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자주인공과 사귀어라. 단, 누군지는 알아서 찾아라.” 만년 2인자 신시아의 앞에 어느 날 수상한 시스템이 나타났다. 자신은 악녀, 승진도 사랑도 독차지하는 김주여는 여자주인공이란다. 그리고 주어진 메인 퀘스트는 여자주인공의 남자를 빼앗아 주인공이 되는 것. 그런데 정작 남자주인공이 누군지는 안 알려준다. 차가운 직장 상사 권이태일까, 수상하게 잘생긴 신입 권도윤일까? 악녀는 왜 주인공 하면 안 되는데? 신시아의 남자주인공 찾기가 시작된다.
View More밝은 햇살이 호텔 안을 비췄다. 입을 벌리고 자고 있는 시아를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멍뭉이같이 생긴 남자가 시아의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시아는 냉기를 뚝뚝 흘릴 것 같은 냉미남의 품안에서 눈을 떴다.
“몇... 몇 시?”
시아가 정신없이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짧게 비명을 지른 시아가 호텔 밖으로 달려 나갔다. 방에 남은 두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형, 뭐 좀 기억나?”
냉미남이 대답했다.
“아니, 전혀.”
서로 사촌간인 두 남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찌된 일인지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품안에 시아를 안고 잤던 남자가 팔 안에 온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 시각 시아가 회사로 달리며 생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 시스템이 시아는 악녀라고 했다. 그런데 왜 남자 주인공을 꼬셔야 하는 거냐고.
어제 저녁, 시아는 사내 공고가 올라온 노트북 창을 한숨을 쉬며 덮었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건만, 이번 과장 승진의 대상은 주여 대리였다.
뭐든 주여 대리지.
회사 버그도 주여 대리가 찾아내고, 뭐가 망가져도 주여 대리가 해결하고. 남자들도 다 주여 대리만 좋아했다.
네일을 한 손톱을 까득까득 깨물었다. 자신과 같이 입사했는데 주여 대리만 찬양받는 이 더러운 세상을 저주했다. 맥주를 입에 털어 넣고 콰지지직 캔을 찌그러뜨렸다.
[네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그렇지.]
[너는 악녀야.]
[앞으로 우리가 도와줄게.]
[주인공 자리를 뺏어보자.]
별안간 시아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여러 개 떠올랐다. 시아가 눈을 비비며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뭐야, 취했나?”
퀘스트창이 흩어져 사라졌다.
시아는 오늘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나 보다 하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내일 주여 보기 싫다.”
중얼대고는 눈을 감았다.
‘딩.’
[메인 퀘스트 : 남자 주인공과 사귀어라
(시간 제한 없음) 성공 시 - 남친 획득 / 실패 시 - 대기업 퇴사]다음 날 시아의 눈앞에 이상한 퀘스트창 하나가 떠 있었다.
시아가 손을 휘저어 앞을 만져봤다. 퀘스트창이 흐릿하게 사라졌다.
“술이 덜 깼나….”
세안을 하며 중얼거린 시아가 부지런히 출근 준비를 마쳤다. 지옥철을 타고 도착한 회사에서 과장이 된 주여를 만났을 때였다.
‘딩.’
[퀘스트 : 주여 반찬 뺏어먹기
성공 시 - 주여 반찬 획득 / 실패 시 - 주인공한테 사이다 맞기]다시 한번 퀘스트가 떴다. 시아가 눈을 비비고 퀘스트창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게 무슨….’
주여가 시아에게 밝게 인사했다.
“신 대리님, 좋은 아침입니다.”
시아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김 과장님.”
시아가 퀘스트창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반찬을 뺏어 먹으라고?’
악녀가 하는 짓 치고는 상당히 치사한 방법이었다. 시아는 주여와 그다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주인공한테 사이다는 어떻게 맞는 건데.
손을 휘저어 퀘스트창을 없앴다.
그때 김 팀장이 앞에 서서 박수를 ‘짝, 짝’ 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앞으로 김주여 씨가 과장으로 QA팀을 끌어갈 겁니다. 그리고 QA팀에 신입사원이 채용됐습니다. 권도윤 사원입니다. 주여 씨가 잘 끌어주세요.”
모두가 박수를 칠 때, 시아만 소심하게 눈으로 주여를 째려봤다.
시아의 옆으로 180이 넘어 보이는 개구쟁이처럼 생긴 신입이 자리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제법 잘생겼다.
