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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Penulis: 은지아
송씨 저택에 막 도착한 송남지는 갑자기 크게 재채기했다.

최미경은 서둘러 다가와 눈가에 걱정이 가득한 채 물었다.

“남지야, 괜찮니?”

집 안에는 여전히 하객들이 남아 있었으나 최미경이 정성껏 맞이하자 아까의 소동은 잊힌 듯 분위기가 다시 안정돼 있었다.

송남지는 억지로라도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저는 괜찮아요.”

잠시 망설이던 최미경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허상미는?”

허상미라는 이름이 나오자 송남지의 눈빛에 짙은 혐오가 스쳤다.

“엄마, 제가 괜찮으면 됐지요. 다른 사람 일까지 우리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송남지는 곧 허상미가 가져온 축하 선물을 택배로 윤씨 저택에 돌려보냈다.

그 일을 마친 뒤, 최미경은 송남지와 함께 남아 있는 하객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송남지는 익숙한 어른들을 보자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고 그 모습은 한없이 단정하고 온화했다.

그러던 중, 어른들 사이의 은밀한 대화가 송남지의 귀에 들어왔다.

“손윤영이 소가은 씨에게 찾아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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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724화

    레스토랑 사장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최보라는 그제야 송남지가 왜 무봉산행을 고집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때 하정훈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송남지는 애쓰지 않아도 티 없이 맑고 환하게 웃었을 것이다.역시, 옛 장소를 다시 찾는 건 각주구검이나 다름없으니 지나간 건 그저 지나간 대로 둬야 했다.사랑이란 건 실체가 없어서 그 감정이 머물 때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법이다.그 외의 순간에는 결코 그 흔적조차 붙잡을 수 없다.최보라는 고개를 돌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하지만 정작 송남지가 덤덤하게 다가와 말했다.“언니, 이제 가자.”무봉산을 떠나는 차 안에서 송남지는 뒷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금세 물기가 차올랐고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서경에서 남쪽의 작은 도시 윤양으로 가는 직항편은 없었기에 송남지는 중부 도시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아침 9시에 출발해 밤 7시가 되어서야 비행기는 겨우 윤양 근처에 닿았다.공항조차 없는 윤양에서 송남지는 기차로 갈아타야 했고 역에는 그녀를 마중 나온 사람이 있었다.윤양 현지의 한 전시관의 관장이었다.송남지는 인파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든 남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남자는 다소 그을린 피부에 그리 새것 같지도 낡지도 않은 정장 재킷과 청바지 차림이었고 얼굴에는 선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그 모습은 윤양이라는 이 작은 도시처럼 소박하면서도 정겨워 보였다.송남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 띤 얼굴로 가볍게 달려갔다.“송남지 씨 맞으시죠? 저는 윤양 전시관의 관장 여준휘라고 합니다.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남지 씨처럼 훌륭한 인재가 저희 전시관에 입사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전시관 식구들이 남지 씨를 위해 환영식을 준비해두었으니 어서 가시죠.”여준휘의 목소리에는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진심으로 송남지를 환영하는 마음과 혹여나 자신의 열정이 그녀를 부담스럽게 하지는 않을까

