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6화

ผู้เขียน: 봄은어디
유하늘은 푹신한 침대 위에 눕게 되었다. 그녀는 송여준을 밀어내기도 전에 그의 우디 향이 가득 느껴지는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것은 유하늘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었다.

그녀가 별 뜻 없이 한 말 한마디에 송여준은 그 향수를 무려 7년 동안 썼다.

이틀 전이었다면 유하늘은 그들이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송여준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괜찮아. 긴장 풀어.”

송여준은 부드럽게 말하며 유하늘의 손에 깍지를 꼈다.

손바닥이 서로 맞닿았고 송여준은 유하늘의 목 언저리에 키스마크를 남겼다.

그러다 송여준의 뜨거운 손이 등에 닿는 순간, 유하늘은 몸을 흠칫 떨면서 정신이 번쩍 들어 송여준을 힘껏 밀어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괴로움을 견디며 말했다.

“나 몸 안 좋아. 안 하고 싶어.”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 뒤 방문을 쾅 닫았다.

송여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

유하늘은 옆방으로 향했다.

거실을 지날 때 송우주가 그녀를 불렀으나 유하늘은 대꾸하지 않았다.

유하늘은 휴대전화를 들고 떨리는 손으로 SNS를 확인했다. SNS 속 그녀의 가족관계등록부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것은 유하늘이 며칠 전 올린 사진이었는데 거기에 그녀와 송여준의 결혼 7주년 기념일이 적혀 있었다.

유하늘은 9월 9일, 그들이 결혼한 그날을 기억했다. 그날은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그날 유하늘은 송여준과 함께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러 간 뒤 바로 결혼식장으로 달려갔다.

그 뒤 홍이수가 그들을 대신하여 가족관계등록부를 수령해서 전달해 주었고 그들에게 축복의 말도 건넸다.

유하늘이 올린 게시글 아래 홍이수는 ‘좋아요’를 누르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댓글도 남겼다.

이때 권아람은 이미 돌아왔을 것이다.

홍이수는 그녀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보고 유하늘을 바보 같은 여자라고, 7년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고 비웃었을 것이다.

유하늘은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억지로 눈물을 삼켰다.

‘내가 눈이 삐었지. 7년이나 속았으면 충분해.’

앞으로 유하늘은 그들의 인생에서 완벽히 사라져서 오빠와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즐길 것이다.

그녀는 송여준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 수 있도록 그의 인생에서 빠져줄 것이다.

유하늘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자러 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하늘 씨, 유하늘 씨 검사결과지를 확인해 봤는데 뇌종양 발견 시점이 너무 늦었고 또 아무런 치료도 받으신 적이 없어서 지금 몸으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배도 타실 수 없어요.”

유하늘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배도 탈 수 없다고요?”

“네. 우선 유하늘 씨는 항암 치료를 받으신 적이 없어서 몸이 버틸 수가 없을 거예요. 그리고 유하늘 씨의 출국 경로에 해발이 높은 지역이 포함돼 있어 뇌종양 증상을 유발할 수가 있어요.”

의사는 엄숙하게 말했다.

유하늘은 휴대전화를 꽉 쥔 채로 실망한 듯 물었다.

“비행기도, 배도 탈 수 없으면 어떻게 떠나죠?”

의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꼭 떠나셔야 하나요?”

유하늘은 입술을 깨물었다.

송여준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가 돌아왔는데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여기 있어 봤자 집에서 쫓겨나고, 남편과 아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니 말이다.

유하늘은 부드럽지만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

“네. 떠나야 해요. 그러니까 꼭 좀 도와주세요.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의사는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10일 간의 치료 계획을 짜드릴게요. 만약 1차 치료를 받은 뒤 효과가 괜찮으면 떠날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도 몰라요.”

10일...

유하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실 유하늘은 이곳에서 단 하루도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10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의사가 그렇게 말했으니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

다음 날, 유하늘이 밖으로 나왔을 때 거실에서는 음식 냄새가 풍겼다.

송여준은 송우주의 손을 쳐내면서 그를 혼냈다.