잘생긴 사람 한정 스윗걸인 시아는 묻지도 않았는데 도윤을 챙겨주었다.
프린터 위치부터 탕비실, 화장실까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켜줬다. 도윤이 뭔가를 물으려고 고개만 돌려도 시아가 먼저 대답했다.
“모르는 거 있으면 저한테 물어봐요.”도윤은 부담스러웠지만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는 듯 시아를 잘 받아넘겼다. 시아가 도윤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했다. 회사의 사내식당은 왠만한 밥집 못지 않게 밥이 잘 나온다고 자랑도 했다.
“김 과장님도 같이 드시는 거죠?”
시아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아… 뭐… 네. 그러죠.”
떫떠름하게 대답하고는 주여에게 가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말했다.
"대리님 권도윤 사원이 점심 같이 먹자고 하네요?"
주여가 환한 미소로 좋다고 대답했다. 시아는 더욱 떫떠름해져 자리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되어 창가 쪽에 자리한 시아와 주여는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도윤은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주여의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그렇게 친절하게 알려줬는데.’
‘남자는 다 똑같애.’
시아가 젓가락에 힘을 꽉 줬다. 도윤은 그런 것도 모르고 주여에게 신나게 말을 걸었다. 시아 빼고 저 둘만 즐거운 시간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배가 아팠다.
별로 맛있는 반찬도 안 나왔구만.
입을 삐죽이며 반찬을 깨작거렸다. 입맛이 썼다.
[퀘스트 안 할 거야?]
[여자주인공 반찬 뺏어먹으라구!]
‘여자주인공이 누군데!’
[헐….]
[진짜? 몰라?]
[주여잖아! 거꾸로 해봐!]
시아는 번개에 맞은 듯 찌리릿거렸다.
그러니까 자신은 악녀이고, 여자주인공은 주여다?
그래서 저렇게 승진도 하고 남자들도 다 쟤만 좋아하고! 자신은 악녀라서 뭘 해도 안 되고?
시아가 충격에 빠져 있는 사이, 빠르게 밥을 먹은 주여가 숟가락을 내려놨다.
[퀘스트 실패 : 여자주인공에게 사이다 맞기]
시아는 퀘스트에 실패한 대가로 주여에게 사이다를 맞아야 했다.
‘어떻게 맞는 건데?’
[그건 나도 몰라.]
[시스템이 정하는 거야.]
얼떨떨한 시아가 기계적으로 남은 잔반을 정리하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다시 업무가 시작되자 주여가 시아를 불렀다.
“신 대리님, 오늘 권도윤 사원이 한 서류 확인 안 해주셨어요? 첫날인데 검토해서 올리셨어야죠. 다시 해오세요.”
이런, 젠장.
일을 잘하는 것 같아서 그냥 올린 서류에 오타가 났다. 잔뜩 혼이 난 시아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도윤이 미안한지 낑낑대며 쳐다봤다.
시아는 수정할 부분을 하나씩 체크해서 도윤에게 넘겨줬다.
“여기, 여기. 다음부터는 꼭 확인하고 올려요.”
도윤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죄송합니다.”
막상 순순히 사과하니 더 뭐라고 하기도 그랬다. 시아는 한숨을 푹 쉬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
과장이었으면 이런 것도 주여가 아니라 자신이 검토하고 있었을 텐데. 생각하니 또 배가 아팠다.
잘생겨서 봐주는 줄 알아라. 아니였으면 바로 내리갈굼이었다.
시아는 모니터를 보며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말렸다.
울면 지는거야. 그리고 아이라이너 번져!
'오늘 나쁜 짓이라곤 나태하게 일한 죄밖에 없다구!'
“오늘 신입 회식 있다고 합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권이태 부장이 들어왔다.
차갑게 뻗은 눈매에 빈틈없이 정돈된 셔츠. 회사에서 냉미남으로 유명한 남자였다. 다부진 체격의 남자는 절제된 분위기를 풍겼다
시아가 슬쩍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다. 성격도 얼굴만큼 차가워서 문제지.
이태와 눈이 마주치자 시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내렸다.
