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녀는 참 철이 없었다. 어젯밤 그를 그토록 힘들게 하다니.숨을 깊게 들이마신 송남지가 고개를 들자 유리문 너머의 김서윤이 보였다.어두운 표정의 김서윤은 송남지를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한 얼굴이 되었다.성루이야 병원에서 홀로 견뎌온 압박감이 비로소 출구를 찾은 듯했다.김서윤은 서둘러 다가와 자동문 버튼을 눌렀다.유리문이 열리자 송남지는 분위기를 띄우려 농담조로 말을 건넸다.“우리가 이 병원에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요.”김서윤은 순간 당황했다. ‘송남지 씨는 이미 대표님의 상황을 알고 있지 않았나? 대표님이 계속 병원에 계셨는데 병원 말고 어디서 본단 말인가.’김서윤이 미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송남지가 바로 말을 이었다.“정훈 씨는요? 설마 이 정도 일로 병원에서 진을 빼고 있는 건 아니죠?”김서윤은 어색하게 말을 흐렸다.“송남지 씨, 이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그는 송남지가 하 대표님의 병을 잘 모르는 건지, 아니면 현실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는 건지 두려워졌다.“어디 있어요? 나 좀 데려다줘요.”송남지는 하정훈의 흔적을 찾으려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김서윤은 더욱 의아해졌다.‘송남지 씨는 하 대표님의 상태를 다 알고 있지 않았나? 아니면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만 알 뿐, 수술까지 해야 할 정도라는 건 모르고 있었던 걸까?’김서윤이 송남지를 엘리베이터로 안내하려던 찰나, 임승아가 다급한 기색으로 전화를 받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아주머니, 아저씨, 제가 지금 바로 모시러 갈게요. 여기서 공항까지 가까우니까 두 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말을 마친 임승아의 시선이 김서윤을 지나 송남지에게 꽂혔다.그녀는 휴대폰을 가린 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송남지를 노려보았다.“김 비서님, 이 여자가 왜 여기 있는 거죠?”원망과 추궁이 섞인 말투였다.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린 채 허리를 꼿꼿이 펴고 응수했다.“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예전에는 하정훈의 마음이 변한 줄 알았기에 굳
최보라가 가능성을 덧붙였다.“수리스는 의료 시설이 좋기로 유명하니까, 하씨 가문 중 누군가 거기서 투병 중일지도 몰라. 그래서 두 분이 그렇게 서두르신 게 아닐까?”그 말에 오지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불길한 예감이 토네이도처럼 머릿속을 휩쓸고 지나갔다.감히 상상조차 하기 두려운 가정이었다.그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최보라를 달랬다.“보라야, 이제 자자. 하씨 가문 일은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최보라는 오지훈의 품에 푹 파고들어 편안한 자세를 잡으며 웅얼거렸다.“그러게. 우리 걱정만 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란 데.”...노을이 지는 저녁. 붉게 물든 리브르와 거리 위로 한 소녀가 전력 질주하고 있었다. 높게 묶은 머리칼이 밤바람에 거칠게 휘날렸다.송남지는 강변을 따라 호텔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호텔로 향하는 내내 그녀는 하정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도착할 때까지 끝내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하지만 거듭되는 묵묵부답에도 그녀는 낙담하지 않았다.이어 김서윤에게 전화를 걸자, 평소처럼 금방 연결음이 끊기고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만 하정훈의 안부를 묻자마자 김서윤은 여느 때처럼 우물쭈물하며 말끝을 흐렸다.이번만큼은 송남지도 조급해하지 않고 곧장 본론을 꺼냈다.“김 비서 님, 더는 애써 숨길 필요 없어요. 전부 알게 됐거든요. 하정훈이 왜 나랑 이혼하려 했는지... 그동안 그 사람, 정말 힘들었겠네요.”김서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송남지 씨... 다 알고 계셨던 겁니까?”어젯밤 무언가 눈치를 챈 것인지, 아니면 하 대표가 직접 털어놓은 것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든 그녀가 이미 알게 된 이상 더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할 필요가 없었다. 김서윤의 목소리가 한결 홀가분해졌다.“하 대표님... 그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셨습니다.”송남지는 서둘러 호텔 짐을 챙겼다.“정훈 씨를 보러 갈 거예요. 김 비서님, 더는 숨기지 마세요. 번거롭게 데리러 올 필요 없으니 주소만 보내줘요. 직접 갈게요.”“
