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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作者: 봄은어디
그가 떠나자 휴게실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다.

채도현은 유하늘과 유시훈을 번갈아 보았다. 하나같이 굳은 표정의 남매 때문에 정적을 깨뜨리려고 가볍게 기침했다.

“이제 어떡할까요?”

유하늘은 정신을 차리고 그를 흘긋 쳐다보았다.

“일단 계속 도와줘. 내 남자친구인 척.”

“누가 봐도 납득을 안 하잖아요. 얼굴 보여줘야 포기할 것 같은데...”

채도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유시훈도 유하늘을 바라보았다.

송여준이 석 달 만에 또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엔 그냥 우리 괴롭히려고 온 게 아니야. 회사까지 옮기고 며칠 뒤에는 아들도 데려온대. 하늘아, 대체 무슨 방법으로 송여준을 쫓아낼 수 있을까?”

유시훈은 속수무책이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압박을 받고 있었고, 송여준처럼 비열하고 언제 무슨 일을 꾸밀지 알 수 없는 사람까지 신경 써야 해서 골치가 더 아팠다.

유하늘도 이를 눈치챘다. 회사 일만 처리해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고 더 이상 그에게 부탁할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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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9화

    저녁 8시, 유하늘은 정각에 리헬 그룹 사옥 아래에 나타났다.지난번 이 시간에 찾아왔을 때는 송여준이 채도현이 처한 상황을 빌미로 그녀를 협박했었다.당시만 해도 송여준 때문에 이렇게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유하늘은 마음을 가다듬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고, 여느 때처럼 프런트 데스크를 지나갔다.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카드를 찍어주며 미소를 지었다.“어서 올라가 보세요. 대표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유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탔다.프런트 직원은 뒤늦게 알아차렸다.그제야 하율이 들어올 때 가면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미처 주의 깊게 보지 못한 탓에 유하늘의 진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그녀는 아쉬움에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유하늘은 대표실 문 앞에 멈춰 섰다.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송여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낮게 깔린 목소리에 은근한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이를 듣자 유하늘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송여준이 고개를 들었다. 기대에 차 있던 눈빛은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경악으로 바뀌었다.그는 당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어쩌다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하늘이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내가 가면을 벗고 나타나니까 신기해? 드디어 얼굴을 보게 돼서 속이 후련해? 하율이 아니라 유하늘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 같아서?”송여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흔들리는 눈동자는 마치 잃어버렸던 보물을 다시 찾은 듯 경이로움이 서려 있었고, 시선은 유하늘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줄 몰랐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유하늘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러고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드디어 널 다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8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하늘을 발견했다.유시훈이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물었다.“하늘아, 왜 그래?”그제야 유하늘이 송여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유하늘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짐 좀 챙기러 왔어. 곧 여기 떠날 거야.”그 말을 듣자 유시훈의 표정이 착잡하게 변했다.“이렇게 갑자기?”유하늘이 피식 웃었다.“더 이상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오빠도 못 느꼈어? 누구든 나랑 엮이면 송여준이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는 거.”유시훈은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알았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할게. 그나저나 분명 한 달 뒤에 출발하기로 했었잖아. 대회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댔는데 이렇게 가버리는 건 좀 아쉽지 않아?”“나도 아쉬워. 하지만 더는 못 참겠어. 다음에 또 무슨 식으로 상처 줄지, 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누가 알겠어? 다들 나 때문에 휘말리는 거 싫어. 그리고...”유하늘은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무의식적으로 얼굴의 가면을 벗어 던졌다. 그러자 맑고 깨끗한 얼굴이 드러났다.그녀는 유시훈을 똑바로 응시했다.“나랑 무려 7년을 같이 살았어. 내가 아무리 작정하고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정말 완벽하게 숨겨질 리가 없잖아. 그 남자는 오빠가 생각만큼 바보가 아니야.”그녀의 말에 유시훈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이내 주먹을 움켜쥐었다.“네가 영원히 내 곁에 남아있길 바랐는데... 우리 남매가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어. 하긴, 이 지경이 된 이상 널 보내줄 수밖에 없겠네. 언제 떠날 생각이야?”“대회 주최 측에 상황을 잘 설명해서 기권 의사를 밝힐 거야. 그리고 떠나기 전에 송여준에게도 다시 한번 나를 잃는 게 어떤 기분인지, 그저 눈을 뜬 채 내가 떠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 비참함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거야.”유하늘의 눈동자 속에는 증오의 빛이 서려 있었다.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7화

