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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두 사람

Penulis: 레이
신지수의 시점.

택시를 타고 다솔이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 길, 그곳엔 윤지후가 있을 것이다. 가는 내내 차멀미 때문인지, 입덧 때문인지, 아니면 이 상황 자체가 지긋지긋해서인지 속이 울렁거렸다.

언제나 제일 싫어하던 길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난 10년간 수도 없이 반복한 길이었다.

결혼 전부터 다솔은 늘 병원에 있었고 지후는 언제나 그녀 곁에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내 동생을 사랑했을 때부터 모든 일이 시작됐다.

다솔은 빌레브란트 병과 RH-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 병에다, 인구의 0.3%만 가진 희귀 혈액형이었으니 사소한 상처 하나도 그녀에겐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다솔은 우리 가족의 특별한 존재였다. 모두가 아끼고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손에 쥐게 해주는 우리 가족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나는.

늘 투명 인간 취급을 받았다.

부모님의 관심은 늘 다솔에게만 향했다. 오빠는 내가 다솔의 건강을 훔쳐갔다고 믿으며, 날 미워했다.

그리고 나는... 다솔의 남자를 빼앗았다.

사실, 가족은 내가 지후와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

지후와 결혼한 건 단지 그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증오를 드러내는 계기일 뿐이었다.

맞다, 나는 잘못했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렀다.

그와 결혼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내가 받은 건 고통뿐이었다. 나는 사랑으로 모든 죄를 갚을 수 있다고 믿었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그를 사랑하면 죄를 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식 날, 그의 아내가 되는 순간 내 인생이 완벽해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혼 첫날밤을 혼자 보냈을 때 이미 알았어야 했다.

그는, 내가 사랑했던 10년 전의 영웅이 아니었다는 걸. 그리고 다시는 나를 위해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미안, 계획대로 진행할게. 그래도 될까?”

나는 한설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방금 전 비행기를 취소해 달라고 했다가 다시 부탁하려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럼. 언제든지.]

그녀의 답장에 나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윤지후는 이혼 서류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 아이였다. 이 혼란 속에서 이 아이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윤지후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을 게 분명했다.

다솔은? 내 아이를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고마울 따름이다. 그녀가 낙태를 요구한다면 윤지후는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병원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며 한동안 숨을 고르느라 꼼짝도 못 했다.

요동치는 차 안에서 멀미를 견디느라 진이 빠졌다. 평소에도 차멀미를 잘하는데 배 속에 작은 생명을 품고 있는 지금은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이 모든 게 결국 그의 탓처럼 느껴졌다.

내 뱃속의 아이는 왠지 남자아이일 것 같았다. 윤지후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 사고뭉치일 테니까.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이 아이의 존재가 두렵고 버겁게만 느껴졌다.

초음파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작은 존재, 그저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짐 같은 아이로만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은 이 아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겁먹게 했다.

계획대로 이혼을 진행하면 아빠 없이 세상에 나올 이 아이를 내가 정말 책임질 수 있을까?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아마도 호르몬 때문일 것이다.

나는 눈물을 닦고 힘이 빠진 다리를 질질 끌며 천천히 다솔이가 있는 5층 병실로 향했다. 윤지후는 병실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건 내가 주고 싶은 서류가 아니었다.

이미 내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믿었지만 막상 이혼 서류를 건네려니 또다시 가슴이 아렸다.

배 속의 아이는 이 모든 상황을 더 복잡하고 버겁게 만들 뿐이었다.

“지후야, 나 너무 무서워. 결과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어...”

병실 문 너머로 다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아줘.”

그녀의 한마디에 나는 문 앞에서 멈춰 섰다.

윤지후는 분명 그녀를 온 마음과 사랑을 담아 안아줄 것이다.

그 사랑이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없지만 내 몫은 하나도 없다는 건 분명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 결혼이 이미 끝났다는 것도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단 하나, 이혼 서류를 건네기 위해서였다.

뱃속의 아이는 그저 뜻밖의 존재일 뿐, 이 상황에서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은 내 실수를 깨닫기에 충분했다. 혼자만의 결혼 생활을 이어갈 힘도, 이유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다.

그는 나와 결혼했지만 그의 마음은 다솔의 것이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밤, 나는 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버리고 이 도시를 떠날 것이다. 그러면 윤지후는 다시 다솔의 곁으로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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