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7화

Author: 재인
구승훈의 눈섭은 한껏 위로 치켜올랐다.

그는 미소를 머금고 강하리를 쳐다봤지만 어떤 기쁨도 그의 표정에서 찾을 수 없었다.

“강 부장, 나랑 단둘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강하리는 옆에 있던 임정원한테 눈짓을 하며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임정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강하리를 져다봤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에요.”

강하리가 다그치자 임정원은 마지 못해 머리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임정원이 나간 후, 강하리는 구승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대표님, 임 변호사님께서는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으셔서요.”

구승훈은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듯, 되려 강하리의 손목을 꽉 잡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쇄골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래서?”

강하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임 변호사님께서 먼저 가시게 하는게 좋지 않을가요?”

구승훈은 비웃듯 말했다.

“강 부장,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데?”

강하리는 임정원이 구승훈의 두번째 도우미가 될까 두려웠다.

도우미는 구승훈의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해고된거로 끝났지만, 만약 구승훈이 진심으로 화를 내면 임정원은 더 이상 보경시에 남을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임정원에게 그런 희생을 강요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강하리는 사실 구승훈의 의도를 이해했다.

구승훈은 그녀에게 자발적으로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었다.

구승훈의 악의적인 미소를 보며 강하리는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곧 개정이라 지금 번역사를 바꾸는 것은 어려워요."

"나와 뭔 상관인데? 강하리, 이 사람은 너가 아니면 안되는거야?"

강하리는 속이 부글부글 타올랐지만 지금은 구승훈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속에서 불타오르는 화를 꾹 참고 말했다.

"대표님께서 전에 제가 이 알바를 하는 걸 허락해 주셨잖아요."

구승훈의 얼굴은 점차 굳어갔다. 그는 강하리를 보며 기쁨과 분노가 공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강 부장이 어떤 알바를 하던 간섭하지 않을게. 하지만 강 부장도 내가 뭘 하든간섭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13화

    손연지가 노민우를 끌어당기며 강제로 문밖으로 밀어냈다.“밖에 나가고 싶은 거야 뭐야? 걱정되면 같이 있어 주든가!”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혔다.그렇게 노민우는 쫓겨났다.구승훈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는 노민우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자리 내줄게, 같이 무릎 꿇을래?”“...너 진짜 왜 이 지경까지 온 거냐?”노민우는 황당해했다.구승훈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꼬듯 말했다.“너라고 나보다 잘난 거 있냐?”“적어도 난 두꺼운 옷이라도 입고 있지.”“...그건 그렇네.”노민우는 억울한듯 중얼거렸다.“내가 너한테 끌려온 거 아냐!”구승훈은 조금 옆으로 비켜 앉았다.“그래서 자리 내준 거잖아.”“...”결국 노민우는 무릎을 꿇지 않고 그냥 바닥에 앉았다.다행히 복도에 온돌이 깔려 있어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하지만 겨우 이 틈을 타서 손연지 보러 온 건데, 복도에서 자게 될 줄은 몰랐다.강하리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손연지가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었다.“노민우는?”“갔어.”“오늘 여기서 안 자?”“그럴 자격이 있나? 아직 다른 여자랑 약혼한 몸이잖아.”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하리가 착수한‘기명 제약’인수 건 때문에 노민우는 요즘 약혼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었다.회사가 정리되면 독립할 생각이었다.그전엔 괜히 소란만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강하리는 별다른 말 없이 휠체어를 돌려 서재로 향했다.원래는 업무를 좀 보려고 했는데, 책상에 앉자마자 전화가 걸려왔다.“하리야, 나 집에 도착했어.”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정주현의 목소리에 강하리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꽤 걸렸네요?”정가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녀보다 훨씬 먼저 도착했어야 했다.“가는 길에 무슨 일 있었어요?”“임씨 그 남자, 정체가 뭐에요?”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강하리의 심장이 순간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임명우가 정주현까지 건드린 건 아니겠지?“임명우가 뭐라고 하던가요?”“조심하긴 해야 할 것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12화

