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몸속의 독소가 조금씩 빠져나오면서 주작이 깨어났다.힘이 빠진 어깨를 문지르며 주작은 몽롱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일어나자마자 방금 전 전투가 생각났는지 주작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신, 전신!"주작은 방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고 이내 시선이 창가에 멈췄다.그녀는 염구준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일어났어?" "예. 전신께서는 괜찮으십니까? 그 가스에는 독이 있었습니다. 얼른 해독하셔야 해요!"주작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염구준을 향해 걸어갔다.염구준은 천천히 돌아서서 주작을 바라보았다. "난 괜찮아. 넌 중독됐었는데 내가 다 해독시켰어!"주작은 염구준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꼭 맞잡았다.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어디에 있나요?" "도망쳤지!"말을 하는 염구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고, 주먹은 저도 모르게 꽉 쥐어졌다. 수년간 자신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워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들이 감히 자신을 공격할 줄 상상도 못했다.그러나 일이 이미 벌어진 만큼, 다음 계획을 빨리 세워야 했다.한편, 흑풍 존주는 크게 소리치며 책상을 쾅 치고 일어섰다. "뭐? 내가 준 약을 먹었다고?"두 사람은 당황하며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말을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주인님, 그 자의 실력이 너무 강해 저희가 차로 들이받았는데도 전혀 다치지 않았습니다. 약을 안 먹었으면 아마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흑풍 존주 앞에 있는 두 남자는 이전에 염구준을 공격한 두 남자였다.그들은 흑풍 존주 수하의 육대 전장 중 제 6, 제 5 전장이었다.두 사람은 합체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기에 보통 함께 움직였다. 그들이 연마한 기술도 거의 비슷했다. 둘 다 독과 신체 호르몬을 사용하는 기술을 다뤘다. "하지만 주인님, 저희가 변신을 한 뒤 뿌린 독으로 그 두 사람을 붙잡았습니다! 둘 다 순식간에 독살 당했을 겁니다!"흑풍 존주의 얼굴에는 기쁨 대신 우려가 가득했다. "아마 너희
주작은 마음을 가다듬고 염구준이 분명 자신만의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급하게 성과를 내려 하다 보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주작은 모든 상황을 앨리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앨리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놀라며 믿기 힘들어했다. "당신들을 상대로 길거리에서 암살을 시도하다니, 그 사람들 살고 싶은 생각이 없나 봐요?" "하하, 그런 인간들이 뭐든 못 하겠어요?"염구준은 목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 이제부터 이 일에 대해 모두 모르는 척하세요. 저에게 계획이 있습니다!"그 뒤에 앨리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보아하니, 회사 쪽 관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군요!" "다음 단계라고요?" "네, 지금 이곳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저희의 행적이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어디로 말입니까?" "또 다른 가족 분들이 고성에 계시지 않나요?"고성을 떠올린 앨리스의 눈빛에는 분노가 불타올랐다. "그곳은 외부인들이 계속 관리해 왔어요. 이제 와서 다시 찾아가기는 어려울 겁니다!"앨리스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다. "흠, 그거야 간단한 문제이지 않습니까?" "걱정 마세요, 전쟁의 신이 함께라면 그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그날 염구준은 앨리스와 주작을 데리고 현재 머물던 곳을 떠났다.고성은 앨리스 가문의 근거지로, 옛날 앨리스 가문의 영광을 증명하는 장소였다.그들은 고성 앞에 도착하였고, 주변의 웅장한 건물을 바라보며 염구준은 무언의 감동을 느꼈다. 비록 최고로 큰 건물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상징적인 곳이었다.고성 문 앞에 도착하자 두 명의 젊은이들이 길을 막았다. "누구십니까? 이곳이 사유지라는 걸 모르시는 겁니까?"앨리스는 화가 나 이를 악물었다. 이들이 알고 있듯 이곳은 개인 사유지로 명명백백하게 앨리스 가문의 재산이었다.염구준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앞에 있는 사람을 밀치고는
