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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Author: 은지아
윤해진은 병원에서 서둘러 나와 곧장 송씨 저택으로 달려갔다.

최미경의 눈에 비친 윤강현은 그나마 예의를 아는 사윗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번이고 집에 들이닥치는 건 도가 지나친 일이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오는 걸까.

어둠에 잠긴 밤하늘이 번개로 갈라지는 순간, 그 빛에 비친 얼굴은 순식간에 윤해진과 겹쳤다.

그와 마주한 적은 많지 않았지만 특유의 표정과 습관적인 눈빛은 분명 윤해진의 것이었다. 최미경은 눈앞의 사람이 윤강현인지, 아니면 윤해진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더구나 며칠 전 손윤영이 집에 와서 소란을 피웠을 때, 송남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죽은 건 윤해진이 아니라 윤강현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터무니없다며 믿지 않겠지만 최미경은 딸의 말을 믿었다.

송남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최미경이었다. 송남지는 허튼소리를 할 아이가 아니었고 그렇다면 지금 눈앞의 이 사람은 윤해진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비열해질 수 있지...’

윤해진은 반쯤 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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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757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며 하정훈과 임승아의 다정한 모습은 시야에서 완전히 차단되었다.유리 벽 너머, 임승아는 바닥에 고꾸라지려는 하정훈을 필사적으로 붙들었다. 그녀는 하정훈의 허리를 버겁게 지탱한 채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걸어 다급히 외쳤다.“빨리 내려와요! 당장 와서 하정훈 씨 모셔 가란 말이에요!”하지만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정훈은 임승아의 휴대폰을 뺏어 들었다.“내려올 것 없어. 혼자 올라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최상층 소식은 철저히 보안 유지해. 참, 성루이야 병원에서 마주친 모든 사람을 포함해서 의사들 비상 소집하고 비밀 유지 서약서 작성하게 해.”하정훈의 육중한 무게에 짓눌린 임승아는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그를 부축하며 나직하게 원망을 쏟아냈다.“오래 서 계시면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그러셨어요?”죽고 싶어 환장한 거냐는 뒷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만 삼켰다.파도처럼 밀려오는 심계항진과 어지러움 탓에 하정훈은 지시를 마친 뒤 더는 입을 떼기조차 힘겨워 보였다.그는 온 힘을 다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며 쇳소리 섞인 목소리로 간신히 내뱉었다.“스프레이...”임승아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서둘러 주머니에서 보라색 스프레이를 꺼냈다.몇 초 뒤, 하정훈은 억지로 평정을 되찾으며 초조하게 유리 벽 안쪽을 살폈다.그곳에 송남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안도한 기색을 내비쳤다.그는 곧바로 임승아를 밀어내며 다시금 정중하고 신사적인 태도로 돌아와 짧게 답했다.“고마워요.”임승아는 여전히 못마땅한 기색으로 나직하게 원망을 쏟아냈다.“다음부터는 절대 혼자 오래 서 계시면 안 됩니다. 여기서 쓰러지기라도 하셨으면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거예요.”하정훈은 굳은 얼굴로 아무 대답 없이 성루이야 병원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방금 겪은 현기증과 심계항진의 후유증 탓에 발걸음이 예전처럼 가볍지 못했다. 임승아는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계속해서

