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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김원호
“아빠, 큰아버지,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소채은은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채은아,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남자는 또 누구야?”

소청하가 호통을 쳤다.

특히 소채은이 샤워 가운을 두른 채 벌거벗은 남자와 침대에 있는 걸 보니 뇌출혈이라도 올 것만 같았다.

소채은은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해명하기 시작했다.

“아빠, 오해하지 마요. 이 남자 모르는 사람이에요.”

“뭐? 모르는 사이라고?”

“이 계집애야! 미쳤어? 모르는 사이에 잠자리를 가져?”

소청하가 포효하다시피 했다.

“아빠 일단 내 말 좀 들어봐요. 진짜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냥...”

소채은이 해명하려는데 큰아버지 소천홍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둘째야, 진짜 대단하다.”

“딸을 참 훌륭하게 키웠어. 모르는 남자와 잠자리까지 다 들고.”

“곧 중해 그룹과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이 계집애 어떻게 처리할지 좀 말해봐.”

소청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눈동자마저 빨개졌다.

“망할 계집애, 우리 소씨 가문이 뭘 잘못해서 너 같은 불효녀를 낳은 거야?”

“차라리 때려죽이고 말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청하는 손을 들어 소채은의 뺨을 때리려 했다.

소청하의 손이 소채은의 어여쁜 얼굴에 거의 닿으려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차가운 손이 소청하의 팔목을 움켜잡았고 소채은을 자기 뒤로 숨기기까지 했다.

소채은은 순간 멍해졌고 고개를 들어보니 건장하기 그지없는 뒷모습과 등 뒤에 새겨진 용의 머리가 보였다.

‘이 남자 깨어난 거야?’

소청하는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에 의해 단번에 손목을 잡혔고 팔이 부러질 것처럼 아파 언성을 높였다.

“너... 너... 뭐하자는 거야?”

남자는 거기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군주처럼 소청하를 내려다봤다.

“놔, 이거 놓으라고!”

소청하가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남자의 손은 마치 무쇠처럼 전혀 풀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봐라, 이 새끼 처리해.”

소청하의 분노가 끝내는 터지고 말았다.

자기의 딸이 모르는 남자와 잔 것도 모자라 지금 그 남자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손찌검을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뒤에 서 있던 소씨 가문 경호원들도 놀고 먹는 사람들은 아니었기에 소청하가 팔을 붙잡힌 걸 보고 다 같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남자가 손을 쓰는 걸 보기도 전에 여러 번 “퍽”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경호원들이 전부 나동그라졌고 바닥에서 신음을 내고 있었다.

‘하늘이시여,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소채은은 자기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낯선 남자가 손가락 몇 번 놀려서 보디가드들을 날려버린 것이다.

이 광경에 소청하, 소천홍 모두 넋을 잃었다.

제일 재수 없는 건 소청하였다. 아직도 남자에게 팔목을 잡힌 채로 있었다.

이러다 진짜 팔이 부러질 것 같아 소채은이 얼른 말했다.

“우리 아빠 놓아줘요.”

남자는 소채은의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손을 풀었다.

“아빠 괜찮아요?”

남자가 손을 풀자마자 소채은은 달려가서 아빠를 위로했다.

하지만 소채은이 다가가자마자 소청하는 소채은을 밀쳐내며 소리를 질렀다.

“망할 놈의 계집애, 나 건드리지 마.”

“겨우 키워놨더니 저런 놈과 손잡고 아빠를 때려?”

“그래, 좋다 이거야.”

“오늘부로 다시는 소씨 가문에 발 들이지 마.”

늘 점잖기만 하던 소청하는 이렇게 말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소채은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빠를 불렀다.

“아빠... 아빠...”

아쉽게도 소청하는 소채은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자리에 주저앉은 소채은은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좋은 마음으로 사람을 구했는데 아빠에게 이런 오해를 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한참을 울다가 소채은은 눈물을 닦아내고는 고개를 돌려 눈앞에 보이는 낯선 훈남을 노려봤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만 아니었으면 이런 오해를 살 일도 없었어요.”

“그리고 누가 우리 아빠한테 손찌검하라고 했어요?”

소채은은 맞은편에 앉은 남자한테 서러움을 퍼붓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렇게 몇 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남자가 쓰러지자 소채은도 깜짝 놀랐다. 다시 한번 남자를 검사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잠시 정신을 잃은 것뿐이었다.

남자를 이리저리 보던 소채은은 이제 어떡해야 할지 몰랐다.

오해를 풀 방법은 이미 사라졌다. 소채은은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며 그냥 여기에 버려두고 가버릴까 망설였다.

“아, 어쨌든 간에 나를 도와주려고 아빠를 막은 거잖아. 그렇다면 끝까지 좋은 사람이 되는 수밖에.”

소채은은 결국 남아서 이 남자를 보살피기로 했다.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잡아끄는데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시커먼 명령패가 남자의 몸에서 떨어졌다.

“잉?”

“이건 또 뭐지?”

소채은은 놀란 표정으로 시커먼 명령 패를 주었다.

꽤 무게가 나가는 명령 패였다. 무슨 재질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

손에 들고 있으니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느껴졌다. 위에는 “9주”라고 새겨져 있었다.

소채은은 “9주” 명령패를 들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지?”

몇 번 더 살피고는 아무렇게나 옆으로 던져버렸다.

낯선 남자는 아직도 기절한 상태였다.

하지만 소채은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목숨은 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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