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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중상자

Author: yey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0 08:05:53

"구조대! 구조대, 여기 좀 봐주세요!! 사람이 다쳤어요!!"

새벽 4시,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을 뚫고 한 남자가 피투성이가 된 노인을

업은 채 군청 입구로 들이닥쳤다.

노인의 이마에서는 붉은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내려 옷을 적시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서나래가 구급 배낭을 낚아채며 가장 먼저 달려 나갔다.

남자가 울부짖으며 대답했다.

"대피소로 오던 중에.... 바람에 날아 온 상가 간판이 그대로 어르신을 덮쳤습니다.

제발 좀 살려주세요...!!"

환자를 바닥에 눕힌 서나래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롭게 돌변했다.

평소의 장난기 가득했던 유쾌한 의사는 온데간데 없고,

오직 환자의 생명만을 바라보는 냉철한 전문가의 눈빛이었다.

"의식 상태 세미-코마(Semi-coma), 동공 반산 둔함.

두피에 약 10cm의 광범위한 열상 및활동성 출혈!

당장 지혈 안 하면 저혈량성 쇼크 옵니다!! 압박 거즈!! 거기 대고 누르세요!"

서나래의 카리스마 넘치는 외침에 주변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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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9. 정말 미쳤어요?

    강태풍이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 앉자마자, 빗속을 뚫고 날아온 작은 체구가그의 앞을 막아섰다. 강서나래였다.서나래의 얼굴은 물과 눈물, 그리고 극도의 분노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그녀는 주저앉아 있는 태풍의 찢어진 구조복 멱살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마치 대형견의 목줄을 쥔 것처럼, 서나래의 손가락 끝이 하얗게 떨리고 있었다."당신 미쳤어? 진짜 미쳤냐고!! 거기가 어디라고 뛰어들어!! 죽으려고 환장했어?!"서나래가 강태풍의 멱살을 흔들며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강태풍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어 서나래를 바라보았다.자신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지만,서나래의 커다란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애절함이 눈물이 되어 가득 고여 있었다.서나래의 눈물 한 방울이 강태풍의 뺨 위로 떨어졌다.빗물보다 훨씬 뜨겁고 짠 눈물이었다."내가......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당신이 저 바다에서 영영 안 나오는 줄 알고..... 내 눈 앞에서 또 사람이 죽는 줄 알고........ 내가.. 내가 얼마나......!"서나래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강태풍의 가슴팍에 머리를 묻은 채 엉엉 울기 시작했다.의사로서의 냉정함도, 불도저 같은 카리스마도 다 부서져 내린,그저 사랑하는 남자를 잃을 뻔한 여자의 서글픈 절규였다.강태풍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는,자신의 커다란 손을 들어 서나래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다 감싸 안았다.그의 손은 바다의 냉기 때문에 한없이 차가웠지만, 서나래를 안은 품 만큼은 온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다."미안합니다, 강 선생."강태풍이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서나래의 귀에 속삭였다."근데 나 안 죽습니다. 내가 말했지 않습니까. 나 살리려고 육지에서 으사 면허증 들고 대기하는 여자가 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습니까? 왜 죽겠습니까?"강태풍은 서나래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자신의 눈과 맞추었다.그의 상처투성이 얼굴에 가슴 시리도록 다정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강 선생이 살려줄 줄 알고 뛰어든 겁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8. 살아 돌아온 괴물

    바다로 뛰어든 지 무려 40분째,본부의 통제실에서도, 해안가에서 기다리던 대원들도,모두 절망적인 침묵에 잠겨 있었다.초강력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맨몸으로 40분을 버틴다는 것은의학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사망을 의미했다.서나래는 이미 넋이 나간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눈물은 빗물과 섞여 내려간지 오래였다.바로 그때였다."어?저...저.... 저기, 저기 뭐가 보입니다!"방파제 초소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추던 해경 대원이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거대한 백색 포말이 방파제를 때리고 지나간 자리,테트라포드(삼각대) 사이의 좁은 틈새로 주황색 형체가 보였다."강 팀장이다! 강태풍 팀장님이야!"그 한마디에 서나래는 본능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바다에서 기어 올라온 형체는 그야말로 처참했다.강태풍은 한쪽 팔로 의식을 잃은 김 선장의 덜미를 꽉 움켜쥔 채,다른 한 손으로 날카로운 바위를 짚으며 기어코 육지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그의 구조 슈트는 사방이 찢어져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고,마스크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맨얼굴은 멍과 상처로 가득했다.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그 모습은 기어코 바다라는 괴물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생명을 쟁취해 낸 진짜 괴물의 모습이었다."구조반! 당장 들것 가져와! 환자 인계해!"대원들이 달려가 김 선장을 인계받았다.강태풍은 환자가 안전하게 이송되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대로 흙바닥 위로 털썩 주저 앉았다.온몸의 근육이 파르르 떨리며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지옥에서 자기 발로 걸어 돌아온 남자의 위대한 생환이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7. 숨 막히는 기다림