  • 가면을 쓴 남편   제723화

    잠시 후, 다시 눈을 뜬 최보라는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모습이었다.최보라가 조심스럽게 송남지를 불렀다.“남지야.”송남지가 고개를 들었지만,그녀의 두 눈에는 아무런 생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우리 남쪽으로 떠나자. 거긴 벌써 봄꽃이 피어서 따뜻하고 포근해.”송남지는 흠칫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보라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이모랑 이모부한테는 내가 잘 말씀드릴게. 재스민 일은 네가 너무 지쳐서 잠시 쉬고 싶어 손을 뗐다고 하면 돼. 하정훈 문제도, 연인 사이엔 헤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부부 사이에도 권태기가 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둘러대지 뭐. 서경에 계속 남아있어 봤자 끝없는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기만 할 뿐이야. 아무도 널 모르는 남쪽의 작은 도시로 가서 네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꽃도 보고 바다도 보면서 지내다 보면 언젠가 상처도 아물게 될 거야.”송남지는 백미러 속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가 서경에 남아야 할 유일한 이유는 부모님뿐이었지만, 엉망이 된 이 꼴로 어떻게 두 분을 뵐 수 있단 말인가.“모든 건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 넌 그저 네 마음 추스르는 데만 신경 써. 그래야 이모랑 이모부도 걱정 안 하시지.”최보라의 단호한 말에 송남지도 더는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알았어. 그런데...”송남지의 말끝이 흐려지자 최보라가 의아한 듯 물었다.“그런데 뭐?”“떠나기 전에 무봉산에 한번 다녀오고 싶어.”최보라는 송남지가 왜 굳이 무봉산에 가려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출발하기 전 오지훈을 불러냈다.무봉산이 관광지이긴 해도 밤에는 인적이 드물고 산을 오르는 차도 많지 않아 여자 둘이 가기엔 아무래도 위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지훈은 흔쾌히 동행에 응했다.하지만 지금 송남지와 한 차를 타고 가는 것만으로도 오지훈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뒷좌석에 홀로 앉은 송남지는 말없이 무봉산의 풍경만 바라보았다.사실 이 계절의 무풍산은 볼품이 없었다. 기온이 너무

  • 가면을 쓴 남편   제722화

    이번 독감 때문에 송남지는 최보라가 출장을 떠났을 때부터 돌아올 때까지 줄곧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돌아온 최보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송남지를 송씨 가문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그녀를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최보라의 표정은 평소와 달리 무서울 정도로 굳어 있었다.송남지는 기운이 다 빠진 채 죄지은 사람처럼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강제로 집에 소환당하는 중이었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최보라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화를 간신히 억누르는 중이었고 그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송남지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언니, 그냥 욕해. 속 터지게 참지 말고...”최보라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내가 너 욕하고 싶은 거 알고는 있어? 내가 이틀만 늦게 왔어도 넌 내 집에서 죽었을 거야! 내가 그 책임을 어떻게 다 지라고? 이젠 도저히 안 되겠어. 무조건 집으로 가. 적어도 이모랑 이모부가 옆에서 지켜보면 널 이 지경까지 내버려 두진 않을 테니까.”송남지는 입을 꾹 다물었다.일부러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독감이 하필이면 모든 게 버거운 시기에 찾아왔다.움직이기도 싫었고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며칠 앓는 건 매한가지라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며칠 앓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누워 있었던 게 독이 되었고 뒤늦게 이상함을 느꼈을 땐 이미 일어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결국 최보라가 돌아왔을 때 마주한 것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한 송남지의 모습이었다.아무 말 없는 송남지의 모습에 최보라는 가슴이 미어졌다.“남지야, 너 예전에 윤해진 때문에 힘든 일 겪었을 때도 끄떡없었잖아. 난 네가 멘탈 하나는 진짜 갑인 줄 알았어. 근데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고작 이 정도로 무너지는 거야? 독감 핑계 대고 이대로 세상 하직이라도 하고 싶어? 너 진짜 내가 알던 그 송남지 맞냐고!”송남지는 고개를 떨군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마음 한구석을 들킨 듯한 무력함이 온몸을 휘감았다.비록 독감에 목숨을 내맡길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아무