이윽고 여러 명이 염구준 일행을 내쫓으려 할 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마 나까지 모른다고 할 셈이냐?""네 놈은 누구냐? 네 놈이 설령 하느님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좋은 말로 할 때 나가!""그래, 나까지 몰라보겠다는 말이군!"그의 정체는 바로 앨리스 가문의 족장이었다. 그의 등장에 도널드는 충격을 받아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 족장님 아니십니까? 이곳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흠, 당연히 우리 가족의 것을 되찾으러 왔지!"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하하, 가족의 것이라니요, 설마 이 고성 말씀이십니까?"족장은 분노하며 지팡이를 흔들며 그를 가리켰다. "뻔히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지 말고 당장 내려와라. 안 그러면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니!"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제 집에서 행패를 부리고 계시면서 이 집이 본인들 것이라니, 무슨 증거라도 있으십니까?"남은 사람들은 침묵했다. 앨리스 가문의 재산이고, 족장이 여기에 있는데, 뭘 어떻게 더 증명해야 하나? 그러나 이들은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할 방법이 없는 듯하였다. "이 늙은이의 얼굴이 증거다!" "오, 그렇다면 제 증거가 족장님의 증거보다 더 확실한지 한번 보시겠습니까?"잠시 후, 집사가 서류를 가져왔다. 서류에는 고성의 소유권이 명시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이 서류에 따르면 고성은 바로 도널드의 명의였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족장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히 고성은 앨리스 가문의 것인데, 어째서 이 사람이 가로챌 수 있는 걸까?이때 청용이 나타나 염구준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상황을 이해한 염구준은 주먹을 휘둘러 옆에 막고 있던 사람들을 날려버렸다. "당신 뭐 하는 짓이야? 왜 사람을 때려?" "제가 사람을 때리는 게 뭐 문제 있습니까? 외부인이 집에 침입했는데, 제가 강제로 쫓아내면 안 되는 겁니까?"염구준이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말하자, 도널드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 네놈이 눈이 멀었거나 글자를 못 읽
앨리스는 순간 모든 게 이해됐다. 앨리스 가문이 도널드에게 잘 해줬음에도 배신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아하니 그의 뒤에 배후가 있음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것이 엘 가문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염구준은 냉소를 보였다. 이 상황이 전혀 놀랍지 않은 듯 보였다. "저 자를 잡아와!"자신의 집에서 맞은 것도 모자라 손발이 묶이는 모욕을 당한 도널드는 격분하여 염구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알아서 빨리 풀어주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염구준은 한 장의 서류를 도널드의 얼굴에 던졌다. 서류가 휘날리며 안에 적힌 내용이 드러났다.도널드는 그 서류를 보고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너희 도대체 누구야?" "그건 제가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겁니다!" "저희 가문에서 받고 있는 대우가 부족해서 그런 겁니까? 아니면 엘 가문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이런 배신을 하게 된 겁니까?"엘 가문이라는 세 글자가 나오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입을 꾹 다물었다. 앨리스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또 한번 배신을 직면하고는 곧장 생각을 정리하였다. 예전처럼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너희도 알다시피 나는 엘 가문의 사람이야. 그렇다면 내가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겠지. 조심하지 않으면 내가 네들까지 전부 처리하는 수가 있어.""그래요? 하지만 저는 엘 가문이 이제 우리와 싸울 힘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뜻이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엘 가문은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요. 제가 기분 나빠서 전멸시켜버렸거든요!"그는 이내 머리를 숙이고 눈을 계속 굴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게 정말인가? 어쩐지 엘 가문에서 최근에 아무 소식도 없고, 이전에 연락하던 사람도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했어."하지만 상황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았고 눈으로 보지 못해 믿을 수 없었다."나를 속이려는 게냐? 나는 그렇게 쉽게 놀아나지 않아!" "앨리스 씨, 최근의 전투 상황들
"갑시다. 우리는 고성 안을 둘러보죠. 그리고 당신은 사람들을 보내 가문 분파들과 연락이 닿는지 알아보세요. 빠를 수록 좋습니다!"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염구준과 함께 고성 안을 둘러보려 했다.그때 뒤에서 도널드가 그들을 불렀다."잠깐만, 다들 혹시 괜찮다면, 집 안을 안내해줄 사람 한 명 정도는 필요하지 않나? 아, 아니, 이제는 자네들의 집이군, 아, 아니..."앨리스는 싸늘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 작자가 이렇게 빨리 태세를 전환할 줄은 몰랐다. 돼지같이 부은 얼굴을 하고도 아직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를 보며, 명백한 변질자라고 생각했다!"괜찮습니다. 이곳은 제가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아닐세, 최근 고성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어. 내가 안내해 주마!"그는 상반신이 밧줄에 묶인 채로 바닥에서 펄쩍 일어나더니, 무리의 가장 앞쪽으로 달려갔다.염구준은 걸어가며 말했다."제가 보기에 이 사람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를 배신했어요. 당신의 둘째 삼촌처럼 죽여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염구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일부러 도널드가 들을 수 있도록 했다.