    딱히 거절할 명분이 떠오르지 않은 송여준은 못내 아쉬워했다.그녀와 단둘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꽤 실망스러웠다.하지만 티는 내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한 듯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갈게요. 내가 한 일들 때문에 너무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질투가 나서, 하율 씨를 너무 좋아해서 그랬던 거니까. 아니면 나도 하율 씨 주변 사람들까지 건드리진 않았을 텐데.”지금의 유하늘에게 이런 말은 그저 역겹게만 들릴 뿐이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현관문을 가리켰다.“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다신 보고 싶지 않으니까.”송여준은 흠칫 놀라더니 결국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뒤돌아섰다.그가 떠나고 나서야 유하늘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이내 소파에 앉아 한동안 침묵한 뒤, 휴대폰을 꺼내 유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지금 집에 갈게. 이제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아.”그 말을 듣자 유시훈은 숨이 턱 막혔다. 2초가 지나서야 체념한 듯 대답했다.“그래, 기다릴게.”통화를 마치고 유하늘은 즉시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도착해서 문을 열기도 전에 밖에 나와 있던 서영준에게 끌려갔다.유하늘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왜 밖에 계세요? 설마...”“쉿!”서영준은 다급하게 목소리를 낮추라는 신호를 보냈다.“방금 누가 왔는지 알아요?”유하늘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그제야 안에 자신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와 있어서 서영준이 일부러 밖에서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누군데요?”“송우주요.”서영준이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이름을 듣는 순간, 유하늘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버렸다.이내 입술을 깨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콧방귀를 뀌었다.“하필이면 송우주라니, 그럼 전 뒷문으로 들어갈게요.”유하늘은 집사와 함께 뒷문을 통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등을 돌린 채 유시훈과 대화 중인 송우주가 보였다.유시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았다.갓 태어났을 때 그토록 예뻐하며 거액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6화

    유하늘은 힘없이 일어나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하지만 돌아간 줄 알았던 남자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고 멈칫했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하기도 전에 송여준이 먼저 선수 쳤다.“내가 장기혁 곤란하게 하는 거, 이미 알고 있죠?”유하늘의 몸이 움찔했다.“그럼 그 자식이랑 더는 엮이지 마요.”강압적인 말투는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만약 내 주변 사람들 모두 해치면서까지 당신 곁으로 돌아가게 할 작정이라면, 그건 아주 큰 오산이에요. 난 절대 타협 안 해요. 오히려 당신만 점점 더 혐오하게 될 뿐.”인정사정없는 독설에도 송여준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절 미워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하율 씨 곁에 누군가 머무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어요. 사실 저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비록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 지울 수 없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마치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사람처럼.그리고 또박또박 덧붙였다.“나도 하율 씨랑 천천히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내 곁으로 돌아와 주길, 아니면 그 가면을 벗고 나를 제대로 마주해 주길 기다려 보려고 했죠. 하지만... 욕심이 너무 과했나 봐요.”“저의 자제력을 너무 믿었나 봐요. 하율 씨를 향한 내 소유욕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누구든 하율 씨 곁에 나타나서 친하게 구는 꼴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송여준의 눈에 광기가 일렁거렸다.그는 앞으로 다가와 유하늘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약속해 줘요. 다른 남자한테 따로 연주해 주지 않겠다고. 그냥 내 곁에만 있어요. 나를 미워해도, 당신의 진짜 얼굴을 안 보여줘도 좋으니까.”유하늘은 그 자리에 선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단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평온한 눈빛으로 송여준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오랜 침묵이 이어지자 송여준은 점점 초조해졌다.“왜 그래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요?”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5화