  • 가면을 쓴 남편   제756화

    사건이 터진 이후 하정훈이 벌인 일들은 하나같이 비겁하고 치졸했다.송남지는 생각했다. 차라리 하정훈이 좀 더 신사적이고 깔끔하게 뒤처리를 했더라면, 자신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격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그녀는 하정훈의 처사에 대한 불만을 감정의 전부로 이해하려 애썼다.그간 하정훈에게 품어온 깊은 의존심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떤 면에서 송남지는 자신이 하정훈을 사랑했었다는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었다.사람은 누구나 잘못 사랑할 수 있지만 매번 틀릴 수는 없는 법이니까. 때로는 구질구질한 모습이 상실감보다 더 견디기 힘든 법이다.그녀는 차라리 상실을 택했다. 어차피 머물게 할 수 없고 잃어버리는 것이 확정된 미래라면 말이다.다만 존엄성만큼은 스스로 지켜내야 했다.하정훈은 그 자리에 박힌 듯 서 있었다.송남지가 그를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그 자리에 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밤바람이 그의 단정했던 머리카락을 다시금 헝클어뜨리자 늘 범접할 수 없던 위압감이 조금은 옅어진 듯했다.그는 이번에는 머리를 다듬지 않은 채, 미간을 좁히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난 변명할 것도, 해명할 것도 없어. 네가 보상을 원한다면...”‘보상?’송남지는 그 단어만 들어도 속이 뒤틀렸다.보상을 받는다는 건 곧 누군가에게 빚을 졌거나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꼴이니까.“그만 해요. 당신의 보상 따위 필요 없으니까, 그 가엾게 여기는 마음도 집어치우라고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정훈이 말을 잘랐다.“만약 네가 재스민을 원한다면, 내가 도울 수 있어.”송남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이내 차가운 비소를 머금었다.“내가 재스민이 필요했을 땐 내가 서경에 있는 게 눈엣가시라더니, 이제 와서 내가 떠나니까 필요하냐고 묻는 거죠? 지금 날 가지고 노는 거예요?”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증오를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송남지의 눈가엔 자신도 모르게 서린 원망이 배어 나왔다.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하

  • 가면을 쓴 남편   제755화

    “어디 안 좋은 거예요?”질문이 떨어지자마자 하정훈의 미간이 거칠게 좁혀졌다.송남지가 아는 하정훈이라면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리 없었다.그는 이 질문에 대해 몹시 두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몇 초의 정적이 흐른 뒤 하정훈이 답했다.“아니, 승아가 몸이 좀 안 좋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허, 승아라니? 참 다정하게도 부르네.’송남지는 그제야 하정훈의 얼굴에 왜 그토록 거부감이 가득했는지 이해했다.하긴, 누가 아프냐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겠는가. 특히 하정훈처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터였다.송남지는 그동안 윤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자유롭게 지냈던 생활 탓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 하정훈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했다.“너는? 성루이야 병원엔... 무슨 일로 온 거야?”하정훈의 검은 눈동자에는 남들은 눈치채지 못할 미세한 조심스러움이 서려 있었다.밤은 점점 더 깊어갔고 호수 한복판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한층 싸늘해지자 송남지는 하정훈의 기침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기침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신체 반응을 제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정훈은 지금껏 타인 앞에서 이토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그는 자신의 신체 컨트롤 능력을 잃어버린 듯했다.송남지가 놀라 고개를 들자 그는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서야 겨우 기침을 진정시켰다.하정훈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붉어진 눈으로 설명했다.“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미안해.”그는 여전히 기침 몇 번에도 사과를 건네는 신사였다.하지만 그런 신사가 정작 그 일들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사실이 송남지에게는 지독한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입술을 싸늘하게 끌어올렸다.“하 대표님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신다면, 다른 죄송할 일은 없는지 좀 더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요?”분위기는 그 순간 얼어붙었다.밤바람에 코트 자락이 거칠게 일렁이는 가운데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그는 고개를

  • 가면을 쓴 남편   제754화

    담배를 다시 담배꽁초 수거함에 던져 넣으며 송남지의 감정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았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은 그저 철든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인간관계의 저변에 깔린 그 암묵적인 규칙들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하정훈과의 관계는 이미 완벽하게 마침표가 찍혔다는 것도, 그 마침표가 너무나도 깔끔해 더 이상 아무런 파란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하지만 하정훈을 올려다보는 찰나의 순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들이 삽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그녀는 트렌치코트 자락을 움켜쥐고 일 미터 앞의 그를 향해 돌진했다.단 1초 만에 하정훈의 코앞까지 닿은 송남지는 깊은숨을 몰아쉬며 있는 힘껏 그의 가슴팍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주먹질 하나하나에 지난날의 분노와 서러움이 실려 있었다.하지만 하정훈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주먹을 꽉 쥔 채,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고 몸조차 뒤로 기울이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송남지는 힘이 빠진 듯 팔을 떨구며 동작을 멈췄다.정말이지 온 힘을 다해 때리느라 지쳐버린 탓이었다.손에는 아무런 감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럼에도 하정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서 있었다. 방금 전 그렇게 많은 매를 맞은 사람이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인 것처럼 말이다.호숫가의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가슴 속 울분을 식혀주었다.호흡을 가다듬자 비로소 송남지는 냉정을 되찾았고 정신이 돌아왔을 때, 방금 전까지 격앙되어 이성을 잃었던 송남지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그녀는 다시 평소의 차갑고 속 깊은 송남지로 돌아와 있었다.눈을 들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송남지는 하정훈을 응시하며 사과를 건넸다.“미안해요...”송남지는 자신의 추태를 감추기 위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담배를 너무 많이 피웠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요. 하정훈 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지금 두 사람 사이의