도널드는 곧장 무릎을 꿇고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발 부탁하네. 비록 이 인간이 그동안 사람 답게 살지는 않았지만 자네들을 도와 고성을 관리했으니 공로까지는 아니어도 수고하지는 않았나!" "수고라고요? 고성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 뻔했는데 그래도 죄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도널드가 부끄러움 없이 울기 시작했다."사실 나도 어쩔 수 없었네. 의부님이 나를 받아주셨을 때 가문에 보답하기로 결심했지만, 엘 가문에게 압박을 받는 바람에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었어!"앨리스 가문이 재정비를 마친 후, 고성 쪽 방어가 허술해지자 엘 가문은 사람을 보내 이곳을 점령했다. 처음에는 도널드를 제거하려 했지만, 앨리스 일행이 눈치 챌까 걱정되어 그를 꼭두각시로 세워 둔 것이다.엘 가문은 처음에 앨리스 가문을 착취하고 자신들의 부속 가문으로 만들려 했다. 우선 고성을
염구준이 소리를 지르자, 청용은 바로 달려갔고 옆에 있는 엘 가문의 사람들도 같이 추격했다.방금까지도 홀 안에서 집사의 모습을 보았으니, 틀림없이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앨리스는 문득 깨닫고 방에 들어가 한바탕 뒤져보았지만, 어떤한 중요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찾을 필요 없어요. 이미 도망간 이상 틀림없이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을 거예요!""대답해요. 저 집사는 대체 무슨 사람이에요?"주작이 도널드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도널드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겁에 질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저, 저도 몰라요. 오랫동안 속고 지냈는데 무슨 사람인지 알았다면 왜 숨겼겠어요?"다들 침묵에 빠졌다. 사람이 이미 도망갔으니 아무런 방법이 없다. 청용이 빨리 도망간 집사를 잡을 수 있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염구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웃은 후 거실로 가서 앉았다.다들 거실에 앉아 있었고 앨리스만 초조한 표정으로 거실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도널드의 표정은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침착했다.한 시간이 넘도록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청용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널드의 표정은 침착함에서 점차 건방지게 변했다.족장은 이를 보고 마른기침을 두 번 하더니 도널드의 곁으로 걸어가 물었다."사람을 찾지 못해 아주 기쁜가 보구나?""무슨 말씀입니까? 저도 조급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제가 사람을 찾을 줄 아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벌써 도와서 찾았죠!""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정말 사실을 말하지 않을 거예요?"염구준이 말하자 홀 안의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입니까?"주작은 염구준 곁으로 다가갔다. 염구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차갑게 도널드를 바라보았다.도널드는 순식간에 모두의 이목을 받았다. 다들 자신을 바라보자, 그는 어색하게 웃었다."왜요? 왜 다들 날 쳐다보죠?""마지막 기회를 줄게요. 만약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으면 오늘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요!"염구준은 옆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이를
바로 그때 앨리스가 모든 것을 장악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도널드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 사람들은 바로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도널드가 일부러 일을 와흐 가문에게 누설하고 솔직히 말하지 않은 게 틀림없다.앨리스는 고개를 저었다."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스스로 포기한 거예요! 엘 가문 방계의 연락처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서 봐주려 했지만, 필요 없겠네요!""무슨 말인지 이해 못 했어요!"청용이 집사의 입을 막은 천을 꺼내자, 집사가 소리쳤다."형님. 방금을 물건을 정리하고 두 발짝도 못 가서 잡혀갔어요. 살려줘요!""입 닥쳐!""더 이상 할 말 있어요?"도널드의 표정은 안 좋았다. 그렇게 위장했지만 결국 간파될 줄 생각지 못했다.숨길 수 없으니, 그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모든 사람을 향해 화냈다."하하, 그래. 난 진심으로 와흐 가문으로 넘어갔어! 당신들이랑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니까!""내가 없으면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지 못해. 그러니까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마!"염구준은 앨리스 옆으로 걸어가 눈짓했다.앨리스는 족장을 바라보았고 족장은 또 한 젊은이를 불렀다.젊은이가 나서서 말했다."가문 사람이 아니니, 방계 중에도 직계 친척이 있다는 걸 모르죠?""설마 연락할 수 있는 거야?""당연하죠!""족장님,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귀신에게 홀렸나 봐요, 정말 잘못했어요. 죽이지만 않으면 뭐든 할게요!"도널드는 무릎을 꿇고 자신의 따귀를 연이어 때렸다.고성 안이 시끌벅적한 그때, 고성 밖에서 두 사람이 몰래 잠입했다..."지금 우리 엘 가문은 시국이 불안정하고 각 계의 원이 흩어지고 있어요. 이럴 때 일수록 내부에서 더욱 단결해야 합니다!""네, 모두 맞는 말이에요. 어쩐지 엘 가문이 다시 단합할 수 있다 했더니, 다 가주님의 공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그만!"청용은 더 이상 입에 발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이런