    TF 본부 의료소의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거웠다.서나래는 손에 거즈를 쥔 채 부르르 떨며 창밖의 암흑을 바라보고 있었다."강 대원이......... 결국은 바다로 뛰어 들어갔답니다."현장에서 복귀한 대원의 한마디에 서나래의 심장은 그대로 쿵, 하고 내려앉았다.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주변에서 환자들이 신음하고 대원들이 소리치는 소리도, 거대한 진공 속에 갇힌 것처럼 아득하기만 했다."미쳤어......... 진짜 미쳤어, 강태풍........."서나래의 눈에서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고여 흘러 내렸다.3년 전, 자신의 눈앞에서 환자를 잃었던 그 끔찍한 트라우마의 기억이 강태풍의 얼굴과 겹쳐지며 그녀를 숨 막히게 했다.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든 그 남자가... 저 시커먼 지옥 속을 자기 발로 걸어 들어갔다는 사실을도저히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서나래는 결국 구급 상자를 팽개치고 대피소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강 선생! 어디 가요! 문 밖에 나가면 위험해요!"도훈이 다친 몸으로 서나래를 붙잡으려 했지만, 서나래의 힘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서나래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군청 마당으로 뛰어나가방파제가 보이는 해안가 길목까지 달려갔다.차가운 빗물이 눈을 찌르고 강풍이 온몸을 밀쳐내도서나래는 바다를 향해 절규하듯 외쳤다."강태풍!! 살아 돌아와!! 제발...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고, 꼭. 이 나쁜 새끼야!!!"바다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거대한 파도 소리로 서나래의 목소리를 지워버였다.서나래는 비바람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강태풍의 이름을 연호하며(계속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평생을 냉철한 의사로 살아왔던 그녀가, 오직 한 남자의 생존만을 위해 하늘에 빌고 또 빌고 있었다.숨이 막힐 것 같은 잔인한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6. 바다로 뛰어들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장 큰 공포를 느끼는 순간은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심연을 마주했을 때다.지금 연실군 앞바다는 거대한 괴물이 아가리처럼 시커멓게 뒤틀리며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시속 200km의 강풍이 바다 표면을 짓눌러 파도는 불규칙하게 솟구쳤고,흩날리는 백색 포말 때문에 앞은 고작 몇 cm도 잘 보이지 않았다.강태풍은 방파제의 끝, 거대한 테트라포드(삼각대) 위에 섰다.그 아래로 집채만한 파도가 콰과광-! 소리를 내며 콘크리트를 부술 듯이 몰아치고 있었다.이곳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스스로 호랑이 굴이 아니라 지옥의 용광로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강 대원! 제발 무모한 짓 하지 마! 헬기도 못 뜨고 보트도 진입 불가야! 뛰어들면 끝이라고!! 하지만, 안 돼!!"무전기 너머로 본부의 통제관이 절규하듯 소리쳤지만,강태풍은 대답 대신 무전기를 꺼버렸다.무전기 안으로 물이 들어가 지지직 거리는 소리마저 소음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강태풍은 거칠게 몰아쉬는 숨을 고르며 마스크의 압착을 확인했다.시선은 오직 파도 사이에 서 허우적 거리는 김 선장의 희미한 형체에 고정되어 있었다.'어머니.....'강태풍은 가슴속 깉은 곳에서 평생을 품어온 단 하나의 단어를 가만히 중얼거렸다.32년 전, 이 무자비한 바다는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갔고,자신을 이 태풍의 눈 속에 홀로 남겨두었다.평생을 바다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으로 싸워온 그였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자신은 더 이상 폭풍 속에서 울기만 하던 무력한 아이가 아니었다.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훈련받은 대한민국의 해경 특수구조대원이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육지에는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의사 강서나래가 있었다."내가 간다, 이 괴물 같은 새끼야!"강태풍은 파도가 크게 솟구쳤다가 아래로 꺼지는 단 1초의 타이밍을 포착했다.그는 망설임없이 거대한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풍덩---!시커먼 바다가 강태풍의 몸을 집어 삼켰다.육중한 수압이 사방에서 그의 온몸을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5. 파도가 삼킨 방파제

