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5화

ผู้เขียน: 봄은어디
유하늘은 문 앞에 서서 말했다.

“돌아가면 알게 될 거야. 난 집에 안 갈 거니까 혼자 가.”

송여준은 그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그녀의 앞에 신발을 내려놓으면서 그녀를 설득했다.

“우주 지금 집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까 같이 돌아가자.”

“우주가 원하는 건 숙제를 같이 해줄 사람이지 내가 아니야. 내가 그동안 우주 숙제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주가 오늘 밤 찾은 사람은 내가 아니었을 거야.”

유하늘은 고개를 돌렸다.

“여준 씨는 빨리 가. 난 안 갈 거야.”

송여준은 다짜고짜 유하늘의 발목을 움켜쥐고 한쪽 무릎을 꿇었고 그 탓에 그의 정장 바지에 구김살이 생겼다.

“우리한테는 네가 필요해.”

유하늘은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나보다는 아람 씨가 더 필요하겠지. 오늘 아람 씨가 학교에 도착하니까 모든 문제가 해결됐잖아. 우주도 아람 씨 말에 잘 따랐고.”

송여준의 눈빛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피식 웃었다.

“그것 때문에 질투한 거야? 아람이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우주 엄마가 될 수는 없어.”

“왜 안 돼? 여준 씨가 원하면 되는 일이잖아.”

유하늘이 송여준을 밀어냈다.

그녀의 말에 송여준의 눈동자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유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유하늘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우리 이혼하는 거 어때? 그리고 여준 씨는 아람 씨랑 결혼하는 거야. 우주는 아람 씨가 키우면 되고.”

송여준은 신발을 옆에 내팽개치고 음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 앞, 송여준의 큰 몸이 유하늘을 완전히 가렸다.

송여준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방금 뭐라고 했어? 나랑 이혼하겠다고?”

“응. 나보다 아람 씨가 여준 씨 아내, 우주 엄마로 사는 게 더 좋지 않겠어? 그러니까 아람 씨랑 결혼하라고!”

유하늘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녀는 송여준을 위선적이라고 생각했다.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혼하기 싫은 척 연기를 하니 말이다.

그들은 뭔가 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이 그저 말 한마디만 하면 7년간 이어온 인연을 끊을 수 있었다.

유하늘이 몸을 돌리자 송여준이 그녀의 손목을 쥐었다.

“내 허락 없이는 이혼할 수 없어. 네가 화가 났다는 건 알겠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이혼하겠다는 말은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유하늘은 무표정한 얼굴로 받아쳤다.

“왜? 난 이혼하겠다는 말도 못 해? 법을 어긴 것도 아닌데 말이야. 아니면 여자 하나로만 만족 못 해서 그래? 두 여자 다 가져야겠어?”

송여준이 원한다면 7년 동안 아내로 산 유하늘은 언제든 아내가 아닌 연인이 될 수 있었고 반대로 권아람은 언제든 그의 아내가 될 수 있었다.

송여준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

“대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나랑 권아람은 아무 사이 아니야. 기분 좀 나쁘다고 말 함부로 하면 안 돼.”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그래. 그게 싫으면 나랑 이혼하든가!”

유하늘은 송여준의 손을 뿌리쳤다.

“여준 씨 얼굴 보고 싶지 않으니까 여기서 나가!”

인내심이 바닥난 송여준은 곧장 유하늘을 잡아당긴 뒤 매정한 말만 내뱉는 유하늘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키스를 통해 조금 전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잊으려고 했다.

마침 밖에서 지나가던 여자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유하늘은 몸을 움찔 떨면서 송여준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송여준은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 문을 닫았다.

유하늘은 송여준에게 밀려 문에 등이 닿았다. 뜨거운 열기를 지닌 큰 손이 옷자락 안을 파고들며 유하늘의 서늘한 피부를 만졌다.

유하늘은 점점 더 심하게 몸을 떨었다.