염구준의 눈빛을 보고 다들 망설이지 않았다. 주작도 즉시 조용히 바짝 달라붙었다.아니나 다를까, 문 뒤에서 숨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안에 누군가 숨어 있는 것 같다!홀 안의 회의 소리가 사라지자 그들의 호흡은 많이 긴장된 것처럼 보였고 이내 숨을 죽였다.바로 그때 염구준과 다른 사람은 이미 밖에서 둘러쌌다.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청용은 직접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주작은 방 안의 두 사람에게 순간 살기를 품었다. 맑은 두 눈 속에는 원한이 가득했다."또 당신들이야?"사람들 앞에 있는 두 사람은 그날 교외 대륙에서 차로 염구준을 치고 독 안개로 공격한 사람이었다."하하, 그래. 나야!""감히 또 올 생각을 해? 지난번에 도망치게 해줬더니 다시 올 정도로 멍청할 줄이야!"얼굴에 점이 가득한 사람이 어이없는 듯 고개를 저으며 손을 흔들었다."아니. 네가 우리를 봐준 게 아니라, 우리가 너희들을 봐준 거야. 이렇게 나의 독 안개를 뚫고 도망갈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어. 형님의 말이 맞았네. 네 실력은 아주 강해!"그가 염구준을 가리키며 말했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뀌었다."그 정도 수법에 위협을 받지 않아!""궁금하네. 대체 어떻게 독을 쓴 진법을 뚫은 거야? 내 독침에는 맹독이 들어있어. 우선 작용하는 마비 효과가 너희를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말을 하며 그 사람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 승산이 있는 것처럼 말을 멈추지 않았다."그래. 네 진법은 아주 강했지만 결국 실력의 차이는 이길 수 없지. 너 같은 종사의 실력으로 날 이기려 들어?"그 사람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종사의 경계에 이르렀는지 알아본 것인지 궁금했다. 흑풍조차도 말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상대의 능력은 그가 비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다시 침착해졌다.염구준은 팔짱을 끼고 눈을 반짝였다."당신이 이렇게 침착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대단하군!""하하, 침착이라. 조금 있다가 네가 얼마나 침착한지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성주님, 방금 전달받은 소식입니다. 천기문 등 세력들이 염구준의 인솔하에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참 시기를 잘 맞추네. 어제 미리 출관하여 잠깐 싸웠더니 체내의 기운이 폭동해서 내가 나설 수 없다. 네가 모든 결사대를 파견하여 저놈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 수량을 소멸해!”석문 안에 있는 누군가가 냉정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안배했다.목소리에서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같지 않았다.“알겠습니다.”석문 밖에 있는 무술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물러갔다.조용하던 동굴안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에휴, 다 베르 그놈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고수와 맞서다가 손해만 봤어. 그런데 염구준은 만나고 싶구나.”그는 계속 눈을 감고 무공을 수련하면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곧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스텔라성은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역사이래 처음으로 방어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스텔라성의 주둔지를 빠져나갔다.그들 모두 결사대였다.끼익!울퉁불퉁한 흙 길에 차 대열이 갑자기 멈추었다.길게 뻗은 전조등만 봐도 엄청 길고 그 규모는 엄청났다.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염구준이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상황이죠?”“염 선생님, 길이 끊겨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맨 앞의 차에 앉은 노신기가 통신기로 즉시 상황을 보고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텔라성의 짓일 것이다.염구준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했더니 목적지까지 아직 100킬로미터는 남아 있었다.이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만약 전신 경지 하위 무술인들이 질주한다면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도보로 가면 몇 갈래 길이 있습니까?”염구준은 음모의 냄새를 맡고 미간을 찌푸렸다.“두 갈래 있습니다. 흑석림과 백양습지인데, 백양습지는 속도가 느려서 흑석림으로 가야 합니다.”노신기는 이미 표시해 둔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염구준에게 보냈다.스텔라성이 이미 움직였으니 방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염구준은 지도