“엄마 아직 안 깼어. 엄마 나오고 먹어.”

송우주는 손을 주무르면서 입을 비죽이다가 자리에 앉았다.

유하늘은 문고리를 꽉 쥐었다. 그들이 아직 떠나지 않았을 줄은 몰랐다.

“두 사람 다 이제 그만 돌아가면 안 돼?”

송여준은 당황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다가가서 유하늘을 붙잡고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어제 우주가 잘못한 거 나도 알아. 우주 혼내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런데 너 요즘 많이 피곤했잖아. 몸도 많이 안 좋았고. 걱정돼서 너 혼자 이곳에 두고 갈 수가 없어.”

유하늘은 멈칫했다. 그녀는 송여준이 계속 이곳에 있으려고 할 줄은 몰랐다.

유하늘은 몸을 틀면서 시선을 내려뜨렸다.

“돌아가지 않겠다면 나도 다시는 그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너...”

송여준의 눈빛에서 부드러움이 사라졌다. 그는 유하늘이 왜 이토록 고집을 부리는지, 왜 아이와 끝까지 싸우려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

유하늘은 겉옷을 들면서 조깅하러 가는 척했다.

“나 돌아올 때쯤에 음식이랑 쓰레기 다 치우고 가.”

송우주는 계속 유하늘을 바라보았고, 유하늘이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자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했다.

“엄마!”

유하늘은 송우주를 무시하고 문을 닫고 나갔고, 송여준과 송우주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송여준은 이내 표정이 차가워지며 송우주를 혼냈다.

“달걀이랑 우유만 먹고 등교해. 오늘 저녁에 엄마를 잘 달래서 집으로 돌아오게 해. 그렇지 않으면 너도 돌아오지 마!”

송우주는 감히 반항하지 못하고 울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가정부가 송우주의 책가방을 정리해 준 뒤 그를 데리고 학교로 갔고, 송여준도 회사로 향했다.

유하늘이 밖에서 두 시간 동안 있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왔을 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방을 바꾼 뒤 병원으로 향해 의사와 함께 치료 방법에 대해 의논했다.

저녁 5, 6시쯤 유하늘이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집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집사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지금 어디 계세요? 어서 돌아오세요! 도련님께서 지금 아프신데 대표님이랑 연락이 안 돼요!”

유하늘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으나 그녀는 끝내 거절했다.

“주치의한테 연락하세요. 전 의사가 아니라서 치료는 못 해요.”

“하, 하지만 도련님께서 정신을 잃으셨는걸요. 게다가 계속 식은땀을 흘리며 엄마를 찾고 있어요.”

집사의 말에 유하늘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절 찾은 게 확실한가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요?”

집사는 자기도 모르게 당황했다.

그는 황급히 옆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걸 감시하고 있는 송우주를 바라보다가 유하늘의 질문에 더듬대며 대답했다.

“사, 사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사모님은 도련님 어머니인데 도련님이 사모님이 아니면 누구를...”

유하늘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송우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엄마 안 온대요?”

집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송우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지더니 주먹까지 움켜쥐었다.

“엄마는 변했어요! 어떻게 저를 하나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학교에서 겨우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정말 속 좁게 구네요!”

집사는 황급히 그를 막았다.

“그만 말씀하세요, 도련님! 대표님께서 아시면 또 화내실 거예요.”

송우주는 매우 화가 나서 의자에 앉은 채 콧방귀를 뀌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엄마가 집에 없으니까 아람 이모한테 전화해야겠어요. 아람 이모한테 같이 숙제 해달라고 하면 되죠. 저도 굳이 엄마가 옆에 있어 줄 필요는 없어요!”

이때 유하늘은 이미 리헬 그룹에 도착하여 송여준을 찾아가서 사직서를 건넸다.

송여준은 사직서 오른쪽 아랫부분에 단정한 글씨체로 유하늘의 이름이 적힌 걸 보았다.

그는 시선을 들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사에 한직으로 있는 건데 왜 갑자기 그만두려는 거야?”