감정이 격해진 탓에 몸이 안 좋아진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송여준의 폭력적인 행위에 역겨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송여준은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동안 그녀를 사랑하는 척하며 그녀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

수많은 생각들이 밀려오자 유하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송여준을 힘껏 밀친 뒤 화장실로 달려갔다.

먹은 게 없다 보니 헛구역질만 계속됐고 위경련도 동반되었다.

안으로 들어온 송여준은 유하늘을 부축했다.

“또 토하는 거야? 단순히 몸이 약해져서 그런 건 아닐 거야. 나랑 같이 병원 가자.”

“안 갈...”

유하늘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송여준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유하늘은 머리가 아프고 속도 울렁거려서 저항할 힘이 없었다.

게다가 멀미까지 해서 죽을 만큼 힘들어진 유하늘은 눈을 감고 꼼짝하지 않았다.

송여준은 운전하며 이따금 유하늘의 안색을 살피면서 빠르게 병원에 도착했다.

접수하고, 진료받고, 검사받고...

유하늘은 계속 토하고 싶어서 침을 끊임없이 삼키며 마치 꼭두각시처럼 간호사를 따라가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유하늘이 밖으로 나왔을 때 송여준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꿀물을 그녀에게 건넸다.

“마셔. 마시면 속이 좀 편할 거야.”

유하늘은 꿀물을 건네받지 않고 창백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송여준은 시선을 내려뜨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너랑 싸우지 말아야 했는데.”

송여준은 유하늘의 새끼손가락에 손가락을 걸면서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송여준은 달콤한 말을 할 줄 몰랐기에 늘 이런 작은 행동으로 유하늘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유하늘은 그 순간 심장이 아려왔다. 그의 익숙한 행동에 지난 추억이 떠오른 것이다.

“검사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자. 응?”

송여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유하늘이 대답하려는데 옆에 갑자기 그림자가 생겼다.

“여준 씨, 여긴 웬일이야?”

시선을 들자 호기심 가득한 얼굴의 권아람이 보였다.

송여준은 손을 거두어들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늘이가 몸이 좀 안 좋아서 검사받으러 왔어. 너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병원에 왜 온 거야?”

권아람은 망설이는 표정을 짓더니 검사결과지를 등 뒤로 감추면서 어색하게 말했다.

“별, 별거 아니야.”

송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었다.

“가져와 봐.”

권아람은 입술을 깨물다가 송여준에게 검사결과지를 내밀었다.

내용을 확인한 송여준은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

“너 심장 우회로 수술받았었잖아. 다 나은 거 아니었어? 왜 또 갑자기 심장이 아픈 건데?”

“몰라. 계속 이래.”

권아람은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말을 아꼈다.

송여준이 부드럽게 말했다.

“약 잘 챙겨 먹어. 넌 심장이 원래 약하니까 몸조리 잘하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조윤민 씨한테 연락해.”

그들의 대화를 들은 유하늘은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조윤민은 송여준의 어시스턴트였고 그동안 송여준과 유하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일을 처리한 적이 없었다.

역시 송여준이 사랑하는 여자라서 그런지 모든 일에서 예외였다.

유하늘의 호흡이 가빠지자 송여준은 곧바로 몸을 돌려 유하늘의 등을 쓸어주었다.

“좀 괜찮아? 너 요즘 계속 토하던데 단순히 몸이 약해져서일 리가 없어. 잠시 뒤에 의사 선생님 말씀 들어보자.”

‘계속 토한다고?’

권아람의 동공이 떨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유하늘의 배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 표정을 해 보였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권아람은 빠르게 그곳을 떠나 검사실로 향했다.

그러다 의사가 간호사에게 당부하는 걸 들었다.

“아까 그 검사결과지는 버리고 대신 이걸 가져가세요. 괜한 말은 하지 마세요.”