최보라는 한동안 침묵하며 사색에 잠기더니 이내 그 추측이 충분히 설득력 있음을 인정했다.“듣고 보니 그렇네. 만약 성은 그룹에 진짜 큰일이 난 거라면, 그때 재산을 미리 나눠주는 게 현명하지. 적어도 네 손에 들어온 거라면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테니까. 네 말을 들으니 하정훈이 갑자기 엄청 남자답게 보이는데?”송남지는 당장이라도 리브르와 거리 한복판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이었다.그녀가 노을을 향해 힘껏 내달리자, 길가에 앉아 있던 겁 많은 비둘기들이 일제히 날아올랐고 힘찬 날갯짓과 함께 노을빛 하늘 위를 원을 그리며 맴돌았다.“언니, 나 결심했어. 성은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기든 난 하정훈 곁을 지킬 거야!”최보라는 피식 웃으며 낮게 툭 내뱉었다.“너 진짜 못 말리는 사랑꾼이다.”송남지는 입술을 꾹 깨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하정훈이 빈털터리가 된대도 상관없어. 나에겐 재스민이 있잖아. 내가 갤러리 운영해서 그 사람 먹여 살릴 거야!”전화를 끊은 최보라는 그제야 침대 옆에서 깬 남자를 발견했다.오지훈이 그녀를 끌어안으며 투덜거렸다.“남지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한밤중에 누구를 먹여 살리겠다는 거야, 응?”최보라는 오지훈의 장난스러운 손을 밀쳐내며 대답했다.“남지가 그러는데, 하정훈이 성은 그룹 문제 때문에 이혼하자고 한 거래. 하정훈이 모든 걸 잃어도 곁에 있겠다는데...”오지훈은 ‘하정훈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에 잠이 확 달아났다.성은 그룹을 거느린 하정훈이 가진 모든 것을 잃는다는 가정은 그의 현실 인식에서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둘이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성은 그룹에 문제가 좀 있다고 그 사람이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되겠어? 성은 그룹이랑 하씨 가문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만 배는 더 견고한 곳이라고.”오지훈조차 성은 그룹과 하씨 가문이 무너지는 상상은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서경의 판도를 뒤흔들 산사태나 다름없었으니까.최보라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그럼 하정훈이 이혼을 결심한 거, 성은 그
송남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최보라의 말에 당혹감이 밀려왔지만 그녀로서는 딱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그녀의 능력으로는 성은 그룹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가 너무나도 어려웠기 때문이다.자신의 말이 송남지를 겁먹게 했다고 느꼈는지 최보라는 다정한 위로를 건넸다.“남지야, 너무 걱정 마. 하정훈이 지금까지 헤쳐 온 풍파가 어디 한둘이니? 그 사람 능력은 우리 모두가 잘 알잖아. 이번에도 분명 잘 이겨낼 거야.”“어.”송남지는 가볍게 대답을 남겼다. 세상 사람들은 하정훈을 두고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냉혈한 수단을 가진, 자비 없는 사자라고 입을 모아 말하곤 하지만 지금 송남지의 마음속엔 불안함이 가득했다.아무리 대단한 남자라 해도 결국 그 역시 사람이며, 견디기 힘든 고통의 순간이나 도저히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최보라와의 통화를 마친 송남지는 호텔 통창 앞에 서서 수리스의 부드러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냈다.그녀는 하정훈과의 대화창을 열어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로 메시지를 보냈다.[정훈 씨, 만약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 끝내고 나서 천천히 나를 찾아와줘요. 당분간은 계속 호텔에 머물고 있을 거니까.]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송남지는 얌전히 호텔에서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이번에 서경으로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재스민을 물려받아야 하니, 이번 여행은 그전의 휴식이라 여기기로 했다.