    구승훈은 무릎을 꿇은 채 좀처럼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하리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지었다.“결혼생활 포기하고 임희주랑 같이 어울려 다닐 때는 이런 말 안 했잖아요? ”눈가에는 억울함이 가득찼다.그날 하리는 수도 없이 물었었다.‘누굴 선택할 거에요?’그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멀리 가.’단호한 말과 차가운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하리는 억울함을 꾹 눌러 삼켰다. 약해지지 않으려고 단단히 마음을 다잡았다.“됐어요. 피곤해요. 쉴게요.”그녀가 휠체어를 돌리려 하자 구승훈은 또 길을 막았다.“그때는 진짜 정신이 나갔었어.”하리는 꾹 참다가 가방을 들어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구승훈은 급히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이때였다.덜컥, 현관문이 열렸다.“어우야...”노민우가 어이없어하며 둘을 바라봤다.“이거... 가정폭력 현장인가?”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연지가 고개를 내밀었다.“뭐야, 무슨 일이야?”그녀는 급히 달려와 하리의 손목을 확인했다.“가방으로 때리지 말고 부엌에서 칼이라도 가져올까?”“근데 구승훈. 너 왜 무릎 꿇고 있냐?”구승훈은 하리만 바라봤다.“네가 받아주지 않으면 여기서 절대 안 일어나.”하리는 냉정하게 말했다.“알아서 해요.”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손연지도 따라 들어가면서 구승훈을 흘겨봤다.“문 닫아.”하리의 차가운 지시가 이어졌다.노민우는 문 앞에서 갈팡질팡했다.“이 추운 날... 얼어 죽을까 봐 걱정되는데?”손연지는 노민우를 쏘아보더니 단호하게 문을 닫았다.쾅.“걱정되면, 나가서 같이 있어 주든가.”“아냐 아냐! 난 패스.”노민우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손연지는 피식 웃으며 하리 곁으로 갔다.“연정이 자고 있어?”“응. 얌전히.”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뭘 고마워하고 그래.”손연지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뼈국을 가져왔다.“이거 먹어.”하루 이틀도 아닌 뼈국이었다.솔직히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울렁거릴 지경이었다.“샤워부터 할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11화

    차 안에서 둘이 껴안고 입을 맞추는 것보다 아무렇지 않다는 말이 더 큰 충격이었다.조시욱은 묻고 싶었다.‘구승훈이라면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하지만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그래... 네가 화내지 않는다면 됐어. 푹 쉬어.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 무리하지 마.”“네.”“연정이 옷 몇 벌 샀어. 내일 가져다줄게.”강하리는 거절하려다가 옆에 서 있는 구승훈을 의식하고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그럼 나도 증조부님께 영양제라도 보내드릴게요.”전화를 끊자 엘리베이터는 꼭대기 층에 도착했고 강하리 얼굴에는 떠오르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구승훈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가볍게 웃었다.“조시욱이랑 통화할 때는 환하게 웃더니 내 앞에서는 웃음 하나 안 주네?”강하리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아니,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그에게는 미소도 시선도 아까웠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강하리는 휠체어를 밀며 빠르게 나갔다.구승훈도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따라붙었다.가슴속에 답답함을 억누르며 낮게 말했다.“조시욱이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가능하면 멀리해.”강하리는 걸음을 멈췄다.“그럼 내가 가장 멀리해야 할 사람은 그쪽 이겠네요.”구승훈은 말문이 막혔다.어깨를 떨어뜨리며 무겁게 한숨을 내 쉬었다.그리고 그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심이야. 너랑 연정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 하리야, 제발 조시욱과 거리를 둬.”강하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발을 들어 구승훈의 가슴을 걷어찼다.“자기 모습을 먼저 보고 얘기해요.”구승훈은 가슴에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하지만 그녀의 발목을 손으로 꼭 잡고 놓지 않았다.긴 손가락이 발목을 부드럽게 쓸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내가 잘못한 거 알아. 그래서 어떻게 벌을 줄 거야?”강하리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왜서 뭐든지 그렇게 간단해요?”그녀는 발을 빼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오히려 그녀의 발목에 입을 맞췄다.따뜻한 입술이 닿자 강하리는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10화