  • 가면을 쓴 남편   제753화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신한 송남지는 천천히 눈앞의 남자를 훑어보았다.하정훈이었다.의심할 여지 없는 하정훈이었다.가슴 깊은 곳이 요동치며 그녀의 눈가엔 애틋한 온기가 배어 나왔다.그의 머리카락은 단정하게 뒤로 넘겨져 있었고 정교한 가르마 사이로 훤칠한 이마와 뚜렷한 눈썹 뼈가 드러나 있었다.하정훈의 아우라는 여전했다. 압도적이었고 형언할 수 없는 지배력이 느껴졌다.그때 갑자기 호숫가 바람이 거세게 불어 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장난스러운 머리카락 한 올이 이마 위로 내려앉자, 그는 가늘고 마디가 굵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다시 뒤로 넘겼다.몸에 딱 붙는 검은색 목폴라 니트 사이로 탄탄한 가슴 근육의 굴곡이 언뜻 비쳤고 그 위에 걸친 검은색 트렌치코트 자락이 바람에 흩날렸다.송남지는 이곳에서 하정훈을 마주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어떻게 여기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마음이 변했다며 이혼 서류조차 현 여자친구의 손에 들려 보냈던 그 전남편을 말이다.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다고 해도 그와 여기서 마주칠 확률 따위는 계산에 없었다.혹시 하정훈이 자신의 동선을 파악해 여기까지 쫓아온 것일까?하지만 그 허무맹랑한 추측은 불과 몇 초 뒤 송남지에 의해 부정당했다.그토록 잔인한 배신을 당하고도 아직 하정훈의 마음속 자신의 비중을 가늠하지 못하다니.그가 자신을 위해 성루이아 병원까지 따라올 위인이라 착각한 스스로가 한심했다.송남지는 입가에 차가운 냉소를 머금은 채, 불과 일 미터 거리에 서 있는 하정훈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송남지는 입술을 뗐으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갈라져 있었다.“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혼 서류조차 직접 건네지 않고 현 여자친구를 시켜 처리하던 그 남자를 여기서 마주치게 될 줄은.”가끔 생각해보면 하늘도 참 짓궂다 싶었다. 하정훈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날카로운 입술을 열었다. 그는 송남지의 원망이나 비아냥 따위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옆에 놓인 담배꽁초 수거함을 힐끗 보며 물었다.“언제부터 배운 거