  • 가면을 쓴 남편   제721화

    입을 뗐다 닫기를 반복하던 오지훈은 결국 체념한 듯 물었다.“그날 봤다는 그 여자, 뭐 특별한 점이라도 있었어?”송남지에게서 하정훈을 빼앗아 간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게 내심 아쉬웠던 것이다.최보라는 당연히 임승아에게 짙은 원망을 품고 있었고 그런 원망 속에서 임승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리 만무했다.“완전 여우상에, 행동 하나하나가 어찌나 가식적이고 여우 짓인지. 자기가 베리히에서 유학한다는 걸 남들이 모를까 봐 안달 난 사람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더라니까.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의대생이면 다야? 우리 남지만큼 잘났어? 내가 보기엔 우리 남지 머리카락 한 올만도 못한 년이야!”최보라는 오지훈 앞에서 임승아를 깎아내리며 실컷 불평을 늘어놓았다.오지훈은 당연히 최보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하정훈의 안목에 그런 여자가 눈에 들어올 리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굳이 최보라의 말을 바로잡지도 않았다.최보라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여자인 셈 치면 그만이었다.최보라는 한참을 쏟아내고 나서야 지친 듯 오지훈 옆에 앉았다. 표정이 어두워진 그녀는 그제야 진심을 털어놓았다.“임승아라고 하던데 엄청 어려 보이는데 묘하게 초연하고 담담하더라. 성격은 왠지 모르게 송남지랑 비슷한 구석이 있었어. 둘 다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 내가 펄펄 끓는 커피를 얼굴에 확 끼얹으려고 했는데도 꿈쩍도 안 하더라고. 그냥 꼿꼿하게 앉아 있었어. 은지영보다 그 여자가 훨씬 무서운 상대 같아.”이성을 되찾은 최보라의 설명을 들으며 오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제 와서 어쩌겠는가. 남지 씨가 정훈이가 준비한 이혼 서류에 이미 도장을 찍어버린 마당에.’이제 모든 것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었다. 그러니 이 혼란스러운 일들도 결말을 지어야 했다.어쩌면 애초에 하정훈의 깊은 사랑은 그저 꾸며낸 것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그 절절함을 평생 연기할 수 있었다면 하정훈은 진짜 순정남이 되었을 텐데 안타깝

  • 가면을 쓴 남편   제720화

    겨울의 새벽, 수리스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산 중턱에 숨겨진 이 최고급 사립 병원은 마치 짙은 밤의 장막에 박힌 검은 보석 같았다.하정훈은 통유리창 밖이 내다보이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이렇게 홀로 앉아 지새운 밤이 벌써 며칠째인지 그 자신도 기억하지 못했다.아마 수리스에 도착한 첫날부터 내내 이랬을 것이다.지독한 고독감이 그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는 지치고 쇠약해진 눈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살을 에는 공기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가로등 불빛이 차가운 안개를 만나 몽글몽글 번지며 이 새벽을 억지로 밝혀내고 있었다.하정훈의 시선 끝에 머문 세상은 굳어버린 짙은 남색이었고 아득히 먼 도시의 불빛들만이 그의 동공 안에서 물그림자처럼 흐릿하게 일렁였다.이제 수리스는 더 이상 금융 허브나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었다. 그저 겨울 새벽녘에 숨을 내쉬는 차갑고도 아름다운 땅일 뿐이었다.그리고 하정훈은 적막 속에서 이 고요와 맞서며 언제 올지 모를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서경.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후 송남지는 또 한 번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독감이 유행하는 가운데, 그녀는 최보라의 아파트 작은 침실에 웅크려 홀로 앓아누웠다.펄펄 끓는 열과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기침,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근육통을 견뎌야 하는 것도 모자라 최보라가 영상 통화를 걸어올 때면 평온한 척 미소까지 지어야 했다.남부 지역으로 출장을 떠난 최보라를 따라 오지훈도 함께 간 상태였다.최보라는 송남지가 눈에 밟혀 매일 밤 영상 통화로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며칠 내내 똑같은 장소에서 반쪽짜리 얼굴만 보여주며 전화를 받는 송남지의 모습에, 최보라는 문득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남지야, 너 왜 그래?”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이 며칠 연속 같은 자리에서만 전화를 받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얼굴 좀 제대로 보여줘 봐. 너 며칠째 집 밖에 한 발짝도 안 나간 거 아니야?”옆에 있던 오지훈이 최보라의 팔을 당기며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는