    강하리는 차에서 내리자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휠체어를 스스로 밀겠다고 고집했고, 구승훈도 자신이 또 한 번 선을 넘었다는 걸 잘 알기에 얌전히 그녀 뒤를 따랐다.엘리베이터 앞에 이를 때까지도 그는 떠날 기색이 없었다.“이제 가.”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정중하지만 차갑고 그리고 분명한 거리감이 느껴졌다.연정이를 사이에 둔 관계라 이 남자와 완전히 등을 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었고.표면적인 평화는 유지하되 그를 용서한 건 아니었다.입술은 아직도 화끈거렸고, 강하리는 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손등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아까 차 안에서 그녀는 그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조용히 나가길 바랐지만, 오히려 감정이 정리되자 그녀를 눌러 앉히고 입을 맞췄다.“내가 잘못했어.”구승훈의 낮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고, 이어서 그녀의 휠체어를 잡았다.강하리는 돌아보며 노려봤다.“꺼져.”“집까지만 데려다줄게. 널 혼자 보내면 마음이 안 놓여.”그녀는 비웃듯 말했다.“너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위험 한거 알지?”구승훈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내가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이야?”강하리는 대꾸하지 않고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믿을 수 있는 구석이 하나라도 있니?”구승훈도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그럼 연정이 얼굴만 보고 가면 안 될까?”“지금 자고 있어.”“응, 자는 모습만 보고 갈게.”강하리는 그를 또 한 번 노려보려던 찰나, 휴대폰 벨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하리야.”조시욱의 목소리였다.“무슨 일이야?”조용한 숨소리만 이어졌고, 한참 뒤 그가 낮게 말했다.“아냐, 그냥… 무사히 도착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엘리베이터 안이야. 곧 도착해. 걱정하지 마.”“그래.”그는 더 말하지 않았고, 전화도 끊지 않았다.단지 그녀의 움직임만 조용히 듣고 있었다.“별일 없으면 끊을게. 얼른 자.”“하리야.”끊으려던 그녀를 그가 다시 불렀다.“그 킬러 일 말이야... 말 안 한 거 미안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9화

    강하리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또 거절하면 정말 너무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너 요즘 차나 우려 마셨냐? 말투가 왜 이렇게 나긋나긋해졌어?”구승훈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진심이야. 연정이 보러 가도 될까?”강하리는 창밖을 가만히 응시했다.그녀도 예전, 혼자서 명절을 보낸 적이 있었다.수많은 창문에 불이 켜지고 가족들이 모이는 그 시간, 혼자 남겨진 외로움은 지금도 잊히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입을 열었다.“그래, 연정이 보러 오는 건 괜찮아. 하지만 보기만 해야 해.”“진짜 보기만?”구승훈은 여전히 불쌍한 척하면서도, 입꼬리는 숨기지 못한 웃음으로 살짝 올라갔다.“구승훈, 선 넘지 마.”“알겠어. 보기만 할게. 연정이도 보고... 너도 살짝 보고.”강하리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차 안엔 은은한 클래식 음악만이 흐르고 있었다.차가 라안웨이 입구에 다다르자, 구승훈은 갑자기 속도를 늦췄다.멀리서 조시욱의 차가 여전히 주차돼 있는 것이 보였다.그는 작게 비웃듯 중얼거렸다.“참 끈질기네.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세워.”강하리가 조용히 말했다.하지만 구승훈은 오히려 액셀을 더 밟아 조시욱의 차 옆을 빠르게 지나쳤다.강하리는 그를 노려보며 외쳤다.“구승훈, 유치하냐 진짜?”그는 대답 대신 그녀 집 앞에 차를 세우더니 조용히 말했다.“나도 신경 쓰인다고.”“뭐가?”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자, 그는 살짝 웃었다.“하리야, 조시욱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 부탁이야.”강하리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구승훈은 지친 듯 좌석에 기대어, 그녀 목도리 술을 가볍게 손끝으로 만지작거렸다.“이 말 할 자격 없는 거 나도 알아. 근데 그래도 말할래.네가 나랑 임희주랑 있는 거 싫어하듯이, 나도 네가 조시욱이랑 있는 거 싫어.”강하리는 그 손을 뿌리치며 목도리를 움켜쥐었다.“자격 없는 거 알면 말하지 마.”그녀가 문을 열려는 순간, 구승훈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8화