하지만 오후 내내 휴대폰만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녀의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송남지는 호텔 근처 린트 강변으로 산책을 나섰다. 사람들을 따라 리브르와 거리까지 걷던 그녀는 즐비한 명품 거리의 인파 속에서 눈앞의 매장들을 응시하다가, 문득 무언가 깨달은 듯 급히 최보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최보라는 받지 않았다.하지만 송남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기대로 가득 찼고 흥분된 마음으로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신호음
송남지는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잤다.모처럼 느껴보는 깊은 휴식이었다.어제 빗속에서 떨었던 탓인지, 아니면 어젯밤의 격정적인 시간으로 체력이 다한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기지개를 켜며 옆자리의 온기를 찾아 손을 뻗었다.하지만 기대했던 촉감은 느껴지지 않았고 허공을 가로지른 손끝에 송남지의 가슴도 뻥 뚫린 듯 허전해졌다.그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애교 섞인 투정으로 그를 원망하듯 불렀다.“정훈 씨? 정훈 씨...”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그제야 정신이 든 송남지가 몸을 일으켰다.호텔 스위트룸 구석구석 하정훈의 흔적은 없었고 그는 이미 떠난 뒤였다.다만 송남지는 예전처럼 서운해하는 대신 담담하게 씻으러 향했다. 벌써 정오였으니 하정훈에게도 급한 용무가 있을 것이고 그가 곁에만 머물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씻고 나오니 호텔 직원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대여섯 명의 직원이 서 있었는데 그중 우리말이 가능한 아시아계 여성 직원이 정중히 말했다.“송남지 씨, 하정훈 씨께서 특별히 정중히 모시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이어 직원들이 줄지어 들어오며 정갈한 식사와 계절에 맞는 고가의 옷들을 들여왔다.송남지는 피식 웃음이 났다.‘하정훈은 나를 호텔 방에 숨겨두고 애지중지 키울 작정인가?’하지만 그녀도 이 상황이 그저 즐겁고 편안했다.송남지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하정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나 호텔에서 기다릴게요. 일 끝나면 바로 와요.]문자만으로는 말투를 알 수 없었지만, 거절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듬뿍 묻어나는 문장이었다.송남지는 하정훈과 상의를 하려는 게 아니었다.그녀가 머나먼 수리스까지 쫓아온 것은 결코 하룻밤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송남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하정훈의 마음속에 정말 자신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어젯밤을 보낸 뒤 그녀의 마음속엔 이미 확신에 찬 답이 내려져 있었다.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여전히
하씨 가문 정원에는 나한송이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휩쓸린 낙엽 한 장이 허공을 맴돌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하종현은 몇 초의 시간을 들여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그러나 진실을 깨닫는 순간, 그의 눈동자에 짙은 비애가 번졌다.그는 긴 숨을 내뱉으며 애써 표정을 다잡았지만, 이내 모든 힘이 빠진 듯 어깨가 처졌다.곧이어 깊은 한숨 섞인 자책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우리가 정훈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운 건 아닐까. 제멋대로 하도록 둔 게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한 거겠지.”눈시울이 붉어진 오가은은 이미란에게 수리스로 갈 채비를 시켰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종현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여보, 정훈이는 어릴 때부터 다른 집 아이들과 달랐어요. 