권아람은 곧바로 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그녀는 간호사가 검사결과지를 쓰레기통 안에 버리는 걸 본 뒤 그곳으로 걸어가 검사결과지를 주웠다.

구깃구깃해진 종이를 펴보니 악성 뇌종양이라고 적혀 있었다.

권아람은 당황했다.

이때 간호사는 송여준에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위염도 있어요. 약 드시면 괜찮아질 거예요.”

유하늘은 간호사와 눈빛을 주고받은 뒤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떠나기 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았다.

그리도 다행히 의사는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송여준은 조금 마음을 놓고 유하늘에게 옷을 걸쳐주며 말했다.

“이제 집에 가자.”

“여준 씨...”

권아람이 마침 나타나서 말했다.

“시간이 많이 늦어서 지금 나가면 택시가 안 잡힐 것 같은데 나 먼저 데려다줄 수 있어?”

권아람은 가슴께를 누르며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유하늘은 본능적으로 송여준의 손을 뿌리치며 기회를 틈타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송여준이 곧바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늘이 몸이 안 좋아서 하늘이부터 집에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 차는 내가 불러줄게.”

권아람은 순간 표정이 굳으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유하늘은 잠깐 놀랐지만 이내 깨달았다. 송여준은 그녀의 앞에서 권아람을 살뜰히 챙길 수 없었을 뿐이다.

유하늘의 눈빛에 조롱이 가득했다. 그녀는 송여준과 함께 1층으로 내려간 뒤 빠르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곧바로 뒤에서 송여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하지 마. 강요할 생각 없으니까. 호텔까지 데려다줄게.”

유하늘은 잠깐 망설이다가 차에 탔다.

송여준은 직접 운전하여 그녀를 호텔로 데려다준 뒤 그녀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유하늘은 빠르게 문을 열고 닫아서 송여준을 막으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방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서 가정부가 소파에 송우주가 쓰는 푸른색의 곰 캐릭터 침대 시트를 깔고 있었다.

송우주는 가정부 옆에서 짜증 가득한 얼굴로 숙제를 하다가 고개를 들어 유하늘을 보더니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엄마 때문에 아빠랑 저는 이 시간까지 쉬지 못했어요. 아빠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도 해야 한다고요!”

유하늘은 순간 심장이 아렸다.

그녀는 송우주를 무시하고 곧장 안쪽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곧 밖에서 아이를 혼내는 송여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하늘은 그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자신이 병원에 간 사이 송여준이 가정부를 시켜 내일 입을 옷과 노트북을 가져오게 한 걸 발견했다.

유하늘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송여준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하늘은 켜진 노트북을 닫으려다가 우연히 검색 기록을 발견했다.

그 위에 적힌 글에서 유하늘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가족관계등록부.

유하늘은 순간 손끝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귀신에 홀린 듯 인터넷 방문 기록을 클릭해 결과 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그 순간 유하늘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결과를 재차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있었다.

송여준은 기혼이었고 배우자란에는 권아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순간 유하늘은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송여준은 그녀와 가짜 결혼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 몰래 권아람과 법적 부부가 되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송여준, 권아람, 송우주만 적혀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가족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유하늘은 그들 대신 아이를 7년간 공짜로 키워준 가정부 같았다.

그렇다면 송우주는 권아람과 송여준이 진짜 부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유하늘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아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녀는 노트북을 끈 뒤 뒷걸음질 치다가 별안간 물기가 남아있는 따뜻하고 품에 안기게 되었다.

황급히 몸을 돌린 유하늘은 송여준이 허리에 타월을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고 복근이 있는 상반신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송여준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몸은 좀 나아졌어?”

유하늘은 입술을 힘껏 깨물었으나 마음을 가다듬기 힘들었다.