    임명우의 말이 끝나자, 구승훈의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임 대표님, 요즘 본업 바꾸셨나요? 이 사람 저 사람 이간질하는 게 주업처럼 보이네요.”임명우는 헛웃음을 터뜨렸다.“난 사실을 말한 줄 알았는데, 그게 이간질이었군요? 그럼 내 잘못이네.”그는 웃으며 강하리에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하지만 난 강 대표님이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분이라고 믿어요. 사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강 대표님 마음속엔 이미 답이 있겠죠.”그 말과 함께 임명우는 강하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구승훈은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자.”강하리가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정은 읽기 어려웠다.구승훈은 정신을 가다듬고 강하리의 휠체어를 밀며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차 앞에 도착하자, 그는 문을 열고 강하리가 거절할 틈도 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하지만 곧장 차 안에 태운 것이 아니라, 앞 보닛 위에 그녀를 내려놓았다.“또 뭐 하려는 거야?”강하리는 짜증 섞인 얼굴로 물었다.조금 전 임희주의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기분은 바닥이었고, 지금은 그보다 더 나빠졌다.“나, 임희주랑 아무 일도 없었어.”구승훈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또 한 번 해명했다.그 말은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이야기였다.이전 같았으면 강하리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밀어냈겠지만, 이번에는 그의 옷깃을 움켜잡았다.“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 구승훈, 넌 아직도 몰라?네가 그동안 해온 짓들 때문에, 세상 사람들 눈엔 넌 이미 그 여자랑 한 쌍으로 보인다니까.”구승훈은 본래 강하리와 가까이 서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가 옷깃을 잡고 있어 거의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웠다.그는 그녀에게서 나는 익숙한 향기에 숨을 삼켰고, 손을 뻗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그럼 넌? 남남, 넌 어떻게 생각해? 남들이 뭘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 난 네 마음이 궁금해.”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그 안엔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7화

    강하리는 임명우가 이번 기회에 뭔가 시도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협력은 꽤나 깔끔하게 진행되었다.그녀는 혹시 자신이 그를 오해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하지만 처음 인상이 썩 좋지 않았던 탓에 강하리의 태도는 줄곧 차가웠고 거리를 둘 수 있을 땐 최대한 거리를 두었으며 일 외의 접점은 절대 만들지 않았다.그래서 지금 임명우를 마주쳤을 때도 놀라긴 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오히려 구승훈이 임명우를 보자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임명우는 그의 표정을 보며 피식 웃었다.“역시 구 대표님은 여전히 절 좋아하지 않으시네요?”구승훈은 차갑게 웃었다.“누군가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면 최소한 그럴만한 부분이 있어야죠.”그 말은 누가 봐도 명백한 적대감을 품고 있었다.임명우는 그럼에도 여유롭게 웃으며 강하리 쪽으로 다가섰다.“강 대표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그는 강하리보다 두 계단 아래에 서 있었다.지금은 한 발을 그녀 앞 계단에 올려두고 몸을 기울여 다가갔다. 마치 금방이라도 그녀 위로 덮칠 듯 가까웠다.구승훈의 눈에는 어둠이 번졌다.그가 움직이기 전, 정주현이 먼저 손가락 하나를 뻗어 임명우의 이마를 툭 밀어냈다.“넌 누구냐?”정주현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이 기분 나쁜 분위기 뭐야? 보자마자 역겨운데?”임명우는 그 말에 잠시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이내 다시 태연하게 웃음을 지었다.“정 소장도 계셨군요. 전 어차피 어머니 원수의 자식은 그녀 앞에 다시 설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는데요.”정주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는 늘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자식’이라는 말을 피하고 있었다.강하리가 그를 탓하지 않는다 해도, 그의 마음속엔 여전히 깊은 죄책감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그가 죄책감을 가지는 것과, 다른 사람이 그걸 빌미로 조롱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정주현은 한걸음 다가가 임명우의 옷깃을 움켜쥐었다.“야, 네가 뭔데? 나랑 강하리 처음 만났을 때 넌 똥통에서 개밥이나 뒤졌어!”그의 손이 워낙 빨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6화