우리가 행운아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완벽했죠. 그 애가 성은 그룹을 이끌며 전례 없는 성취를 이뤄냈을 때 우리가 누렸던 그 환희를 떠올려 봐요. 그때 그토록 그 아이를 자랑스러워했다면, 지금 와서 그를 너무 오냐오냐 키웠다고 후회하지 마세요.”...수리스.식은땀을 흘리며 카드키를 손에 꽉 움켜쥔 김서윤은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호텔 객실 문을 응시했다.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소파 위에 쓰러진 남자가 단번에 시야에 들어왔다. 평소 그토록 빛나던 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생기를 잃은 채 반쯤 풀려 있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가장 처참하고 무기력한 모습이었다.숨조차 가늘게 몰아쉬며 누워 있는 그의 모습에 김서윤은 덜컥 겁이 났다.다급히 달려가 하정훈을 부축하려고 몸을 숙이는 순간, 하정훈이 힘겹게 입을 뗐다.“조용히 해, 남지 깨면 안 돼.”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송남지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들키길 원치 않았다.김서윤은 동작을 최대한 멈추고 신중하게 하정훈을 부축해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그러나 곧이어 느껴진 하정훈의 신체는 예상보다 훨씬 더 위태로웠다.하정훈의 팔이 힘없이 자꾸만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이다.김서윤은 덜컥 겁이 나 다급히 말
재스민 갤러리 앞 계단이 붉은 피로 흥건하게 물들었다.손윤영은 미친 사람처럼 웃어젖혔다.“네가 감히 윤씨 가문을 이 꼴로 만들고도 살기를 바랐어? 살아남는다 해도, 이번 생은 물론 다음 생까지 절대 아이를 못 갖게 만들어 줄 거야!”복부를 뚫고 들어온 격통에 송남지는 순식간에 축축하고 아득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민지현은 갤러리 유리문 앞에 선 채 눈앞의 참상을 믿을 수가 없었다.송남지가 힘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완전히 이성을 잃고 광기에 휩싸인 손윤영의 모습에, 일행 중 누구도 선뜻 다가서지 못한 채 공포에 떨고
서몽호 산책로를 다 지날 때쯤 온유미의 표정은 완전히 평온해져 있었다.송남지는 온유미를 위해 택시를 잡고 목적지를 일러주었다.“서경 천년지애로 부탁드립니다.”차에 올라탄 온유미가 창문을 내리고 송남지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남지 씨, 정말 고마워요. 오늘 밤 아주 중요한 결심을 했어요. 그게 뭔지는 선생님과 라쿠로 돌아간 뒤에 연락해 줄게요.”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온유미가 말한 ‘중요한 결심’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찰나, 휴대폰 벨 소리가 정적을 깨고 울렸다고개를 숙여 확인해 보니 하정훈의 전화였다.“
하정훈은 송남지의 환한 휴대폰 화면을 힐끗 보았다. 오가은에게서 온 전화라는 것을 확인하자 그의 마음에도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송남지는 전화를 받은 뒤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수화기 너머 오가은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목소리였다. 떨리기까지 했다.“남지야, 네가 임신했다는 소식 듣고 우리 바로 귀국했어. 지금 막 병원 아래 도착했으니, 금방 올라갈게!”송남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두려워하던 것이 기어이 현실의 문턱을 넘어버린 순간이었다.‘이 소문은 대체 누가 퍼뜨린 걸까? 어떻게 순식간에 해외까지 퍼져서 하종현과 오가은 두
류무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허탈하게 웃었다.“유미야, 내 나이엔 욕심도 욕망도 다 부질없는 거란다. 네가 워낙 막무가내라 곁에 두긴 했다만... 이만하고 짐 다 쌌으면 차 시동이나 걸고 있거라. 나는 수장고에 들러서 내 제자에게 줄 선물 좀 챙겨야겠다.”온유미는 수장고로 향하는 류무영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수장고 안에 있는 물건은 하나같이 버릴 것 없는 값진 보물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그 가치를 알기에 본능적인 경계심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송남지가 저택으로 돌아온 건 밤이 깊어서였다.뜻밖에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