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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Penulis: 밥벌이요정
송서윤은 당황하여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결혼하지 말고 기지로 돌아가서 컴퓨터 부서 팀장직을 맡으라는 뜻이었어요?”

“내가 떠난 뒤에 무슨 심각한 일이라도 터졌던 거예요? 만약 정말 큰일이 생겼던 거라면 국장님을 따라갔을 거예요.”

심건모는 송서윤의 눈을 바라보았다. 송서윤은 심건모의 의도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는 결국 그녀의 생각에 장단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따라갔을 거라고요.”

송서윤은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심건모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던 찰나, 그녀가 덧붙였다.

“결혼식은 뒤로 미루면 되니까요.”

심건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송서윤의 뒷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송서윤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런데 왜 그냥 가버린 거예요? 기지 일이 해결돼서 그런 건가요? 해결됐다면 남아서 축하주라도 한잔하고 가지.”

“국장님은 모를 거예요. 난 결혼식에서 꼭 손님 같았거든요.”

“모든 축복은 다 고영훈을 향한 거였죠.”

“우리의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보다 고영훈의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이 훨씬 컸으니까요.”

계단을 내려가는 송서윤의 눈빛이 점차 흐려졌다.

고영훈과의 일들은 이토록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니.

심건모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후, 송서윤은 옷가지를 한 움큼 안고 헐떡이며 올라왔다. 발그레해진 뺨에는 홍조가 감돌고 있었다.

“국장님이 골라요.”

송서윤이 안방으로 들어서자 심건모가 불을 켰다. 그녀는 옷들을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심건모가 다가가 보니 잠옷 상하의와 셔츠, 정장 바지가 한데 뒤엉켜 있었고 그 한복판에 그의 속옷이 섞여 있었다.

송서윤의 투덜거림이 다시 들려왔다.

“국장님 생활 비서가 누구예요?”

심건모는 송서윤의 곁에 바짝 붙어 섰다. 셔츠 소매가 그녀의 잠옷 소매에 살짝 스쳤다. 그는 고개를 돌려 송서윤을 바라보았다. 각이 선 얼굴과 팽팽하게 긴장된 턱선이 매력적이었다.

“응?”

송서윤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예전에는 집사들이 고영훈의 속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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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서윤은 당황하여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결혼하지 말고 기지로 돌아가서 컴퓨터 부서 팀장직을 맡으라는 뜻이었어요?”“내가 떠난 뒤에 무슨 심각한 일이라도 터졌던 거예요? 만약 정말 큰일이 생겼던 거라면 국장님을 따라갔을 거예요.”심건모는 송서윤의 눈을 바라보았다. 송서윤은 심건모의 의도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는 결국 그녀의 생각에 장단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따라갔을 거라고요.” 송서윤은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심건모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던 찰나, 그녀가 덧붙였다. “결혼식은 뒤로 미루면 되니까요.”심건모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송서윤의 뒷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송서윤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런데 왜 그냥 가버린 거예요? 기지 일이 해결돼서 그런 건가요? 해결됐다면 남아서 축하주라도 한잔하고 가지.”“국장님은 모를 거예요. 난 결혼식에서 꼭 손님 같았거든요.”“모든 축복은 다 고영훈을 향한 거였죠.”“우리의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보다 고영훈의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이 훨씬 컸으니까요.”계단을 내려가는 송서윤의 눈빛이 점차 흐려졌다.고영훈과의 일들은 이토록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니.심건모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잠시 후, 송서윤은 옷가지를 한 움큼 안고 헐떡이며 올라왔다. 발그레해진 뺨에는 홍조가 감돌고 있었다. “국장님이 골라요.”송서윤이 안방으로 들어서자 심건모가 불을 켰다. 그녀는 옷들을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심건모가 다가가 보니 잠옷 상하의와 셔츠, 정장 바지가 한데 뒤엉켜 있었고 그 한복판에 그의 속옷이 섞여 있었다.송서윤의 투덜거림이 다시 들려왔다.“국장님 생활 비서가 누구예요?”심건모는 송서윤의 곁에 바짝 붙어 섰다. 셔츠 소매가 그녀의 잠옷 소매에 살짝 스쳤다. 그는 고개를 돌려 송서윤을 바라보았다. 각이 선 얼굴과 팽팽하게 긴장된 턱선이 매력적이었다. “응?”송서윤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꼈다. 예전에는 집사들이 고영훈의 속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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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가까운 배신   제478화

