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던 사람은 거의 여성이었는데 진지화의 엉망이 되어버린 추한 얼굴을 보자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체험관으로 쳐들어가 소리 까지 질렀다. “내 돈 내놔! VIP카드도 취소해 줘, 당장 환불해!”“호르몬 성분을 제멋대로 써서 고객 얼굴을 다 망가뜨리다니! 이렇게 고객을 속이는 손씨 그룹은 양심도 없어..”체험관 밖, 사내와 반지화는 서로를 바라봤다. 사내는 잠깐 득의양양해하더니 바로 손을 흔들었다. “체험관을 망가뜨려!”“가자!”펑펑펑!체험관 안, 손씨 그룹에서는 3명의 일반 경비원만 배치했다. 상품 소개를 맡은 젊은 여직원이 청년들에게 얻어맞았다. 바닥에 쓰러진 그들은 억울하다는듯이 울었다.그중 중년의 여점장이 움츠린 채 화장실로 숨었다. 점장은 울먹이며 전화를 들었다.“그룹 본부죠? 지금 당장 손 대표님께 큰일 났다고 전해주세요.”...청해시 손씨 그룹 본부 빌딩.“뭐라고?!”맨 위층에 있는 사장 사무실, 마케팅 매니저의 보고를 들은 손가을은 얼굴이 하얘졌다. “호르몬 성분이 너무 많아 고객의 얼굴이 망가졌다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절대 있을 수 없어!”미용 사업이 원래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어서 손씨 그룹에서는 항상 품질을 첫 자리에 놓았다. 품질검사도 여러 번 진행해 절대 품질 문제를 피했다.“청해와 운해는 아무 문제 없어. 양성에서만 이런 일이 났다고.”마케팅 매니저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이런 상황에서는 정유미 씨가 나서주는 게 좋을 거예요. 팬도 많으니 일단 인터넷상의 여론부터 가라앉히고 문제가 난 그 고객에게 보상을 주는 게 맞습니다.”“그리고 그룹 법무팀도 준비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사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고 하면 저희도 법적 대응을 해야죠!”손가을이 이마를 찌푸리고 전에 없었던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 먼저 돌아가. 유미 많이 바쁘니까 일단 연락하지 말고...법무팀에는 준비를 해놓으라고 전하고. 양성은 내가 직접 가서 처리한다!”마케팅 매니저
“여자 친구 주려고 산 ‘물광’라인 화장품값이 벌써 수십만 원이야, 반드시 전액 환불해줘요!”문밖의 사람 중 몇몇 불량배들이 소리를 쳤다. 심군이 시킨 게 분명하다. 그들이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정서를 선동시키는 바람에 곧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바로 그때,“누가 화장품을 샀는지 영수증 보여주세요!”건장한 청년이 성큼성큼 다가서자, 사람들은 자연스레 양쪽으로 흩어졌다. 그는 강철같은 목소리로 당당하게 말했다.“영수증 없으면 결제 기록도 좋습니다. 지금은 다 카드 결제이니 기록이 없을 수 없죠. 샀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그는 바로 염구준이었다!그는 손가을의 손을 잡았고, 뒤에는 용준영과 뢰인이 따라 붙었다. 그들은 체험관 앞으로 다가가 인파 속에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자들을 흘겨봤다. 그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누가 다쳤다고? 누구 얼굴이 망가졌다고? 당장 이리로 데리고 와주세요. 만약 진실이라면 우리 손씨 그룹에서 끝까지 책임 질 겁니다. 100배의 보상을 해 드리죠!”그의 큰 목소리에 현장은 조용해졌다.시커먼 사내와 7.8명의 청년,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와 사람들 중의 불량배들, 모두 염구준의 눈빛에 주눅이 들었다.패배를 모르는 전신, 그의 위엄이 모두의 입을 막았다.전신전 전주의 눈빛은 같은 전신일지라도 감히 칼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다들...무서워하지 말아요!”시커먼 사내가 꿀꺽 침을 삼키더니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마누라가 너희 화장품을 쓰고나서 갑자기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나고 피부가 다 망가졌어!”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반병이 남은 “물광”라인 화장품을 꺼냈다. 그는 곁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병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맞죠? 이게 손씨 그룹에서 만든 특별판 아닙니까? 내 마누라가 이걸 써서 얼굴이 망가졌습니다! 손씨 그룹에서는 배상해라! 돈을 환불 받고 정신적 피해도 보상 받아야겠어요!”“손씨 그룹은 미용계에서 물러나라, 우리 양성을 떠나라!”들것 위에
