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화

Penulis: 봄은어디
유하늘은 푹신한 침대 위에 눕게 되었다. 그녀는 송여준을 밀어내기도 전에 그의 우디 향이 가득 느껴지는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것은 유하늘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었다.

그녀가 별 뜻 없이 한 말 한마디에 송여준은 그 향수를 무려 7년 동안 썼다.

이틀 전이었다면 유하늘은 그들이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송여준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괜찮아. 긴장 풀어.”

송여준은 부드럽게 말하며 유하늘의 손에 깍지를 꼈다.

손바닥이 서로 맞닿았고 송여준은 유하늘의 목 언저리에 키스마크를 남겼다.

그러다 송여준의 뜨거운 손이 등에 닿는 순간, 유하늘은 몸을 흠칫 떨면서 정신이 번쩍 들어 송여준을 힘껏 밀어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괴로움을 견디며 말했다.

“나 몸 안 좋아. 안 하고 싶어.”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 뒤 방문을 쾅 닫았다.

송여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

유하늘은 옆방으로 향했다.

거실을 지날 때 송우주가 그녀를 불렀으나 유하늘은 대꾸하지 않았다.

유하늘은 휴대전화를 들고 떨리는 손으로 SNS를 확인했다. SNS 속 그녀의 가족관계등록부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것은 유하늘이 며칠 전 올린 사진이었는데 거기에 그녀와 송여준의 결혼 7주년 기념일이 적혀 있었다.

유하늘은 9월 9일, 그들이 결혼한 그날을 기억했다. 그날은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그날 유하늘은 송여준과 함께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러 간 뒤 바로 결혼식장으로 달려갔다.

그 뒤 홍이수가 그들을 대신하여 가족관계등록부를 수령해서 전달해 주었고 그들에게 축복의 말도 건넸다.

유하늘이 올린 게시글 아래 홍이수는 ‘좋아요’를 누르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댓글도 남겼다.

이때 권아람은 이미 돌아왔을 것이다.

홍이수는 그녀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보고 유하늘을 바보 같은 여자라고, 7년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고 비웃었을 것이다.

유하늘은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억지로 눈물을 삼켰다.

‘내가 눈이 삐었지. 7년이나 속았으면 충분해.’

앞으로 유하늘은 그들의 인생에서 완벽히 사라져서 오빠와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즐길 것이다.

그녀는 송여준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 수 있도록 그의 인생에서 빠져줄 것이다.

유하늘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자러 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하늘 씨, 유하늘 씨 검사결과지를 확인해 봤는데 뇌종양 발견 시점이 너무 늦었고 또 아무런 치료도 받으신 적이 없어서 지금 몸으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배도 타실 수 없어요.”

유하늘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배도 탈 수 없다고요?”

“네. 우선 유하늘 씨는 항암 치료를 받으신 적이 없어서 몸이 버틸 수가 없을 거예요. 그리고 유하늘 씨의 출국 경로에 해발이 높은 지역이 포함돼 있어 뇌종양 증상을 유발할 수가 있어요.”

의사는 엄숙하게 말했다.

유하늘은 휴대전화를 꽉 쥔 채로 실망한 듯 물었다.

“비행기도, 배도 탈 수 없으면 어떻게 떠나죠?”

의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꼭 떠나셔야 하나요?”

유하늘은 입술을 깨물었다.

송여준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가 돌아왔는데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여기 있어 봤자 집에서 쫓겨나고, 남편과 아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니 말이다.

유하늘은 부드럽지만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

“네. 떠나야 해요. 그러니까 꼭 좀 도와주세요.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의사는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10일 간의 치료 계획을 짜드릴게요. 만약 1차 치료를 받은 뒤 효과가 괜찮으면 떠날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도 몰라요.”

10일...

유하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실 유하늘은 이곳에서 단 하루도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10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의사가 그렇게 말했으니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

다음 날, 유하늘이 밖으로 나왔을 때 거실에서는 음식 냄새가 풍겼다.

송여준은 송우주의 손을 쳐내면서 그를 혼냈다.

“엄마 아직 안 깼어. 엄마 나오고 먹어.”

송우주는 손을 주무르면서 입을 비죽이다가 자리에 앉았다.

유하늘은 문고리를 꽉 쥐었다. 그들이 아직 떠나지 않았을 줄은 몰랐다.

“두 사람 다 이제 그만 돌아가면 안 돼?”

송여준은 당황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다가가서 유하늘을 붙잡고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어제 우주가 잘못한 거 나도 알아. 우주 혼내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런데 너 요즘 많이 피곤했잖아. 몸도 많이 안 좋았고. 걱정돼서 너 혼자 이곳에 두고 갈 수가 없어.”

유하늘은 멈칫했다. 그녀는 송여준이 계속 이곳에 있으려고 할 줄은 몰랐다.