유하늘이 주먹을 꽉 쥐면서 핑계를 생각하고 있는데 송여준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유하늘은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같은 시각, 사무실 밖에서 하이힐과 바닥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준 씨, 방금 우주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지금 우주 집에 혼자 있대. 그래서 일단 내가 집으로 가서...”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권아람이 유하늘을 보고 흠칫했다.

유하늘은 창백한 얼굴로 언제나 파문 하나 일지 않던 송여준의 눈동자에 긴장과 불안이 번져가는 걸 지켜보았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100화

    유하늘의 눈에 짧은 조롱이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여준 씨 말 믿을게.”유하늘의 말이 끝나자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우주야, 여기 재밌어?”유하늘과 송여준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아침에 아쿠아리움에 오기를 거부하고 몰래 도망쳤던 아이가 지금은 권아람의 손에 이끌려 걸어오고 있었다.두 사람은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고 마치 오래된 가족처럼 즐거워 보였다.송여준은 순간 불쾌감이 치밀어 올라 유하늘의 손을 잡은 채 힘을 꽉 주었다.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그는 곧장 미간을 찌푸리며 권아람과 아이에게 걸어갔다.유하늘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송여준은 놓아주지 않았다.그들은 곧 권아람과 송우주 앞에 섰다.송여준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권아람은 잠시 멈칫하더니 재빨리 아이를 뒤로 숨겼다.그리고 먼저 해명하려 했다.“오해야. 두 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사실은...”“너한테 묻지 않았어.”송여준은 그녀의 말을 곧바로 잘라내고 시선을 아이에게 고정했다.“엄마 아빠랑 같이 오지 않고 왜 굳이 아람 이모랑 온 거야?”그가 계속 권아람을 ‘아람 이모’라고 부르자 권아람의 얼굴이 굳어졌다.송우주는 곧장 반박했다.“아람 이모도 제 엄마예요! 그리고 엄마는 아빠랑 같이 오면 되잖아요? 아람 엄마는 아무도 없으니까 제가 같이 와준 건데 뭐가 잘못이에요?”그의 목소리에는 억울함과 반항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마치 송여준이 아버지의 권위로 눌러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했다.송여준의 얼굴은 얼어붙듯 차갑게 굳어졌다.그 순간, 유하늘이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장실에 다녀올게.”그녀는 그의 반응을 개의치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송여준이 쫓아가려 하자 권아람이 앞을 막아서며 그를 붙잡았다.“어젯밤에 전화로 했던 말, 다시 이야기해 보자.”권아람의 표정은 진지했다.송여준은 불안한 기색으로 잠시 유하늘 쪽을 바라보다 그녀가 확실히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걸 확인한 뒤에야 권아람과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9화

    송여준은 약간 실망했지만 유하늘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이번에는 가족 셋이서 함께 즐기고 싶었지만 아이가 빠진 탓에 마음속 한편이 허전했다.그는 운전대를 잡고 유하늘과 함께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아쿠아리움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송여준은 줄곧 유하늘 곁에 붙어 그녀를 세심하게 보호했다.다른 사람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팔로 막아섰고 그 과정에서 그의 팔은 오히려 사람들과 자주 스쳤다.그러나 송여준은 조금도 짜증 내거나 불평하지 않았다.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유하늘에게 물었다.“이 해양 생물, 궁금하지 않아? 재밌지?”유하늘은 그가 마치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럽게 아첨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극진한 부드러움과 배려였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라 그녀를 붙잡아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수작일 뿐이었다.유하늘은 무심하게 표지판을 훑어보다가 말했다.“돌고래 보러 가자.”“좋아. 내가 데려다줄게.”송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곧장 돌고래 구역으로 이끌었다.돌고래는 사육사와 함께 유영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유하늘도 멀리서 그 장면을 바라보다 문득 오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예전에 그녀가 힘들어할 때마다 오빠는 돌고래를 보여주며 위로하곤 했다.해외에서는 돌고래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녀는 수없이 그들과 교감했었다.그 시절의 그녀는 지금처럼 허약하지 않았고 근심 걱정도 없었다.그러나 이제 다시 마주한 귀엽고 영특한 돌고래들 앞에서 유하늘은 오래 살지 못할 자신의 운명을 떠올렸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불쑥 입을 열었다.“어떤 동물들은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걸 알면 미리 죽을 자리를 찾아놓고 그날이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동료나 인간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들었어.”송여준은 그녀가 왜 그런 말을 꺼내는지 몰라 불안해졌다.곧 그녀를 끌어안으며 다급히 말했다.“그만해. 우리 지금 놀러 온 거잖아. 그런 얘기하지 마. 불길하잖아, 응?”유하늘은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기억해? 전에 내가 여준 씨 쫓아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8화