송여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유하늘의 침묵을 소리 없는 초대로 여기고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은 뒤 유하늘을 안아서 침대에 내려놓고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100화

    유하늘의 눈에 짧은 조롱이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여준 씨 말 믿을게.”유하늘의 말이 끝나자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우주야, 여기 재밌어?”유하늘과 송여준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아침에 아쿠아리움에 오기를 거부하고 몰래 도망쳤던 아이가 지금은 권아람의 손에 이끌려 걸어오고 있었다.두 사람은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고 마치 오래된 가족처럼 즐거워 보였다.송여준은 순간 불쾌감이 치밀어 올라 유하늘의 손을 잡은 채 힘을 꽉 주었다.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그는 곧장 미간을 찌푸리며 권아람과 아이에게 걸어갔다.유하늘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송여준은 놓아주지 않았다.그들은 곧 권아람과 송우주 앞에 섰다.송여준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권아람은 잠시 멈칫하더니 재빨리 아이를 뒤로 숨겼다.그리고 먼저 해명하려 했다.“오해야. 두 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사실은...”“너한테 묻지 않았어.”송여준은 그녀의 말을 곧바로 잘라내고 시선을 아이에게 고정했다.“엄마 아빠랑 같이 오지 않고 왜 굳이 아람 이모랑 온 거야?”그가 계속 권아람을 ‘아람 이모’라고 부르자 권아람의 얼굴이 굳어졌다.송우주는 곧장 반박했다.“아람 이모도 제 엄마예요! 그리고 엄마는 아빠랑 같이 오면 되잖아요? 아람 엄마는 아무도 없으니까 제가 같이 와준 건데 뭐가 잘못이에요?”그의 목소리에는 억울함과 반항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마치 송여준이 아버지의 권위로 눌러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했다.송여준의 얼굴은 얼어붙듯 차갑게 굳어졌다.그 순간, 유하늘이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장실에 다녀올게.”그녀는 그의 반응을 개의치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송여준이 쫓아가려 하자 권아람이 앞을 막아서며 그를 붙잡았다.“어젯밤에 전화로 했던 말, 다시 이야기해 보자.”권아람의 표정은 진지했다.송여준은 불안한 기색으로 잠시 유하늘 쪽을 바라보다 그녀가 확실히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걸 확인한 뒤에야 권아람과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9화

    송여준은 약간 실망했지만 유하늘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이번에는 가족 셋이서 함께 즐기고 싶었지만 아이가 빠진 탓에 마음속 한편이 허전했다.그는 운전대를 잡고 유하늘과 함께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아쿠아리움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송여준은 줄곧 유하늘 곁에 붙어 그녀를 세심하게 보호했다.다른 사람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팔로 막아섰고 그 과정에서 그의 팔은 오히려 사람들과 자주 스쳤다.그러나 송여준은 조금도 짜증 내거나 불평하지 않았다.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유하늘에게 물었다.“이 해양 생물, 궁금하지 않아? 재밌지?”유하늘은 그가 마치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럽게 아첨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극진한 부드러움과 배려였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라 그녀를 붙잡아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수작일 뿐이었다.유하늘은 무심하게 표지판을 훑어보다가 말했다.“돌고래 보러 가자.”“좋아. 내가 데려다줄게.”송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곧장 돌고래 구역으로 이끌었다.돌고래는 사육사와 함께 유영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유하늘도 멀리서 그 장면을 바라보다 문득 오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예전에 그녀가 힘들어할 때마다 오빠는 돌고래를 보여주며 위로하곤 했다.해외에서는 돌고래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녀는 수없이 그들과 교감했었다.그 시절의 그녀는 지금처럼 허약하지 않았고 근심 걱정도 없었다.그러나 이제 다시 마주한 귀엽고 영특한 돌고래들 앞에서 유하늘은 오래 살지 못할 자신의 운명을 떠올렸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불쑥 입을 열었다.“어떤 동물들은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걸 알면 미리 죽을 자리를 찾아놓고 그날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동료나 인간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들었어.”송여준은 그녀가 왜 그런 말을 꺼내는지 몰라 불안해졌다.곧 그녀를 끌어안으며 다급히 말했다.“그만해. 우리 지금 놀러 온 거잖아. 그런 얘기하지 마. 불길하잖아, 응?”유하늘은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기억해? 전에 내가 여준 씨 쫓아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8화