유하늘은 몸을 틀면서 시선을 내려뜨렸다.

“돌아가지 않겠다면 나도 다시는 그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너...”

송여준의 눈빛에서 부드러움이 사라졌다. 그는 유하늘이 왜 이토록 고집을 부리는지, 왜 아이와 끝까지 싸우려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

유하늘은 겉옷을 들면서 조깅하러 가는 척했다.

“나 돌아올 때쯤에 음식이랑 쓰레기 다 치우고 가.”

송우주는 계속 유하늘을 바라보았고, 유하늘이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자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했다.

“엄마!”

유하늘은 송우주를 무시하고 문을 닫고 나갔고, 송여준과 송우주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송여준은 이내 표정이 차가워지며 송우주를 혼냈다.

“달걀이랑 우유만 먹고 등교해. 오늘 저녁에 엄마를 잘 달래서 집으로 돌아오게 해. 그렇지 않으면 너도 돌아오지 마!”

송우주는 감히 반항하지 못하고 울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가정부가 송우주의 책가방을 정리해 준 뒤 그를 데리고 학교로 갔고, 송여준도 회사로 향했다.

유하늘이 밖에서 두 시간 동안 있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왔을 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방을 바꾼 뒤 병원으로 향해 의사와 함께 치료 방법에 대해 의논했다.

저녁 5, 6시쯤 유하늘이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집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집사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지금 어디 계세요? 어서 돌아오세요! 도련님께서 지금 아프신데 대표님이랑 연락이 안 돼요!”

유하늘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으나 그녀는 끝내 거절했다.

“주치의한테 연락하세요. 전 의사가 아니라서 치료는 못 해요.”

“하, 하지만 도련님께서 정신을 잃으셨는걸요. 게다가 계속 식은땀을 흘리며 엄마를 찾고 있어요.”

집사의 말에 유하늘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절 찾은 게 확실한가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요?”

집사는 자기도 모르게 당황했다.

그는 황급히 옆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걸 감시하고 있는 송우주를 바라보다가 유하늘의 질문에 더듬대며 대답했다.

“사, 사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사모님은 도련님 어머니인데 도련님이 사모님이 아니면 누구를...”

유하늘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송우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엄마 안 온대요?”

집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송우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지더니 주먹까지 움켜쥐었다.

“엄마는 변했어요! 어떻게 저를 하나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학교에서 겨우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정말 속 좁게 구네요!”

집사는 황급히 그를 막았다.

“그만 말씀하세요, 도련님! 대표님께서 아시면 또 화내실 거예요.”

송우주는 매우 화가 나서 의자에 앉은 채 콧방귀를 뀌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엄마가 집에 없으니까 아람 이모한테 전화해야겠어요. 아람 이모한테 같이 숙제 해달라고 하면 되죠. 저도 굳이 엄마가 옆에 있어 줄 필요는 없어요!”

이때 유하늘은 이미 리헬 그룹에 도착하여 송여준을 찾아가서 사직서를 건넸다.

송여준은 사직서 오른쪽 아랫부분에 단정한 글씨체로 유하늘의 이름이 적힌 걸 보았다.

그는 시선을 들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사에 한직으로 있는 건데 왜 갑자기 그만두려는 거야?”

유하늘이 주먹을 꽉 쥐면서 핑계를 생각하고 있는데 송여준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유하늘은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같은 시각, 사무실 밖에서 하이힐과 바닥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준 씨, 방금 우주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지금 우주 집에 혼자 있대. 그래서 일단 내가 집으로 가서...”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권아람이 유하늘을 보고 흠칫했다.

유하늘은 창백한 얼굴로 언제나 파문 하나 일지 않던 송여준의 눈동자에 긴장과 불안이 번져가는 걸 지켜보았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9화