    송여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목소리에 억울함을 담아 말했다.“여기서 너와 함께 지면 안 될까?”유하늘은 그를 바라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송여준은 즉시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 실망한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놓았다.“푹 쉬어. 귀찮게 하지 않을게.”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몸을 돌려 묵묵히 떠났다.그가 나간 뒤에야 유하늘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머릿속에는 앞으로의 계획만 맴돌았다.부디 그때가 되면 순조롭게 도망칠 수 있기를 바랐다.그리고 며칠 안에 송여준이 서재에서 자신이 남겨둔 것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랐다.지금 발견하지 못해도 상관없었다.자신이 완전히 사라진 후라면 송여준은 언젠가 그녀가 왜 떠났는지 알게 될 것이다.다음 날 아침, 유하늘은 눈을 뜨기도 전에 곁에 누군가 있다는 기척을 느꼈다.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송여준이 영어책을 손에 든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그의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고 탁자 위에는 알약 몇 개와 깨끗한 미지근한 물 한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유하늘은 마음이 무거워지며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기괴하다고 느꼈다.“왜 여기 있어?”송여준은 고개를 들어 부드럽게 웃었다.“네가 일어나서 아침을 먹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약은 이미 사람을 보내서 가져왔는데 모든 약이 분리 포장되어 있고 이름이나 복용 주의 사항이 없더라. 바로 먹어도 괜찮은 거야?”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속으로 임세빈이 너무 성의 없이 처방했다고 생각했다.유하늘은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임세빈이 그녀의 뜻을 알아채고 비밀이 드러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약 포장지와 설명서를 일부러 빼 두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담담히 탁자에 앉아 알약을 삼키고 물을 들이켰다.“아침 일찍부터 기다린 걸 보니,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거야?”송여준은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코끝을 가볍게 톡 건드렸다.“역시 넌 나를 잘 아는구나. 내가 말했잖아. 며칠 동안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고. 애매한 관계가 너무 오래 지속됐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7화

    유하늘은 짜증이 밀려왔다.이런 상황을 결코 두고 볼 수 없었다. 조용히 떠나 송여준과 아이의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했다.마지막 인사조차 허락하지 않고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야 했다.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그녀가 스스로 자리를 비켜주길 기다린 뒤 권아람을 당당히 맞이하겠다던 송여준의 바람대로 될 수 없었다.유하늘은 송여준에게 그런 기회를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눈에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유시훈에게 부탁할 일을 설명한 뒤 전화를 끊자, 바로 그때 송여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유하늘이 몸을 돌리기도 전에 송여준이 그녀를 가득 끌어안았다.유하늘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비켜.”송여준은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귓불에 입을 살짝 맞추며 부드럽게 속삭였다.“네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네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걸 알았어. 누구와 통화하고 있었어? 이렇게 늦은 시간에.”유하늘은 휴대폰을 꽉 쥔 채 힘껏 그를 밀어냈다.“우리 오빠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여준은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내 고자질하려고 전화한 거야? 미안해. 그동안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를 소홀히 했고 아이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되풀이되는 말이었다.유하늘은 이미 지쳐버렸다.“자세히 생각해 보니 아이가 아람과 너무 친하게 지내긴 했어, 네 친아들인데. 당분간은 집에만 있게 할게.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네 곁에서 너와 감정을 쌓는 게 좋을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유하늘은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에 아무 반응이 없자 송여준은 불안해졌다.애타게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고 싶었다.유하늘은 몸을 돌리며 차가운 조롱을 감추었다.“내가 아이와 굳이 감정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아이 엄마로서 난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나와 친밀감도 없고 오직 권아람만 따르잖아.”송여준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고 유하늘은 이어서 말했다.“그냥 권아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6화