    물론 무슨 꿍꿍이인지 굳이 짐작할 생각은 없었다.그녀는 첼로를 들고 와서 맞은편에 앉아 차분히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두 사람 모두 음악에 몰입한 채 어딘가 허망하면서도 미련이 남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거실 안은 고요했고, 오직 첼로 선율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그때, 별안간 울리는 노크 소리가 이 평화를 깨뜨렸다.유하늘은 눈살을 찌푸렸다.도중에 연주를 멈추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기혁에게 들려주기로 약속한 이상 절대 멈출 생각이 없었다.결국 못 들은 척 연주를 이어가기로 했다.한편, 밖에서 문을 두드리던 송여준은 반응이 없자 직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다.거실의 풍경을 마주한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고, 싸늘한 눈동자는 살기가 일렁거렸다.그는 주먹을 꽉 쥐고 두 사람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려고 이마에는 핏줄이 불끈 튀어나왔다.그런데도 유하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송여준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야 비로소 연주를 마쳤다.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누가 감히 주인 허락도 없이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오래요?”이 한마디는 송여준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와 마주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고작 저 사람 위해서 연주하느라 내 노크 소리도 무시했던 거예요?”유하늘은 첼로를 내려놓고 쌀쌀맞게 대꾸했다.“맞아요. 그런데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당연히 상관있죠. 나한테는 한 번도 안 해줬으면서 왜 저 남자는 되는 건데요?”송여준의 가슴이 들썩거렸고, 누가 봐도 질투하는 모습이었다.그는 인정해야만 했다. 지금 이 순간, 질투에 눈이 멀어 미쳐버릴 것 같다는 사실을.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답답함과 슬픔이 밀려왔다.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유하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신이 대체 뭔데 끼어들지? 장 대표님은 내 창작 세계를 이해해 주고, 내 음악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팬이에요. 근데 당신은? 그저 사사건건 따라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4화

    또한, 리헬 그룹이 수년간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송여준의 해킹 능력 덕분이었다.다만 홍이수는 이런 방식이 장기혁에게 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어쨌거나 이곳은 그가 오랫동안 뿌리내린 터전이니까.홍이수가 생각에 잠긴 찰나,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송여준이 전화를 받았다.“장평 쪽 분위기는? 슬슬 나 찾을 때 안 됐어?”“장기혁이 사내 시스템을 복구하려고 해커들을 대거 불러 모으고 있어요. 하지만 본인은...”감시를 맡은 남자가 마른침을 삼켰다.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송여준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싸늘하게 물었다.“본인은 뭐?”“지금 하율 씨 만나러 갔어요. 둘이 현재 집에 같이 있어요.”휴대폰 너머로 남자는 거의 죽을상을 쓰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송여준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는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고, 눈동자에는 서늘한 살기가 스쳤다.“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이내 헛웃음을 치며 낮게 읊조렸다.“계속 감시해.”전화를 끊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뒤에 남겨진 홍이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야! 너 어디 가?”송여준은 대답도 없이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한편, 유하늘은 차를 한 잔 따라 장기혁 앞에 내려놓았다.“천천히 얘기해봐요. 송여준이 대표님 회사에 무슨 짓을 했다고요?”“해커를 동원해서 우리 회사 시스템을 해킹했어요. 최대한 빨리 복구하라고 지시하긴 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손실이 나고 있죠.”장기혁의 표정이 제법 진지했다. 예상보다 결과가 더 심각한 듯 보였다.순간, 유하늘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이내 나직이 한숨을 내뱉었다.“죄송해요, 다 저 때문이에요. 역시 대표님 도움은 받지 않는 게 좋겠어요.”유하늘은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누군가를 더 이상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채도현에게 부탁했던 일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타격을 준 터였다.장기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무덤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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