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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Penulis: 잔영
그런데 이때!

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함께 기다란 검은색 롤스로이스 밴이 병원으로 서서히 들어오더니 진중기 일행 앞에서 멈춰섰다.

전신전 전주 전용 밴이었다!

“가을아, 희주야, 이제 내려.”

먼저 차에서 내린 염구준이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진중기는 의료진과 함께 다가가서 그들을 공손히 맞았다.

“염 선생님, 이분이 손가을 씨겠군요? 저는 진중기라고 합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전구 국내 최고의 이비인후과 전문가들이에요. 최선을 다해 치료해 보겠습니다.”

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부탁 드릴게요.”

그런데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어딘가로 향했다.

멀리서 이쪽을 바라보던 중년 남자가 경멸에 찬 미소를 지으며 시비를 걸어왔다.

“누군가 했더니 너희들이구나! 염구준, 손가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잘 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의 장인 손태석의 형, 손태진이자 손씨 가문의 장남!

“멍청한 녀석들!”

손태진은 앞길을 가로막은 두 전사를 밀치고 경호원들과 함께 염구준에게 다가와서 삿대질했다.

“군에 인맥이 좀 있나 봐? 뭐가 그렇게 잘나서 잘난 척이야?”

“내 아들 입천장에 물집이 잡혀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수족구병 알아, 몰라? 나 급해!”

“어쩐지 한 선생이 오늘 결근이라더니 네 녀석이 잡아두고 있었구나! 시간 지체해서 내 아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부터 죽을 줄 알아!”

염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조금 전 손중천의 생신 잔치에서 보이지 않더니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방문했던 것 같았다.

누가 손중천 아들 아니랄까 봐 입만 열면 욕설이라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부자였다.

손가을은 희주를 안은 채, 염구준과 손태진을 번갈아 보았다.

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대를 안고 용기 내서 병원에 왔더니 큰아버지를 만날 줄이야! 과거에도 큰아버지와 그녀의 아버지는 승계권을 위해 피 터지게 싸웠다.

그 모습에 분노한 손중천은 승계권을 다음 대에 물려주겠다고 선포했고 그래서 데릴사위를 들이게 된 것이다.

큰아버지가 떡하니 앞을 막고 있으니 오늘 안에 수술이나 할 수 있을까?

차라리 나중에 다시 오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염구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손짓했다.

‘구준 씨, 그냥 가자! 큰아버지가 좀 급해 보이는데 먼저 진료 받으라고 해. 어차피 난 이렇게 된지 오래 됐고 더 기다릴 수 있어. 나중에 오자.’

“그럴 필요 없어.”

염구준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젓고는 희주를 품에 안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당당하게 병원 건물로 들어갔다.

그는 가는 내내 손태진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야이 씨!"

염구준 뒤에서 손태진은 한참 멍하니 있다가 욕설을 퍼부었다.

미쳤지!

"내 앞에서 감히! 이 큰아버지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구먼……” 염구준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제대하고 돌아왔다고 전사들이 뒤를 봐준다고 생각하나 보지?!”

"솔직히 말해 줄게, 청해 군사 작전부 수장, 곽군단장, 나와 절친이야. 그러니 꺼져!”

염구준은 멈칫했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말 한마디로 저더러 꺼지라고요?" 그는 돌아서서 손태진을 바라보며 웃는 듯 말했다.

“곽승환과 정말 친구 사이는 맞습니까?”

"큰아버지, 저 겁 많아서 놀라지 마세요!”

손태진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화난 나머지 웃어버렸다. "좋다, 좋아! 네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두고 봐!"

그렇게 말하고, 염구준을 한 번 째려보고는, 연락처에서 곽승환을 찾아냈다.

화면을 터치하여 전화를 걸었다!

십여 초 후.

"왜?" 전화는 연결되었고, 곽승환의 낮고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태진, 무슨 일이야? 내가 몇 번을 말해, 함부로 내 개인번호로 전화 걸지 말라고! 오늘 특수 상황이어서 바빠, 무슨 일이든 나중에 얘기해!”

"곽군단장, 전화 끊지 마, 잠깐이면 돼!”

"당신 수하의 병사들이 제일병원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는데, 내 아들 진료가 지체돼서 말이야!”

"한번 와봐야 할 것 같은데? 소문이라도 나면 당신 명성이 나빠지잖아!”

전화를 받고 군복을 입은 곽승환은 깜짝 놀랐다. “다시 한번 말해봐, 어디라고?”

“제일병원." 손태진은 어리둥절했다. "내 아들이 아픈데 어디로 가겠어? 내……"

이런!!

곽승환은 휴대폰을 꽉 잡았다. 이마에는 식은땀을 났다!

손태진, 이 멍충한 것, 눈을 어디다 두고 다녀?! 그 병사들 군사 번호는 제대로 봤어? 그들은 전신전의 병사들이야, 전신전 전주의 정예 병사란 말이야! 내 부하가 아니고!

“가만히 있어!" 곽승천은 이를 갈며 소리 질렀다!

"지금부터, 말도 하지 말고 움직 지도 마!”

"내가 갈게!”

탁!

전화는 끊겼다!

"……" 손태진은 끊긴 전화를 들고 한참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고 앞에 있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거만하게 웃었다. "염구준, 너 이제 끝났어!”

"곽군단장이 와서 처리한다고 하네!”

"네가 감히 내 앞에서 행패를 부려?"

염구준은 어린 염희주를 안고 입가에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 "네! 두고 보겠습니다!"

20분 후.

휙!

카모 오프로드 차량 한 대가 멀리서 다가와 병원 앞에 섰다.

청해 군사 작전부 수장 곽승환 이다!

병사들도 없이 직접 운전해서 달려와 차 문을 열고 급히 다가오며 염구준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청해 군사 작전부 최고 장관인 그는 잘 알고 있다!

눈앞에서 웃고 있는 잘생긴 청년이 바로 전설 속의 무적의 존재, 국군과 대등한, 지고지상한 지위와 뛰여난 공훈이 있는 전신전 전주 염구준이라는 것을!

"곽수장!"

손태진은 염구준 앞에 서서 멀리서 다가오는 곽승환을 보고, 경호원 3명을 데리고 웃으며 쪼르르 달려가 맞이하였다. "사소한 일로 곽수장이 직접 오게 하고, 사람을 보내서 간단히 처리만 하면 되는데, 정말 황송하네!”

"이 일 마무리한 후 우리 같이 차나 한잔하자. 얼마 전에 좋은 차를 구했지……”

퍽!!

손태진의 목소리는 한 대의 따귀에 산산조각 났다. 입에서 '욱'하고 피를 내뿜었다.

이가 다 떨어졌다!

때린 뺨은 신속하고 독했다. 손태진은 이가 빠졌을 뿐만 아니라, 혀도 다쳤다. 머릿속이 텅 빈 채로 멍해졌다!

"이, 이…." 주환과 진중기 두 명의 부원장, 몇 명의 의사, 그리고 손 씨 가문의 경호원, 심지어 염구준 옆에 있는 손가을마저 모두 그 자리에 멍한 채 서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손태진과 곽승환이 절친이라 하지 않았나? 이 뺨은 엄청 세게 때린 것 같은데!

근데 왜?

염구준을 때려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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