현재, 천기문의 마당은 이미 각 세력들의 본부가 되었고 수많은 무술인들이 모였다.스텔라성과 맞서기 위해 과거 친구들과 적들이 모두 동맹을 맺고 살길을 도모했다.염구준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이에 가주들은 회의실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느라 시끌벅적했다.“이번 동맹에 총지휘자를 선택했으니 부지휘관도 선발합시다.”“노신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어설픈 실력으로 순위에도 못 오를 겁니다.”“그럼요. 다들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이 사람들은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복하지 않았다.그들이 시끄럽게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구준이 회의실에 들어가며 물었다.“얘기 다 끝났어요?”“염 선생님!”각 세력의 가주들이 벌떡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들의 생사와 복수 계획은 전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스텔라성의 본부가 어디 있어요?”“여기 북만 얼음굴에 있습니다.”노신기가 재빨리 일어서서 지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부하들을 소집하고 출발합시다.”염구준은 좌표만 기억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지금 말입니까?”노신기는 어두컴컴한 바깥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제 막 천기문에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방금 아내와 통화한 후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 빨리 이곳의 일을 해결하고 청해로 돌아가고 싶었다.“하지만 우리 아직 준비도 못했는데 너무 성급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만 얼음굴은 작은 지방도 아니고 일단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인원수를 배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노신기는 갑작스러운 명령이 적응되지 않아 자신의 우려를 털어놓았다.다른 가주들도 비슷한 의견인지 염구준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난 노세를 치고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책임지세요. 끝입니다.”염구준의 입장에서 거의 절반은 몰락한 스텔라성을 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즉시 안배한 것이
“뭐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어? 스텔라성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입에 올리는 거야?”헤르빈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방금 노신기 일행이 공격해서 스무 명 정도밖에 살해하지 않았으니, 헤르빈의 입장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그는 스텔라성의 이름만 들었을 뿐, 작은 촌구석에서 판을 치는 깡패라 눈앞에 있는 장로들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시끄러!”노신기는 홱 하고 돌아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 손으로 헤르빈의 두정골을 눌렀다.엄청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헤르빈은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실력이 강한 무술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한다면 현장에 있는 오합지졸들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뭐 하는 거야? 죽… 악!”노신기가 손에 힘을 주었더니 불복하던 헤르빈이 그만 바지에 실수하고 말았다.“염 선생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노신기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지시를 기다렸다.“죽여요. 남겨도 쌀만 낭비하는 놈이에요.”염구준은 자신의 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사람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잠깐만!”노신기가 손에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오합지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주고는 상체를 낮춰 인사를 올렸다.백발 노인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 사이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은 바로 헤르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 부두를 장악한 진짜 세력이었다.“살… 살려줘요.”구세주가 등장하자 헤르빈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자신을 구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두 어른이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닥치고 얌전히 있어!”능구렁이 두 노인은 워낙 식견이 넓어서 노신기 일행을 보자마자 알아보았다.“노 문주님, 장로님들. 저희 손자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천기문과 대어당 같은 대가문에서 실력이 제일 약한 부하를 내세워도 헤르빈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엄청났다.“우린 아는 사이도 아닌데 용서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