예리는 2층으로 올라가 도윤에게서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도윤 씨. 그렇게 부담스럽습니꺼?”도윤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아니 그 정도는 아닙니다.”“그럼 다음 주 주말에 서울 가면 데이트 해줍니꺼?”예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도윤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도윤이 당황하며 어버버거리자 예리가 못을 박고 1층으로 내려가 버렸다.“다음 주 토요일에 봐예.”도윤은 예리의 거침없는 직진에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어떻게 하루만 보고 데이트 신청을 할 수가 있지? 도윤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정작 예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흥얼거리며 내려오다가 부장과 신 대리가 꼭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정색을 했다.“와, 그러고 있는데예?”시아가 얼른 이태를 안은 팔을 풀며 예리에게 대답했다.“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호호호.”예리가 다시 시아의 맞은편에 가서 소주를 한 잔 따르며 도윤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데이트는 어디를 선호하는지 따위의 것이었다. 정작 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제나 저를 위해 맞춰주던 도윤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투성이였다.“저한테 물어보셔야죠.”도윤이 2층에서 내려오며 능글맞게 대답했다. 생각을 정리했는지 표정이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예리 과장님 롯데월드 가봤어요? 놀이공원 가보실래요?”도윤이 뜻밖의 제의를 했다. 예리의 눈이 커지며 곧 초승달처럼 휘었다.“지는 다 좋아예!”도윤이 시아를 보며 말했다.“신 대리님도 오실 거죠?”예리의 찌푸려진 얼굴에 시아가 대답을 주저했다. 이태가 얼른 나서서 안 간다고 미리 선수를 쳐버렸다. 도윤이 풀 죽은 강아지의 모습으로 말했다.“여럿이 가야 재밌는데...”그 말을 들은 예리가 눈에 살기를 띠며 시아에게 말했다.“신 대리님 표는 지가 살게예.”“형은 안 와도 돼.”이태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도윤에게 딱밤을 한 대 날렸다. 이마를 부여잡은 도윤이 시아를 쳐다보며 원망의 눈빛을 날렸다. 시아가
도윤이 정말로 당황해서 허둥거렸다.“네? 갑자기 무슨. 지금 취하신 것 같은데.”“안 취했는데예?”예리가 몸을 세우고 말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밀었다.“괜찮으면 번호 주이소.”도윤이 당황하며 몸을 뒤로 물렸다. 예리의 표정이 일순 상처받은 모양이 되었다. 도윤은 핸드폰을 받아들고 자신의 번호를 입력한 뒤, 제 핸드폰으로 통화를 걸었다.“울지 마세요!”“안 울었는데예?”예리가 뭔 소리를 하냐며 핸드폰을 다시 가져왔다. 도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예리를 쳐다보았다.‘재밌으신 분이네.’숙소 안에서는 시아와 이태가 파인애플을 두고 씨름하고 있었다. 시아가 사과처럼 껍질을 까려고 칼을 들었다가 단단한 껍질에 화가 나서 파인애플을 푹 하고 찔렀다. 이태가 시아가 다칠까 봐 그녀를 말리며 파인애플을 잘게 썰며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파인애플 몇 조각을 살려서 접시에 담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주여는 고개를 숙이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자면 안 돼! 파인애플 먹어야 돼요!”시아가 달려가서 주여의 어깨를 흔들어 그녀를 깨웠다. 주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롱거렸다. 시아가 손으로 주여의 입 가까이에 파인애플을 가져다 대었다.“제발! 과장님 눈을 떠요!”그녀의 애절한 외침에 주여가 결국 도윤의 품으로 쓰러졌다.“젠장!”시아가 파인애플을 거칠게 접시에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손에 묻은 즙을 핥았다.“으악!!”‘딩’[퀘스트 실패 : 시아 파인애플 먹기]소름 돋는 신맛에 시아의 눈이 감기며 파르르 떨려왔다.예리가 시아를 미친년 쳐다보듯 바라보았다. 두 남자는 또 시작이네 이러고 있었다. 시아의 몸이 배배 꼬이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다. 도윤이 다급히 주여의 폭탄주를 넘겨주었다. 시아가 씁-하거리며 폭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태는 그런 시아를 말리지도 않고 조용히 파인애플을 굽기 시작했다.“그걸 와 구워예?”“구우면 달아질 것 같아서 굽습니다.”시아가 이태를 보고 소리쳤다.“그거 버려요!”이태가 과감히 불 사이로 파인애플을