“곽동표, 나이, 양성 회현 출신, 중학교 필업, 무직, 사기죄로 감옥살이 3년, 출소 후에도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아내 진지화와 손을 잡고 온갖 사기를 치고 다녔지. 그리고 같은 고향 친구인 유상식과 사이가 아주 가까워.”“유상식은 심군의 부하, 손씨 그룹에 원한이 있지. 복수하려고 악의적으로 모함을 한 거야!”“내 말이 틀렸나?”염구준의 말이 끝나자 체험관 앞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침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아무것도 모르던 소비자, 체험관의 직원들, 모두 시커먼 사내의 얼굴을 쳐다봤다.사내의 이름은 곽동표, 그 아내의 이름이 진지화라고?정말이야?얼굴이 시커먼 사내 “곽동표”는 얼굴빛이 시퍼렇게 변했다 하얗게 변했다. 그는 갑자기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네 말이 다 맞다고 해도 사실은 변하지 않아! 내 마누라의 얼굴은 너희 화장품을 쓰고 이렇게 된 거야. 보상하기 싫어서 별말을 다 하는 거지?” 사람들 속에 숨어있던 불량배들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맞장구를 쳤다.“맞아, 다들 염씨의 말에 속아 넘어가면 안 돼요! 돈 내, 돈 내, 돈 내라고!” 염구준은 사람들을 바라봤다. 반신반의의 얼굴을 한 소비자들을 본 그는 담담하게 웃었다.사람들을 속인다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전신전의 정보는 절대 정확하다. 뒤에서 이 모든 걸 지시한 사람만 찾으면 이 모든 걸 쉽게 해결할 수 있다.“뢰인.”그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사람들 속에 숨어있는 불량배들과 곽동표, 그리고 그의 부하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가볍게 말했다. “그 사람들 다 여기 남으라고 하게. 무엇이 진실인지 내가 보여줄게.”쏴! 뢰인은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빨리 나아가 4명의 불량배와 곽동표를 잡았다. 그는 발을 들어 곽동표 머리를 밟고 무섭게 소리를 질렀다. “가만히 있어!”“보세요!”바닥에 짓밟힌 곽동표는 몸부림치며 울부짖었다. “돈도 안 물어주고, 힘이 세다고 이렇게 우리 소비자를 못살게 굴어요! 경찰에게 알려서 반드시 벌을 받
양성, 심씨 종가 본가 저택.산과 물이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본가. 서쪽은 수목이 울창하고, 동쪽은 조각으로 인공폭포를 만들었고, 뒤쪽은 양성의 '청봉산'이 있고, 앞쪽은 넓은 청자기 광장이 있는 고풍스러우며 웅장함이 묻어나는 집이다!“군아!”청색 양복 차림의 심씨 어르신이 뒷짐을 쥐고 심씨 본가 정원에 서 있다. 어르신 눈에서는 따뜻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너더러 무예를 익히라고 했는데, 상업에 몸을 담그겠다고 고집을 써..""그런 일들은 아랫사람에게 시키면 되지, 인터넷에 네가 탈세에 법까지 어긴다고 꽤 시끄럽던데. 군아, 넌 우리 집안 유일한 남자야. 우리 집안의 미래는 네 손에 있어. 그러니 이제부터는 여기 남아서 착실하게 무예나 익혀, 알겠니?”심군이 한 쪽 무릎을 꿇었고 그 뒤에는 두 무릎을 모두 꿇은 유상식이었다. 심군은 광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손씨 그룹이 망하는 걸 보지 못한다면 손자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겁니다!”“제가 이미 유상식과 그 부하들에게 시켜 손씨 그룹을 완전히 망하게 했습니다. 어리석은 소비자들, 수작 좀 부리면 바로 속임을 당하니, 그땐...”심씨 어르신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들 같은 재벌 집에서 하는 보여지는 사업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일시적인 승패를 마음에 두는 사람은 없다. 그 손씨 그룹은...“반드시 그들을 망하게 해야겠다면 이 할아버지가 한번은 도와줄게. 네가 본가에 남아있겠다고 약속만 한다면.”심씨 어르신이 침착한 얼굴로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치 선생님, 구 선생."그림자가 나타났다. 둘 다 나이 든 모습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뚱뚱했고 하나는 아주 말랐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두 귀신처럼 소리 없이 정원에 나타났다.“손씨 그룹을 관리하는 건 손태석, 손가을, 그리고 데릴사위 염구준이라고 들었다.”심씨 어르신이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 모습은 마치 높은 곳의 신이 손씨 그룹의 사형을 선고하는
