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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작가: 재인
조시욱의 몸이 굳어졌다.

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다.

그런데 조시욱은 왠지 모르게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하리야, 나 그게...”

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살짝 웃었다.

“오늘은 일이 좀 있어서 나중에 이야기하자. 연정이 보고 싶으면 올라가 봐. 손연지가 집에 있어”

조시욱은 뭔가 말하려다 삼켜버렸다.

결국 그는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강하리는 구승훈이 안아주겠다는 것도 거절하고, 스스로 힘겹게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조시욱을 향해 손을 살짝 흔든 뒤 구승훈과 함께 떠났다.

람월만을 벗어나자마자 구승훈이 시니컬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요즘 참 착하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강하리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조시욱에게는 순한 태도를 보인다고 은근히 꼬집는 말투였다.

“나 원래 착해요 ”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구승훈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근데 왜 나한테는 그리 까칠해?”

그리고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아, 혹시 내가 특별한 존재라서? 그래서 그런 거야?”

강하리는 어이없는듯 입을 열었다.

“구승훈씨 오늘 아침에 얼굴에 시멘트라도 바르고 나왔어요? 어떻게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요?”

구승훈은 눈에 장난기가 가득한 채 웃었다.

“그렇게 두꺼워? 난 괜찮은데... 한번 만져볼래?”

강하리는 옆에 있던 쿠션을 들더니 그의 뒤통수에 그대로 던졌다.

“그만하세요!”

구승훈은 장난이라고 넘기려 했지만, 실제로는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

눈앞이 빙글빙글 돌면서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혼자였으면 그냥 기절해도 상관없었을 텐데, 옆엔 강하리가 있었다.

그녀 앞에서 다시는 무슨 일이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는‘끼익’ 소리를 내며 급하게 도로 옆에 멈춰 섰다.

강하리는 방금까지 조시욱과 구승훈의 대화를 곱씹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브레이크에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

안전벨트 덕분에 겨우 버텼지만, 놀란 그녀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뭐에요? 무슨 일이에요? 차가 고장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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