예리가 천천히 일어나 그들을 돕는 척하기 시작했다. 눈으로는 도윤을 쫓으며 교묘히 주여와 도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도윤은 그런지도 모르고 시아에게 다가가서 머리에 손을 턱 올렸다.“진짜 보고 싶었어요.”시아가 찡해져서 도윤에게 나도라고 말하려던 순간 이태가 시아를 품 안에 넣었다.“니가 왜.”“넌 보고 싶은 친구도 없냐?”도윤이 꽥 소리를 질렀다. 이태가 더욱더 방어적으로 시아를 껴안았다. 시아를 두고 두 남자가 유치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예리가 주여를 쳐다보았다. 주여는 옷을 벗어서 정리하고 있었다. 예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아니 한 과장님. 권이태 부산에서도 저럽니까?”도윤이 드디어 예리에게 말을 걸었다.“저도... 처음 보는데예.”예리가 당황해하며 이태를 쳐다보았다. 예리는 그들이 회사에서 얼마나 필사적으로 연기를 한 건지 이제야 깨달았다. 물론 더럽게 못했지만 저 모습을 숨기는 게 용했다. 예리가 혀를 차며 주여의 옆에서 자신의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몇 번 보다 보면 익숙해져요.”주여가 상큼하게 싱긋 웃으며 예리에게 말했다. 예리가 어쩐지 알 수 없는 짠함이 밀려와 주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야 너도?’‘응 나도.’둘은 눈빛으로 대화를 끝냈다. 예리가 처음으로 진짜 쿡하고 웃으며 팔을 걷어붙였다.“나와보이소. 새우 한번 닦아야 된다카이!”주여가 자연스럽게 그 옆으로 가서 붙어 예리를 돕기 시작했다. 시아가 그 모습을 괴기스럽게 쳐다보며 도윤을 한 번 바라봤다. 해맑게 웃고 있는 저 멍뭉이는 아무 생각도 없어 보였다.‘부장님한테 들이대는 것보단 나으니까. 미안하다 도윤아.’시아가 조용히 이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태가 바비큐에 불을 붙이는 동안 시아는 옆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코끝이 빨개지자 이태가 안에서 담요를 하나 가져와 시아에게 둘러주었다.“권도윤 보니까 좋습니까?”뜬금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시아가 풋하고 웃으며 바닥을 내려다봤다.“좋죠.”시아의 대답에 이태가 조금 신경
주여가 예리에게 밝게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김주여 과장입니다.”“아... 네예...”예리가 떫떠름하게 대답하자 주여가 멋쩍어져서 손을 더듬더듬 접어 내렸다. 셋은 차에 나란히 들어서 굳이 커다란 도윤을 한가운데 앉혔다. 예리의 팔짱은 풀릴 줄 몰랐다.시아가 한숨을 내쉬고 예리에게 장 볼 만한 장소를 물어봤다. 예리가 대형마트 이름을 대면서 금방 갈 수 있다며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녀가 쓸모를 하기 시작했다.주여가 시아가 반가워서 그녀에게 이것저것 근황을 묻기 시작했다.“그래서 일단 한 과장님한테 들켜버렸어요.”이 말로 대화를 끝냈다.마트에 들어선 그들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고기며 채소며 먹고 싶은 것들을 마구 담기 시작했다. 이태가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시아 씨, 이건 왜 사는 겁니까?”주여가 있어서 오랜만에 퀘스트가 나왔다.‘딩’[퀘스트 : 주여 안 익은 파인애플 먹이기성공 시 - 악녀력+1 / 실패 시 - 시아가 먹음]자기 얼굴만 한 초록 파인애플을 든 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주여 씨 먹이려구요.”당당한 그녀의 말에 주여가 사색이 되었다.“대리님, 저기 노란 것도 있는데요.”“이게 맛있는 거예요.”시아가 들은 척도 않고 초록 파인애플을 카트에 넣어버렸다. 말리던 주여의 손이 스르륵 내려가며 그녀가 체념했다.도윤이 낄낄대며 말했다.“설마 진짜 먹이겠어요?”일순 조용해진 장내에 도윤이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예리가 도윤의 팔짱을 끼고 그를 데리고 다른 코너로 사라져 버렸다. 커플 사이에 낀 주여는 약간 민망해져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이태가 주여를 챙겼다.“주여 씨, 더 드시고 싶은 것 있으십니까?”시아가 주여를 바라봤다. 그녀가 새우를 사자며 해산물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시아와 이태가 진지하게 새우를 보며 품평을 하기 시작했다.“사이즈가 이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아니에요. 더 커야죠!”생물 새우 앞에 서 있던 주여가 황당해하며 그들에게 말했다.“냉동고에서 뭐하세요?”시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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