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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작가: 밥벌이요정
비열하고도 간악한 목소리가 송서윤의 마음을 아프게 찔러왔다.

만약 이렇게 직접 두 귀를 듣지 않았으면 송서윤은 송지철이 바로 납치범이었다는 사실을 영원히 몰랐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도우미인 척 집으로 들어온 허미연과 둘이 더러운 짓을 한 걸 직접 목격하지 않았으면 다정한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했을 거라고 절대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윤이 걔는 차라리 그때 화재로 죽는 게 나았어. 설마 사모님이 됐을 줄은 몰랐는데.”

송지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때 걔가 이혜정한테 이르지만 않았으면 몇 년이나 길바닥 생활을 안 했어도 됐었어!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감히 그거 좀 봤다고 자기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일러? 배은망덕한 것!”

송지철의 말이 끝나자마자 송서윤은 문을 벌컥 열어젖히더니 송지철의 앞으로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뺨을 세게 내리쳤다.

짝!

짝!

짝!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폭력에 송지철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너 뭐야!”

“여기요! 여기 미친 사람이 있어요!”

허미연도 소리를 지르며 매니저를 불렀다.

송지철도 허미연도 눈앞에 있는 여자가 송서윤인지 조금도 알아보지 못한 듯했다.

허연수는 깜짝 놀랐다가 얼른 송지철을 부축하고는 송서윤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송서윤을 알아본 허연수의 얼굴이 한순간에 변했다.

“너희가 누군데?”

짝.

송서윤의 손바닥이 이번에는 허연수의 뺨으로 향했다.

“누가 이곳에서 식사해도 된다고 했지?”

뺨을 맞은 허연수는 그대로 허미연의 품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허미연이 화를 내려고 하는데 허연수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딸, 괜찮아.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송지철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봐, 내 딸이 누군지 알아? 지금 어디서 행패야?”

“누구긴, 임자 있는 남자나 꼬시는 더러운 년이지.”

송서윤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10년 만에 보는 건데도 송지철은 새치가 언뜻언뜻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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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건모 역시 송서윤 옆에 앉았고 그의 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벅지 바깥쪽에 늘어져 있었다. 어미 새가 새끼를 감추듯 꼭 품에 숨겼다. 그 앞의 남자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서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는 고영훈을 힐끗 보았다.심여진이 즉시 설명했다. “오빠, 새언니, 영훈 오빠가 사과하러 왔어요.”“새언니가 오빠 걱정하는 걸 보고 영훈 오빠가 헬기를 태워 병원에 데려다주려다가, 도중에 새언니를 추락하게 만든 것 같아요.” 심여진은 고영훈 옆에 서서 말했다.“고 대표님이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분일 줄은 몰랐네요.” 이정희는 고영훈의 설명을 듣고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엄마, 제가 아진시에서 대학 다닐 때 희영 이모의 많은 보살핌을 받았어요. 영훈 오빠가 이번에 온 김에 우리 집에서 머물게 하고 싶어요.”이 말을 듣자 송서윤의 몸은 미세하게 심건모 쪽으로 가까워졌다. 마치 추위를 느끼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따뜻한 곳에 기대는 것 같았다.송서윤의 허벅지 바깥쪽에 늘어뜨린 심건모의 손이 그녀의 다리를 살짝 감쌌다. 얇고 부드러운 옷감을 통해 따뜻한 감각이 송서윤의 몸으로 전해졌고 그녀는 거부감 없이 오히려 매우 안심했다.이런 행동이 고영훈의 눈에는 바늘처럼 박혔다.고영훈은 주먹을 쥐었고 눈동자 속에 살기가 소용돌이쳤다.그는 자신과 송서윤의 관계를 밝힌다면 심씨 가문이 자신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녀에게 다시는 접근하기 어려울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심씨 가문 사람들은 송서윤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분명히 모르고 있었다.이정희가 말했다.“당연히 고 대표님을 잘 대접해야죠. 마침 저희 심씨 가문에 경사가 났어요. 우리 건모와 서윤이 결혼식을 올릴 겁니다. 고 대표님, 술 한잔하고 가세요.”이정희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그런데 심건모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걸까?그녀는 더 이상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고영훈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심건모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제가 고 대표님을 배웅하고 올게요.”심여진는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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