  • 가면을 쓴 남편   제719화

    비록 걸음은 더뎠지만 하정훈은 천천히 소파 곁으로 다가갔다. 마치 그 몇 걸음에 남은 생명력을 모조리 소진한 사람처럼, 소파에 앉은 그는 무겁게 눈을 감았다가 뜨며 임승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임승아의 눈에 비친 그는 마치 깊은 산속에서 마주친,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눈빛만은 몹시도 의연하고 강인한 늙은 사자 같았다.임승아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생판 남인 저한테도 그 정도로 맹렬한 적의를 드러내는데, 송남지 씨에게는 오죽했을까요.”하정훈의 눈빛이 일순간 무섭도록 사납게 번뜩였지만, 이내 이성을 되찾고 무기력하게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고개를 돌려 창밖의 호수와 산자락을 응시했다. 겨울의 수리스는 언제나 스산하고 고독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이번에 서경에 돌아가서 좀 알아봤는데요. 재스민이 다른 투자를 전혀 유치하지 못한 건 누군가 헛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이었어요. 하정훈 씨가 직접 내린 지시라면서, 누구든 재스민에 투자하면 하씨 가문과 척을 지는 거라고 떠벌리고 다녔더라고요.”하정훈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임승아가 보기엔 분명 화가 난 듯했지만, 그는 당장 그 어떤 반응도 내보이지 않았다.임승아의 목소리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하정훈 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잖아요. 결국 그 소문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답은 명확해요. 은지영 씨는 그저 안하무인인 게 아니라, 아주 비열한 수법까지 쓰고 있다고요.”하정훈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그래서 내가 은지영을 벌이라도 줘야 한다는 건가요?”임승아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대답했다.“그렇게까지 그녀를 오냐오냐해주시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하정훈의 입가에 비릿한 비웃음이 스쳤다.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 때문인지 그의 턱선과 목선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고 앙상하게 마른 턱과 목 근처에는 병색이 완연한 나약함이 배어 있었다.그의 시선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초점이 흐릿했는데, 마치 눈앞의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력을 쏟아붓고 있는 듯 보

  • 가면을 쓴 남편   제60화

    “나는 아무 일도 없었어. 밤에도 푹 잘 잤고. 정훈이가 사람 보내서 안부도 물어보고 우리 집 주변에 경호원들도 잔뜩 배치해 놨더라. 아주 든든했어.”송남지는 잠시 멍해졌다.‘하정훈이 어젯밤에 따로 전화까지 했었다고?’그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다.송남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아버지 송지환과 어머니 최미경이었다.지금 아버지 일도 하정훈이 나서서 도와주고 있는데 어머니의 안전까지 챙기고 있다니 송남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설령 하정훈에게 정말 숨겨진 병이 있다고 해도 더 이상 상관없었다.최미경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가면을 쓴 남편   제51화

    빗물이 그의 광대뼈를 타고 흘러내려 하얀 셔츠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권력자의 오만함을 드러내고 있었다.“우선, 네가 누구든 상관없이 널 닥치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그리고 너 대체 윤강현이야, 아니면...”그는 뒷말을 삼켰다.오늘따라 업계에서는 윤해진이 죽은 게 아니라 윤강현이 죽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지만 아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하정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윤해진을 잘 아는 그로서는 눈앞의 남자가 윤해진일 확률이 거의 99%라고 확신했다.

  • 가면을 쓴 남편   제47화

    윤해진은 병원에서 서둘러 나와 곧장 송씨 저택으로 달려갔다.최미경의 눈에 비친 윤강현은 그나마 예의를 아는 사윗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번이고 집에 들이닥치는 건 도가 지나친 일이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오는 걸까.어둠에 잠긴 밤하늘이 번개로 갈라지는 순간, 그 빛에 비친 얼굴은 순식간에 윤해진과 겹쳤다.그와 마주한 적은 많지 않았지만 특유의 표정과 습관적인 눈빛은 분명 윤해진의 것이었다. 최미경은 눈앞의 사람이 윤강현인지, 아니면 윤해진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더구나 며칠 전 손윤영이 집에 와서 소란을 피웠을 때, 송

  • 가면을 쓴 남편   제56화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엄마, 서경시 동쪽 교외에 있는 별장, 혹시 엄청 비싼 동네예요?”교외라는 말을 듣자 손윤영은 거의 생각할 틈도 없이 대답했다.“교외에 무슨 제대로 된 별장이 있겠어? 좋게 말하면 별장이지, 그냥 촌구석에 집 지어놓고 사는 거지, 뭐.”손윤영의 말에 윤해진의 마음속 의혹과 걱정이 사라졌다.‘맞아, 송남지 같은 이혼녀가 비슷한 나이의 남자한테 시집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돈 많은 남자일 리가 없잖아. 요즘 세상에 돈 많은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손윤영은 윤해진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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