것까지가 한계였다.***뒤늦게 나타난 영웅이 덕분에 상황은 어찌저찌 수습됐지만,여전히 속은 뒤틀리고 머리를 어지러웠으며 심장은 쿵쾅쿵쾅 뛰었다.“누나!”영웅이의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자, 어느새 집 앞이었다. 두 눈에는 못마땅한 표정을 한 도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표정을 보며 애써 외면한 채 방으로 들어와 한참을 심호흡하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벗은 웃옷에서 종이가 떨어졌다. 종이를 확인하자 알 수 없는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숫자가 춤을 추듯 일렁거렸고, 다리에는 힘이 풀렸다.사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은 했다.그렇지 않은가?시간도 오래 지났고, 마지막에 싸우기는 했지만 내게는 덧없이 소중한 첫 친구였다. 당연히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나와, 밥 먹어.”혼자만의 굴에 들어가기 직전, 나의 정신을 깨운 것은 도진이의 목소리였다. 멍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최신 업데이트 : 2026-07-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