“두 분.”심씨 어르신이 앞서고 치 선생님과 구 선생님이 그 뒤를 따랐다.어르신은 염구준과 용준영을 빠르게 훑어보더니 손을 내밀어 인사를 했다. “심지천이라고 하네. 내가 심씨 집안을 통솔하고 있다. 친구들과 줄곧 사이도 좋았는데 이렇게 불쑥 찾아온 이유가...” 말도 끝나지 않았다!염구준은 쓸데없는 소리를 듣기 싫었다. 그는 담담히 “3분 드렸는데 1분 남았습니다.”“1분 내로 심군을 내놓지 않으면 내가 반드시 심가를 통째로 죽일 겁니다!”심씨 어르신 심지천, 그는 눈가의 근육이 약간 떨렸다. 못다 한 말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눈앞에 있는 염구준은 30도 채 되지 못한 젊은이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목소리에서는 추호의 살의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흔들 수 없는 위대한 신 같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의 위압을 발산하고 있었다.이렇게 무서운 사람이 청해 손씨 집안의 데릴사위라고?상상할 수 없었다!“힘이 세다고 이렇게 사람을 무시해도 됩니까?”뒤에 서 있던 치 선생님과 구 선생님이 동시에 앞으로 다가가 염구준을 노려봤다. 그러고 냉랭하게 말했다.“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도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무서운 사람이라도 우리랑 붙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그들 주제에?염구준 뒤에 서 있던 용준영이 코웃음을 지으며 마치 우스운 개미인 듯 세 늙은이를 바라봤다. “우리 형님은 그저 당신들이랑 허튼소리 하기 싫은 것뿐이야. 정말 자네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보지?”“양성 심씨 집안, 다른 사람 눈에는 큰 집안이겠지만 우리 형님 눈에는 우스개일 뿐이야!”“너희 심씨 집안이 빌방 큰 집안과도 연관이 있다고 들었어. 허! 빌방 강씨 가문, 4대 집안의 하나인 강씨 가문도 우리 형님이 손쉽게 뿌리째 뽑아버렸어. 강씨 가문이랑 비교하면 자네는 개똥만도 못하지!”“심씨 집안을 망치기 싫으면 얼른 심군을 내놔. 우리 형님이 준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허튼소리는 작작하자!”뭐
체험관의 일을 더 이상 미뤄두면 안 됐다. 염구준은 바로 한 발짝 앞으로 내딛고 공중에서 두 손뼉을 맞닿았다.펑펑!맨눈으로도 선명히 보이는 기류가 소용돌이치며 뿜어나왔는데 그 속도가 굉장했다.손뼉이 맞닿는 순간, 치 선생님과 구 선생님의 몸이 바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들은 자기 몸을 통제하지 못하고 심가 저택의 대문에 세게 부딪쳤다. 바닥에 떨어진 그들은 바로 기절했다.“염 씨, 이제 그만 화를 가라앉히세요!”그 순간, 심지천은 더 이상 염구준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염구준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심지천의 목소리는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눈앞에 있는 염구준은 실력이 너무 강했다!방금 염구준의 공격,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았다. 심지어 총기도 겨누지 않았다.치 선생님과 구 선생님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둘 다 화진 대성의 무도종사다!하지만 그는 단번에 무도종사 둘을 제쳤다.이러한 실력을 갖춘 사람은 적어도 정진왕자, 심지어 정진최강종사다. 심씨 가문에서 상대할 수 없는 무서운 존재다!“선택했습니까?”염구준은 잠시 멈춰섰다. 그는 쓰러져있는 치 선생님과 구 선생님은 쳐다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심지천을 바라봤다. “지금 심군을 내놓으면 심씨 가문은 살려둘게. 나에게는 심씨 가문이 살든 죽든 아무 상관이 없거든.”심지천의 얼굴에는 고통이 묻어났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심씨 가문은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대단한 집안이다. 하지만 ‘무도왕장로 의심되는 사람’ 앞에서 이 모든 것은 힘없는 존재일 뿐이였다! 최소한의 저항할 힘도 없었다!“심군!”이런 생각을 한 심지천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뒤를 돌아 저택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기어나와!”당장 기어나오라고? 할아버지 화 나셨나?심씨 가문 저택 안, 멍해진 심군이 뒤돌아 어쩔 줄 몰라하는 유상식을 바라봤다. 그는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갔다.입구에 다다르기도 전, 심군은 멀리서 염구준을 바라보며 흉악스러운 얼굴을 한 채 코웃음을 지었다.“염구준! 천당 길을 마다하고 굳이