    송여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목소리에 억울함을 담아 말했다.“여기서 너와 함께 지면 안 될까?”유하늘은 그를 바라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송여준은 즉시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 실망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놓았다.“푹 쉬어. 귀찮게 하지 않을게.”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몸을 돌려 묵묵히 떠났다.그가 나간 뒤에야 유하늘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머릿속에는 앞으로의 계획만 맴돌았다.부디 그때가 되면 순조롭게 도망칠 수 있기를 바랐다.그리고 며칠 안에 송여준이 서재에서 자신이 남겨둔 것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랐다.지금 발견하지 못해도 상관없었다.자신이 완전히 사라진 후라면 송여준은 언젠가 그녀가 왜 떠났는지 알게 될 것이다.다음 날 아침, 유하늘은 눈을 뜨기도 전에 곁에 누군가 있다는 기척을 느꼈다.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송여준이 영어책을 손에 든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그의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고 탁자 위에는 알약 몇 개와 깨끗한 미지근한 물 한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유하늘은 마음이 무거워지며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기괴하다고 느꼈다.“왜 여기 있어?”송여준은 고개를 들어 부드럽게 웃었다.“네가 일어나서 아침을 먹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약은 이미 사람을 보내서 가져왔는데 모든 약이 분리 포장되어 있고 이름이나 복용 주의 사항이 없더라. 바로 먹어도 괜찮은 거야?”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속으로 임세빈이 너무 성의 없이 처방했다고 생각했다.유하늘은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임세빈이 그녀의 뜻을 알아채고 비밀이 드러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약 포장지와 설명서를 일부러 빼 두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담담히 탁자에 앉아 알약을 삼키고 물을 들이켰다.“아침 일찍부터 기다린 걸 보니,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거야?”송여준은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코끝을 가볍게 톡 건드렸다.“역시 넌 나를 잘 아는구나. 내가 말했잖아. 며칠 동안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고. 애매한 관계가 너무 오래 지속됐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7화

    유하늘은 짜증이 밀려왔다.이런 상황을 결코 두고 볼 수 없었다. 조용히 떠나 송여준과 아이의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했다.마지막 인사조차 허락하지 않고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야 했다.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그녀가 스스로 자리를 비켜주길 기다린 뒤 권아람을 당당히 맞이하겠다던 송여준의 바람대로 될 수 없었다.유하늘은 송여준에게 그런 기회를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눈에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유시훈에게 부탁할 일을 설명한 뒤 전화를 끊자, 바로 그때 송여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유하늘이 몸을 돌리기도 전에 송여준이 그녀를 가득 끌어안았다.유하늘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비켜.”송여준은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귓불에 입을 살짝 맞추며 부드럽게 속삭였다.“네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네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걸 알았어. 누구와 통화하고 있었어? 이렇게 늦은 시간에.”유하늘은 휴대폰을 꽉 쥔 채 힘껏 그를 밀어냈다.“우리 오빠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여준은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내 고자질하려고 전화한 거야? 미안해. 그동안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를 소홀히 했고 아이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되풀이되는 말이었다.유하늘은 이미 지쳐버렸다.“자세히 생각해 보니 아이가 아람과 너무 친하게 지내긴 했어, 네 친아들인데. 당분간은 집에만 있게 할게.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네 곁에서 너와 감정을 쌓는 게 좋을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유하늘은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에 아무 반응이 없자 송여준은 불안해졌다.애타게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고 싶었다.유하늘은 몸을 돌리며 차가운 조롱을 감추었다.“내가 아이와 굳이 감정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아이 엄마로서 난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나와 친밀감도 없고 오직 권아람만 따르잖아.”송여준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고 유하늘은 이어서 말했다.“그냥 권아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6화

