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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作者: 쌍춘
last update 公開日: 2026-08-07 16:34:04

“...하아.”

나는 벽에 기댄 채,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허공을 긁었다.

그 즉시 내 눈앞에 파란빛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

◆ 상태창

[이름: 렌]

[종족: 인간]

[신분: 평민]

[나이:26세]

[레벨: 10]

[직업: 버퍼(Buffer)]

[소속 길드: 없음]

[칭호: 없음]

[착용 아이템]

– 낡은 지팡이(마법 공격력:+1)

– 낡은 로브(방어력:+5)

– 낡은 장갑(방어력:+3)

– 낡은 신발(이동속도:+0.01)

● '낡은' 세트 효과 : 냄새는 나지 않는다.

◆ 능력치

물리 공격력: 14

마법 공격력: 23

치명타 확률: 1.5%

이동속도: 1.02

방어력: 8

HP: 100

MP: 120

힘: 7

민첩: 10

지능: 12

지혜: 11

체력: 10

행운: 15

사용 가능 포인트: 50

----------------------------------------------------------------

나는 상태창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음...버퍼라.”

솔직히 어떤 능력인지 잘 모르겠다.

버프라는 건 대충 아군을 강화해주는 직업같은 느낌인데.

아까 그 파티는 탱커가 파티에 끼워줘서 따라왔고,

그러다 보스가 나오자 다들 자기 할 일만 하고,

나는 쓸 스킬도 없어서 당황한 채 뒤에 서 있었다.

여기까지가 내 머릿속에 들어온 기억이었다.

'넌 머릿수 맞춰 온 거니까—'

그 말이 귓속에서 다시 울렸다.

진짜로 나는 그냥 숫자 맞추기 용이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내 몸이 갑자기 미세하게 반짝였다.

파지직—

몸 끝에서 아주 작은 빛의 파편이 터졌다.

“...응?”

홀로그램 아래에 낯선 문구가 떠올랐다.

[조건 달성! 스킬 습득 가능!]

그 순간, 내 심장이 호기심으로 두근두근 뛰었다.

“뭐야? 지금부터 뭔가 할 수 있는 거야?”

빛은 점점 더 강해지고 눈 앞에 새로 생긴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

◆ 스킬창

이나엘의 축복(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물리, 마법 공격력이 5% 증가(Lv.1)

이나엘의 가호(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방어력이 5% 증가(Lv.1)

이나엘의 은총(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생명력과 마나가 5% 증가(Lv.1)

이나엘의 숨결(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공격속도와 마법 시전 속도 2% 증가(Lv 50 필요)

이나엘의 구원(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상태 이상 저항력 5% 증가(Lv 100 필요)

이나엘의 손길(패시브): 30m 이내 아군의 물리 치명타, 마법 치명타 2% 증가(Lv 150 필요)

이나엘의 군단(액티브): 발키리 1명을 1시간 동안 소환<사용자의 Lv, 능력치에 영향>(Lv 200 필요)

사용 가능 스킬 포인트 : 0

---------------------------------------------------------------

나는 스킬창의 설명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죄다 패시브 스킬에 액티브 스킬은 레벨 200이 되어야 한다.

그것도 발키리 소환? 그게 뭔데?

일단 스킬은 배운거 같은데 당장 쓸수 있는 스킬이 단 하나도 없다.

나는 탄식을 내뱉으며 밖으로 나왔다.

어두운 동굴을 벗어나자, 한 줄기 햇살이 눈을 찌르듯 쏟아졌다.

“으...눈부셔.”

축축한 동굴 냄새 대신 풀 냄새, 흙 냄새, 바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나는 이 몸의 기억을 더듬으며 걸었다.

이름은 렌, 나이는 26세, 내가 이 몸에 들어 오기 전에는 초보 마법사였다.

그리고 지금, 몬스터 하나 제대로 못 잡아본 내가

이미 레벨 10이 되어 있다는 사실까지.

“...뭔가 이상하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왜냐면, 내 주머니가 너무 가벼웠다.

정확히는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양손을 뒷주머니, 앞주머니, 로브 속을 뒤져보았다.

“진짜 돈이 하나도 없네?”

이 세계에서 첫 번째로 깨달은 진실.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게다가 아이템도 ‘낡은 세트’.

지팡이는 공격력 1짜리.

심지어 세트 효과 설명이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이게 쓸모가 있는건가?

“뭐, 일단 먹고 살아야지.”

나는 원래 몸 주인의 기억을 더듬어 가까운 마을로 향했다.

마을 초입에는 작은 목재 간판이 걸려 있었다.

[ 벨른 마을(초보자용) ]

아담하고, 평온하고, 하루에 한두 번 짐수레나 지나갈 법한 조용한 곳.

주민 몇 명이 눈을 마주치며 고개 끄덕이자

나는 얼떨결에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 렌. 잘 지내고 있나?"

“여어.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거야?”

친절하다.

하지만 그 친절함이 괜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가 일용직보다 못한 상태창을 가진 초보 버퍼임을 모르니까.

“아, 예...”

나는 가볍게 대답하고 마을 중심의 넓은 광장,

그 옆에 있는 오래된 2층 건물을 향해 걸었다.

간판에는 커다란 붓글씨로 쓰여 있었다.

[ 모험가 조합 — 벨른 지부 ]

문을 열자마자,

시끌시끌한 분위기 대신

한적한 나무 냄새가 먼저 느껴졌다.

카운터엔 나른한 표정의 대머리 아저씨가 있었고,

그 옆에는 벽 가득 의뢰서 종이를 붙인 커다란 게시판이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이 종이들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다.

손바닥만 한 종이 위에서

미세하게 푸른빛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종이 하나에 손끝을 올렸다.

순간, 작은 공기 진동과 함께

내 눈앞에 파란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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