    저녁 8시, 유하늘은 정각에 리헬 그룹 사옥 아래에 나타났다.지난번 이 시간에 찾아왔을 때는 송여준이 채도현이 처한 상황을 빌미로 그녀를 협박했었다.당시만 해도 송여준 때문에 이렇게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유하늘은 마음을 가다듬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고, 여느 때처럼 프런트 데스크를 지나갔다.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카드를 찍어주며 미소를 지었다.“어서 올라가 보세요. 대표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유하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탔다.프런트 직원은 뒤늦게 알아차렸다.그제야 하율이 들어올 때 가면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미처 주의 깊게 보지 못한 탓에 유하늘의 진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다.그녀는 아쉬움에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유하늘은 대표실 문 앞에 멈춰 섰다.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송여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낮게 깔린 목소리에 은근한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이를 듣자 유하늘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송여준이 고개를 들었다. 기대에 차 있던 눈빛은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경악으로 바뀌었다.그는 당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어쩌다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하늘이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내가 가면을 벗고 나타나니까 신기해? 드디어 얼굴을 보게 돼서 속이 후련해? 하율이 아니라 유하늘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 같아서?”송여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흔들리는 눈동자는 마치 잃어버렸던 보물을 다시 찾은 듯 경이로움이 서려 있었고, 시선은 유하늘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줄 몰랐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유하늘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러고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드디어 널 다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8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하늘을 발견했다.유시훈이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물었다.“하늘아, 왜 그래?”그제야 유하늘이 송여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유하늘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짐 좀 챙기러 왔어. 곧 여기 떠날 거야.”그 말을 듣자 유시훈의 표정이 착잡하게 변했다.“이렇게 갑자기?”유하늘이 피식 웃었다.“더 이상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오빠도 못 느꼈어? 누구든 나랑 엮이면 송여준이 절대 가만두지 않는다는 거.”유시훈은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알았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할게. 그나저나 분명 한 달 뒤에 출발하기로 했었잖아. 대회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댔는데 이렇게 가버리는 건 좀 아쉽지 않아?”“나도 아쉬워. 하지만 더는 못 참겠어. 다음에 또 무슨 식으로 상처 줄지, 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누가 알겠어? 다들 나 때문에 휘말리는 거 싫어. 그리고...”유하늘은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무의식적으로 얼굴의 가면을 벗어 던졌다. 그러자 맑고 깨끗한 얼굴이 드러났다.그녀는 유시훈을 똑바로 응시했다.“나랑 무려 7년을 같이 살았어. 내가 아무리 작정하고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정말 완벽하게 숨겨질 리가 없잖아. 그 남자는 오빠가 생각만큼 바보가 아니야.”그녀의 말에 유시훈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이내 주먹을 움켜쥐었다.“네가 영원히 내 곁에 남아있길 바랐는데... 우리 남매가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어. 하긴, 이 지경이 된 이상 널 보내줄 수밖에 없겠네. 언제 떠날 생각이야?”“대회 주최 측에 상황을 잘 설명해서 기권 의사를 밝힐 거야. 그리고 떠나기 전에 송여준에게도 다시 한번 나를 잃는 게 어떤 기분인지, 그저 눈을 뜬 채 내가 떠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 비참함이 어떤 건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거야.”유하늘의 눈동자 속에는 증오의 빛이 서려 있었다.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7화

    딱히 거절할 명분이 떠오르지 않은 송여준은 못내 아쉬워했다.그녀와 단둘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꽤 실망스러웠다.하지만 티는 내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한 듯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갈게요. 내가 한 일들 때문에 너무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질투가 나서, 하율 씨를 너무 좋아해서 그랬던 거니까. 아니면 나도 하율 씨 주변 사람들까지 건드리진 않았을 텐데.”지금의 유하늘에게 이런 말은 그저 역겹게만 들릴 뿐이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현관문을 가리켰다.“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다신 보고 싶지 않으니까.”송여준은 흠칫 놀라더니 결국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뒤돌아섰다.그가 떠나고 나서야 유하늘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이내 소파에 앉아 한동안 침묵한 뒤, 휴대폰을 꺼내 유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지금 집에 갈게. 이제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아.”그 말을 듣자 유시훈은 숨이 턱 막혔다. 2초가 지나서야 체념한 듯 대답했다.“그래, 기다릴게.”통화를 마치고 유하늘은 즉시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도착해서 문을 열기도 전에 밖에 나와 있던 서영준에게 끌려갔다.유하늘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왜 밖에 계세요? 설마...”“쉿!”서영준은 다급하게 목소리를 낮추라는 신호를 보냈다.“방금 누가 왔는지 알아요?”유하늘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그제야 안에 자신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와 있어서 서영준이 일부러 밖에서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누군데요?”“송우주요.”서영준이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이름을 듣는 순간, 유하늘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버렸다.이내 입술을 깨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콧방귀를 뀌었다.“하필이면 송우주라니, 그럼 전 뒷문으로 들어갈게요.”유하늘은 집사와 함께 뒷문을 통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등을 돌린 채 유시훈과 대화 중인 송우주가 보였다.유시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았다.갓 태어났을 때 그토록 예뻐하며 거액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6화