    방파제에 진입한 선주들은그제야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는지를 깨달았다.바다는 이미 그들이 알던 평화로운 어장이 아니었다.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뒤로 아파트 3층 높이의 검은 파도가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다."어이, 김 선장! 빨리 나와! 밧줄이고 뭐고 이미 다 끊어졌어!"한 선주가 비바람 속에서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콰과과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방파제를 정면으로 타격한 메가급 파도가거대한 백색 포말을 일으키며 방파제 전체를 덮쳤다."으아아악!"순식간에 밀려든 수십 톤의 바닷물이 방파제 위에 있던 선주 세 명을 그대로 쓸어내렸다.인간의 몸뚱이는 거대한 자연의 조류 앞에서는 고작 낙엽에 불과했다.두 명은 천행으로 방파제 난간을 붙잡았지만, 가장 고집을 부렸던 늙은 김 선장은,거센 역조에 휘말려 순식간에 시커먼 바다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사람 살려!! 김 선장이 빠졌어!!"난간을 잡고 버티던 선주들이 절규했지만, 바람 소리에 묻혀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그때, 암흑 같은 비바람을 뚫고 주황색 해경 구조복을 입은 남자가 방파제 위로 나타났다. 강태풍이었다.강태풍은 무서운 속도로 방파제를 질주해 난간에 매달린 두 명의 선주를 발견했다."자기 몸에 이 로프ㅡ 걸으세요, 빨리!!"강태풍은 신속하게 두 사람의 몸에 구명줄을 결속하고 방파제 안전 기둥에 고정시켰다."여기서 절대 손 놓지 말고, 잘 버티고 계십시오!"그리고 강태풍은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았다.저 멀리 거친 파도 사이로 김 선장의 하얀 머리카락이 보였다 안 보였다를 반복하고 있었다.파도가 한 번 칠때마다 바다의 깊은 심연속으로 영영 사라질 위기였다.강태풍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방파제 끝단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44. 고집불통 인간들

    결국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통제 대원들이 잠시 다른 침수 구역의 지원을 간 사이,고집 센 세 명의 선주들이 감시를 피해 방파제 쪽으로 탈출해 버린 것이었다."보고합니다! 항구 구역 삼거리 차단선 돌파당했습니다! 선주 세 명이 방파제 계류장 쪽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라디오 무전기에서 청천벽력 같은 보고가 흘러나왔다."뭐라고? 이 미친 인간들이 진짜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통제관이 책상을 탁- 내리쳤다.지금의 방파제는 초속 50미터가 넘는 강풍과 함께 10미터짜리 파도가 수시로 드나드는 그야말로 나 다름없는 곳이었다."제가 가겠습니다."강태풍이 즉시 구명조끼의 버클을 채우며 나섰다.그의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차분했다.현장이 위험할수록 해경 특수구조대의 피는 차갑게 식어내리는 것만 같았다."강 팀장님! 지금 가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파도가 방파제를 완전히 넘고 있어요!"도훈이 다친 어깨를 움켜쥐고 말렸지만, 강태풍은 고개를 저었다."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사람이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은 우리 해경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다녀오겠습니다."서나래가 강태풍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의 눈에 가득 찬 것은 분노와 걱정이었다."강태풍 씨!! 미쳤어요? 저 사람들, 본인들이 고집 부려서 나간 거잖아요! 왜 당신 목숨을 걸고 저 지옥으로 들어가냐고요!! "강태풍은 자신을 가로막은 서나래의 가녀린 어깨를 가만히 잡았다."강 선생. 내 이름이 왜 태풍인 줄 압니까? 이런 폭풍우 속에서 사람 구하라고 하늘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의사인 당신이 환자를 포기하지 않듯, 구조대원인 나도 저 인간들을 포기하지 못합니다, 안 합니다. 여기서 기다려요."강태풍은 서나래의 손을 부드럽게 떼어내고는, 해경 구조마스크를 안면에 밀착시켰다.그리고 거대한 어둠이 도사리는 방파제를 향해 폭풍 속으로 호쾌하게 뛰어 나갔다.서나래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심장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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