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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Author: 윤소정
대신 침대 옆 협탁에는 새 남성복 한 벌이 깔끔하게 개어져 있었다.

최동윤은 머리가 멍하고 눈도 욱신거려 한참을 머무적거린 뒤에야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왔다.

방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서지아는 이미 없었다.

지난밤 장면이 끊어진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특히 자신이 서지아를 붙잡아 가지 못하게 하고 먼저 키스했던 일,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이...

최동윤은 등골에 식은땀이 맺혔다.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는 욕실로 뛰어갔다.

하지만 어젯밤 바닥을 뒤덮었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모든 일이 꿈이었던 것처럼 말끔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최동윤은 황급히 화면을 켰다.

서지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어젯밤 일은 아무것도 없었던 걸로 하고 잊어 주세요. 청소는 도우미 불러서 해 놨고 옷도 준비했어요. 룸은 오후 2시에 자동 체크아웃돼요. 서지아.]

최동윤은 오랫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격하게 요동치던 마음이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삽시간에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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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944화

    대신 침대 옆 협탁에는 새 남성복 한 벌이 깔끔하게 개어져 있었다.최동윤은 머리가 멍하고 눈도 욱신거려 한참을 머무적거린 뒤에야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왔다.방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서지아는 이미 없었다.지난밤 장면이 끊어진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특히 자신이 서지아를 붙잡아 가지 못하게 하고 먼저 키스했던 일,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이...최동윤은 등골에 식은땀이 맺혔다.‘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그는 욕실로 뛰어갔다.하지만 어젯밤 바닥을 뒤덮었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모든 일이 꿈이었던 것처럼 말끔했다.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최동윤은 황급히 화면을 켰다.서지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어젯밤 일은 아무것도 없었던 걸로 하고 잊어 주세요. 청소는 도우미 불러서 해 놨고 옷도 준비했어요. 룸은 오후 2시에 자동 체크아웃돼요. 서지아.]최동윤은 오랫동안 화면을 바라봤다.격하게 요동치던 마음이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삽시간에 식어버렸다.애초에 자신이 아무런 기대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을 직접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아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오늘은 사람들이 차례로 서경시를 떠났고 저녁에 전용기를 타는 김태하와 강지현만 남았다. 강지현이 아직 처리할 일이 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정오 무렵, 서경시 병원.서운혁은 교통사고로 몸이 크게 상한 데다 어제 납치까지 당했다. 그는 비록 의식을 되찾았지만 몹시 쇠약해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다.그는 지금 강지현과 김태하의 결혼식 생중계 영상을 다시 보고 있었다.두 사람이 서로에게 서약하는 장면을 보자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지만 눈빛은 더 쓸쓸해졌다.옆에 있던 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부회장님, 이제 그만 보세요. 의사 선생님도 많이 쉬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누우시죠.”서운혁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 휴대폰만 바라봤다.그때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서운혁이 고개를 들자 비서가 옆의 간병인에게 문을 열어 보라고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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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9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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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윤은 입을 헹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을 차렸다.“미안해요. 제가 실례했네요.”최동윤은 머리가 몽롱한 와중에도 입을 열자마자 사과부터 했다.“일어설 수 있어요?”서지아가 물었다.“다리에 힘이 풀렸어요.”최동윤은 몸을 일으켜 보려고 시도했지만 기운이 너무 빠진 탓에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서지아는 입술을 깨물며 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허리를 숙여 있는 힘껏 그를 일으키려 했다.하지만 최동윤의 몸은 너무 무거웠다. 서지아는 그를 제대로 붙잡지 못하고 관성에 밀려 함께 뒤로 넘어졌다.그런데 통증보다 먼저 느껴진 건 짙은 술 냄새였다.최동윤은 서지아를 꽉 붙잡았지만 정작 자신은 더 버티지 못하고 뒤로 크게 넘어졌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최동윤의 등이 차가운 타일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반면 서지아는 안전하게 그의 품 안으로 떨어졌다.촤악.그 순간 샤워기 레버가 몸에 부딪혀 켜지며, 차가운 물줄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그대로 쏟아졌다.“윽.”서지아는 온몸을 떨었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최동윤을 살폈다.“괜찮으세요?”찬물 덕분에 최동윤은 순간 정신이 들었다. 그는 불안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서지아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지아 씨는 다친 데 없어요?”“난 괜찮아요.”그제야 서지아는 자신이 그의 흠뻑 젖은 가슴 위에 엎드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물에 젖은 얇은 옷은 순식간에 투명해지며 두 사람의 몸에 달라붙었다.물방울이 두 사람 사이를 타고 흘렀다. 서지아의 젖은 머리카락과 턱에서 떨어진 물이 최동윤의 목덜미와 목울대 위로 떨어졌다.서지아는 멈칫하며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하지만 바닥이 워낙 미끄러워 버둥댈수록 오히려 그의 품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꼴이 되었다.최동윤도 그녀의 움직임 때문에 곤란해졌다. 그러나 몸을 조금 움직이자 등에 통증이 번져 그는 저도 모르게 낮게 신음했다.“등을 다쳤어요?”서지아는 최동윤의 이상한 상황을 눈치채고 손을 뻗어 그의 등을 더듬으며 확인했다. 손바닥 아래로 팽팽하게 긴장된 근육이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939화

    하지만 최동윤은 단지 앞까지 가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그는 가로등 기둥을 붙잡고 겨우 선 후, 바로 서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연결됐다.귓가로 서지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지금 어디예요?”“단지 앞이에요.”최동윤은 잠깐 망설이다 덧붙였다.“지아 씨, 집에 가셨어요?”“움직이지 마세요. 내가 갈게요.”“지아 씨...”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최동윤 씨.”이어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서지아가 곁에 와 있었다.최동윤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술 때문에 머리가 둔해져 아직 상황 파악도 못 했는데, 서지아가 그의 팔을 붙들고 몸의 절반을 받쳐 들었다.“지아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 민성현 씨가 데려다주신 거 아니었나요?”“그 얘긴 나중에 해요.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 죽으려고 환장했어요?”“...”서지아는 최동윤을 거의 끌다시피 하며 단지 앞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몸을 맞대자 최동윤의 몸에서 나는 독한 술 냄새 때문에 서지아는 당장이라도 욕을 퍼붓고 싶었다. 밖에는 이미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서지아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최동윤을 뒷좌석에 밀어 넣고는 자신도 탔다. 그리고 호텔 주소를 불렀다.아까 바로 떠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이 상태로 혼자 뒀다간 오늘 큰일 날 뻔했다.원래 서지아는 바로 택시를 타고 가려 했으나, 뒤따라온 민성현이 굳이 데려다주겠다며 고집을 피웠다.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민성현이 갑자기 서지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왔다.민성현은 서지아와 다시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당장 연애할 생각이 없어도 자신에게 기회만은 달라고 했다.서지아는 너무 놀라 한동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민성현은 그녀가 밀당하는 거라고 착각했는지 기회를 틈타 허리를 안고 키스하려 했다.그 순간 서지아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발코니에서 최동윤과 있었던 장면뿐이었다.그녀는 곧바로 민성현을 밀어내고 확실하게 거절했다.자존심이 센 민성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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