  • 가면을 쓴 남편   제752화

    자동 유리문이 송남지를 인식하고 소리 없이 열렸다.도어맨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배웅했다.성루이야 병원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밤이면 호숫가 조명이 물결 위에 은빛으로 부서지곤 했다.송남지는 전화를 걸기 위해 탁 트인 한적한 곳을 찾았다. 민지현에게 바로 전화를 거는 대신 가방 속 담뱃갑부터 찾아냈다. 손끝에 닿는 매끄러운 감촉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이내 난처한 상황이 닥쳤다. 비행기를 탈 때 라이터를 버렸던 것이다.그녀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도어맨에게 돌아가 담뱃갑을 보여주었다. 도어맨은 긴 설명 없이도 그녀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정장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건넸다.“여사님, 다 쓰시고 나중에 돌려주셔도 됩니다.”송남지는 은회색 라이터를 받아 쥐고 살짝 미소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고마워요.”라이터를 손에 넣은 그녀는 다시 한적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민지현에게 전화를 걸기 전 일단 담배부터 한 대 물었다.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 끝에서 피어오른 옅은 연기가 밤 조명을 받아 환하게 일렁였다.송남지는 다른 한 손으로 민지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야외임에도 신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녀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통화가 어려울 것 같자 그녀는 차선책으로 카톡을 보내 상황을 묻기로 했다. 차가운 밤바람 속에서 그녀의 하얀 피부가 조명을 받아 한층 창백하게 빛났다.음성 메시지 버튼을 누르고 막 말을 꺼내려던 찰나, 어떤 그림자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개를 번쩍 든 그녀의 눈동자에 불과 1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실루엣이 박혀 들었다.정원의 부드러운 조명이 비춘 그 얼굴은 송남지의 기억 속에 각인된 다정하고 기품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그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검은 눈동자에 아주 잠깐 당혹감이 스쳤으나 이내 휘발되었고 특유의 초연함과 여유로운 공기가 다시금 그를 감싸 안았다.반면 그의 앞에 선 송남지는 숲길을 잃고 헤매는 작은 짐승 같았다. 심장은 요동치

  • 가면을 쓴 남편   제407화

    최보라는 기가 막힌다는 듯 대꾸했다.“오지훈, 진짜 네 머리 뚜껑을 열어서 확인해보고 싶다. 뇌 구조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그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쏘아붙였다.“남지가 이렇게 심하게 다쳐서 수술실에서 생사를 오가는데, 걔를 버려두고 너네 그 여우 같은 홍보팀장이랑 출장을 간다는 게 말이 돼?”오지훈은 차라리 하정훈이 최보라를 건드렸다는 걸 믿을지언정, 하정훈이 부상당한 송남지를 방치하고 양나정과 출장을 갔다는 건 죽어도 믿고 싶지 않았다.‘잠깐!’오지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되물었다.“송남지가 다쳤다고?

  • 가면을 쓴 남편   제413화

    결국 최보라와 그녀는 사촌 자매였으니 최보라가 그녀를 잘 알듯, 그녀도 최보라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송남지는 복부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참아내며 무겁게 숨을 들이켰다.“언니, 뭐든 숨기지 말고 말해줘. 어차피 알게 될 일이잖아.”최보라는 미간을 좁힌 채 내적 갈등을 겪는 듯했다.송남지가 다시금 그녀를 설득했다.“내가 직접 알아내게 하지 말고 지금 말해줘. 나 멘탈 센 거 언니도 알잖아.”최보라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과거 윤씨 가문이 저지른 끔찍한 짓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홀로 지옥 같은 곳을 빠져나온 아

  • 가면을 쓴 남편   제432화

    서정우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기가 찬 듯 말했다.“너는 입만 열면 송남지에게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그게 어디 직접 손을 대고 안 대고의 문제야? 네 그 잘난 친구 양나정이 너를 데리고 송남지의 병실에 가서 무슨 말을 쏟아냈을지 안 봐도 비디오야. 정말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데 부상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라면, 분노 때문에 상처가 다시 터져버릴 수도 있다는 걸 몰라?”서정우의 시선이 양나정에게로 향했다. 전에는 청순하고 가냘픈 외모 덕에 늘 피해자일 거라 착각했지만 오늘 다시 보니, 이 여자가 겉으로

  • 가면을 쓴 남편   제408화

    오씨 본가를 나선 오지훈은 양나정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불통이었고 하정훈의 휴대전화는 이미 꺼져 있다는 안내음만 들려왔다.업무용 휴대전화로 걸어봐도 받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순간, 오지훈은 뭔가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는 자신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팀장 어디 갔어? 왜 연락이 안 돼?”“양 팀장님은 하 대표님이랑 북두에 출장 가셨잖아요.”북두는 서경 외곽에 있는 공장 단지로 차로 약 3시간 거리였다.오지훈은 성은 그룹과 Fun AI 양쪽에서 사람이 파견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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