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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Author: 김원호
“화진이 다시 일어서기 전까진, 문아름 넌 죽을 자격도 없어.”

윤구주의 손끝에서 봉황팔기의 부활술이 펼쳐졌다.

구주정에서 뿜어져 나온 생명의 성광이 문아름의 잔존 혼백을 깊숙이 감쌌다.

동시에 윤구주는 번개처럼 움직이며 천상 구역 곳곳에 흩어진 문아름의 혼백과 기억을 거두어들였다.

어쩌면 운명처럼,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던 그 기억만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모인 건 두 사람이 함께 웃고 함께 싸우고 사랑했던 순간들뿐이었다.

“...다 못 찾겠네. 뭐, 됐어.”

“문아름, 다시 살아.”

“이 구주정을 빌려 너의 몸을 다시 만들 거야. 화진이 번영하는 한, 너의 육신도 무너지지 않겠지만 만약 국운이 꺾이면 그 순간 너는 혼과 육체가 함께 소멸할 거다.”

윤구주는 그녀의 혼백에 기억을 되돌려 담았다.

하지만 깨진 일부는 복원되지 못했고 남은 틈은 구주정의 힘으로 육신을 만들어 메꿨다.

마지막 절차는 그 혼백을 새로 빚은 육신에 온전히 녹여넣는 일이었다.

부활의 진정한 고비가 다가왔다.

“여기까지 왔군. 하지만 정말로 살려내려면 운명을 직접 건드려야 해.”

김도현이 낮게 말하자 윤상현도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그래서 착하게 산 사람일수록 손해만 보는 거야. 사람을 살린다는 건, 그 사람의 업보까지 함께 짊어지는 거니까. 제 운명이 단단하지 않으면 결국 그 업보에 휘말리고 마는 거지.”

윤구주는 성법에 성력, 구룡구상, 구주정의 힘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문아름의 혼백과 육신을 완벽히 하나로 융합시켰다.

그 순간, 문아름은 마침내 눈을 떴다. 낯선 몸이지만 금세 익숙해졌고,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움직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구주는 거의 탈진해 쓰러질 뻔했다.

문아름은 그런 그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살려줬구나? 참, 재밌네. 결국 넌 날 놓지 못했어.”

윤구주는 코웃음을 쳤다.

“우습게도 네가 날 배신하고 속였던 기억은 하나도 없더라. 남은 건 좋았던 기억뿐이야. 남해에서 네가 했던 말도, 지금껏 함께한 일들도 전부 그대로였고.”

“일부러 그런 거지? 다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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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361화

    그 지경이 되어서도 문아름은 여전히 윤구주 안위부터 걱정했다.윤구주는 가슴이 저릿하게 울려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우리, 방금 남부 전선을 수습했잖아...”문아름은 저 멀리 보이는 소채은 일행을 보곤 말문이 막혔다.“검도의 도주가 여기에 왜 있어? 그리고 임홍연이 어떻게 수련을... 그리고 저 여자는 대체 누구야? 왜... 왜 오빠가 저 여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이렇게 아픈 거지?”기억은 많이 사라졌지만 문아름의 직감은 여전히 날카로웠다.그녀는 눈치챘다. 윤구주의 눈빛이, 그리고 다른 이들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방금 전까지만 해도 윤구주의 안위를 걱정하던 문아름은 그 감정을 단숨에 꾹 눌러삼켰다.“그렇구나. 결국, 내가 오빠를 배신했던 거네.”“사실 예감은 하고 있었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문아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여긴 천상 구역이네. 이 경계를 깨려면 누군가 천관에 몸을 바쳐야 해. 내가 이곳에 있었다는 건 결국 내가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는 뜻이겠지. 죗값을 치르기 위해.”“지금 이 잔존한 혼백이 밖에 나와 있다는 건 위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겠지. 고신이 세상을 흔들던 이 시대에서 오빠 앞길은 여전히 험하겠지만 이젠 오빠 곁에 오빠를 끝까지 지켜줄 사람들이 있잖아.”“그리고 이제 오빠도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아.”김도현과 윤상현, 두 노인은 숨을 들이켰다.“역시나 문씨 가문의 여식이군. 기억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상황을 이리도 정확히 꿰뚫다니.”윤상현의 목소리는 낮고도 무거웠다. 그는 인간의 죄와 벌 따윈 이미 담담히 받아들일 줄 아는 나이였다.설령 문아름이 배신했어도 이 정도 지혜라면 죽이기 아까운 존재란 판단이 들었다.“결국 선택은 구주에게 달렸지. 그 아이가 하지 않겠다고 한 일은 누구도 강요 못 해.”김도현은 한숨을 쉬었다.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상처, 그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결코 헤아릴 수 없다. 그걸 아무렇지 않게 넘

  • 구주, 왕의 귀환   제2360화

    옆에서 지켜보던 김도현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참나, 이 노인네는 목숨을 구해줬더니, 고맙단 말 한 마디 없이 잔소리만 늘어놓고 있네.”“흥, 이제 와서 손자 교육은 잘도 하시네. 손자가 예전에 곤륜역에서 치이고 짓밟힐 때는 어디서 뭐 하고 계셨지?”김도현이 입꼬리를 비틀며 비꼬듯 말했지만 윤상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라나 가문, 그 모든 걸 떠나 그는 할아버지로서 손자에게 제대로 해준 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구주야, 나 때문에 고생 많았다. 다 할아버지 잘못이다. 아까 그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윤상현은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어떤 할아버지가 자기 손자가 이렇게까지 다친 걸 보고 마음 아프지 않겠는가.윤구주는 코끝이 찡해졌지만 일부러 웃으며 넘겼다.“할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그때 서울에서, 제 목숨은 할아버지랑 노조님이 함께 살려주신 거잖아요. 화진 국주님도, 윤씨 가문의 수많은 분들도 그리고 아름이도요.”문아름.그 이름을 꺼내자 윤구주는 잠시 멈칫했고 윤상현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눈빛으로 물었다.윤상현 역시 그 뜻을 바로 알아챘다.“나라 입장에서 보자면 문아름은 화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 혼란 속에서도 통합을 유지했으니 그 공을 무시할 순 없을 거다.”“그리고 사사로운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토록 널 잘 아는 여자를 정말 죽게 내버려둘 수 있겠냐?”“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잖니. 살면서 그런 사람 하나 만나기도 어려운 거란다.”“네, 알아요.”윤구주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고 결의에 찬 눈으로 말을 이었다.“할아버지, 자세한 얘긴 이따 다시 드릴게요. 지금은 먼저 사람부터 구해야 하니까요.”할아버지를 구하고 나니 이제 남은 건 기린수와 문아름 둘뿐이었다.기린수 쪽은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삼안 여황제의 진법에 휘말리긴 했지만 무엇보다 그는 기린수였다.윤구주가 손만 좀 보태주면 금세 살아날 수 있었는데 기린수의 타고난 명운은 그만큼 질겼다.윤구주는 구주정의 힘을 발동해 천상 구역과 기

  • 구주, 왕의 귀환   제23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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