    방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이 별장에는 최민형과 가정부, 그리고 밖에는 운전기사와 문을 지키는 경호원 두 명이 있었다.유하늘이 이곳을 떠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었다.그녀는 애써 발버둥 치려 하지 않았다. 오직 하루빨리 이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만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물을 마시려고 아래층으로 거실로 내려갔다.송여준에게 강제로 끌려온 후 병원에 두고 온 약이 마음에 걸렸다.병세를 안정시킬 약이 없으면 상태는 점점 더 심각해질 터였다.약을 되찾아올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유하늘이 물컵 뚜껑을 열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위층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들었다.2층 서재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탁자 옆 스탠드만 켜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에 사람이 있는 줄 알기 어려웠다.잠시 멈춰 서 있던 그녀는 곧 송여준의 목소리를 들었다.“하늘이는 내가 집으로 데려왔어. 크게 소란을 피우지는 않지만 상태가 불안정해.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워. 우리의 일은 최대한 빨리 처리하자.”유하늘은 어안이 벙벙해 손끝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송여준은 이어 말했다.“그래, 며칠 안에 시간을 내서 일을 빨리 처리하도록 하자. 하늘이의 감정이 안정되면 모든 것을 털어놓을 거야. 그때 너도 함께 가서 지난 세월 동안의 진실을 말해 줘. 나는 이제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그의 말투에는 깊은 무력감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마치 법적 의미도 없는 이 결혼 생활을 억지로 이어가는 것이 그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인 것처럼.유하늘의 물컵 안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했지만 그녀의 손은 떨림을 멈추지 못했다.며칠 동안 송여준은 필사적으로 그녀를 붙잡았고 심지어 강제로 집으로까지 끌고 왔다.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곁에 가두려는 그의 집착은 끝도 없었다.유하늘은 그 이유가 지금 안정된 생활을 지키려는 그의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녀를 집으로 데려온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분명히 말하고 끝내기 위해서였다.만약 일이 잘못되

  • 거짓말쟁이의 참회   제95화

    송여준은 더 이상 유하늘을 불쾌하게 만드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알았어. 그럼 우선 방에서 쉬어. 나는 방해하지 않고 나갈게.”그는 마지막으로 유하늘을 바라보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무심하게 반응하지 않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섰다.문밖으로 나온 송여준에게 가정부가 한 걸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너무 허약해 보이십니다. 전문가를 모셔 와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보니 그 병실은 중환자나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송여준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짚었다.“그런 일들은 내가 알아서 처리해. 하늘이가 의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다고 했으니까 굳이 전문가를 부르지 마. 며칠 후에 다시 얘기하자.”어차피 유하늘은 이미 이곳에서 더는 도망칠 수 없었다.그의 눈에는 매서운 기운이 스쳤고 얇은 입술은 단단히 굳어졌다.평소의 그는 침착하고 과묵했으나 유하늘을 대할 때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곤 했다.가정부는 순간 멍하니 그의 눈빛에 사로잡혔다. 만약 사모님이 정말로 사라진다면, 언젠가 정말 이곳을 떠난다면 대표님은 미치거나 흑화할지도 모른다.그는 감히 그의 얼굴을 더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서둘러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송여준도 시선을 거두며 곧장 서재로 향했다.그는 서랍을 열어 봉투 하나를 꺼내 들었지만 곧 다시 무심히 내려놓았다.머릿속은 오직 유하늘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한편, 유하늘은 홀로 방에 앉아 있었다.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혔다.그러나 뜻밖에도 원래 자유롭게 열 수 있던 창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그녀가 창문으로 뛰어내릴 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유하늘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었다.송여준이 이번에는 반드시 자신을 붙잡아 두겠다고 결심했음을 깨달았다.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녀의 도망을 차단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집에 가두려는 것이었다.그녀는 천천히 커튼을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