    방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이 별장에는 최민형과 가정부, 그리고 밖에는 운전기사와 문을 지키는 경호원 두 명이 있었다.유하늘이 이곳을 떠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었다.그녀는 애써 발버둥 치려 하지 않았다. 오직 하루빨리 이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만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물을 마시려고 아래층으로 거실로 내려갔다.송여준에게 강제로 끌려온 후 병원에 두고 온 약이 마음에 걸렸다.병세를 안정시킬 약이 없으면 상태는 점점 더 심각해질 터였다.약을 되찾아올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유하늘이 물컵 뚜껑을 열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위층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들었다.2층 서재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탁자 옆 스탠드만 켜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에 사람이 있는 줄 알기 어려웠다.잠시 멈춰 서 있던 그녀는 곧 송여준의 목소리를 들었다.“하늘이는 내가 집으로 데려왔어. 크게 소란을 피우지는 않지만 상태가 불안정해.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 우리의 일은 최대한 빨리 처리하자.”유하늘은 어안이 벙벙해 손끝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송여준은 이어 말했다.“그래, 며칠 안에 시간을 내서 일을 빨리 처리하도록 하자. 하늘이의 감정이 안정되면 모든 것을 털어놓을 거야. 그때 너도 함께 가서 지난 세월 동안의 진실을 말해 줘. 나는 이제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그의 말투에는 깊은 무력감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마치 법적 의미도 없는 이 결혼 생활을 억지로 이어가는 것이 그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인 것처럼.유하늘의 물컵 안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했지만 그녀의 손은 떨림을 멈추지 못했다.며칠 동안 송여준은 필사적으로 그녀를 붙잡았고 심지어 강제로 집으로까지 끌고 왔다.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곁에 가두려는 그의 집착은 끝도 없었다.유하늘은 그 이유가 지금 안정된 생활을 지키려는 그의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녀를 집으로 데려온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분명히 말하고 끝내기 위해서였다.만약 일이 잘못되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5화

    송여준은 더 이상 유하늘을 불쾌하게 만드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알았어. 그럼 우선 방에서 쉬어. 나는 방해하지 않고 나갈게.”그는 마지막으로 유하늘을 바라보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무심하게 반응하지 않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섰다.문밖으로 나온 송여준에게 가정부가 한 걸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너무 허약해 보이십니다. 전문가를 모셔 와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보니 그 병실은 중환자나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송여준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짚었다.“그런 일들은 내가 알아서 처리해. 하늘이가 의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다고 했으니까 굳이 전문가를 부르지 마. 며칠 후에 다시 얘기하자.”어차피 유하늘은 이미 이곳에서 더는 도망칠 수 없었다.그의 눈에는 매서운 기운이 스쳤고 얇은 입술은 단단히 굳어졌다.평소의 그는 침착하고 과묵했으나 유하늘을 대할 때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곤 했다.가정부는 순간 멍하니 그의 눈빛에 사로잡혔다. 만약 사모님이 정말로 사라진다면, 언젠가 정말 이곳을 떠난다면 대표님은 미치거나 흑화할지도 모른다.그는 감히 그의 얼굴을 더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서둘러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송여준도 시선을 거두며 곧장 서재로 향했다.그는 서랍을 열어 봉투 하나를 꺼내 들었지만 곧 다시 무심히 내려놓았다.머릿속은 오직 유하늘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한편, 유하늘은 홀로 방에 앉아 있었다.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혔다.그러나 뜻밖에도 원래 자유롭게 열 수 있던 창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그녀가 창문으로 뛰어내릴 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유하늘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었다.송여준이 이번에는 반드시 자신을 붙잡아 두겠다고 결심했음을 깨달았다.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녀의 도망을 차단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집에 가두려는 것이었다.그녀는 천천히 커튼을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