    자료는 사실 간단했다.일종의 정씨 가문의 성장 스토리라 할 수 있었다.하지만 정주현은 그 내용을 연표로 정리해놓았다.정가는 처음에 B시에서 그다지 이름 있는 가문은 아니었다.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이었다.당시 정가가 받은 첫 번째 투자는 강하리 어머니가 납치되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그리고 그후 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들이 북양그룹을 단숨에 B시의 톱 기업으로 끌어올렸다.특히 심미현이 납치된 이후 이름조차 생소했던 북양그룹은 투자계의 슈퍼스타처럼 주목받기 시작했고, 자금은 마치 쏟아붓듯 몰려들었다.그 시절 정가의 성장이 심미현의 납치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강하리도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 시점은 너무나도 의심스러웠다.정가가 입지를 굳힌 후 정양철은 곧바로 연미숙과 정약 결혼을 했다.그리고 공교롭게도 여초연이 후원했던 고아들 중에는 임희주도 포함되어 있었다.전부가 연씨 복지재단 소속이었다.강하리는 손에 든 서류를 바라보며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자료를 쥔 손끝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정주현은 몇 번이나 그녀에게 무슨 말을 건네려 했지만 구승훈은 그때마다 조용히 손짓으로 막았다.결국 그녀가 직접 자료를 끝까지 읽고 나서야 구승훈이 서류를 받아들었다.“당시 정가에 투자한 기업이나 개인은 현재 조사 중이야. 아직은 성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봐.”강하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끄덕였다.“고생 많았어요.”이번만큼은 구승훈도 장난기 없이 고개를 숙였다.“이건 내 책임이기도 해. 예전엔 분명 지켜주겠다고 했으니까.”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지금의 관계에 이런 책임까지 떠안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려 했다.하지만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그 옆에서 정주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둘 다 이제 책임이니 뭐니 하는 말은 그만하자. 사실 제일 책임이 큰 건 우리 정가야.”그는 강하리에게 언제나 미안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강하리씨 우리 집 다 줄게요. 나까지 포함해서요...”정주현의 말에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105화

    하지만 강하리는 이상하게 느껴졌다.구승훈은 예전에 여초연이 포크로 그를 죽일 뻔한 적이 있어서 서양식을 좋아하지 않는 거였다.그런데도 지금 그는 묵묵히 스테이크를 잘라 강하리에게 건네고 있었다.웨이터가 와인 한 병을 들고 와서 강하리에게 잔을 따르려 하자 그녀가 손으로 막았다.“안 마셔요”그리고는 구승훈을 향해 말했다.“저는 오늘 얘기하러 나온 거지 데이트하러 나온 거 아니에요. 데이트하고 싶으면 정신과 의사를 불러요”구승훈이 입꼬리를 씰룩거렸다.그는 웨이터에게 와인을 내려놓게 하고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다 말했잖아... 나 임희주랑 아무 사이 아니라니고. 왜 그렇게 한 번 삐지면 안 풀리는 거야?”강하리는 피식 웃었다.“그래요? 손도 안 잡았고 허리도 아니 감았다는 거네요. 나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으면 손부터 자르고 와요”“그것도 괜찮지... 목숨만 남겨주면 돼. 강 대표 만족시켜드려야 하니까”강하리는 더 이상 말 섞고 싶지 않다는 듯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정양철 일은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구승훈은 강하리를 보며 다시 한번 마음을 드러냈다.“나 너랑 연정이랑 같이 살면 안 돼? 맹세할게...그냥 바닥에서 잘게. 너랑 연정이 지금 위험하잖아. 내가 옆에서 지켜주고 싶어.”강하리는 ‘쾅’ 소리를 내며 칼과 포크를 접시에 내려놓았다.“말을 할거에요 아님 말거에요?”“할게...”그녀는 다시 포크를 들었고, 천천히 식사를 이어갔다.구승훈의 얼굴에는 억누를 수 없는 웃음기가 번졌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사실 오늘 한 사람 더 부르긴 했어. 반 시간 정도 기다리면 올 거야. 그때 같이 얘기하자. 지금은 먼저 먹어.”강하리는 자리에서 일어날 뻔했지만 겨우 참았다.다행히도 그 이후로 구승훈은 헛소리를 하지 않았다.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식사가 끝날 무렵에 웨이터가 문을 열고 한 사람을 안내했다.그 모습을 본 강하리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정주현?”정주현도 강하리를 보자 두 눈을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