    유하늘은 힘없이 일어나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하지만 돌아간 줄 알았던 남자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고 멈칫했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하기도 전에 송여준이 먼저 선수 쳤다.“내가 장기혁 곤란하게 하는 거, 이미 알고 있죠?”유하늘의 몸이 움찔했다.“그럼 그 자식이랑 더는 엮이지 마요.”강압적인 말투는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만약 내 주변 사람들 모두 해치면서까지 당신 곁으로 돌아가게 할 작정이라면, 그건 아주 큰 오산이에요. 난 절대 타협 안 해요. 오히려 당신만 점점 더 혐오하게 될 뿐.”인정사정없는 독설에도 송여준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절 미워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하율 씨 곁에 누군가 머무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어요. 사실 저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비록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 지울 수 없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마치 절망의 늪에 빠져버린 사람처럼.그리고 또박또박 덧붙였다.“나도 하율 씨랑 천천히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내 곁으로 돌아와 주길, 아니면 그 가면을 벗고 나를 제대로 마주해 주길 기다려 보려고 했죠. 하지만... 욕심이 너무 과했나 봐요.”“저의 자제력을 너무 믿었나 봐요. 하율 씨를 향한 내 소유욕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누구든 하율 씨 곁에 나타나서 친하게 구는 꼴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으니까.”송여준의 눈에 광기가 일렁거렸다.그는 앞으로 다가와 유하늘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약속해 줘요. 다른 남자한테 따로 연주해 주지 않겠다고. 그냥 내 곁에만 있어요. 나를 미워해도, 당신의 진짜 얼굴을 안 보여줘도 좋으니까.”유하늘은 그 자리에 선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단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평온한 눈빛으로 송여준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오랜 침묵이 이어지자 송여준은 점점 초조해졌다.“왜 그래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만 있으면 어떡해요?”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5화

    물론 무슨 꿍꿍이인지 굳이 짐작할 생각은 없었다.그녀는 첼로를 들고 와서 맞은편에 앉아 차분히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두 사람 모두 음악에 몰입한 채 어딘가 허망하면서도 미련이 남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거실 안은 고요했고, 오직 첼로 선율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그때, 별안간 울리는 노크 소리가 이 평화를 깨뜨렸다.유하늘은 눈살을 찌푸렸다.도중에 연주를 멈추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기혁에게 들려주기로 약속한 이상 절대 멈출 생각이 없었다.결국 못 들은 척 연주를 이어가기로 했다.한편, 밖에서 문을 두드리던 송여준은 반응이 없자 직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다.거실의 풍경을 마주한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고, 싸늘한 눈동자는 살기가 일렁거렸다.그는 주먹을 꽉 쥐고 두 사람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려고 이마에는 핏줄이 불끈 튀어나왔다.그런데도 유하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송여준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야 비로소 연주를 마쳤다.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누가 감히 주인 허락도 없이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오래요?”이 한마디는 송여준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와 마주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고작 저 사람 위해서 연주하느라 내 노크 소리도 무시했던 거예요?”유하늘은 첼로를 내려놓고 쌀쌀맞게 대꾸했다.“맞아요. 그런데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당연히 상관있죠. 나한테는 한 번도 안 해줬으면서 왜 저 남자는 되는 건데요?”송여준의 가슴이 들썩거렸고, 누가 봐도 질투하는 모습이었다.그는 인정해야만 했다. 지금 이 순간, 질투에 눈이 멀어 미쳐버릴 것 같다는 사실을.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답답함과 슬픔이 밀려왔다.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유하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신이 대체 뭔데 끼어들지? 장 대표님은 내 창작 세계를 이해해 주고, 내 음악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팬이에요. 근데 당신은? 그저 사사건건 따라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314화

    또한, 리헬 그룹이 수년간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송여준의 해킹 능력 덕분이었다.다만 홍이수는 이런 방식이 장기혁에게 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어쨌거나 이곳은 그가 오랫동안 뿌리내린 터전이니까.홍이수가 생각에 잠긴 찰나,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송여준이 전화를 받았다.“장평 쪽 분위기는? 슬슬 나 찾을 때 안 됐어?”“장기혁이 사내 시스템을 복구하려고 해커들을 대거 불러 모으고 있어요. 하지만 본인은...”감시를 맡은 남자가 마른침을 삼켰다.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송여준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싸늘하게 물었다.“본인은 뭐?”“지금 하율 씨 만나러 갔어요. 둘이 현재 집에 같이 있어요.”휴대폰 너머로 남자는 거의 죽을상을 쓰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송여준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는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고, 눈동자에는 서늘한 살기가 스쳤다.“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이내 헛웃음을 치며 낮게 읊조렸다.“계속 감시해.”전화를 끊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뒤에 남겨진 홍이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야! 너 어디 가?”송여준은 대답도 없이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한편, 유하늘은 차를 한 잔 따라 장기혁 앞에 내려놓았다.“천천히 얘기해봐요. 송여준이 대표님 회사에 무슨 짓을 했다고요?”“해커를 동원해서 우리 회사 시스템을 해킹했어요. 최대한 빨리 복구하라고 지시하긴 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손실이 나고 있죠.”장기혁의 표정이 제법 진지했다. 예상보다 결과가 더 심각한 듯 보였다.순간, 유하늘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이내 나직이 한숨을 내뱉었다.“죄송해요, 다 저 때문이에요. 역시 대표님 도움은 받지 않는 게 좋겠어요.”유하늘은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누군가를 더 이상 이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채도현에게 부탁했던 일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타격을 준 터였다.장기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무덤덤하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