    제훈은 다정한 오빠처럼 하은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충고했다. “하은 씨, 희망 없는 곳에 하은 씨 앞날 걸지 마.”“국장님은 송서윤 씨를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계셔.”“내가 짐작하건대...”“만약 국장님의 미래와 송서윤 씨중에 택하라고 하면 국장님은 주저 없이 송서윤 씨를 택하실 거야.”“진짜 문제는 바로 그때 시작되겠지.”“그러니 너무 애쓰지 마. 그 마음의 응어리 이제 그만 내려놓고.”“이혼 합의서도 파기해.” 제훈은 하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하은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국장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을게. 하은 씨 손으로 직접 없애.”제훈은 앞장서 걸어가 국장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 순간, 하은이 튤립 다발을 쓰레기통에 내던지는 모습이 보였다. 제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참으로 고집불통이었다....제훈이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심건모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통화 중이었다.“아저씨, 우리 엄마가 기억을 잃어가고 있어요.”고하준은 2층 계단 입구에 서서 눈물범벅이 된 채 누워 있는 송서윤을 바라보았다. 안소영은 계속해서 송서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엄마는 아빠랑 연수 이모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저씨에 대한 기억도 점점 잊어가고 있어요.”“우리 아빠가...”고영훈을 배신하는 것은 고하준의 사전엔 존재하지 않는 일이었다. 고영훈이 그를 보육원에 3년 동안이나 방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하지만...송서윤은 안소영에게 고영훈의 배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진실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송서윤은 고영훈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고 고영훈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하지만 고영훈이 어떤 사람인지는 고하준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는 결코 송서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하준은 지금도 허연수와 정민지를 생각하면 심장이 아려왔다. 하물며 송서윤은 어떨까. 만약 고영훈이 허연수와 정민지를 여전히 어딘가에서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송서윤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송서윤도 고통스럽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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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만남은 이혜정의 반대 때문에 심건모에게 작별을 고했을 때였다.그 후 이혜정은 세상을 떠나며 심건모를 찾아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기지에서 보낸 2년 동안에도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접점은 없었다. 송서윤의 활동 범위는 컴퓨터 부서와 숙소 뿐이었고, 임무 수행이 전부인 단조로운 일상을 보냈었다. 또한 심건모보다는 오히려 소주원과 나누는 교류가 훨씬 많았다.송서윤이 마지막으로 소주원을 구해 돌아온 후 소주원은 반년 동안 기지에 머물렀다. 두 사람은 자주 모여 최첨단 기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반면 심건모는 늘 바빴고 멀리서 보일 때마다 수많은 수행원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어쩌다 마주쳐도 그저 멀찍이서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스무 살, 송서윤은 컴퓨터 부서의 팀장이 되었다. 하지만 승진하던 바로 그날, 송서윤은 심건모에게 사직서를 내밀었다. 심건모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그런데 심건모는 왜 송서윤의 결혼식에 나타났던 걸까?송서윤이 심건모의 품으로 뛰어들자 그는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안았다.“여보? 말해줘요. 이유가 뭐예요?”심건모는 눈을 내리깔았다. 맑고 고요한 눈동자로 송서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을 매만지더니 얼굴을 받쳐 들었다.전부 말해주고 고백한다면.그랬다면 송서윤은 심건모 곁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심건모는 가슴이 두근거렸다.“국장님?” 뒤편에서 하은의 재촉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가셔야 합니다.”송서윤은 심건모의 품에 기대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예쁜 눈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말해주고 가요.”송서윤이 심건모를 난처하게 만드는 일은 드물었다.“네? 여보. 어서요. 왜 그랬냐니까요.”송서윤이 목소리를 낮출수록 그의 얼굴은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 마치 고양이가 할퀴는 것처럼 그의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음.”심건모가 송서윤의 얼굴을 감싸 쥐고 입을 맞추었다. “다녀와서 말해줄게.”준비가 필요했다. 제대로 된 준비가.심건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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