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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Penulis: 잔영
주작전존은 화려한 전투 갑옷을 입고 앞서 나아가자, 사대원 철위들 네 명은 관을 어깨에 메고, 연회장 대문을 직접 부숴, 주작전존을 따라 연회장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관을 무겁게 땅에 내리치며 일제히 외쳤다.

"생신 선물을 바칩니다. 손씨 어르신, 기쁘게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과… 관짝 아니야?”

남목관을 본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

칠순 잔치에 관짝을 들고 오다니. 이건 뭘 의미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뜻으로 볼 수 없었다.

일부러 손중천의 기를 채우려는 의도 외엔 보이지 않았다. 손중천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염구준, 이게 무슨 짓이야!”

손중천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참을 수 없는 화가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칠순 잔치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염구준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더 이상 못 참아!

“제 선물이 꽤 마음에 드셨나 보네요.”

염구준은 당당하게 손중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 아내와 딸은 5년 동안 모욕과 괄시를 받으며 살았습니다.”

“북부를 지키려고 5년이나 전장에서 수많은 전쟁을 치렀지요. 정말 힘들게 고향에 돌아왔는데 처자식이 이런 대우를 받고 살았으니 제 마음이 어떨까요?”

“어르신, 말씀해 보시죠!”

손중천은 온몸에 피가 거꾸로 솟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무엄하다!”

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염구준을 쏘아보며 고함을 질렀다.

“염구준, 내가 널 못 죽일 것 같아?”

손가의 친척들과 친한 지인들도 분분히 염구준을 비난했다.

“염구준, 이건 너무 몰상식하잖아!”

“어디 어린 것이 어른 존경할 줄 모르고 설쳐? 죽고 싶어?”

“서 대표님도 한말씀 하시죠. 저놈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살려서 돌려보내면 안 됩니다!”

서재원이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염구준, 너….”

“아직 네 차례 아니니까 입 닥치고 있어!”

고개를 돌린 염구준은 그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너와 손혜린도 죽어 마땅할 짓을 저질렀잖아!”

“일주일 뒤에 희주 생일이야. 우리 딸 생일날에 너 손혜린이랑 손잡고 대문 앞에 찾아와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안 그러면 너희 서가 전체를 박살내 줄 테니까!”

쾅!

분노를 참지 못한 손중천이 주먹으로 테이블을 힘껏 치며 시뻘건 눈으로 엄구준을 노려보았다.

자리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염구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미친놈인가?

서석호를 상대로 7일의 유예기간을 준다고 협박하고 손중천 어르신에게 관짝을 선물한 것도 부족해서 서씨 가문을 멸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다니.

미친 게 아니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틀림없었다.

“아… 어….”

손가을은 필사적으로 염구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조바심에 눈물을 흘렸다.

구준 씨, 지금 자기가 뭐 하는지 알기는 해?

지금 사과해도 이미 늦었어. 우리를 위해 나서주는 건 고맙지만 나중에 차근차근 방법을 생각해도 되잖아! 이러다 구준 씨 정말 다쳐!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좌중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명심해. 네 운명은 네 손에 달렸어! 7일, 잊지 마!”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염희주가 겁에 질린 얼굴로 울음을 터뜨리더니 손가을의 손을 잡아끌었다.

서재원은 시뻘겋게 충혈된 두 눈으로 염구준을 노려보며 소리질렀다.

“염구준!”

하지만 상대는 이미 딸을 품에 안고 손가을의 손을 잡은 채, 연회장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을 나섰다.

날씨도 좋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주… 염 선생님, 가을 씨.”

주작전존과 네 명의 호위무사가 공손하게 두 사람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저희한테 따로 시키실 일 있나요? 지시만 따르겠습니다!”

염구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주작은 참으로 똑똑한 부하였다.

따로 주의를 주지 않았는데도 기지를 발휘해 호칭을 바꾸었다. 아주 자연스러웠다.

손가을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수화로 무언가를 표현하려 했다.

“가을아.”

염구준은 고개를 흔들고는 품에 간직했던 천어화를 다시 꺼냈다.

어젯밤, 처음 천어화를 보여줬을 때, 손가을은 귀를 막고 그의 해명을 거부했다.

오늘 연회장에 들어설 때도 그녀는 계속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따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조차 없었다.

이제 드디어 다시 이 천어화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왔다.

자랑이 아니라 이 꽃으로 손가을의 손상된 성대를 다시 복구할 수 있었다.

“이 꽃으로 당신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어.”

그는 꽃을 소중하게 두 손으로 받쳐서 손가을의 손에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자.”

“두 시간 뒤에 당신이 직접 내 이름을 불러줘. 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손가을은 멍한 표정으로 꽃과 남자를 번갈아 보다가 마침내 눈시울을 붉혔다.

구준 씨….

나 정말 다시 말할 수 있는 거야? 이 꽃이 정말 그렇게 신기한 효능이 있어?

믿기지는 않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었다!

“가자!”

염구준은 다시 손가을의 손을 잡고 길가에 세워둔 밴에 올랐다.

그들은 곧장 제일병원으로 향했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청해 제일병원.

500여 명의 무장 전사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고 의사를 포함해서 아무도 큰소리로 얘기할 수 없게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미 오늘 아침에 응급실 긴급통로를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봉쇄되었으며 지금 그들은 단 한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신전 전주, 염구준!

“저기요.”

제일병원 원장 진중기는 두 명의 부원장과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함께 조심스럽게 한 전사에게 다가갔다.

“어디 군인지, 장관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전신전이라는 곳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어서요.”

젊은 전사가 냉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금기사항입니다. 호기심 때문에 다치는 사람 많아요. 우리 사모님의 성대만 낫게 해준다면 사례는 섭섭지 않게 드릴 겁니다.”

냉랭한 대응에 진중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등 뒤에서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오늘 아침, 전사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병원 주변에 진을 쳤다.

소식을 접한 진중기는 곧바로 청해 주둔군에 전화를 걸었다. 군사 작전부 쓰리 스타 책임자는 설명을 듣더니 그쪽이 원하는 걸 최대한 들어주라는 지시만 내렸다.

그렇게 그는 한 여자의 성대 회복 수술을 위해 가장 뛰어난 전문가를 대기시켰다.

“한 선생 어디 있어!”

뒤에서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오자 진중기는 흠칫하며 사색에서 벗어났다.

소아과 병동 입구에 명품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세 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전사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진중기 뒤에 있는 한 의사를 향해 소리쳤다.

“한 선생,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아들 진료 보기로 했잖아? 다른 의사는 싫고 한 선생이 직접 와서 진료를 봐!”

“우리 손씨 가문이 우스워?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 죽여버릴 거야!”

진중기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려던 찰나, 병동 앞을 지키던 두 명의 전사가 살기 어린 표정으로 남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리 사모님 진료 보는데 감히 방해를 해? 죽고 싶어?”

손씨 가문 구성원이라고 자칭하는 중년 남자는 전사들의 태도를 보고 더 큰 분노를 터뜨렸다.

군바리 주제에 감히 내 앞을 가로막아?

“당신들 상관이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아?”

그는 전사의 면전에 대고 삿대질하며 흥분해서 말했다.

“청해 작전부 최고 사령관 곽승환 곽 대령이 우리 가문이랑 예전부터 친했어.”

“내 전화 한 통이면 너희는 군생활 끝이야! 당장 안 꺼져?”

말을 마친 그는 기세등등하게 전사들을 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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