그 사람, 혼자서도 손쉽게 우리 심씨 가문을 망하게 할 수 있어!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심지천은 양손으로 심군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라 심군을 향해 소리쳤다.“네가 뭐라고 감히 염구준 씨를 건드려!”“네 명이 몇 개나 된다고 이런 잘못을 저질러? 빨리 무릎이나 꿇어, 납작 엎드려서 용서를 빌어!”심군은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심군은 나쁜 놈이지 절대 바보가 아니다. 이렇게 변한 심지천의 태도를 봤으면 바보도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염구준... 그는 정말 독한 사람이였다. 할아버지가 무릎 꿇어 사죄하라고 시키는 건 분명 그를 구해주려는 것이다!“제발, 제발 살려주세요!”심군에게는 더 이상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퉁” 소리와 함께 심군은 무릎을 꿇고 염구준을 향해 절을 하며 울부짖었다. “잘못했어요! 제발 너그러이 소인의 죄를 용서하세요!”“제가 멍청해서 당신이 누구인지 몰라 뵜어요. 이제... 이제 다 알았으니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거짓말은 아니었다.심군 뿐만이 아니라 곁에 서 있던 심지천, 그리고 뒤에 서 있던 겁에 질린 유상식도 염구준이 아주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알아챘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건 이 평범한 인상의 젊은이가 손씨 집안의 무능한 데릴사위가 아니라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전신전 전주, 패배를 모르는 최강 전신, G.J전신이라는 것이다. “염구준 씨...”담담한 눈빛의 염구준을 바라보던 심지천은 얼굴빛이 파랗게 변했다 하얗게 변했다 하더니 문득 무슨 생각이라도 난 듯 벌떡 일어섰다.펑!심지천은 무자비하게 유상식의 목을 꽉 눌렀다.“다 이 잡종 때문이야!”심지천은 팔에 힘을 넣고 유상식을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그는 뒤돌아 염구준을 바라보며 죄송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염구준 씨, 이 사람이 유상식인데 갖은 거짓으로 우리 군이를 속인 겁니다. 이 자식이 죽일 놈이죠!”“군이가 잘못을 한 건 무조건 유상식의 거짓에 속아 넘어가서 일테요. 이 사람이 죽어 마땅한 사람이야!”말이 끝나자 심지
그 시각, 심군은 정신없이 울부짖으며 염구준 앞으로 기어갔다. 그는 목숨을 건 사람처럼 바닥에 “쿵쿵” 머리를 박으며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제발 이 천한 목숨 좀 구해주세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전에는 눈이 멀어 당신과 손 대표를 못 알아보고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구해주세요. 잘못했어요!”염구준이 서서히 고개를 저었다.잘못을 저질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하고 매를 맞으려면 제대로 맞아야 한다. 비록 무릎 꿇고 사과를 했지만 심군은 여전히 자기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몰랐다. 이런 사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심군!”염구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며 용서를 비는 심군을 내려보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정당당한 상업 경쟁은 언제나 두손 들어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너처럼 이런 수작이나 쓰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다.""내 경고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나 보구나."염구준이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전혀 살기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심군은 저도 모르게 몸이 심하게 떨렸고 마치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 죽음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생명은 소중하니 네가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잘못을 고친다면 이번은 용서해 줄 수 있다."염구준이 몸을 돌려 바닥에 쓰러져있는 심군을 등진 채 말했다. “지금 미용 체험관 앞에 속임을 당했다고 믿는 사람이 모여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 말해보거라,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어?”심군은 온몸이 굳어졌다. 그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고개를 번쩍 들고 심지천을 향해 소리쳤다.“할아버지, 헬기를 준비해 주세요. 바로 가봐야 해요. 그 사람들한테 사실대로 다 말할게요!”“모든 잘못은 다 제 탓입니다! 화만 푸신다면 시키는 건 다 할게요!”심지천이 천천히 손에 쥐어진 회초리를 내려놨다!그는 뒤돌아 염구준을 바라봤다. 늙은이는 90도로 염구준을 향해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들으셨습니까? 군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 하니 용서해주세요. 이 늙은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